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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잘하는 계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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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2 14:45 조회 6,41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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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숫자 울렁증’이 있다. 게다가 심하다. 계산도 참 못한다. 그런데 ‘돈 모으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 이상할 것하나 없다. 단지 돈 계산을 하기 싫어 들입다 쌓아두니까 그냥 자기네들끼리 모여 있게 된 것 뿐이니까.

‘수학數學’을 지독히 싫어했던 나에겐 꽃같이 잘생긴 총각 수학 선생님도 소용없었다. 빨리 졸업해 수학도 내 인생에서 졸업시키자. 근데 이걸 어쩌나. ‘수數’는 내 삶을 꼭 붙들고 놓아주질 않았다. 계산 없이는 도대체가 살 수 없는 세상인 것이다. 무엇을 하든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네가지 중 하나였다. 이런 젠장.

난 살기 위해 ‘수數’를 즐겨보기로 했다. 이 책은 ‘수數’를 느끼고, 즐기고, 생각해 보게 만드는 신기한 책이라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계산? 좀 못하면 어때? 좀 틀리면 어때! 수 數와 책 冊 _ 사토시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 보았던 곳이 편의점이었다. 2년 가까이 편의점 일을 하면서 나는 세상을 배웠다. 그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매장을 한 바퀴 돌며 부족한 물건은 없는지, 새로 나온 건 뭐가 있는지, 자리가 바뀐 것은 없는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있는지 등을 체크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건 가격과 위치를 외울 수 있다. 도서관 서가정리 하는 것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도서관 일을 그때부터 익힌 셈이다.

가장 하기 싫었던 일은 한여름 퇴근 전에 라면 국물을 버리는 일이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꼭 이렇게 면발을 국물 버리는 곳에 버리지? 지옥에 가서 다 마시려고 그러나!’하고 한탄을 하며 낑낑대면서 버리던 그 무거운 라면 국물의 시큼시큼한 쉰내는 지금도 잊혀지지않는다. 그런데 보통, 어떤 음식을 질리도록 먹거나 더러워진 흉한 꼴을 보면 다음부터는 먹기가 꺼려지기 마련인데, 나는 아직도 컵라면과 유통기한이 살짝 지난 삼각김밥, 우유를 잘 먹는다. 편의점은 나에게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알려 주었지만, 강한 위와 장도 선물해 주었다. 그런데 돈 계산 실력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나니, 원래대로 돌아갔다. 난 역시 수학은 젬병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의점에서 잡지를 정리하던 사토시는 갑자기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 보니 한 책방이다. 놀랍게도 그곳은 ‘천국’이라고 했다. 죽지도 않은 사토시가 왜 천국에 오게 된 걸까. 현세에서의 수명은‘1백 세’로 정해져 있는데 이것이 참된 의미의 천수天壽라고 한다. 그러나 누구나 백 살까지 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은 천수를 채우는 곳이 ‘천국’이라는 것이다. 여든 살에 죽은 사람은 천국에서 20년을 살게 되고, 백 살을 채우면 천국의 기억이 모조리 제거된 뒤 현세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 이 책의 설정이다. 사토시는 책방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책을 낭독해 주기 시작한다. 그의 음성은 멋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현세에 있을 때 가지고 왔던 소중한 추억을 끌어내주었다. 그는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천국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그는 동생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하다 천국으로 오게 된 책방 여직원 ‘유이’의 아픈 상처를 책 낭독을 통해 치유해 준다. 천국에 있던 동생과 재회를 한그녀는 가벼운 마음으로 현세로 돌아가게 된다. 책이 할 수 있는 일은 수~없이 많다. 또한 책이 이뤄계산을 참 못하지만 그래도 ‘나누기’는 잘하고 싶다는 정움 선생님 내는 놀라움과 즐거움, 기쁨은 한~없이 크다. 수학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계 산 과 나 누 기 _ 뭐든지 잘 버리지 못해 쌓아 두고, 차곡차곡 채워 넣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성격 좀 희한한 나지만, 한 가지는 그냥 생각 없이 잘도 흘려보낸다. 바로 ‘시간’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항상 잔소리를 한다. 제발 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그런데,정작 시간을 흐르는 물에 타 버린 채 사는 사람은 나다. 반성 좀 하자. 시간을 아끼지 않고 펑펑 쓰는 사람, 이리재고 저리 재면서 나한테 더 유리한 쪽으로 계산하는 사람, 셈은 못해도 잔머리 굴리는 수를 쓰면서 하기 싫은 일을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사람, 셈도 잘하고 수 쓰기도 잘하는 ‘아! 얄미운 사람.’

우리 인생은 사칙연산이다. 그러나 이기적인 계산은 하지 말자.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 점에서 난 꽤나 유리하다. 계산하는 걸 못하고, 싫어하니까. 그런데 아쉬운 것도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나누기’는 좀 잘했으면 좋겠다. 나는 ‘나눔’이라는 글자가 참 좋다. 악! 내 글은 정말 최악이다. 알쏭달쏭해서 ‘이게 대체 뭔가’하고 머리로 계산을 하게 만드니까. 어쩔 수 없이 수數와 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사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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