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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문학 - 새 책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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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2 17:14 조회 7,05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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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추천도서는 2011년 7월 11일부터 2011년 8월 10일 사이에 발행된 책 중에 가려 뽑은 것입니
다. 여름 방학이라 동화가 많이 나오겠다 내심 기대를 했는데, 결과를 보면 어린이 문학의 발행 총수가
다른 달에 비해 줄어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은 양적인 면에서도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그 질적인 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칩니다.

이런 속에서 권정생 선생님의 동시집 출간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직접 손으로 쓰고
그려서 1964년에 실로 꼭꼭 여며 묶어 만든 이 책은 권선생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그 모습을 알 수 있
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저기 책에서 알 수 있었던 선생님의 신산한 삶을 생각하면, 열다섯에 엮은 시집
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근래 두어 달 사이 도깨비를 소재로 하는 동화가 많이 보입니다. 도깨비는 그 신비하고 시원한 능력
때문에 동화의 좋은 소재입니다. 하지만 꽤 많이 발행되는 도깨비 동화를 살펴보면 도깨비라는 소재
를 피상적으로만 사용할 뿐, 이야기에 충분히 녹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들이 오랫동안 도깨비
라는 존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은 공부를 한다면, 도깨비는 정말
동화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동화작가들이 동화가 문학이라는 사실을 늘 상기해 주길 바랍니다. 근래 우리 동화들이 문학으
로서의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통해 무언가 주입하려는 어설픈 시도는 동화의 질을 떨
어뜨릴 뿐입니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감할머니의 신통방통 이야기 보따리
이미지 지음 | 김수연 그림 | 시공주니어 | 100쪽 | 2011.07.15 | 9,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신기하고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 사람이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상상은 이야기 존립 기반의 근거가 된다. 현실에서 이루
어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대리만족이 이야기를 만드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이 동
화는 이런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또 다른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커다란
보따리를 든 ‘감할머니’가 아파트 단지에 등장한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늘 고민이
많다. 더구나 아이들은 사소한 고민도 너무나 크게 느낀다. 너무 겁이 많아서, 학교
가기 싫어서, 이불에 오줌을 싸서,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보지 못해서 고민이다. 이
런 아이들 옆에 감할머니가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가 한번쯤 들어 본 옛이야기 한
자락을 들려준다. 이야기 속에는 할머니가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지혜가 숨어
있다. 아이들이 나름대로 고민을 해결하고 나면 할머니는 사라진다. 그리고는 또
다른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옆에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힘을 줄 수 있다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내 맘도 모르면서
이나모토 쇼지 지음 | 후쿠다 이와오 그림 | 우지영 옮김 | 책읽는곰 | 74쪽 | 2011.06.30 | 9,000원 | 낮은학년 | 일본 | 동화
노란 장화를 신고 한 손은 우산을, 다른 한 손은 주먹을 꽉 쥐고 너무 분해 눈물까
지 보이는 작은 남자아이가 빗물 웅덩이 사이에 서 있다. 금방이라도 “내 맘도 모
르면서!” 소리를 버럭 칠 것 같은 소년.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책
은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해서 엄마 외의 사람들과 관계를 시작하는 아이가 겪
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울보에 신경질적인 ‘나’는 ‘겐’과 단둘이만 놀고 싶다. 그러
던 어느 날, 엄마 때문에 겐이랑 남자 대 남자로 한 약속을 어겼다. 그 이후 모든 게
다 어긋난 것 같고 아무도 정말 내 맘을 몰라주는 상황. 특정한 사건을 담았음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작가는 마음을 잘 그렸다. 갈등 이후 엄마와 아들이 대화
하는 장면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엄마의 조언을 안 듣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모두 사이좋게 지내라는 엄마의 말을 수용한 ‘나’의 마음이 한 뼘 큰 것 같다. 각 장
마다 들어간 그림이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대머리 사자
기무라 유이치 지음 | 나카야 야스히코 그림 | 장은선 옮김 | 뜨인돌어린이 | 68쪽 | 2011.07.20. | 9,000원 | 낮은학년 | 일본 | 동화
사자가 대머리가 된다면? 동물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 바람에 날리는 갈기로 인해 위용을 자랑하던 사자가 갈기가 다 없어지고 민머리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우스꽝스럽다. 늘 우리에게 사자의 모습으로 각인된 것에서 벗어나 색다른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다. 남들이 보기에는 힘이 세고 용감해 보이는 사자가 실은 겁이 많고 마음이 여리게 그려졌다. 바람이 몹시 불던 밤 빨래가 창문으로 날아오자 괴물로 착각하고 놀라는 통에 사자는 갈기가 다 빠져버린다. 맨머리가 창피해서 밖에 나갈 수 없어 테이프로 갈기를 붙인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호랑이와의 한판 승부에서 항복하려는 순간 테이프가 떨어질까봐 온갖 힘을 다해 테이프를 지키는 사자, 그 모습을 보고 호랑이가 줄행랑을 치는 장면도 재미있다. 맹수인 사자를 약하고 여리게 만든 설정은 겉모습으로 인해 선입감을 갖고 있던 생각의 벽을 허물게 해준다. 겉모습으로 인한 판단이나 생각을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김선영 서울 신계초 사서


드레스 입은 스트라이커
데이비드 왈리암스 지음 | 틴 블레이크 그림 | 고수미 옮김 | 을파소 | 216쪽 | 2011.07.15 | 11,000원 | 높은학년 | 영국 | 동화
열살 때 엄마의 가출 이후 숨을 쉴 수 없는 삭막한 집에서 데니스는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포옹이 그립다. 패션잡지 <보그>에 대한 데니스의 무조건적인 열망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사진 속 엄마는 노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다. <보그> 표지모델 역시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여장을 하면서 새로운 세계의 짜릿함에 빠져든 데니스는 여자가 되어 느끼는 행복감에 춤이라도 추고 싶단다. 자기의 숨통을 터준다고 한다. 여장의 기저에는 모성을 향한 강한 집념이 있다. 그리고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다. 처음 시작은 이렇게 사뭇 심각하다. 하지만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지은이는 위트와 기발한 반전으로 데니스의 ‘다름’을 독자로 하여금 인정하게 만든다. 스토리 전체의 반전은 여자 옷을 입고 축구를 한 데니스에게 퇴학 처분을 내린 교장의 여장이다. 이 책에서 여장은 아니마anima의 표출일 뿐이다. 엉뚱함과 기발함이 버무려진 내용에 틴 블레이크의 삽화는 로알드 달 작품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박영옥 서울 연지초 사서


마이카의 황새
벤노 플루드라 지음 | 이세 히데코 그림 | 서유정 옮김 | 북뱅크 | 2011.07.30 | 131쪽 | 9,000원 | 가운데학년 | 독일 | 동화
사람과 동물들의 교감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 이 작품 또한 일곱살 소녀 마이카와 날 줄 모르는 아기황새 그 둘의 우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내 감동을 준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새가 마이카 집에 둥지를 튼 지 7년째, 그해 날아든 황새 부부에게서 태어난 세 마리의 아기황새 중 한 마리는 다른 황새들과 달리 회색을 띠고, 뭔가 남다르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외톨이가 된다. 결국 날지도 못하는 회색황새는 마이카의 보살핌을 받으며 헛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마이카가 회색황새를 보살피게 되면서 서로 생각이 다른 엄마와 아빠의 양육 방식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 들어 있는 화려하지 않은 그림들은 아이들이 상황을 그려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작가는 마이카의 꿈을 통해 아련한 슬픔과 포근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내 섣부른 결말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따뜻하게 마음을 열어 다가가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서로 통한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꼈으면 한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뻥쟁이 선생님
최형미 지음 | 정지혜 그림 | 크레용하우스 | 88쪽 | 2011.07.19 | 8,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주인공 이현은 삶이 그리 유쾌하지가 않다. 베트남인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이현은 할머니와 둘이 산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손녀까지 돌봐야 하는 할머니는 무뚝뚝하고 답답하다. 그런 이현에게는 학교도 편한 곳이 아니다. 좀 다른 생김새 때문에 늘 아이들의 관심거리가 되지만, 그 때문에 누구하고도 마음을 나누기가 힘들다. 새 학년도 새롭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맞을 수가 없다. 또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의 관심거리가 되는 것이 힘겨울 뿐이다. 이런 이현에게 새 담임선생님의 등장은 예사롭지 않다. 자신의 이름을 ‘이소룡’이라 하기도 하고 그게 ‘뻥’이라고 말하는 등, 시종일관 아이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할 이벤트를 만들어 낸다. 특히 섬세하고 유쾌한 배려 덕분에 학교 가는 길이 즐겁고 설렌다. 그 선생님 덕분에 엄마와 할머니의 화해도 이루어져서 이현의 삶이 조금씩 밝아지는 과정이 읽는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시끌벅적한 교실 분위기도 유쾌하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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