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인문, 사회, 예술, 문화 - 새 책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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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9 18:50 조회 6,971회 댓글 0건본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기쁘고 자신 있게 권할 만한 책은 적었다. 외국의 도감류 책들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나 단순 지식의 나열로 끝나는 전과 같은 책은 제외시켰다. 그 중 잘 만들어진 『꼬마 와박사 소마, 미륵사에 가다』(박효미·김영심 지음, 김영심 그림, 사계절출판사)와 『이이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명절이야기』(박남정 지음, 김미정 그림, 파랑새)가 눈길을 끌었지만 유명출판사의 기획물로 이미 전에도 소개한 책들과 한 시리즈라서 계속 소개할 수 없어 아쉬웠다. 교사와 학부모용 도서로 『어린이 건축교실 [ae80]프로그램』(K-12 건축학교 지음, 걷다)을 두고 여러 차례 논의하였는데 수업으로 진행된 정리하여 엮은 것이라 매우 좋았으나 워낙 다른 책들이 훌륭하여 싣지 못했다.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주를 이루는 어린이인문분과의 책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에 더하여, 어린이들의 마음에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내용으로도 기획되기를 기대한다. 신정화 서울 삼광초 사서
공부가 되는 한국 명화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136쪽 | 2011.02.14 | 18,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미술
과거에 학교에서 배우던 미술은 거의 서양미술이었다. 서양미술은 눈에 보이는 것
을 그대로, 혹은 화가의 관점대로 변형해서 표현한 것이 많았다. 화려한 색채와 캔
버스에 나타내는 굵직굵직한 필체가 관람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반면에 화선지라
는 얇은 종이에 수묵화로 표현된 한국의 그림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조금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그림감상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표현이다. 한국화
는 그림 속에 이야기가 있다. 마치 그림 앞에 서면 옛날이야기를 전해 주는 듯한 느
낌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한다. 더군다나 책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있
는 이야기가 눈에 띈다. 김홍도의 그림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잘 못 그려진 곳이
있다고 한다. 같은 손을 양손에 그린다든지… 그 뜻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저
자는 일부러 그랬다는데 무게를 둔다. 이 책은 이런 재미를 가미해 한국화에 큰 관
심이 없는 초등학생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책이다.
박은하 서울사대부초 사서교사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
구혜경, 정은주 지음 | 김효진 그림 | 토토북 | 208쪽 | 2011.02.15 | 15,000원 | 전학년 | 한국 | 지리
여행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펼쳐보는 것이 바로 지도다.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향
하는 교통편과 지역의 특징에 대해 한눈에 파악한다. 지도는 축약된 언어로 우리
에게 길을 알려준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잦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지도
를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호들과 행정구역명으로 가득 찬 지도는 꼭 암
호문처럼 여겨질 텐데, 이런 지도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래서 이 책이 반갑다. 지도의 개념은 ‘위에서 내려다본 방’ 그림으로 안다. 지도란
넓은 땅을 작은 크기로 줄여 만든 것이란다. 방위는 해질녘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
며 안다. 빨갛게 물든 저 하늘이 서쪽이란다. 등고선은 고구마로, 축척은 10센티미
터 자로, 기호는 숨은그림찾기로 기본 지식을 익힌다. 그러고 나서 우리 동네 지도
그리기에 도전해본다. 동네지도에서 우리나라 전도로, 다시 각 도별로 쪼개 지도
를 그리고 스티커를 붙이며 놀아본다.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릴 수 있어 더 실감난
다. 이정옥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어린이 외교관 미국에 가다
손세호 글 | 황유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168쪽 | 2011.02.14 | 10,5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세계문화
미국은 우리나라의 뉴스와 신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이고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가는 나라다. 6.25전쟁 때, 많은 군인을 보내 주었고, 전쟁 후에는 많은 물자를 주어 어렵고 굶주리던 시기에 도움이 된 나라다. 하지만 그때부터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게 되었고 우리의 군사 작전권을 아직도 미국이 갖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는 지나치게 자국의 이익만을 구하려 하고, 우리에게 잘못한 일이 있어도 사과하지 않는 오만한 입장을 취한 것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미국을 싫어하는 감정이 커졌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계뿐만 아니라 요즘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는 미국이 등장하는 뉴스를 좀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되고 외교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신정화 서울 삼광초 사서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속담 여행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기획 | 대교출판 | 232쪽 | 2011.01.31 | 12,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세계문화
‘에샤게단 투쇼브 큼맡(당나귀 보다 고삐가 더 비싸다)’ 우즈베키스탄의 동물에 관련된 속담이다.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느낄 때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인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한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음식, 옷, 집, 기후, 동물, 식물, 종교, 풍속 등 6개의 주제에 맞춰 재미있고 다양한 속담이 제시된다. 글로벌화 되는 시대변화에 맞추어 아시아 8개국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속담을 소재로 한 점이 흥미롭다. 해당 나라의 풍부한 사진자료가 실려 있고 나라별로 전체적인 설명과 함께 지도가 제시되어 구체적인 이해를 돕는 점이 좋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아시아권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즈베키스탄, 인도, 태국, 베트남, 필리핀, 중국, 몽골, 일본 등 8개국 문화를 이해함에 있어 ‘새우로 도미를 낚는다’는 일본 속담처럼 노력에 비해 큰 이익이나 수확을 얻을 수 있겠다.
신정임 서울 성재중 학부모
즐거운 양육혁명
톰 호지킨슨 지음 |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 | 348쪽 | 2011.01.17 | 13,000원 | 학부모 | 영국 | 교육방법
추위가 물러가고 봄 햇살이 좋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를 듣기 어렵다. 학원을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아이들과 불안의 고리를 끊지 못해 사교육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평하는 부모들에게 꿈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아이들과 힘들어 하는 부모에게 저자는 게으른 육아를 권하지만,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포기해버리는 것과는 다르다. 넘어져 다치거나 신발이 물에 젖고 흙투성이가 되어도 가만 두라고 말한다. 삶에는 위험이 따르고 즐거움과 고통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려주어 그대로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자연에 맡기라는 거다. 저자는 실제 육아경험과 17세기의 존 로크, 18세기의 장 자크 루소, 서머힐 스쿨의 창업자인 A. S. 닐 등의 이야기를 끌어와 풀어간다. 초경쟁사회에 휩쓸리지 않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부모들이 읽고 토론하기에 적합하다. 허지연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할머니 제삿날
이춘희 지음 |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38쪽 | 2011.01.21 | 10,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전통문화
제삿날은 참 신나는 날이었다. 고모할머니, 고모들까지 오셔서 설날보다 더 복작복작했다. 사람도 많고 음식도 넘쳤다. 몰래 전을 빼먹어도 할머니 뒤에 숨으면 엄마는 무섭지 않았다. 오늘은 나랑 비슷해서 마음에 드는 아이 민수네 집 제삿날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촌언니나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이 있었던 나와는 달리 민수는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다. 제사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방과 축문은 무엇인지, 병풍은 왜 둘러치는지, 밥이랑 국은 왜 두 개인지 부모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묻는다. 민수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제사상을 차리는 어른인 나도 새롭게 배운다. 모든 책이 어른과 같이 읽으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특히 이 책은 가족과 읽으면 더 좋겠다. 증조할머니는 어떤 분이신지 이야기 나누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제삿날 제일 중요한 것은 할머니가 집에 잘 찾아오실 수 있도록 대문을 열고 대문 밖에 손전등까지 걸어놓는 민수의 마음 아닐까. 김수정 서울 장안초 교사
공부가 되는 한국 명화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136쪽 | 2011.02.14 | 18,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미술
과거에 학교에서 배우던 미술은 거의 서양미술이었다. 서양미술은 눈에 보이는 것
을 그대로, 혹은 화가의 관점대로 변형해서 표현한 것이 많았다. 화려한 색채와 캔
버스에 나타내는 굵직굵직한 필체가 관람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반면에 화선지라
는 얇은 종이에 수묵화로 표현된 한국의 그림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조금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그림감상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표현이다. 한국화
는 그림 속에 이야기가 있다. 마치 그림 앞에 서면 옛날이야기를 전해 주는 듯한 느
낌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한다. 더군다나 책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있
는 이야기가 눈에 띈다. 김홍도의 그림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잘 못 그려진 곳이
있다고 한다. 같은 손을 양손에 그린다든지… 그 뜻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저
자는 일부러 그랬다는데 무게를 둔다. 이 책은 이런 재미를 가미해 한국화에 큰 관
심이 없는 초등학생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책이다.
박은하 서울사대부초 사서교사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
구혜경, 정은주 지음 | 김효진 그림 | 토토북 | 208쪽 | 2011.02.15 | 15,000원 | 전학년 | 한국 | 지리
여행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펼쳐보는 것이 바로 지도다.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향
하는 교통편과 지역의 특징에 대해 한눈에 파악한다. 지도는 축약된 언어로 우리
에게 길을 알려준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잦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지도
를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호들과 행정구역명으로 가득 찬 지도는 꼭 암
호문처럼 여겨질 텐데, 이런 지도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래서 이 책이 반갑다. 지도의 개념은 ‘위에서 내려다본 방’ 그림으로 안다. 지도란
넓은 땅을 작은 크기로 줄여 만든 것이란다. 방위는 해질녘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
며 안다. 빨갛게 물든 저 하늘이 서쪽이란다. 등고선은 고구마로, 축척은 10센티미
터 자로, 기호는 숨은그림찾기로 기본 지식을 익힌다. 그러고 나서 우리 동네 지도
그리기에 도전해본다. 동네지도에서 우리나라 전도로, 다시 각 도별로 쪼개 지도
를 그리고 스티커를 붙이며 놀아본다.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릴 수 있어 더 실감난
다. 이정옥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어린이 외교관 미국에 가다
손세호 글 | 황유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168쪽 | 2011.02.14 | 10,5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세계문화
미국은 우리나라의 뉴스와 신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이고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가는 나라다. 6.25전쟁 때, 많은 군인을 보내 주었고, 전쟁 후에는 많은 물자를 주어 어렵고 굶주리던 시기에 도움이 된 나라다. 하지만 그때부터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게 되었고 우리의 군사 작전권을 아직도 미국이 갖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는 지나치게 자국의 이익만을 구하려 하고, 우리에게 잘못한 일이 있어도 사과하지 않는 오만한 입장을 취한 것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미국을 싫어하는 감정이 커졌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계뿐만 아니라 요즘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는 미국이 등장하는 뉴스를 좀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되고 외교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신정화 서울 삼광초 사서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속담 여행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기획 | 대교출판 | 232쪽 | 2011.01.31 | 12,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세계문화
‘에샤게단 투쇼브 큼맡(당나귀 보다 고삐가 더 비싸다)’ 우즈베키스탄의 동물에 관련된 속담이다.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느낄 때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인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한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음식, 옷, 집, 기후, 동물, 식물, 종교, 풍속 등 6개의 주제에 맞춰 재미있고 다양한 속담이 제시된다. 글로벌화 되는 시대변화에 맞추어 아시아 8개국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속담을 소재로 한 점이 흥미롭다. 해당 나라의 풍부한 사진자료가 실려 있고 나라별로 전체적인 설명과 함께 지도가 제시되어 구체적인 이해를 돕는 점이 좋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아시아권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즈베키스탄, 인도, 태국, 베트남, 필리핀, 중국, 몽골, 일본 등 8개국 문화를 이해함에 있어 ‘새우로 도미를 낚는다’는 일본 속담처럼 노력에 비해 큰 이익이나 수확을 얻을 수 있겠다.
신정임 서울 성재중 학부모
즐거운 양육혁명
톰 호지킨슨 지음 |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 | 348쪽 | 2011.01.17 | 13,000원 | 학부모 | 영국 | 교육방법
추위가 물러가고 봄 햇살이 좋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를 듣기 어렵다. 학원을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아이들과 불안의 고리를 끊지 못해 사교육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평하는 부모들에게 꿈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아이들과 힘들어 하는 부모에게 저자는 게으른 육아를 권하지만,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포기해버리는 것과는 다르다. 넘어져 다치거나 신발이 물에 젖고 흙투성이가 되어도 가만 두라고 말한다. 삶에는 위험이 따르고 즐거움과 고통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려주어 그대로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자연에 맡기라는 거다. 저자는 실제 육아경험과 17세기의 존 로크, 18세기의 장 자크 루소, 서머힐 스쿨의 창업자인 A. S. 닐 등의 이야기를 끌어와 풀어간다. 초경쟁사회에 휩쓸리지 않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부모들이 읽고 토론하기에 적합하다. 허지연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할머니 제삿날
이춘희 지음 |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38쪽 | 2011.01.21 | 10,000원 | 가운데학년 | 한국 | 전통문화
제삿날은 참 신나는 날이었다. 고모할머니, 고모들까지 오셔서 설날보다 더 복작복작했다. 사람도 많고 음식도 넘쳤다. 몰래 전을 빼먹어도 할머니 뒤에 숨으면 엄마는 무섭지 않았다. 오늘은 나랑 비슷해서 마음에 드는 아이 민수네 집 제삿날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촌언니나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이 있었던 나와는 달리 민수는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다. 제사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방과 축문은 무엇인지, 병풍은 왜 둘러치는지, 밥이랑 국은 왜 두 개인지 부모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묻는다. 민수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제사상을 차리는 어른인 나도 새롭게 배운다. 모든 책이 어른과 같이 읽으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특히 이 책은 가족과 읽으면 더 좋겠다. 증조할머니는 어떤 분이신지 이야기 나누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제삿날 제일 중요한 것은 할머니가 집에 잘 찾아오실 수 있도록 대문을 열고 대문 밖에 손전등까지 걸어놓는 민수의 마음 아닐까. 김수정 서울 장안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