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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 새 책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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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7 23:15 조회 8,55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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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투병 생활 중에도 아이팟, 이이폰, 아이패드 등 일련의 제품들을 내놓았고, 그것들은 세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는 창의성은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교차 지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였고, 회사를 경영하는 철학으로 삼았다. 흔히 역사, 문학,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인간,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조건을 연구하는 학문을 모두 포괄한다. 그래서 유아기 또는 초등 저학년 시기에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인문학이 되는 것이다. 새책 추천에 더욱 책임감이 느껴진다.

2012년에는 더욱 재밌고 감칠맛 나는 책을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새로 나온 40여 권의 그림책을 살펴보았다. 옛이야기, 지식정보, 창작 등 역시 다양한 주제와 종류의 책들이 서점의 신간코너를 꽉 채우고 있었다. 그중 재치와 원근감을 살린 그림으로 책이 귀했던 시절 책의 역할을 대신했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 『모이소, 들어보소, 으라차차 홍대권!』과 전쟁의 아픔을 푸른빛의 색연필로 그려낸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가 눈에 띄었다. 그 외 5권의 그림책을 더 소개한다. 추천에서는 제외됐으나 책을 읽는 이유를 아이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체피토 뭐하니?』(북스토리아이)와 지식정보그림책 ‘따뜻한 그림백과’(어린이아현) 시리즈도 살펴볼 만하다.
염광미 오산 가수초 사서교사


네 생각은 어때?
엘레 판 리스하우트 외 지음 | 미스 판 하우트 그림 | 아라미 | 32쪽 | 2011.10.20 | 9,500원 | 낮은학년 | 네덜란드 | 철학
아라미에서 출판한 ‘생각나누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네 생각은 어때?’라는
질문은 자신의 생각조차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에겐 많은 부담을 준다. 또한
이 질문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정해주는 부모에게도 낯설다. 작가는 이
처럼 어려운 소재를 귀여운 물고기로 장식하여 친근하게 다가섰다. 어느 날 아침
헤엄을 치고 돌아와 보니 커다란 꼬리가 문어네 집 문을 꽉 막고 있었다. 문어는 깜
짝 놀라 도망을 쳤다. 문어는 소라게, 고래, 가시장군 물고기 등에게 질문을 했다.
‘어떡하지?’ 너도나도 해결 방법을 내놓았다. 문어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바다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렇다면 네 생각은 어때?’ 문어는 마음을 굳게 먹고 느릿느릿
집으로 갔다. 문어는… 어떻게 했을까? 표현의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소중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림책 『네 생각은 어때?』. 세상은 손수 생각을 만드는 아이에게 흥미로
운 곳이 된다. 조대근 창원 용호초 교사


배고픈 암탉
리처드 워링 지음 |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이연수 옮김 | 장수하늘소 | 32쪽 | 2011.11.07 | 10,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상상력, 정체감
암탉이 독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표지 그림이 예사롭지가 않다. 당당한 암탉
이 정면을 보면서 “다 먹어 버릴 테야!”라는 도전적인 말을 하고 있는데 비해 여우
는 뒤편에서 작고 왜소한 모습으로 암탉을 지켜보고 있다. 한 농장의 암탉은 늘 배
가 고파서 무엇이든 먹고 먹고 먹으면서 몸집이 마구마구 커진다. 한편 농장 뒤편
언덕에는 여우가 암탉을 항상 감시하고 있다. 여우는 더 큰 암탉을 먹기 위해 참
고 참으면서 살아간다. 암탉이 커지고 커지는 동안 여우는 점점 말라간다. 어느 날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는 여우는 암탉을 향해 달려드는데 여우가 암탉을 덮치려
는 순간, 여우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여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극적인 반전이
아이들로 하여금 폭발적인 상상을 하게 한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생각
을 알 수 있다. 단순하면서 귀여운 캐릭터이지만 표정을 잘 담아냈고 암탉과 여우
의 상황을 색의 대비로 표현했다. 이 책을 보면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잎싹이 떠
오른다. 약자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씩씩하게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암탉이 대단하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범이 물고 간 노루 꽁지
박영만 원작 | 원유순 엮음 | 이웅기 그림 | 사파리 | 40쪽 | 2011.11.04 | 9,800원 | 낮은학년 | 한국 | 옛이야기
정겨운 우리 호랑이 이야기. 옛이야기 속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치는 신성한 영물로, 혹은 재난을 몰고 오는 난폭한 맹수로, 때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로, 그런가하면 덩치에 비해 순진하고 소심해서 쉽게 골탕을 먹기도 하는 모습으로 아주 오랫동안 우리 겨레와 함께하며 즐거움과 괴로움을 나눈 동물이다. 궁금증 많고 촐싹거리던 노루 꼬리가 짧아진 사연은 힘은 약하지만 재치 있는 소금장수가 등장해 범을 잡는 오르릉새라는 이야기를 더해 낯선 말의 존재와 두렵기만 한 호랑이를 친근하게 소개한다. 잔뜩 놀란 눈망울로 노루 꼬리를 물고 있는 호랑이는 마치 좌충우돌 순진한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듯하다. 이처럼 두려운 존재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조상님들의 재치와 상상으로 거듭 이어져 내려온 이야기는 지혜로운 우리 문화와 삶을 잘 말해준다. 옛이야기 작가 서정오는 “옛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흥겨운 놀이가 되어 옛이야기를 들으면서 끊임없이 상상력을 동원하게 한다”고 하질 않는가.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이상교 지음 | 한자영 그림 | 봄봄 | 40쪽 | 2011.10.30 | 10,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전쟁, 가족
동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그림책. 다래산 산자락 아래 꽃을 좋아하던 웅이네 집 이야기가 잔잔히 펼쳐진다. 웅이는 봉숭아꽃을, 엄마는 분꽃을, 아버지는 나팔꽃을 좋아한다. 그 꽃들은 귀하거나 화려한 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어느 담장 밑을 소담하게 장식하던 꽃들이다. 비록 여리고 작은 꽃들이지만 첫눈의 추억을, 아련한 기다림을, 아침의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자연과 친숙한 존재들이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웅이네 가족의 행복에 그늘이 드리우지만 비바람에 꺾인 꽃대를 세우며 남은 사람들은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남은 아버지를 추억한다. 흰 여백에 파랑, 노랑, 초록, 빨강 등 자연을 닮은 색으로 표현한 그림 속에 웅이네 가족의 단란함, 이별의 슬픔, 전쟁의 상흔, 오랜 기다림을 잘 담아내었다. 동요의 탄생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는 좋으나 아빠와 꽃밭을 가꾼 기억을 가지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만큼의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하는 점이 의문으로 떠오른다. 정지현 김해 안청초 교사


조그만 임금님
미우라 타로 글·그림 | 백수정 옮김 | 책먹는여우 | 40쪽 | 2011.11.02 | 11,000원 | 낮은학년 | 일본 | 가족, 숫자, 색깔
작은 임금님? 자그마한 임금님? 조그만 임금님? 책의 제목은 ‘조그만’ 임금님이다. 작다는 표현 중에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느낌의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맨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조그만 임금님을 계속 찾게 된다. 숨은 그림처럼…. 조그만 임금님에게는 혼자 사는 성, 혼자 자는 침대, 혼자 앉아 먹는 식탁, 혼자 타는 마차, 혼자 쓰는 목욕탕이 모두 커다랗고 외롭다. 조그만 임금님은 너무나 외로워 커다란 공주님과 결혼을 하기로 했다. 책에서는 ‘조그만’과 ‘커다란’이 아주 작고 아주 커다랗다는 것을 색과 그림으로 간결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나 혼자일 때의 외로움과 가족과 함께일 때의 든든함과 그득함을 글자가 아닌 색으로 전해주고 있다. 내용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색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지금 책을 읽는 나의 마음은 무슨 색으로 표현할 수 있나?’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이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중 하나. 숫자 10에 관해 공부를 하는 1학년 친구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진짜 곰
송희진 글·그림 | 뜨인돌어린이 | 32쪽 | 2011.10.28 | 10,500원 | 낮은학년 | 한국 | 자아발견
파란 모자, 줄무늬 망토, 커다란 공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곰을 보며 소년이 소리친다. “저건 곰이 아니야, 진짜 곰은 저런 걸 할 수 없어!” 그 소리에 문득 자신을 살피게 된 곰. 진짜 곰을 찾아 길을 떠나는데 쇼윈도의 분홍 곰돌이도 동물원 게으른 곰 친구도 자기는 진짜가 아니라고 한다. 결국 진짜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어쩐 일인지 예전처럼 묘기를 부릴 수 없었다. 그때, 쫓겨난 곰의 콧잔등 위로 팔랑이며 내려앉는 나뭇잎 하나! 그 향기에 이끌려 숲 속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데 그 표정은 바로 마냥 행복한 표정의 겉표지 그림이다. 숲에 이르러 졸음을 참지 못하고 웅크리는 찰라 처음의 소년이 다시 등장한다. “엄마, 저기 진짜 곰이 있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기회는 우연히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진짜 곰’이 알려준다. 곰이 깨어난 후의 이야기가 어찌 이어질는지 어린이들과 함께 독후 활동을 나누어도 좋을 책이다.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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