어린이 새책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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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7:59 조회 7,137회 댓글 0건본문
가출 기차
아사노 아쓰코 지음|사토 마키코 그림|서혜영 옮김|한겨레아이들|104쪽|2010.01.29|8,500원|가운데학년|일본|동화
가출 기차가 있다. 가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 내 앞에 딱 멈춘다. 가출하고픈
사람에게만 보이고, 가출하고자 하는 사람만 탈 수 있다. 하늘을 날고, 깊은 바다
도 들어갈 수 있다. 가출 기차에는 엄마의 오해로 화가 난 사쿠라코, 호버링_날개
를 퍼덕이며 그 자리에 떠 있는 자세_을 못한다고 형과 비교당한 황조롱이, 멍하니 공상만
한다고 혼이 난 산갈치, 사쿠라코의 친구인 게이스케가 탄다. 가출 기차는 억울
한 죄를 뒤집어쓰고 야단맞는 일도, 형이랑 비교당하는 일도, 멍하니 있어도 괜
찮은 곳으로 간다고 한다. 그곳이 어디일까? 목적지는 결국 ‘나’이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 타보고 싶었던 기차. 가출 기차는 치유의 공간이다. 그러나 치유자는 없
다. 그저 가출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처를 치유할 뿐이다. 판타지
동화로 동물도 가출하고 싶어 한다는 설정으로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며, 현실과
환상세계가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박 영 옥 서울 연지초 사서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김호정 옮김|책속물고기|175쪽|2010.02.10|9,000원|높은학년|오스트레일리아|동화
걱정쟁이 줄리엣. 가족이 다투거나 친구가 다투면 자기 탓인 것만 같다. 엄마 아
빠가 싸워도 곧 이혼할 것 같다. 말괄량이 동생이 놀려도 혼자서 끙끙 앓기만 한
다. 줄리엣은 고조할머니가 그렸다는 걱정나무를 우연히 발견하고 곧 친구가 된
다. 걱정나무에는 동물 여섯 마리와 구멍이 한 개 있다. 친구와 생긴 고민은 웜
뱃, 학교 고민은 돼지,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싶을 때는 염소, 가족의 고민은 개,
잃어버린 물건이 있을 때는 공작, 변화에 적응하려 할 때는 오리가 있다. 그리
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민을 넣는 구멍이 있다. 고조할머니 때부터 걱정나무
와 대화로 올바른 성장을 지켜낼 수 있었던 이 가족의 역사가 가정을 지키는 큰
버팀목이었을 것이다. ‘나만의 나무’에 걱정, 근심, 화, 스트레스를 벗어 놓고 자
기를 되돌아볼 기회를 가진다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성장할 수 있지 않을
까? “얘들아,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한 그루 키워보지 않을래?”
박 영 옥 서울 연지초 사서
교과서 옛이야기 살펴보기
서정오 지음|열린어린이|175쪽|2010.02.10|9,800원|교사·학부모|국내|옛이야기 이론서
교과서에 실린 옛이야기는 모두 올바르고 좋은 이야기인가? 어린이에게 즐거움
과 위안을 주는가? 충격이지만, 글쓴이는 아니라고 말한다. 좋은 옛이야기도 교
과서에 실릴 때는 주제가 바뀌고 내용이 비틀린 채 잘못 이야기되는 경우가 있
고, 꼭 실어야 했을까 싶을 만큼 의심스러운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교과서에 실
린 옛이야기 15편을 조목조목 살펴본다. 1부는 이름 없는 백성 사이에서 전해진
옛이야기에 담긴 민중성과 정체성, 그리고 옛이야기의 특권을 말한다. 2부는 옛
이야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어떤 점을 짚어야 하는지 살핀다. 3부는 사람들이 흔
히 가질 수 있는 옛이야기에 대한 선입견을 다룬다. 교과서에 실린 옛이야기와
실제로 채록된 옛이야기를 견주면서 꼼꼼하게 비판한다. 옛이야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옛이야기에 담긴 얼과 힘을 만날 수 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굳
어진 옛이야기의 형식을 알 수 있어 어린이에게 좋은 옛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
려줄 자신이 생긴다.
이 향 숙 어린이도서연구회
레니의 공간
케이트 뱅크스 지음|황수민 그림|이선희 옮김|크레용하우스|184쪽|2010.01.15|9,500원|높은학년|미국|동화
감정조절이 안 돼 뭔가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상황에 맞지 않게 말하고 행동
하는 레니. 영재성이 보이기도 하지만 교실 흐름을 끊어 선생님들로 하여금 위
장약을 먹게 만든다. 이런 레니 처지에서 레니의 마음이 움직여가는 모습을 풀
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 아빠 없이 손 모델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
는 엄마는 레니에게 깊은 사랑을 주지 못하고 레니는 장갑 안 낀 엄마 손을 그리
워한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던 레니는 뮤리엘 선생님을 만나면
서 사람과 관계 맺고 공감하는 힘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어느 날 학교 놀이터에
서 우연히 만난 밴과 가까워지면서 우정을 키워가고 엄마와 선생님 그리고 밴과
의 만남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관계를 맺는 것을 깨달아 가는 레니. 그러
나 백혈병을 앓고 있던 밴은 끝내 죽음을 맞고. 레니의 마음을 읽어내는 뮤리엘
선생님과 함께 풀어가는 레니의 성장 이야기. 어른들도 읽으면 아이들과 관계 맺
고 풀어가는 데 보탬을 줄 이야기이다.
최 관 의 서울 대명초 교사
완벽한 가족
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지음|오윤화 그림|남진희 옮김|다림|192쪽|2010.02.23|8,500원|가운데학년|스페인|동화
유능한 유체 역학 물리학자인 아버지, 실력 있는 디자이너인 어머니, 늘 남들보
다 무엇이든 잘하는 누나 둘, 주인공 알렉스의 가족이다. 언제나 몸에 좋은 음식
만 골라먹고 담배는 피지 않는 이들 가족은 완벽하다. 이번 시험에서 두 과목이
나 낙제한 알렉스를 빼고 말이다. 이 완벽한 가족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알렉스는 모종의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데, 전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완
벽한 가족의 완벽하지 아니함이라니. 완벽한 가족이란 것이 완벽한 개인이 모여
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사이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가 통하고, 서로
도움을 줄 관계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결론이 따뜻하다. 담담한 문체로 포복
절도할 상황을 그려내는 블랙 코미디 같은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이 재미있다. 태
산처럼 믿음직했던 부모님도 허점 있는 인간이라는 걸 슬슬 깨닫기 시작하는 초
등학교 3, 4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김 혜 원 학교도서관문화살림
재미나면 안 잡아먹지
강정연 지음|김정한 그림|비룡소|116쪽|2010.02.05|8,000원|가운데학년|국내|동화
‘호랑이가 담배 먹던 시절에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치고 술술 넘어가지
않는 이야긴 없다. 주막집 딸 방실이가 죽을 병 걸린 엄마를 살릴 길은 귀 검은
호랑이가 사는 삼봉산을 넘어가 의원을 모셔오는 것. 하지만 이 호랑이가 보
통 호랑인가! 사람을 한 입에 꿀꺽 삼키는 무서운 호랑이라 사람들은 사
흘이면 넘을 삼봉산을 두 달 걸려 빙 돌아간다. 모두 두려워하는 이 험
한 산길을 방실이는 홀로 목숨 걸고 넘는다. 온 동네 사람이 말려도 엄
마 살릴 길은 이 길밖에 없기에. 그런데 방실이는 달달 대왕과 뱀 이야기로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 호랑이는 이야기 맛에 푹 빠진다. 세 번째 고
비에는 “차라리 날 잡아 잡수!” 하며 당차게 넘어가는 방실이. 재미있는 이야
기로 엄마도 살리고 다른 사람들도 마음 놓고 살게 해준다는 이야기. 굵직하면
서 익살스런 그림이 재미를 더한다. 산봉우리도 셋, 호랑이를 만나는 것도 셋.
그러니까 죽을 고비도 셋. 아이들이 방실이랑 같이 무서운 삼봉산 세 고개를
넘게 하고 싶다.
최 관 의 서울 대명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