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깊게 읽기 - 인생은 짧고 DNA는 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4 22:39 조회 9,251회 댓글 0건본문
범죄 사건에서 수사와 관련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미궁에 빠진 사건들이 머리카락, 침, 혈액 속에서 발견된 범인의 DNA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어 해결되고 있다. 볼셰비키 혁명 당시 몰살당한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가족 중 행방불명된 막내딸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한 안나 앤더슨 역시 DNA 검사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주역으로 등장하는 DNA는 귀에 익숙한 단어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생소하기도 하다. DNA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의 줄임말로 지구 상에 사는 모든 생물의 세포핵에 존재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겉모습은 다양해도 모두 다 미세한 세포가 기초를 이루고 있다.
성인을 기준으로 한 사람의 몸속은 대략 60조 개의 살아 있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각 세포의 중심에는 핵이 있는데 그 속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있다. DNA는 염색체라고 불리는 46개의 아주 길고 가느다란 실뭉치 안에 감겨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60억 사람들은 모두 세포핵 속에 DNA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 사람도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겉모습이 하나같이 다른 이유는 DNA 속의 생물의 생김새와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 정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를 통해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기도 하고 오래전 헤어진 혈육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놀랍고도 신비한 DNA는 생명과학에 혁명을 일으킨 20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기묘한 DNA 도서관』은 ‘사람’의 DNA에 초점을 맞추어 DNA가 하는 일과 DNA의 암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DNA 분야에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우리 몸을 결정짓는 수많은 정보를 보유한 DNA를 도서관에 있는 책들에 비유하여 소개한다.
세포 속의 핵은 ‘DNA 도서관’으로, DNA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으로, DNA를 만드는 화학물질 4가지(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는 책을 구성하는 ‘문자’에 비유했다. 또,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에 비유했다. 과학책을 읽다 보면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이 책의 흥미를 떨어뜨리거나 과학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초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통해 어려운 과학지식을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오사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대학의 한 연구실에서 DNA 실험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지식을 간단명료하면서도 잘 정리된 삽화와 함께 책에 담아냈다. DNA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보충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그려진 삽화들은 책을 읽은 뒤에도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특히 DNA의 2중 나선 구조와 유전정보 복제원리 부분의 삽화는 어렵고 생소한 말들로 설명된 다른 책들과 달리 쉽고 명쾌하게 표현하고 있어 읽은 후 속이 후련하기까지 하다.
저자의 역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차례나 저자의 말보다 앞서 수록된 ‘DNA 도서관 그림책’ 부분이다. 다소 어렵고 복잡한 DNA 세계를 17페이지의 그림책으로 제시한 이 부분은 『기묘한 DNA 도서관』의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삽화를 통해 하루도 쉬지 않고 운영되는 세포 속 DNA 도서관 모습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비유를 통해 DNA를 표현한 것은 독자의 이해력을 높이는 기발한 아이디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과학책과 같은 지식 책은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경우도 있는데 이 비유된 용어들 때문에 부분 읽기를 하는 독자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을 더 지적하자면 핵 속에 존재하는 DNA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짚어주고 있지만,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나 ‘DNA 이상’, ‘유전자 조작’과 같은 부분은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점이다. 책 속에 오류도 보인다. ‘복사한 제조법을 해독하는 방법’ 부분에서 A, U, G, C라는 4개의 문자를 3개씩 조합하여 64개의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43=4×4×4=64’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DNA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니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이 생각난다. 과학자들이 수천만 년 전에 공룡을 물어 피를 빨아 먹은 뒤 미처 소화되기 전에 호박에 갇혀 죽었던 곤충의 위장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한 후 공룡을 부활시키는 장면이다. 이제껏 수천만 년 전의 화석에서 동물의 DNA를 채취하여 공룡을 부활시킨다는 것은 영원히 영화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DNA 분자 하나에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다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미래엔 공룡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놀랍고도 신비한 DNA의 세계를 알고 나니 이 한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인생은 짧고 DNA는 길다.’
성인을 기준으로 한 사람의 몸속은 대략 60조 개의 살아 있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각 세포의 중심에는 핵이 있는데 그 속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있다. DNA는 염색체라고 불리는 46개의 아주 길고 가느다란 실뭉치 안에 감겨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60억 사람들은 모두 세포핵 속에 DNA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 사람도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겉모습이 하나같이 다른 이유는 DNA 속의 생물의 생김새와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 정보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를 통해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기도 하고 오래전 헤어진 혈육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놀랍고도 신비한 DNA는 생명과학에 혁명을 일으킨 20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기묘한 DNA 도서관』은 ‘사람’의 DNA에 초점을 맞추어 DNA가 하는 일과 DNA의 암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DNA 분야에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우리 몸을 결정짓는 수많은 정보를 보유한 DNA를 도서관에 있는 책들에 비유하여 소개한다.
세포 속의 핵은 ‘DNA 도서관’으로, DNA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으로, DNA를 만드는 화학물질 4가지(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는 책을 구성하는 ‘문자’에 비유했다. 또,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에 비유했다. 과학책을 읽다 보면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이 책의 흥미를 떨어뜨리거나 과학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초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통해 어려운 과학지식을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오사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대학의 한 연구실에서 DNA 실험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지식을 간단명료하면서도 잘 정리된 삽화와 함께 책에 담아냈다. DNA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보충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그려진 삽화들은 책을 읽은 뒤에도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특히 DNA의 2중 나선 구조와 유전정보 복제원리 부분의 삽화는 어렵고 생소한 말들로 설명된 다른 책들과 달리 쉽고 명쾌하게 표현하고 있어 읽은 후 속이 후련하기까지 하다.
저자의 역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차례나 저자의 말보다 앞서 수록된 ‘DNA 도서관 그림책’ 부분이다. 다소 어렵고 복잡한 DNA 세계를 17페이지의 그림책으로 제시한 이 부분은 『기묘한 DNA 도서관』의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삽화를 통해 하루도 쉬지 않고 운영되는 세포 속 DNA 도서관 모습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비유를 통해 DNA를 표현한 것은 독자의 이해력을 높이는 기발한 아이디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과학책과 같은 지식 책은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경우도 있는데 이 비유된 용어들 때문에 부분 읽기를 하는 독자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을 더 지적하자면 핵 속에 존재하는 DNA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짚어주고 있지만,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나 ‘DNA 이상’, ‘유전자 조작’과 같은 부분은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점이다. 책 속에 오류도 보인다. ‘복사한 제조법을 해독하는 방법’ 부분에서 A, U, G, C라는 4개의 문자를 3개씩 조합하여 64개의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43=4×4×4=64’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DNA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니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이 생각난다. 과학자들이 수천만 년 전에 공룡을 물어 피를 빨아 먹은 뒤 미처 소화되기 전에 호박에 갇혀 죽었던 곤충의 위장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한 후 공룡을 부활시키는 장면이다. 이제껏 수천만 년 전의 화석에서 동물의 DNA를 채취하여 공룡을 부활시킨다는 것은 영원히 영화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DNA 분자 하나에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다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미래엔 공룡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놀랍고도 신비한 DNA의 세계를 알고 나니 이 한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인생은 짧고 DNA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