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 모험의 끝은 그들처럼!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7:13 조회 8,555회 댓글 0건본문
초등학교 5학년 겨울 크리스마스 때 1백여 권의 전집을 시골에 있는 어린동생들에게 오빠가 선물로 사서 보내준 적이 있었다. 그날로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매일 잠도 줄여가며 일사천리로 책을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그중에서 서유기는 제목이 낯설어 선뜻 손이 가지 않아 항상 순위에 밀리곤 했는데 막상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재미가 정말 쏠쏠해서 그 어떤 책보다 재미있게 읽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모험’ 하면 으레 떠오르는 많은 책들 중에서도 ‘서유기’가 유독 나의 마음을 끌었고 다시 읽어보니 어릴 때 느꼈던 느낌과는 또 다르게 와 닿는 것들이 많았다.
흔히 아는 이야기인 손오공. 다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석가여래는 중생들이 착하게 살도록 삼랑진경을 권하고 싶지만 중생들이 어리석어 그 속의 참뜻을 깨닫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서역에서 경서를 얻어다 그 중생들에게 전할 신도를 찾는다. 마침 당나라에 덕행이 바른 삼장(현장)법사가 있었다. 서천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뿐 아니라 요괴들이 득실거려서 신통력이 있는 제자 세 명을 만나 도움을 받아 떠나기로 했는데 가장 처음 만난 이가 손오공이다.
손오공은 오래국 화과산에서 바윗돌을 깨고 태어나 72가지의 법술과 근두운법을 익혀 원숭이 나라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원숭이 나라의 왕으로 만족하지 못한 손오공은 천상의 세계에 올라가 자신의 재주를 믿고 천궁세계를 어지럽히고 소란을 피워 오행산의 밑에 깔린 채로 고행을 하면서 500년 동안 삼장법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오공은 재주가 뛰어나고 영리했지만 핀잔에 질색이고 나무라는 것을 싫어해서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동안 모자에 쇠테를 씌워 말썽을 피우고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삼장이 주문을 외워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하였다.
저팔계는 본래 천하속의 천봉장군이었지만 죄를 짓고 하계로 쫓겨 내려오다 잘못해서 암퇘지 뱃속에 들어가 돼지를 닮은 모습이 되었다. 저팔계는 먹는 것과 여색을 밝히고 게을러서 서역으로 가는 도중에 자주 말썽을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제자가 된 사오정은 하늘의 권렴대장이었지만 반도 연회에서 실수로 유리잔을 깨뜨려 옥황상제의 버림을 받고 하계로 내려와 유사하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요귀로 살고 있었다. 관음보살과 혜안의 제안으로 삼장법사의 불경구하는 길을 도와 공을 세우고 속죄하여 부처가 되기 위해 제자가 되었다.
처음 삼장이 불경을 구하러 떠날 때에는 3년을 기약하며 떠났지만 성공해서 돌아오기까지는 14년 8일이 걸렸다. 법사들의 길이 본디 고행의 길이라지만 길다면 긴 14년여의 세월동안 그들이 그토록 지치지 않고 경서를 구하러 간 것을 생각해 보면 신선의 길을 가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서역으로 가는 길의 10분의 1쯤에 만수산이라 부르는 산의 오장관이라는 절에는 인삼과라는 보물이 있었는데 저팔계와 손오공은 몰래 인삼과를 따서 세 제자가 나누어 먹어버린 것도 모자라 이 사실을 알고 욕을 퍼붓는 데에 앙심을 품고 인삼과나무를 넘어뜨려 버렸다. 어찌 보면 참 큰 뜻을 품고 있는 듯하다가도 손오공과 저팔계는 어쩜 이리도 단순하고 철이 없는지 이 대목에선 한심하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절로 났다. 죽은 나무를 보고 화가 난 신선 진원자와 삼장에게 호된 꾸짖음을 듣고 인삼과 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손오공은 세 섬을 돌며 여러 신선들의 도움을 구해 보았지만 모두들 별 방법이 없어 관음보살을 찾아가 간청해 인삼과나무를 겨우 소생시켰다.
진원자와 작별을 고하고 서천 길에 올라 얼마 못가서 높은 산에 이르렀을 때에는 오공이 먹을 것을 구하러 간 사이 그곳에 살고 있는 요귀가 삼장을 잡아먹기 위해 미녀로 둔갑해 음식을 가져온다. 바로 이때 복숭아를 따가지고 돌아오던 손오공이 요귀를 알아보고 죽이자 이를 알지 못한 삼장은 손오공을 나무란다. 요귀는 계속 다른사람으로 둔갑을 해서 나타나고 손오공이 매번 때려눕히자 요귀라 생각지 못한 삼장은 인명을 살상한다고 생각하여 손오공 머리의 쇠테를 조이는 주문을 외우고 저팔계의 손오공을 헐뜯는 소리에 저팔계의 말을 믿고 손오공을 쫓아 보낸다.
이에 요괴는 손오공이 없는 틈을 타 삼장법사를 얼룩범으로 만들어버렸다. 스승님을 구하려고 했으나 구할 길이 없는 저팔계와 사오정은 화과산에 가 있던 손오공을 찾아 스승님을 구해줄 것을 청하고 손오공은 흰 뿔 대왕과 누런 뿔 대왕 요귀와 지략으로 맞서 싸워 호리병과 옥병속에 가두고 삼장법사를 구해냈다. 흔히 아이들이 만화 손오공을 보고 우스갯소리로 이해가 느리고 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사오정이라고들 하는데 이번에 다시 서유기를 읽으면서 참 많이 왜곡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내가 본 사오정은 손오공이나 저팔계보다 능력도 뛰어나지 않고, 겁이 많고 어수룩하지만 착한 편이어서 스승을 잘 모시는 제자였다. 반면 저팔계는 너무도 인간적(?)이고 세속적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얄미워 옆에 있다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모자하에서 깨끗한 강물을 나눠 마신 삼장과 저팔계는 태기를 느껴 낙태샘물을 먹지 않으면 아기를 낳아야하는 처지에 놓여 여의진선의 제자를 만나러 갔는데 하필 붉은 아이의 아버지 우마왕의 동생이었다. 조카를 해친 손오공에게 도사는 자기와 싸워 이기면 물을 주겠노라고 했다. 도사와 싸우는 사이 사오정을 시켜 물을 뜨게 하여 태기를 없앨 수 있었다. 스님과 말썽쟁이 팔계가 태기로 배가 남산만 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림이 너무나 해학적이었다.
통천하를 지났을 때 손오공 일행은 강도를 만났는데 해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삼장의 말을 어기고 목을 쳐서 삼장의 노여움을 샀다. 삼장은 주문을 외워 손오공을 혼내주고 당장 쫓아냈다. 손오공이 관음보살을 찾아간 사이 가짜 손오공이 삼장에게 나타나 욕을 퍼붓고 삼장을 여의봉으로 내리 눌러 쓰러뜨렸다. 삼장이 깨어나 저팔계와 사오정에게이 사실을 알리니 사오정이 화과산으로 손오공을 찾아나섰다가 가짜 손오공의 포위를 가까스로 뚫고 남해의 관음보살을 찾았는데 마침 옆에 있던 진짜 손오공을 만났다.
사오정의 말을 듣고 손오공은 가짜 손오공을 만나 싸웠지만 누구도 진짜를 가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석가여래만은 가짜를 훤히 들여다보며 꼬리 여섯 개가 달린 원숭이의 정체를 밝혀 달아나려는 원숭이를 주발로 때려 눕혔다. 신출귀몰하고 놀라운 변신술과 신통력을 가진 손오공이 하나뿐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와 견줄만한 원숭이가 또 있었다니…….
그리고 두 마리의 원숭이 모두 왜 남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 위에 서려는 행동밖에 할 수 없었을까. 다행인 것은 우리의 주인공 손오공은 자기의 부족함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기꺼이 모험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화과산 원숭이 왕으로만 있어도 충분히 모든 것을 누리고 살 수 있을 텐데 좀더 낳은 자신의 모습과 미래를 위해 잠시의 기쁨은 뒤로 한 채 세제자의 첫째형으로서, 스승의 첫 번째 제자로서 그 노릇을 제법 톡톡히 해낸 손오공이 한없이 기특하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은 모진 고생을 계속한 끝에 서역의 불지에 도착해 여래 부처님으로부터 경서를 전해 받아 당나라에 돌아왔다. 석가여래는 삼장법사와 그 제자들에게 직위를 내려주었는데, 삼장법사는 전단공덕 부처, 손오공은 투전승 부처, 저팔계는 정단사자, 사오정은 금신나한, 백마는 팔부천룡에 봉해졌다. 이때부터 모두 깨우침을 얻어 진심으로 불문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서유기를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크고 작은 요귀들이 어쩌면 아주 작고 나약하기만 한 우리 인간들을 흔들고 유혹하며 때로는 좌절하게 만드는 것들을 의미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생각은 바로 서 있지만 아무런 힘도 없고 다른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 되는 삼장, 영리하고 재주가 많지만 경망스럽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오공, 그 누구보다 불쌍하게 느껴지는 속물 팔계, 착하고 의리가 있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는 오정…….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우리 모두는 인생을 걸고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모험을 즐기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고 몫이다. 다만 나를 비롯해 우리 아이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모험을 잘 마치고 마지막에는 뜻을 이룬 우리의 주인공들처럼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찾아가는 책마당은 사서, 교사, 학생, 학부모 4인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그 주제와 관련한 자신만의 책을 소개하는 릴레이 독후감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신청전화 02-322-9677 | 전송 02-322-9678 | 전자우편 slj9677@gmail.com
흔히 아는 이야기인 손오공. 다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석가여래는 중생들이 착하게 살도록 삼랑진경을 권하고 싶지만 중생들이 어리석어 그 속의 참뜻을 깨닫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서역에서 경서를 얻어다 그 중생들에게 전할 신도를 찾는다. 마침 당나라에 덕행이 바른 삼장(현장)법사가 있었다. 서천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뿐 아니라 요괴들이 득실거려서 신통력이 있는 제자 세 명을 만나 도움을 받아 떠나기로 했는데 가장 처음 만난 이가 손오공이다.
손오공은 오래국 화과산에서 바윗돌을 깨고 태어나 72가지의 법술과 근두운법을 익혀 원숭이 나라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원숭이 나라의 왕으로 만족하지 못한 손오공은 천상의 세계에 올라가 자신의 재주를 믿고 천궁세계를 어지럽히고 소란을 피워 오행산의 밑에 깔린 채로 고행을 하면서 500년 동안 삼장법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오공은 재주가 뛰어나고 영리했지만 핀잔에 질색이고 나무라는 것을 싫어해서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동안 모자에 쇠테를 씌워 말썽을 피우고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삼장이 주문을 외워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하였다.
저팔계는 본래 천하속의 천봉장군이었지만 죄를 짓고 하계로 쫓겨 내려오다 잘못해서 암퇘지 뱃속에 들어가 돼지를 닮은 모습이 되었다. 저팔계는 먹는 것과 여색을 밝히고 게을러서 서역으로 가는 도중에 자주 말썽을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제자가 된 사오정은 하늘의 권렴대장이었지만 반도 연회에서 실수로 유리잔을 깨뜨려 옥황상제의 버림을 받고 하계로 내려와 유사하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요귀로 살고 있었다. 관음보살과 혜안의 제안으로 삼장법사의 불경구하는 길을 도와 공을 세우고 속죄하여 부처가 되기 위해 제자가 되었다.
처음 삼장이 불경을 구하러 떠날 때에는 3년을 기약하며 떠났지만 성공해서 돌아오기까지는 14년 8일이 걸렸다. 법사들의 길이 본디 고행의 길이라지만 길다면 긴 14년여의 세월동안 그들이 그토록 지치지 않고 경서를 구하러 간 것을 생각해 보면 신선의 길을 가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서역으로 가는 길의 10분의 1쯤에 만수산이라 부르는 산의 오장관이라는 절에는 인삼과라는 보물이 있었는데 저팔계와 손오공은 몰래 인삼과를 따서 세 제자가 나누어 먹어버린 것도 모자라 이 사실을 알고 욕을 퍼붓는 데에 앙심을 품고 인삼과나무를 넘어뜨려 버렸다. 어찌 보면 참 큰 뜻을 품고 있는 듯하다가도 손오공과 저팔계는 어쩜 이리도 단순하고 철이 없는지 이 대목에선 한심하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절로 났다. 죽은 나무를 보고 화가 난 신선 진원자와 삼장에게 호된 꾸짖음을 듣고 인삼과 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손오공은 세 섬을 돌며 여러 신선들의 도움을 구해 보았지만 모두들 별 방법이 없어 관음보살을 찾아가 간청해 인삼과나무를 겨우 소생시켰다.
진원자와 작별을 고하고 서천 길에 올라 얼마 못가서 높은 산에 이르렀을 때에는 오공이 먹을 것을 구하러 간 사이 그곳에 살고 있는 요귀가 삼장을 잡아먹기 위해 미녀로 둔갑해 음식을 가져온다. 바로 이때 복숭아를 따가지고 돌아오던 손오공이 요귀를 알아보고 죽이자 이를 알지 못한 삼장은 손오공을 나무란다. 요귀는 계속 다른사람으로 둔갑을 해서 나타나고 손오공이 매번 때려눕히자 요귀라 생각지 못한 삼장은 인명을 살상한다고 생각하여 손오공 머리의 쇠테를 조이는 주문을 외우고 저팔계의 손오공을 헐뜯는 소리에 저팔계의 말을 믿고 손오공을 쫓아 보낸다.
이에 요괴는 손오공이 없는 틈을 타 삼장법사를 얼룩범으로 만들어버렸다. 스승님을 구하려고 했으나 구할 길이 없는 저팔계와 사오정은 화과산에 가 있던 손오공을 찾아 스승님을 구해줄 것을 청하고 손오공은 흰 뿔 대왕과 누런 뿔 대왕 요귀와 지략으로 맞서 싸워 호리병과 옥병속에 가두고 삼장법사를 구해냈다. 흔히 아이들이 만화 손오공을 보고 우스갯소리로 이해가 느리고 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사오정이라고들 하는데 이번에 다시 서유기를 읽으면서 참 많이 왜곡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내가 본 사오정은 손오공이나 저팔계보다 능력도 뛰어나지 않고, 겁이 많고 어수룩하지만 착한 편이어서 스승을 잘 모시는 제자였다. 반면 저팔계는 너무도 인간적(?)이고 세속적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얄미워 옆에 있다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모자하에서 깨끗한 강물을 나눠 마신 삼장과 저팔계는 태기를 느껴 낙태샘물을 먹지 않으면 아기를 낳아야하는 처지에 놓여 여의진선의 제자를 만나러 갔는데 하필 붉은 아이의 아버지 우마왕의 동생이었다. 조카를 해친 손오공에게 도사는 자기와 싸워 이기면 물을 주겠노라고 했다. 도사와 싸우는 사이 사오정을 시켜 물을 뜨게 하여 태기를 없앨 수 있었다. 스님과 말썽쟁이 팔계가 태기로 배가 남산만 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림이 너무나 해학적이었다.
통천하를 지났을 때 손오공 일행은 강도를 만났는데 해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삼장의 말을 어기고 목을 쳐서 삼장의 노여움을 샀다. 삼장은 주문을 외워 손오공을 혼내주고 당장 쫓아냈다. 손오공이 관음보살을 찾아간 사이 가짜 손오공이 삼장에게 나타나 욕을 퍼붓고 삼장을 여의봉으로 내리 눌러 쓰러뜨렸다. 삼장이 깨어나 저팔계와 사오정에게이 사실을 알리니 사오정이 화과산으로 손오공을 찾아나섰다가 가짜 손오공의 포위를 가까스로 뚫고 남해의 관음보살을 찾았는데 마침 옆에 있던 진짜 손오공을 만났다.
사오정의 말을 듣고 손오공은 가짜 손오공을 만나 싸웠지만 누구도 진짜를 가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석가여래만은 가짜를 훤히 들여다보며 꼬리 여섯 개가 달린 원숭이의 정체를 밝혀 달아나려는 원숭이를 주발로 때려 눕혔다. 신출귀몰하고 놀라운 변신술과 신통력을 가진 손오공이 하나뿐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와 견줄만한 원숭이가 또 있었다니…….
그리고 두 마리의 원숭이 모두 왜 남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 위에 서려는 행동밖에 할 수 없었을까. 다행인 것은 우리의 주인공 손오공은 자기의 부족함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기꺼이 모험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화과산 원숭이 왕으로만 있어도 충분히 모든 것을 누리고 살 수 있을 텐데 좀더 낳은 자신의 모습과 미래를 위해 잠시의 기쁨은 뒤로 한 채 세제자의 첫째형으로서, 스승의 첫 번째 제자로서 그 노릇을 제법 톡톡히 해낸 손오공이 한없이 기특하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은 모진 고생을 계속한 끝에 서역의 불지에 도착해 여래 부처님으로부터 경서를 전해 받아 당나라에 돌아왔다. 석가여래는 삼장법사와 그 제자들에게 직위를 내려주었는데, 삼장법사는 전단공덕 부처, 손오공은 투전승 부처, 저팔계는 정단사자, 사오정은 금신나한, 백마는 팔부천룡에 봉해졌다. 이때부터 모두 깨우침을 얻어 진심으로 불문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서유기를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크고 작은 요귀들이 어쩌면 아주 작고 나약하기만 한 우리 인간들을 흔들고 유혹하며 때로는 좌절하게 만드는 것들을 의미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생각은 바로 서 있지만 아무런 힘도 없고 다른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 되는 삼장, 영리하고 재주가 많지만 경망스럽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오공, 그 누구보다 불쌍하게 느껴지는 속물 팔계, 착하고 의리가 있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는 오정…….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우리 모두는 인생을 걸고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모험을 즐기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고 몫이다. 다만 나를 비롯해 우리 아이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모험을 잘 마치고 마지막에는 뜻을 이룬 우리의 주인공들처럼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찾아가는 책마당은 사서, 교사, 학생, 학부모 4인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그 주제와 관련한 자신만의 책을 소개하는 릴레이 독후감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신청전화 02-322-9677 | 전송 02-322-9678 | 전자우편 slj96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