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디자인은 사람 사는 일상생활의 맥을 짚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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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2:32 조회 9,909회 댓글 0건본문
광고포스터 제작의뢰를 받으면 2~3개의 디자인 시안을 준비한다. 공간 여백을 주는 것은 역으로 시선을 더 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의뢰기업 실무자의 요청에 의해, 꽉 찬 글자들과 이미지가 가득해지면서 디자인은 남과 차이가 없는 결과물로 끝이 난다. 디자이너의 욕심으로 독선적인 시각을 담아서도 안 되지만 ‘창조적인 작업’으로 인해 돋보이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그런 면에서 후쿠다 시게오의 포스터 디자인은 단연 독보적이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기능을 실천하기 위해 시각트릭을 바탕으로 한 포스터에는 그만의 창조적인 놀이가 있으며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놀이는 쓸데없는 일’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도 그만의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 포스터를 보는 순간 ‘아, 바로 이거야’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새로운 디자인을 기대할 수 없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강조한 후쿠다 시게오, 그는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내놓았다.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005년도 봄, 50여 점을 갖고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개최한 후쿠다 시게오의 포스터전이다. 포스터 디자인을 하면서 시간을 이유로 쉽게 가려 하지 않았는지, 지루한 표현방식은 없었는지 반성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한 고민을 안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작품들을 둘러보는 순간, 저런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독특한 아이디어에 놀라고 따라갈 수 없는 일임에 부러움으로 돌아섰던 기억을 안고 읽어나갔다.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산업계 전반의 흐름도 디자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때에 눈에 띄는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폴 랜드, 브루노 무나리, 다나카 잇코 등 동료들의 글을 엮은 평론과 여러 매체에 기고한 그의 글과 그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그가 어떻게 사람 냄새나는 작업들에 관심을 가졌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더불어 그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종전 30주년기념 포스터〉를 비롯해 평생의 주요 작품들을 책의 본문 안 별도의 용지로 돋보이도록 만들어 ‘디자인은 놀이’라는 그의 디자인관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어떻게 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창출할 수 있었는지를 묻고 답을 찾아가는 동안 ‘디자인의 세계’로 쑥 빨려 들어간다.
그는 이 책에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디자인은 사회에 대해서 발언하고 칭찬하고 고발하는 행위로,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수단입니다. 예술은 때때로 일반 대중에게 이해되지 않는 명작도 있습니다만, 이해되지 않는 디자인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맥을 짚어 진단하듯이 오늘의 세계를 읽어내고, 오늘의 문화를 이해하고, 오늘의 생활을 공유할 수 없다면, 오늘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라며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매일의 작업을 통해 태어나는 그의 디자인 특성은 앞에서 언급한 놀이와 유머다. 디자인 놀이는 단순히 그의 작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집을 놀이와 유머의 공간으로 제공했다. 현관문 앞에서 사람들은 당황하고 놀랐지만 바로 웃음으로 돌아선다. 다른 하나는 간결함이다. 간결함의 강함을 이해한 그는 주변의 세세한 것들은 걷고 필요한 이미지만 일정한 선의 두께로 보여줌으로써 디자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다.
작업의 방식도 남다르다. 컴퓨터 작업은 몇 번을 지우고 수정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하여 생각하는 행위가 작업 뒤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다. 생각이 방해받지 않도록 메모하지도 않는다. 메모는 생각의 유연성과 흐름을 방해한다고 여겼다. 원근법, 트릭아트, 입체적인 구성, 실루엣 등 자신의 작업물에 이 같은 기능들을 넣어 독창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은 후쿠다 시게오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서두르는 디자인에 맞서 아날로그 시대의 인간의 따뜻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매일 하얀 종이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라고 말을 한 그의 새로운 작업물을 앞으로는 더 볼 수 없다. 지난 2009년 1월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그는 공익적 활동과 문화적 교류를 활발히 가지며 디자이너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쫓아가고 앞지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교류만이 아닌 문화 교류가 중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장난기(여유를 즐기는 마음)를 찾아내야 한다.”
책 속에서 디자인에 앞서 생각을 만들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디자인 결과물을 보며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획일적이고도 집단적인 사고, 행사 공모전 출품 등 때마다 의무적으로 미술시간에 제출해야 하는 포스터는 개인들의 창작활동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본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즐거움과 유머를 담은 그의 작업물들이 지루한 하루에 웃음을 던져준다.
그런 면에서 후쿠다 시게오의 포스터 디자인은 단연 독보적이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기능을 실천하기 위해 시각트릭을 바탕으로 한 포스터에는 그만의 창조적인 놀이가 있으며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놀이는 쓸데없는 일’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도 그만의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 포스터를 보는 순간 ‘아, 바로 이거야’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새로운 디자인을 기대할 수 없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강조한 후쿠다 시게오, 그는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내놓았다.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005년도 봄, 50여 점을 갖고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개최한 후쿠다 시게오의 포스터전이다. 포스터 디자인을 하면서 시간을 이유로 쉽게 가려 하지 않았는지, 지루한 표현방식은 없었는지 반성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한 고민을 안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작품들을 둘러보는 순간, 저런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독특한 아이디어에 놀라고 따라갈 수 없는 일임에 부러움으로 돌아섰던 기억을 안고 읽어나갔다.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산업계 전반의 흐름도 디자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때에 눈에 띄는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폴 랜드, 브루노 무나리, 다나카 잇코 등 동료들의 글을 엮은 평론과 여러 매체에 기고한 그의 글과 그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그가 어떻게 사람 냄새나는 작업들에 관심을 가졌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더불어 그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종전 30주년기념 포스터〉를 비롯해 평생의 주요 작품들을 책의 본문 안 별도의 용지로 돋보이도록 만들어 ‘디자인은 놀이’라는 그의 디자인관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어떻게 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창출할 수 있었는지를 묻고 답을 찾아가는 동안 ‘디자인의 세계’로 쑥 빨려 들어간다.
그는 이 책에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디자인은 사회에 대해서 발언하고 칭찬하고 고발하는 행위로,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수단입니다. 예술은 때때로 일반 대중에게 이해되지 않는 명작도 있습니다만, 이해되지 않는 디자인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맥을 짚어 진단하듯이 오늘의 세계를 읽어내고, 오늘의 문화를 이해하고, 오늘의 생활을 공유할 수 없다면, 오늘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라며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매일의 작업을 통해 태어나는 그의 디자인 특성은 앞에서 언급한 놀이와 유머다. 디자인 놀이는 단순히 그의 작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집을 놀이와 유머의 공간으로 제공했다. 현관문 앞에서 사람들은 당황하고 놀랐지만 바로 웃음으로 돌아선다. 다른 하나는 간결함이다. 간결함의 강함을 이해한 그는 주변의 세세한 것들은 걷고 필요한 이미지만 일정한 선의 두께로 보여줌으로써 디자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다.
작업의 방식도 남다르다. 컴퓨터 작업은 몇 번을 지우고 수정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하여 생각하는 행위가 작업 뒤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다. 생각이 방해받지 않도록 메모하지도 않는다. 메모는 생각의 유연성과 흐름을 방해한다고 여겼다. 원근법, 트릭아트, 입체적인 구성, 실루엣 등 자신의 작업물에 이 같은 기능들을 넣어 독창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은 후쿠다 시게오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서두르는 디자인에 맞서 아날로그 시대의 인간의 따뜻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매일 하얀 종이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라고 말을 한 그의 새로운 작업물을 앞으로는 더 볼 수 없다. 지난 2009년 1월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그는 공익적 활동과 문화적 교류를 활발히 가지며 디자이너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쫓아가고 앞지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교류만이 아닌 문화 교류가 중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장난기(여유를 즐기는 마음)를 찾아내야 한다.”
책 속에서 디자인에 앞서 생각을 만들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디자인 결과물을 보며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획일적이고도 집단적인 사고, 행사 공모전 출품 등 때마다 의무적으로 미술시간에 제출해야 하는 포스터는 개인들의 창작활동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본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즐거움과 유머를 담은 그의 작업물들이 지루한 하루에 웃음을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