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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역경을 딛고 선 천재 수학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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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2 14:37 조회 8,61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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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친구들로부터 특이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그들이 보기에 ‘이상한’ 수학책을 읽고, ‘수학은 정말 아름다워’ 같은 말을 하며, π의 소수점 아래 자리를 외우려고 드는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보다. 나처럼 그냥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평범한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는데, 수학에 미친 진짜 수학자들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벨, 갈루아, 리만, 오일러, 가우스, 괴델, 힐베르트, 라마누잔, 하디 등 많은 수학자들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중에서는 수학에 미쳐 있던 것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미쳐버렸던’ 사람들도 있었다. 천재 수학자로 이름을 날렸던 존 내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범하게 태어나서 비교적 평범하게 자랐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의 천재성이 대학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그는 프린스턴 대학의 수학과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친다. 그는 항상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했다. 21세 때, 존 내쉬는 훗날그에게 노벨상을 안겨 주게 되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도 하고 각종 창조적인 수학적 아이디어를 쏟아 내기도했다. 그의 수학적 천재성 덕분에 그는 일류 수학자로 인정받았고, 명성뿐만 아니라 사랑 또한 손에 넣었다. 그의 인생은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 엄청난 불행이 닥쳐오고야 만다. 30세의 젊은 나이로 그는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에 걸려 버린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 속에 갇히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는 정신병원에 감금당해 치료를 받기도하고, 이 나라 저 나라를 헤매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다녔던 프린스턴 대학을 배회하며 유령으로 불린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의 동료 수학자들과 그의 아내앨리샤는 그를 회복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들의 정성 때문이었을까, 내쉬는 30년 만에 정신분열증에서 회복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소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말 ‘소설 같은’ 이 천재 수학자의 삶은 내게 큰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내쉬는 수학에 있어서만큼은 천재였지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고, 친구관계도 오래 지속시키지 못했다. 만약 우리가 함수로 되어있었다면, 내쉬는 우리를 n등분한 뒤 n을 무한대로 보내 잘게 쪼개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분석하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적분해 원래대로 돌려놓았을지도 모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는 함수가 아니고, 그래서 그런지 내쉬는 사람들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난 그런 그를 보며 나를 돌이켜보았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애초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이해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 내가 너무 순진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나도 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조금 되기는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 중 또 하나는 천재성에 대한 것이다. 나에게는 수학에 대한 천재성 같은 것은 없다. 재능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 수학이 정말 좋아서 열심히 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열심히 하면 보통사람들보다는 수학을 잘할 수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진짜 ‘천재’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존 내쉬도 수학공부를 참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천재성에 노력까지…….

그래서 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많이 걸렸다. ‘내가 지금 한다고 해도 원래 머리 좋은 애들은 못 따라잡는다’ 라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한다고 없던 천재성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굳이 천재가 아니더라도 수학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또 대학 공부를 하다가 천재성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수학을 하기로 결심했다. 존 내쉬처럼 이것저것많이 건드리지 않고 한 분야에 내 에너지를 모두 집중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받은 감동들이 책을 덮은 지 며칠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살아있다. 존 내쉬라는 천재 수학자의 삶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일까……. 젊었을 때의 그는 영웅이었고, 정신분열증에 걸린 후로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잠식해가는 마음의 병을 이겨 낸 뒤 그는 전설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가 천재였기 때문이아니라 그가 자신에게 닥친 기나긴 고통의 시간들을 이겨 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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