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월례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장 추천 ⇣
버려진 개 태풍이가 자식들로부터 버려진 할아버지와 만나 가족을 이루는 줄
거리이다. 태풍이가 주인에게 버림받고, 주변의 다른 종족들에게 테러를 당하
는 등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은 특별할 것은 없으나 공감이 간다. 자식들은 손
자의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고, 혼자 남겨진 채 한 달에 한 번 ‘굿모닝’ 하
면서 걸려오는 손자의 전화를 기다리는 할아버지의 품에 사냥꾼들에게 쫓기
던 태풍이가 느닷없이 안긴다. 태풍이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안도하는 할아버
지의 모습도 공감이 간다. ‘심장소리’는 태풍이나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보통 사
람들도 살아가는 이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이유니까. 새롭지는 않지만 현실감 있게 풀어가는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의미와 재미를 주는 동화이다.


이지안 미래아이 아동팀 부장 추천 ⇣
프랑스 파리에서 뚜르라는 지방으로 이사 온 봉주가 우연히 한글로 된 낙서를 발견하고 그 주인공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결국 일본인으로 행세하며 살아가는 북한 아이 토시와 그 가족들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끝이 난
다. 이 작품은 ‘분단’을 이야기하지만 그렇고 그런 상투적인 분단 이야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비밀을 추리해 가는 구성 방식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면서 얄밉도록 간결하고 담담하게 풀어가기 때문이다. 그것도 프랑스 뚜르
라는 엉뚱하면서도 낯선 곳에서. 그런데도 책을 읽고 나면 분단에 대한 자각과 아픔이 거대한 회오리가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를 사정없이 강타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앞으로도 분단에 대해 이토록 ‘쿨’하면서도 강한 울림이 있
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성진 문학동네 편집자 추천 ⇣
『국어시간에 세계시읽기』를 다 읽은 순간, “이 어메이징한 책 같으니라구!” 감
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좋은 시를 만나서 내 마음에 품는 건 그 무엇보다 행
복한 일이다. 하지만 외국 시는 번역이라는 과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 자
체로 마음의 울림을 주는 게 쉽지 않다. 이 시선집은 시를 고르는 일부터 번역
까지 정성을 드린 티가 난다. 번역을 거친 외국 시지만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읽
힌다. 영미나 유럽뿐 아니라 조금 생소한 아시아나 중남미 시들도 소개했다. 성
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외국 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어시간에 세계시 읽기』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송무 기획 | 나라말


김성화 나라말 편집자 추천 ⇣
『초코칩 쿠키, 안녕』은 단편동화 여섯 편이 담긴 이숙현 작가의 첫 동화집이다. 작가는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민이나 어려운 상황은 물론 그 내면까지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책 속 어린이들은 높은 뜀틀이 눈앞에 버티고 있어
도, 얼굴에 수박씨 같은 점이 있어도 저마다의 방식대로 헤쳐 나간다. 이 책을 만난 어린이들도 책 속 어린이들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엄마가 정성껏 차려 주신 따뜻한 밥을 맛있게 먹은 느낌이 든다. 인세의 일부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작가의 마음 또한 참 따뜻하다.
『초코칩 쿠키, 안녕』 이숙현 지음｜이명희 그림｜창비


최도연 창비 어린이청소년출판부 편집자 추천 ⇣
‘풀꽃지기가 들려주는 재미난 풀꽃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지은이가 자
연을 열심히 누비며 만난 풀꽃들에 관한 책이다. 자분자분 들려주는 듯한 다
양한 이야기가 읽는 맛을 주고 재미가 넘친다. 글에서 정이 묻어난다. 시기별로 풀꽃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은 사물을 한 가지 모습으로만 보게 하지 않는 것이어서 보는 재미도 준다. 책 만듦새에서는 책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진다. 편
하게 구경만 해도 우리 옆의 작은 목숨들에 애정을 품게 하는 책이다. 지니고 다닐 수 있도록 이 책을 작게 만든 『주머니 속 풀꽃도감』도 추천!
『풀꽃 친구야 안녕? 』 이영득 지음·사진｜황소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