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겉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1 21:39 조회 6,288회 댓글 0건본문
학교생활을 다룬 그림책은 많다. 친구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 선생님과의 갈등, 수업시간에 일어나는 문제 등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은 모두 훌륭한 그림책의 소재이다. 이 책 『호박에는 씨가 몇 개나 들어 있을까?』는 참 욕심이 많은 그림책이다. 학교생활, 자존감, 수학, 식물의 생태, 그림이 보여주는 다문화까지 짧은 지면 안에 많은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흥미로운 그림책이다.
글쓴이 마거릿 맥나마라는 『로빈힐학교 Robin Hill School』시리즈 등 주로 아이들의 학교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이번에도 역시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키 작은 동양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린이 G. 브라이언 카라스는 채소를 기르는 할아버지와 이를 노리는 꾀 많은 토끼 세 마리의 밀고 당기기를 유쾌하게 그린 『야금! 야금! 야금!』으로 미국도서관협회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는 등 다재다능한 어린이책 작가이자 화가이다. 이 책에서 특히 다양한 피부색의 아이들이 어울려 수업을 받는 장면은 다문화 시대를 염두에 둔 그린이의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다. 주황색과 갈색이 주를 이루는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은 호박이 익어가는 가을처럼 따뜻하고 친근하다.
찰리는 반에서 키가 가장 작은 동양계 아이다. 어느 날, 티핀 선생님은 큰 호박, 중간 호박, 작은 호박 세 개를 가져와 아이들
에게 호박씨가 몇 개나 들어 있을까 맞춰보라고 한다. 반에서 가장 키가 큰 로버트는 가장 큰 호박에 씨가 100만 개나 들어 있을 거라며 큰소리친다. 항상 정답처럼 말하는 엘리너는 중간 크기의 호박에 호박씨가 500개 들어 있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찰리는 선생님의 질문에 다른 애들 말이 다 맞는 것 같다고 자신 없이 답한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호박 속을 파내어 호박씨를 세고, 찰리가 파낸 작은 호박에서 씨가 가장 많이 나온다. 그러자 찰리는 선생님에게 “겉모습은 작아도 안에 많은 것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라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찰리는 작은 키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갈 때 키 순대대로 줄을 서는 것이 제일 싫다. 다른 아이들
이 모두 손을 들어 발표할 때에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주저한다. 가장 키가 큰 로버트나 자신감에 차 있는 엘리너와는 달리 찰리는 약해 보이고 주눅이 들어 보인다. 하지만 찰리가 속을 파낸 작은 호박에서 씨가 가장 많이 나오자 찰리는 호박씨의 수를 결정하는 것이 호박의 크기가 아니듯 사람을 결정짓는 것도 키나 외모 등의 겉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겉모습에 대한 고민은 자라면서 점점 더해진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사람의 성격을 좌우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겉모습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린 사회적인 풍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찰리는 호박씨 세기 수업에서 자신을 존중하는 법과 용기를 배우게 된 것이다.
참다운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의 옆에서 지식을 얻고 깨달음을 얻는다. 태양을 비롯한 무수한 자연이 아무런 가르침 없이 우리에게 따사로운 햇살과 안식을 주듯이 말이다. 이 책 속 티핀 선생님이 바로 그런 사람 같다. 티핀 선생님은 찰리를 위해 호박을 아주 신중하게 골랐고, 단지 호박씨의 수를 세었던 수업은 찰리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들은 우리의 삶과 관련된 것들일 때 의미가 있다. 또 진정한 가르침은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서 가슴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티핀 선생님의 수업은 될 수 있으면 많은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에 그치는 우리의 교육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호박에는 씨가 몇 개나 들어 있을까?』는 이제 갓 수를 익히기 시작하는 아이나, 배수의 개념을 배우는 시기의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그림책이다. 씨를 다 뺀 후에 텅 빈 호박 세 개, 가득 찬 그릇 세 개, 지저분한 손 스무 개가 나열된 장면은 아이들이 숫자를 가늠해보며 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해준다. 호박씨를 각각 두 개, 다섯 개, 열 개씩 나열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레 배수의 개념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에는 ‘찰리의 호박이야기’와 ‘티핀 선생님의 공책에서’라는 메모를 덧붙여 호박의 영양과 호박씨 기르는 법, 호박의 크기와 씨 개수와의 관계 등 호박의 생태와 특징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준다.
학교에 줄을 서서 들어가는 처음 장면에서 맨 뒤에 어두운 얼굴로 서 있던 찰리가 마지막 장면에서 줄을 서서 집에 갈 때는 기쁜 표정으로 바뀌어 있다. 찰리의 마음의 변화가 고스란히 그림에서 묻어 나온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도 마지막 장면에서 입가에 살짝 웃음을 지을 것 같다. 외모 때문에 기죽어 있는 아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글쓴이 마거릿 맥나마라는 『로빈힐학교 Robin Hill School』시리즈 등 주로 아이들의 학교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이번에도 역시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키 작은 동양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린이 G. 브라이언 카라스는 채소를 기르는 할아버지와 이를 노리는 꾀 많은 토끼 세 마리의 밀고 당기기를 유쾌하게 그린 『야금! 야금! 야금!』으로 미국도서관협회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는 등 다재다능한 어린이책 작가이자 화가이다. 이 책에서 특히 다양한 피부색의 아이들이 어울려 수업을 받는 장면은 다문화 시대를 염두에 둔 그린이의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다. 주황색과 갈색이 주를 이루는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은 호박이 익어가는 가을처럼 따뜻하고 친근하다.
찰리는 반에서 키가 가장 작은 동양계 아이다. 어느 날, 티핀 선생님은 큰 호박, 중간 호박, 작은 호박 세 개를 가져와 아이들
에게 호박씨가 몇 개나 들어 있을까 맞춰보라고 한다. 반에서 가장 키가 큰 로버트는 가장 큰 호박에 씨가 100만 개나 들어 있을 거라며 큰소리친다. 항상 정답처럼 말하는 엘리너는 중간 크기의 호박에 호박씨가 500개 들어 있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찰리는 선생님의 질문에 다른 애들 말이 다 맞는 것 같다고 자신 없이 답한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호박 속을 파내어 호박씨를 세고, 찰리가 파낸 작은 호박에서 씨가 가장 많이 나온다. 그러자 찰리는 선생님에게 “겉모습은 작아도 안에 많은 것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라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찰리는 작은 키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갈 때 키 순대대로 줄을 서는 것이 제일 싫다. 다른 아이들
이 모두 손을 들어 발표할 때에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주저한다. 가장 키가 큰 로버트나 자신감에 차 있는 엘리너와는 달리 찰리는 약해 보이고 주눅이 들어 보인다. 하지만 찰리가 속을 파낸 작은 호박에서 씨가 가장 많이 나오자 찰리는 호박씨의 수를 결정하는 것이 호박의 크기가 아니듯 사람을 결정짓는 것도 키나 외모 등의 겉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겉모습에 대한 고민은 자라면서 점점 더해진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사람의 성격을 좌우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겉모습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린 사회적인 풍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찰리는 호박씨 세기 수업에서 자신을 존중하는 법과 용기를 배우게 된 것이다.
참다운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의 옆에서 지식을 얻고 깨달음을 얻는다. 태양을 비롯한 무수한 자연이 아무런 가르침 없이 우리에게 따사로운 햇살과 안식을 주듯이 말이다. 이 책 속 티핀 선생님이 바로 그런 사람 같다. 티핀 선생님은 찰리를 위해 호박을 아주 신중하게 골랐고, 단지 호박씨의 수를 세었던 수업은 찰리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들은 우리의 삶과 관련된 것들일 때 의미가 있다. 또 진정한 가르침은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서 가슴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티핀 선생님의 수업은 될 수 있으면 많은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에 그치는 우리의 교육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호박에는 씨가 몇 개나 들어 있을까?』는 이제 갓 수를 익히기 시작하는 아이나, 배수의 개념을 배우는 시기의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그림책이다. 씨를 다 뺀 후에 텅 빈 호박 세 개, 가득 찬 그릇 세 개, 지저분한 손 스무 개가 나열된 장면은 아이들이 숫자를 가늠해보며 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해준다. 호박씨를 각각 두 개, 다섯 개, 열 개씩 나열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레 배수의 개념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에는 ‘찰리의 호박이야기’와 ‘티핀 선생님의 공책에서’라는 메모를 덧붙여 호박의 영양과 호박씨 기르는 법, 호박의 크기와 씨 개수와의 관계 등 호박의 생태와 특징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준다.
학교에 줄을 서서 들어가는 처음 장면에서 맨 뒤에 어두운 얼굴로 서 있던 찰리가 마지막 장면에서 줄을 서서 집에 갈 때는 기쁜 표정으로 바뀌어 있다. 찰리의 마음의 변화가 고스란히 그림에서 묻어 나온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도 마지막 장면에서 입가에 살짝 웃음을 지을 것 같다. 외모 때문에 기죽어 있는 아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