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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진화론은 개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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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2:30 조회 6,0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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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그 내용은 간단한데 의외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물리 법칙처럼 복잡한 수식이 없지만 독자를 난감하게 하는 것은 그리 쉽게 전체 얼개가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진화론 자체 개념이 어렵기보다는 진화론을 잘못 이용한 사람들 때문이다. 진화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적자생존의 법칙’이다.

그러나 다윈이 사용한 말은 ‘자연선택’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다윈의 진화론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사회가 지독한 경쟁사회이고 그 메커니즘을 설명해온 것이 ‘적자생존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사회학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잘못 이해한 또는 일부러 악용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진화론은 과거에는 서구 제국주의의 논리로, 현재는 자본주의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다윈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책이 『다윈의 개』다. 다윈은 개를 마치 사람처럼 생각했다. 다윈은 개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 했고, 개들의 행동을 해석하려 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처럼 다윈에게 개는 일상이었다.

다윈이 살던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동물의 세계에도 도덕이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다윈도 『인간의 유래』라는 책에서 개가 다른 종에 속한 개체의 생명을 구하려고 노력할 만큼 이타적이라고 주장했으며 개를 하나의 거대한 가계도家系圖에서 인간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다윈은 어린 시절 농촌에서 소나 말, 양, 개와 같은 농장동물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랐다. 주위엔 어떻게 하면 토지의 생산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가축들을 잘 돌보며, 작물을 재배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유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가장 친근했던 개에서부터 그 고민이 싹텄다. 그의 의문은 ‘수많은 개의 다양성이 어디서 나온 것인가?’였다. 그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개를 관찰한 결과 인간만큼 복잡한 감정구조를 가졌고 그 결과 개와 인간은 유연관계類緣關係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윈은 5년 동안의 비글호 항해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유능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분석했다. 그들은 갈라파고스 새들이 모두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다윈은 전체적으로 보아 분명 하나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얻었다. 그 패턴은 개에게서 찾았다. 그가 개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 함께 일할 전문가를 찾아내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그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진 주제라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는 크기나 형태에 있어 그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흥미로운 동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다양성을 만든 변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불분명했다.

다윈은 많은 사례를 수집한 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메커니즘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했는지 구체화했다. 이 작업을 위해 그는 특히 두 학자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첫 번째는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로, 그는 다윈에게 ‘억겁億劫’이라는 시간 감각을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두 번째는 자연세계의 과잉 번식에 대처할 방법을 제시한 토머스 맬서스 목사였다.

다윈은 하나의 종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누적되는 작은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변화의 크기가 너무나 작기 때문에 일상적인 수준에서 보면 도저히 인간의 눈으로는 알아챌 수 없었으며, 그런 변화를 계속 누적시켜 다른 종과 확연히 구분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긴 시간뿐이었다. 그렇지만 변이가 있다고 이것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그 해결은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찾았다. 인구가 식량 공급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순간 억제장치가 개입된다. 전염병, 전쟁, 기근, 기아 등이 그것이다. 억제장치가 발동되면 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유리한 변이를 가진 개체는 살아남고 기존 개체는 사라진다. 자연은 바뀐 환경에 적합한 변이를 선택한다. 이것이 자연선택이다.

다윈의 이론이 발표된 후 창조론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변해가는 과정의 중간 형태는 어디에 있는가? 진화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는데도, 우리는 각각의 종을 다른 종과 ‘모호하게 겹치는’ 부분 없이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가? 어떻게 ‘눈’처럼 고도로 복잡한 구조가 자연선택에 의해 점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불행하게도 지금도 이에 대한 시원한 해답은 없다. 그렇지만 다윈의 응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반박론자들은 나에게 ‘중간 단계에 있는 형태’들을 제시하라고 말한다. 나는 그 요구에 이렇게 대답하겠다. 그들이 불도그와 그레이하운드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단계의 개를 분명히 보여준다면, 나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억겁의 시간 앞에서 지금 내가 보는 것이 모두인 것처럼 오만하게 구는 인간들에게 보내는 일침이다.

진화론을 발표한 다윈의 기저에는 개를 식구처럼 사랑한 ‘생명’에 대한 경외가 깔려 있다. 그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로 연결된다. 인간은 자연이 선택해서 생존했을까? 아니면 인간이 우수하여 자연을 극복하고 살아남았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책이 남겨주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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