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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사회 공부 잘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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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9:24 조회 5,87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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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사회 공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올 5월께 우리 마
을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 가본 적 있다. 헌옷, 헌책, 쓰다 만 학용품 등 재활용품들은 물론, 벌꿀이며 잼 고추장 건어물 등 산지 직거래 제품들이 운동장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이 날은 이 학교 학부모들이 주도해서 열린 바자회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초등학교에서 열린 바자회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인공인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 시간이 흘렀을까, 쉬는 종이 울리자 한 학년쯤 되는 무리가 나와서 동전 몇 개를 들고는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곧장 교실로 들어간다. 쉬는 시간마다 그렇게 아이들은 잠시 잠깐 소비하고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교실로 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가 옆에 있는 한 엄마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그냥 소비만 하고, 왜 팔지 않느냐고. 매번 이렇게 한단다. 본래 아이들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학교에서 사용할 기금을 모으기 위한 바자회였단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좋은 교육의 장을 제대로 활용을 안 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전 학년이 참여하기 곤란하다면 높은 학년 한 학년만 정해두고, 그 아이들과 함께 재활용을 수거하고 판매하고 수익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의논해 보면 어떨까.

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회 공부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수익금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겠고, 재활용을 수거하고 모은다는 점에서 자원재활용과 환경교육이 가능하고, 물건을 사고판다는 점에서 마케팅 전략과 소비 등 경제를 배울 수도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가능한 사회공부가 교과서에서만이 아니라 교과서 밖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함께 가는 희망공동체 학교』가 눈에 띄는데, 이 책은 모두 여덟 가지의 교과서 밖 사회공부 주제가 실려 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그 내용을 풀어가는 것도 딱딱하지 않게 이야기를 하듯 쉬우면서도 진지하게 말을 꺼낸다. 첫 번째 이야기는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다. 결혼하는 커플 열 중 하나가 다문화가정이란다. 그들이 겪는 소통과 자녀교육, 경제적 빈곤, 차별에 관한 어려움은 이미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가 있다. 초등학생인 ‘나’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준 엉뚱한 숙제를 해결하면서 다문화가정 아이와 친해지는데, 그 숙제는 ‘인터뷰 게임’이다. 주인공이 인터뷰해야 할 상대는 바로 베트남 엄마와 한국 아빠를 둔 ‘장누리’라는 다문화가정 아이이다. 인터뷰 숙제를 하면서 누ㅈ리 집에 찾아가고 누리가 좋아하는 운동이 축구라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주인공은 같은 반에서 수업하면서도 멀게만 느껴졌던 누리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나 공동체라면, 사회 수업 하면서 이런 인터뷰 게임 숙제를 내보는 것도 괜찮겠다.

우리가 물 쓰듯 쓰는 물 이야기도 나온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곤 우리나라에서 물 부족 문제는 아프리카에 비해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한 여자아이에게는 다르다. 물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으니까. 우물물을 긷기 위해 학교까지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이 지구 반대편에는 너무나 많다. 쉽게 버려지는 물을 어떻게 하면 절약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 보자. 썩 괜찮은 실천 방법이 나올 것이다. 그 밖에 이 책에서는 지역신문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을 감시하고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자리와 생활정보 등을 담아 지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내용도 있고, 착한 소비라 불리는 ‘공정무역’은 물론 인류가 처한 4대 위기 중 두 가지인 에너지와 식량 문제도 빼놓지 않고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부모 모두가 함께 읽는 교과서 밖 사회교과서로 활용해보라 권한다.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우리 아이들은 명쾌하게 풀어갈 지도 모르니까. 지난 5월 한 신문에서 경기도 구리시 두레학교 아이들의 ‘막무가내 대장부’ 프로젝트를 다룬 기사를 봤다. 지리산 종주 100m당 100원씩,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완주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주변 친구, 가족, 이웃에게 모금을 약속받아 돈을 기부하는 것인데, 이 프로젝트로 중등과정 학생 77명이 3년 동안 공익기금 1,583만원을 모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단다. 책상머리에서 영어, 수학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진짜 사회공부를 경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흐뭇하면서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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