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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무엇이 우리 삶에 활기와 섬광을 불러일으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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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4 22:45 조회 6,4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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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는 자신이 중산층 출신에 집은 잠실이고 역사의 질곡을 겪는 일 없이 너무 평범하게 살았기 때문에 작가가 되지 못할 줄 알았다고 한다.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은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있어야 노래 가사가 나오는데 비둘기처럼 다정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으니 가사 쓰는 게 좀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아는 위대한 예술가 누구도 순탄하고 평범한 삶을 산 것 같진 않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림을 그린 르느와르도 극심한 류머티즘의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하니 예술가들은 상처와 고통, 궁핍과 시련, 패배와 좌절을 자양분 삼아 처절하게 꽃을 피워내는 존재들인가 보다.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 그 무엇을 저자는 ‘뮤즈’라 부른다.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아홉 딸로 아폴론을 도와 음악을 연주하는 예술의 여신들이다. 그래서 흔히 예술가의 연인을 뮤즈라 하지만 ‘사랑’뿐 아니라 ‘좌절’, ‘결핍’, ‘꿈’ 심지어 ‘돈’, 까지 예술가의 창작 욕망에 불을 붙이고 고무하는,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은 모두 ‘뮤즈’가 되어 예술을 탄생시켰다.

‘존 레논’에겐 ‘요코 오노’가, 사진작가 ‘앨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조지아 오키프’는 서로에게, ‘클림트’에겐 ‘에밀리 플뢰게’가, ‘달리’와 ‘에른스트’에겐 ‘갈라’라는 러시아 여성이 ‘뮤즈’가 돼 주었다. 탁월한 심미안과 감수성, 냉철한 지성으로 예술가 안에 잠자고 있는 자아를 찾아내어 발현하게 한 ‘뮤즈’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예술가의 또 다른 자아이자 소울 메이트요, 멘토였다. 유전병인 왜소증으로 평생을 열등감에 시달렸던 ‘로트레크’,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자유분방한 생활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프리다 칼로’, 귀가 들리지 않는 절망을 그림으로 나타낸 ‘고야’에겐 그들의 고통이 ‘뮤즈’였다.

‘앤디워홀’에겐 돈과 명성이, ‘고갱’에겐 원시와 야만성에 대한 동경이 ‘뮤즈’였다. 무언가에 대한 강한 열망 역시 예술을 창조하는 힘이 된다. 예술 창조의 원동력을 찾기 위해 들여다 본 예술가들의 모습은 자유분방하다 못해 문란하기까지 하다.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그들의 행보, 성병, 마약, 알콜, 정신질환, 가족의 해체로 점철된 삶이 부정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인습과 남의 시선을 벗어난 자유로움이 있었기에 예술의 창조도 가능했을 것이고, 삶을 무너지게 하는 상처와 결핍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켰기에 우리는 이들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이들처럼 위대한 예술을 창조하진 못해도 우리도 하루하루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예술혼을 불러내는 ‘뮤즈’가 있다면 우리 삶에 활기와 섬광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내세울 것 없는 집안, 억압적인 아버지, 부모의 불화, 낮은 성적, 못 생긴 얼굴은 우리에게 작은 시련과 고통이다. 예술가에게 시련과 고통이 예술을 창조하는 힘이 되었다면 남보다 못한 나 자신을 열등감으로 우울하게 바라고만 있을 게 아니라 이를 넘어서려는 노력을 통해 삶의 동력이 되는 ‘뮤즈’로 삼을 수 있다.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란 말을 금과옥조로 삼으며 집과 학교를 오가는 학생들이 로봇처럼 보일지라도 미래를 위해 잠시 유보해 둔 열망은 재 속에 꽁꽁 묻혀 있는 불씨처럼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희망이다. 언젠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될 날을 꿈꾸기에 지금의 어두운 터널을 견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3-40대가 돼서야 직장인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는 이들처럼 오래 갈망하던 꿈은 뒤늦게라도 삶의 활력인 ‘뮤즈’가 되어 줄 것이다.

사랑은 시련이기도 하지만 삶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에게만 사랑이 ‘뮤즈’가 돼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랑 때문에 밤을 새고 밥을 먹지 않아도 힘이 펄펄 나는 걸 느껴보지 않았다면 아직 사랑이란 ‘뮤즈’를 만나지 못한 사람이다. 연인 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연예인에 대한 선망조차도 우리가 살아갈 힘을 준다. 고민이나 근심은 괴롭긴 하지만 깊이 있는 사람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고 즐겁게도 하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삶에 활기와 섬광을 불러일으키는 ‘뮤즈’가 아닌가. 예술 작품 한 점 만들어 내진 못하지만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엮어 가는 오늘의 삶이 예술과 같이 아름답다면 그것이 바로 저자가 꿈꾸는 아니 모든 사람이 꿈꾸는 삶일 것이다. 사랑도 꿈도 아픔도 창작의 동력으로 삼아 위대한 예술을 창조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예술보다 아름다운 삶을 만드는 길을 이 책을 읽으며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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