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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9:01 조회 6,169회 댓글 0건본문
가족사진
남찬숙 지음|김진화 그림|미세기|168쪽|2010.07.29|9,500원|높은학년|한국|동화
세상의 가족 형태는 다양하다. 새삼 요즘에 와서 다양해진 것이라기보다 그동안 사회적 편견으로 감춰지던 가족사를 드러내는 일들이 쉬워졌다 해야겠다. 현경이에게 언니가 생겼다. 엄마가 같은 미선 언니다. 미선이를 두고 이혼한 엄마는 재혼해 현경이와 현규를 낳고 단란하게 살아간다. 아빠와 살던 미선은 중학생이 되었고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엄마에게로 온다. 엄마에게 버려졌다는 원망으로 자란 미선이의 아픈 상처, 어린 딸을 떼어놓고 살아야 했을 엄마의 상처, 뜻밖의 상황에 혼란스러운 현경이, 각자의 감정에 치우쳐 오해는 증폭되기만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드러내면서 따뜻한 이해로 이어진다. 현경이에겐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잘 들어주고 다독여주는 친구 수진이가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에게서 더 위로받고 길도 찾는다. 또래 친구들의 힘이 돋보여 좋다. 가족의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속내를 털어놓고 마음을 나눌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김 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도망자들의 비밀
김혜연 지음|배현정 그림|바람의아이들|127쪽|2010.07.30|7,800원|가운데학년|한국|동화
아주 우연한 사건으로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민기. 게다가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은 경수와 함께라니.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두려움을 가득 안고 하룻밤을 밖에서 보내며 이런 저런 사람들과 부딪힌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가정과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난 사회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의 눈에 세상은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보인다. 하룻밤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도망자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된 두 사람에겐, 남들은 모르는 비밀이 생겼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집이나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싶은 마음을 먹기도 하고 남들은 모르는 비밀을 간직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런 아이들의 심리를 우연한 사건에 버무려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책의 마무리까지 아이들의 비밀을 틀어쥐고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해 나가는 힘이 상당하다. 마지막 아빠의 웃음을 보며 짐작할 수 있는 유쾌하고 따듯한 결말이, 지금까지의 긴장감과 대비되어 독자들을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김 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말 안 하기 게임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이원경 옮김|비룡소|177쪽|2010.07.30|8,500원|가운데학년|미국|동화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쉽게 해주는 아주 중요하고 편안한 수단이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 말을 할 수 없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수단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매우 철학적으로 보인다. 그 해답은 매우 현학적이고 학술적이어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아주 유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실험은 아주 가벼운 장난으로 시작되었다. 항상 시끌벅적한 어느 초등학교 교실에서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말을 안 하고 며칠을 견뎌내는 내기를 벌인다. 도저히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내기여서 모두 코웃음을 치며 시작했지만, 서서히 불타오르는 승부욕은 선생님들도 말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말을 하지 않으면 소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말보다 좀 더 진지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재미있는 주제를 유머로만 끝내지 않고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숨은 친구 찾기
최유정 지음|홍정선 그림|사계절|192쪽|2010.07.12|8,500원|높은학년|한국|동화
각기 다른 성향과 배경을 가진 6학년 3반의 다섯 아이들이 학급 도난 사건을 겪으면서 서로의 참모습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엄마에게 떠밀리듯 사는 전교 일등이자 반장인 우혁이, 까불지만 깊은 속내를 가진 기찬이, 가난한 집에 입양된 축구 천재 빈이,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파하는 유일한 여자 축구선수 세은이, 그리고 은호는 같은 반 학우일 뿐이었다. 그러나 1학기 내내 학급에서 도난 사건이 끊이질 않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임선생님은 범인을 찾기 위한 일대일 면담을 시행한다. 축구로 뭉친 다섯 주인공들은 진범을 알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속사정을 알게 되고 그동안 갖고 있던 오해와 갈등이 풀리면서 친구를 보호하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작가는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적이나 집안의 경제 수준으로 친구를 평가하는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고 있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오리 발에 불났다
유강희 지음|박정섭 그림|문학동네|124쪽|2010.07.20|8,500원|가운데학년|한국|동시
세상의 사물을 이렇게 재미있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세상의 현상들을 이렇게 산뜻하고 생생한 언어로 표현할 수도 있구나. 사람에게도 생명에게도 따뜻한 연민을 보내는구나. 시를 쓰던 시인이 동시집을 냈다. 깊은 생각, 깊은 응시가 시가 되어 우리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재활용 거리들이 잔뜩 실린 ‘할머니 리어카’는 할머니 삶의 무게만큼 가슴을 짠하게 하고 고양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그린 ‘봄비’는 인간의 비정함에 눈시울을 붉히게도 한다. 글자 모양과 사물을 연결하는 즐거운 글자 놀이도 신선하고 경운기를 곤충으로 바라본 것도 기발하고 재밌다. 아이들 그림일기에서 봄직한 귀여운 그림들과 그림책의 한 장면처럼 밀도 있게 그려진 그림들은 짧은 동시 한 편에 녹여낸 깊은 이야기를 더 오래 들여다보게도 한다. 여름 나무가 푸른 그늘을 그만 제 발등에 좌르르 좌르르 쏟아놓는다는 표현에 이끌려 그 시원한 그늘에 깃들고 싶은 동시집이다.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잠자는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다 동물유래담
유다정 지음|한수자 그림|학고재|90쪽|2010.07.15|9,000원|낮은학년|한국|옛이야기
우리 문화 속에 담겨 있는 상징과 의미 들을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풀어주는 ‘학고재 쇳대’ 시리즈 중 첫 번째 이야기 ‘동물 유래담’이다. 어떤 동물은 땅속에서 살고, 어떤 동물은 노래를 잘하고, 어떤 동물은 포악하고, 또 생긴 모습은 왜 저럴까? 궁금해 하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작가는 구전설화 및 옛날이야기를 풀면서 우리 전통문화의 멋과 지혜, 지식을 제공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호랑이 꼬리가 길고 닭의 볏이 톱니처럼 들쑥날쑥하고 가자미의 두 눈이 한쪽에 몰리고, 메추라기에게 꽁지가 없는 등의 사유를 민화풍의 그림들과 함께 재미나게 엮어간다. 책에 사용된 민화를 자문한 민화 전문가 윤열수 선생님의 ‘민화 속 동물 이야기’ 역시 옛날 사람들의 각 동물에 대한 믿음과 생각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우리 것에 생소한 이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얻게 해준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익하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