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 새 책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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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4 21:59 조회 7,561회 댓글 0건본문
이달에 실린 책은 2011년 5월 11일부터 7월 10일까지 나온 책들 중에 가려 뽑은 것이다. 우리 동화 35
권, 외국 동화 20권, 옛이야기 2권, 동시집 5권을 살펴보았다.
우리 동화들에게서 보이는 경향을 정리하면, 우선 황선미의 『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시공주니어), 김
남중의 『속 좁은 아빠』(푸른숲주니어), 『보손 게임단』(사계절) 같은 중견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띄었지
만 독자들이 그 작가에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또한 각종 수상작 출간이 많
았는데, 임제다의 『달팽이의 성』(웅진주니어), 박현숙의 『크게 외쳐!』(살림어린이), 신수현의 『빨강 연
필』(비룡소), 김리라의 『무에타이 할아버니와 태권 손자』(웅진주니어)가 그들이다. 무언가 상을 받았
다고 하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되지만, 이 네 작품 모두 기대에 찬 독자들의 마
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이달 책들 중에 아쉽게 마음에 남아 있는 책은 임선아의 『호랑이 식당, 범희네』(미래아이)다.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된 호랑이(곰이 아니라) 후손이 현재에도 살고 있다는 상상력은 매우 신선하고 획
기적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지나치게 약해서 그저 그런 소품이 되어 버렸다. 읽는 내내 소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주식의 『바랑골 왕코와 백석이』(상수리)는 구제역 파동에서 죽어가는 소
이야기다. 동화가 현실을 발 빠르게 읽어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남사당 조막이
김소연 지음 | 홍선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16쪽 | 2011.06.27 | 9,800원 | 한국 | 높은학년 | 역사동화
이 책은 어린 시절 남사당에 들어가 한평생을 보낸 꼭두쇠 조막이의 이야기다. ‘남
사당은 조선시대 춤, 노래 등 흥행적인 놀이를 가지고 떠돌아다닌 유랑예인 집단
이다.’ 주인공 홍수는 돌림병으로 부모를 잃고 가난한 외가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지낸다. 그러던 중 든든한 버팀목이던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외삼촌은 홍수를
양반네 머슴으로 들여보내려고 한다. 머슴살이가 싫어 외삼촌 집에서 도망쳐 남사
당패에 들어간 홍수는 ‘조막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새 삶을 살아간다. 조막이는
허드렛일을 하며 갖은 고생을 하지만 가슴속 한을 놀이판에서 재주를 넘으며 풀
어낸다. 조막이가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가 되는 꿈을 이루는 과정이 남
사당패의 운명적인 행로와 더불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잔잔하게 진행되는 조막
이의 삶 속에서 재미와 감동과 더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시대는 달라도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와 닿을 것이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둠벙마을 되지빠귀 아이들
권오준 글・사진 | 백남호 그림 | 보리 | 91쪽 | 2011.06.07 | 13,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생태동화
무더운 여름 동안 산새는 무엇을 하며 지낼까? 산에 사는 새는 어디서 자고,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떻게 새끼를 기르는지 궁금한 아이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새를 사랑하는 작가가 여름 산속에서 오랫동안 되지빠귀라는 산새를 관찰한 기록
에 사진과 세밀화를 더해서 아이들이 읽기에 좋도록 만든 생태동화다. 여름 철새
인 되지빠귀가 짝을 만나서 둥지를 짓고, 새끼를 키우고, 천적을 피하고, 다시 남쪽
나라로 떠나는 장면을 찍은 생생한 사진에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만든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펼쳐진다. 새에 대한 깊은 탐구심을 가지고 자신이 어렵게 얻
은 지식을 지면을 통해 쉽게 설명해주는 작가는 새의 매력에 흠뻑 빠진 새 사랑 전
도사다. 이 전도사는 사진과 그림에도 부족함을 느꼈는지 동화 속에 나온 새들의
모습과 생태를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별책부록으로 DVD를 달았다. 되지빠귀의
생태동화와 영상은 자연에서 새를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지음 | 이승숙 옮김 | 김종민 그림 | 한림출판사 | 255쪽 | 2011.06.30 | 9,500원 | 높은학년 | 미국 | 성장동화
엄마를 갑자기 잃게 된 버논은 많이 힘들고 외로운 아이였다. 성적도 낙제 점수를 받아 1년 유급되었다. 내년에 또다시 유급될 상황에 처해지자 퇴임교사인 애니 선생님께 과외를 받는다. 애니 선생님은 과외비 대신 지적 장애를 가진 로널드와 로널드 엄마를 도와주라고 한다. 선생님의 지시로 로널드 가족과의 관계가 시작되었지만 로널드의 운동화를 사주기 위해 바자회도 열어 기금도 모으고, 지적 장애인 올림픽에도 자진해서 동행하며 마음을 여는 친구가 되어간다. 로널드가 다른 가정에 입양되어 다시금 버논은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되지만 그간의 일들을 글로 적어가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버논에게 글씨를 가르쳐주는 퇴임한 이웃 선생님, 버논이 로널드의 운동화를 사기 위해 바자회를 연다고 하자 각자 가진 것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이웃들. 애니 선생님의 로널드 가족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자칫 자신만의 외로운 세계에 갇혀 버릴 수 있었던 아이가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차츰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김선영 서울 신계초 사서
바랑골 왕코와 백석이
장주식 지음 | 박영진 그림 | 상수리나무 | 171쪽 | 2011.07.08 | 9,8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축혼제? 지난해부터 구제역 파동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지나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고한 소들이 죽임을 당했다. 작가는 그렇게 스러져간 생명들에게 진혼곡처럼 한바탕 울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천석이네는 축산 농가다. 비육우도 100여 마리 기르지만 가족처럼 기르는 암소 왕코도 있다. 갓 태어난 왕코의 어린 송아지에게 천석이는 제 동생이라는 의미로 백석이라 부른다. 구제역 확산을 막는다고 살처분 대상이 된 천석이네 소들은 다 강제로 죽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일을 해야 하는 수의사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왕코와 백석이라도 살리고 싶은 천석은 재 넘어 농막으로 숨긴다. 함께한 친구 형기는 사람들의 먹을거리로 길러져 죽거나 살처분으로 죽어가나 무엇이 다르냐고 이야기한다. 천석이는 혼란스럽다. 결국 원하지 않는 죽음이긴 마찬가진데…. 인간 중심, 인간 편의의 생명 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진을 보는 듯 그려진 그림들이 등장인물들의 참담함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키티, 나의 키티
빌 월리스 지음 |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159쪽 | 2011.07.20 | 9,500원 | 가운데학년 | 미국 | 동화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물린 기억으로 몸과 마음의 근원에 공포를 간직한 리키, 아버지는 개에 대한 공포에 끌려다니며 인생을 망치게 될까봐 리키를 호되게 훈육한다. 버려진 개 키티와의 인연으로 과거의 공포를 극복하고 두려움을 통제해 간다. 들개 떼와의 싸움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싸움에서 리키는 어릴 적 기억과 공포가 되살아나지만 자신을 위해 미친 듯이 싸우는 키티를 보자 애정으로 바뀐다. 열살의 사내아이가 겪기에는 버거운 농사일, 들개 떼와의 싸움. 요즘 아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지혜와 용기로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농장 주변의 연못, 붉은 언덕, 협곡 등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배경은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오클라호마 농장을 배경으로 웃음과 유머와 사랑과 용기와 지혜와 절제가 가득하다. 세밀한 작가적 시선은 모든 사건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다. 풀 한 포기도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마지막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박영옥 서울 연지초 사서
학교 영웅 전설
최나미 지음 | 윤지회 그림 | 웅진주니어 | 216쪽 | 2011.05.25 | 9,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사춘기란 시기는 새롭게 자라난 세대가 이전 세대를 넘어서는 시간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넘어서려 하고, 딸들은 어머니를 넘어서려 한다. 그래서 두 세대는 늘 갈등하게 마련이고, 이 갈등은 아들 세대가 어른이 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들 세대에게 멋진 멘토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동화는 이런 멘토에 대한 생각을 아이들의 시각을 통해 ‘영웅’이란 이름으로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무협지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육학년 아이들과 학교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육학년 아이들이 느끼는 ‘난세’와 ‘영웅’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그럴 듯하기도 해서 읽는 내내 유쾌하다. 축구와 영웅, 전설 등 남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소재를 적절히 잘 사용하였다. 내 아버지는 영웅이 될 수 없으나 남의 아버지는 영웅일 수 있는 아이들의 생각이 재미있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권, 외국 동화 20권, 옛이야기 2권, 동시집 5권을 살펴보았다.
우리 동화들에게서 보이는 경향을 정리하면, 우선 황선미의 『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시공주니어), 김
남중의 『속 좁은 아빠』(푸른숲주니어), 『보손 게임단』(사계절) 같은 중견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띄었지
만 독자들이 그 작가에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또한 각종 수상작 출간이 많
았는데, 임제다의 『달팽이의 성』(웅진주니어), 박현숙의 『크게 외쳐!』(살림어린이), 신수현의 『빨강 연
필』(비룡소), 김리라의 『무에타이 할아버니와 태권 손자』(웅진주니어)가 그들이다. 무언가 상을 받았
다고 하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되지만, 이 네 작품 모두 기대에 찬 독자들의 마
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이달 책들 중에 아쉽게 마음에 남아 있는 책은 임선아의 『호랑이 식당, 범희네』(미래아이)다.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된 호랑이(곰이 아니라) 후손이 현재에도 살고 있다는 상상력은 매우 신선하고 획
기적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지나치게 약해서 그저 그런 소품이 되어 버렸다. 읽는 내내 소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주식의 『바랑골 왕코와 백석이』(상수리)는 구제역 파동에서 죽어가는 소
이야기다. 동화가 현실을 발 빠르게 읽어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남사당 조막이
김소연 지음 | 홍선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16쪽 | 2011.06.27 | 9,800원 | 한국 | 높은학년 | 역사동화
이 책은 어린 시절 남사당에 들어가 한평생을 보낸 꼭두쇠 조막이의 이야기다. ‘남
사당은 조선시대 춤, 노래 등 흥행적인 놀이를 가지고 떠돌아다닌 유랑예인 집단
이다.’ 주인공 홍수는 돌림병으로 부모를 잃고 가난한 외가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지낸다. 그러던 중 든든한 버팀목이던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외삼촌은 홍수를
양반네 머슴으로 들여보내려고 한다. 머슴살이가 싫어 외삼촌 집에서 도망쳐 남사
당패에 들어간 홍수는 ‘조막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새 삶을 살아간다. 조막이는
허드렛일을 하며 갖은 고생을 하지만 가슴속 한을 놀이판에서 재주를 넘으며 풀
어낸다. 조막이가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가 되는 꿈을 이루는 과정이 남
사당패의 운명적인 행로와 더불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잔잔하게 진행되는 조막
이의 삶 속에서 재미와 감동과 더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시대는 달라도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와 닿을 것이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둠벙마을 되지빠귀 아이들
권오준 글・사진 | 백남호 그림 | 보리 | 91쪽 | 2011.06.07 | 13,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생태동화
무더운 여름 동안 산새는 무엇을 하며 지낼까? 산에 사는 새는 어디서 자고,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떻게 새끼를 기르는지 궁금한 아이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새를 사랑하는 작가가 여름 산속에서 오랫동안 되지빠귀라는 산새를 관찰한 기록
에 사진과 세밀화를 더해서 아이들이 읽기에 좋도록 만든 생태동화다. 여름 철새
인 되지빠귀가 짝을 만나서 둥지를 짓고, 새끼를 키우고, 천적을 피하고, 다시 남쪽
나라로 떠나는 장면을 찍은 생생한 사진에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만든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펼쳐진다. 새에 대한 깊은 탐구심을 가지고 자신이 어렵게 얻
은 지식을 지면을 통해 쉽게 설명해주는 작가는 새의 매력에 흠뻑 빠진 새 사랑 전
도사다. 이 전도사는 사진과 그림에도 부족함을 느꼈는지 동화 속에 나온 새들의
모습과 생태를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별책부록으로 DVD를 달았다. 되지빠귀의
생태동화와 영상은 자연에서 새를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지음 | 이승숙 옮김 | 김종민 그림 | 한림출판사 | 255쪽 | 2011.06.30 | 9,500원 | 높은학년 | 미국 | 성장동화
엄마를 갑자기 잃게 된 버논은 많이 힘들고 외로운 아이였다. 성적도 낙제 점수를 받아 1년 유급되었다. 내년에 또다시 유급될 상황에 처해지자 퇴임교사인 애니 선생님께 과외를 받는다. 애니 선생님은 과외비 대신 지적 장애를 가진 로널드와 로널드 엄마를 도와주라고 한다. 선생님의 지시로 로널드 가족과의 관계가 시작되었지만 로널드의 운동화를 사주기 위해 바자회도 열어 기금도 모으고, 지적 장애인 올림픽에도 자진해서 동행하며 마음을 여는 친구가 되어간다. 로널드가 다른 가정에 입양되어 다시금 버논은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되지만 그간의 일들을 글로 적어가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버논에게 글씨를 가르쳐주는 퇴임한 이웃 선생님, 버논이 로널드의 운동화를 사기 위해 바자회를 연다고 하자 각자 가진 것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이웃들. 애니 선생님의 로널드 가족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자칫 자신만의 외로운 세계에 갇혀 버릴 수 있었던 아이가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차츰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김선영 서울 신계초 사서
바랑골 왕코와 백석이
장주식 지음 | 박영진 그림 | 상수리나무 | 171쪽 | 2011.07.08 | 9,8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축혼제? 지난해부터 구제역 파동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지나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고한 소들이 죽임을 당했다. 작가는 그렇게 스러져간 생명들에게 진혼곡처럼 한바탕 울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천석이네는 축산 농가다. 비육우도 100여 마리 기르지만 가족처럼 기르는 암소 왕코도 있다. 갓 태어난 왕코의 어린 송아지에게 천석이는 제 동생이라는 의미로 백석이라 부른다. 구제역 확산을 막는다고 살처분 대상이 된 천석이네 소들은 다 강제로 죽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일을 해야 하는 수의사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왕코와 백석이라도 살리고 싶은 천석은 재 넘어 농막으로 숨긴다. 함께한 친구 형기는 사람들의 먹을거리로 길러져 죽거나 살처분으로 죽어가나 무엇이 다르냐고 이야기한다. 천석이는 혼란스럽다. 결국 원하지 않는 죽음이긴 마찬가진데…. 인간 중심, 인간 편의의 생명 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진을 보는 듯 그려진 그림들이 등장인물들의 참담함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키티, 나의 키티
빌 월리스 지음 |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159쪽 | 2011.07.20 | 9,500원 | 가운데학년 | 미국 | 동화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물린 기억으로 몸과 마음의 근원에 공포를 간직한 리키, 아버지는 개에 대한 공포에 끌려다니며 인생을 망치게 될까봐 리키를 호되게 훈육한다. 버려진 개 키티와의 인연으로 과거의 공포를 극복하고 두려움을 통제해 간다. 들개 떼와의 싸움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싸움에서 리키는 어릴 적 기억과 공포가 되살아나지만 자신을 위해 미친 듯이 싸우는 키티를 보자 애정으로 바뀐다. 열살의 사내아이가 겪기에는 버거운 농사일, 들개 떼와의 싸움. 요즘 아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지혜와 용기로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농장 주변의 연못, 붉은 언덕, 협곡 등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배경은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오클라호마 농장을 배경으로 웃음과 유머와 사랑과 용기와 지혜와 절제가 가득하다. 세밀한 작가적 시선은 모든 사건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다. 풀 한 포기도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마지막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박영옥 서울 연지초 사서
학교 영웅 전설
최나미 지음 | 윤지회 그림 | 웅진주니어 | 216쪽 | 2011.05.25 | 9,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동화
사춘기란 시기는 새롭게 자라난 세대가 이전 세대를 넘어서는 시간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넘어서려 하고, 딸들은 어머니를 넘어서려 한다. 그래서 두 세대는 늘 갈등하게 마련이고, 이 갈등은 아들 세대가 어른이 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들 세대에게 멋진 멘토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동화는 이런 멘토에 대한 생각을 아이들의 시각을 통해 ‘영웅’이란 이름으로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무협지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육학년 아이들과 학교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육학년 아이들이 느끼는 ‘난세’와 ‘영웅’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그럴 듯하기도 해서 읽는 내내 유쾌하다. 축구와 영웅, 전설 등 남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소재를 적절히 잘 사용하였다. 내 아버지는 영웅이 될 수 없으나 남의 아버지는 영웅일 수 있는 아이들의 생각이 재미있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