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빛은 입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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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2 16:45 조회 6,389회 댓글 0건본문
‘과학자’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학자 이미지는 국적이나 성별, 연령, 인종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하다. 안경을 낀 흰머리의 중노년 백인 남자, 바로 아인슈타인이나 TV 광고에 나온 헬리코박터 박사님 같은 외모이다. 우리는 살아생전 이렇게 생긴 과학자를 몇 번이나 만났는가? 아는 과학자 이름을 대라면 아인슈타인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은 에디슨을, 어른들은 갈릴레이와 뉴턴을 말한다. 한국인 과학자나 여성 과학자를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오백 년 전의 장영실, 노벨상을 받을 만한 분이었지만 이미 삼십 년도 더 전에 돌아가신 이휘소 박사, 백 년도 훨씬 넘었을 적 살다 간 퀴리부인 외에 누구를 아는가?
머리는 절대 감지도 빗지도 않고 방도 치우지 않으며, 천재두뇌를 가졌으며, 늘 지하실이나 비밀창고에서 실험만 하는 사람이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적어도 과학자는 뉴턴 급이어야 하고 노벨상 정도는 받아야 하며 교과서에 자기 이름이 달린 이론이나 법칙이 나와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살아 있는 진짜 과학자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과학의 이야기이다. 한세상 살아가며 공부하거니 놀다가 어떤 진리나 법칙을 발견하게 된 수많은 과학자에 대한 이
야기이다. 모래처럼 맛이 없고 벽돌처럼 단단한 과학 공부가 아닌 신나는 공부를 위하여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현대의 교과서처럼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이야기를 가르쳐 주는데 처음도 중간도 건너뛰고 ‘엄마 염소는 늑대의 배를 가르고 아기 염소들과 행복하게 살았단다’처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살았던 또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생각하고 실험하고 성공하고 실패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너’ 또는 ‘너희’로 불리는 주된 독자 대상은 학원과 학교와 도시에 갇혀 겨우 12년쯤 살았을 뿐인초등학생이다. 작가들이 재미있게 지어낸 거짓말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로 있는 진짜 이야기, 우리 가까이에 먼 옛날부터 있었고, 지금도 있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정말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야기로 풀어내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에는 그다지 우스꽝스런 이야기도 없고 눈길을 끌 만한 요란한 그림도 없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이 이야기를 모두 읽어냈다면‘너’는 아주아주 생각을 많이 하는 아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고, 과학을 정말로 좋아하는 친구이다.
‘한 권으로 읽는 기초과학’이라는 부제와 ‘행복한 과학 초등학교’라는 원제목을 가진 이 책은 ‘과학은 공식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책 제목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끝까지 잘 지켜갔다.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인 프랭클린의 번개실험은 전기의 비밀을 다룬 「세상 만물 속에 전기가 숨어 있다」에 탈레스, 갈바니와 함께 등장하고, 푸코의 진자 이야기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다룬 「계절이 생기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에서 풀어나갔다. 과학을 꽤 좋아하는 아이들만이 알고 있을 라부아지에는 불꽃의 비밀을 다룬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어느 크리스마스 날 호기심 많은 아이와 귀부인, 신사숙녀들 앞에 나타난 조용하고 친절하고 마음씨 따뜻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리고 과학을 전공한 이에게도 생소할 수 있는 셸레는 기체의 발견을 다룬 「보이지 않는 기체를 어떻게 발견했을까」에 수줍음 많고 사람들과 잘 사귀지 못한 캐번디시와 함께 나와서 주인공이 된다.
이러한 이야기와 이야기들, 과학자와 사람들, 옛날과 현재가엉킨 이야기는 34개의 이야기로 만들어져 한 권의 결코 얇지 않은 과학책이 되었다. 마치 소장용 안데르센 동화모음집처럼. 이와 같이 워낙 중요한 그리고 이미 상당 부분이 알려져 굵직은 개념인 관성, 중력, 원자, 기압, 소리와 파동, 전자기, 빛, 에너지, 화학과 원소, 지층과 화석, 자전과 공전, 인체와 세포 등을 다루다 보니 현실의 과학자, 살아 숨 쉬는 현대 과학과의 연관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날 꼬마는 언덕에 서서 뒷짐을 지고 햇빛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햇빛이 내게 보일까? 꼬마는 눈을 꼭 감고 입을 크게 벌려 보았다. 그랬더니 온 세상이 깜깜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꼬마는 펄떡펄떡 집으로 뛰어가서 온 식구에게 소리쳤다. “빛은 입으로 보는 게 아니라눈으로 보는 거예요!”
꼬마는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그때의 일을 흐뭇하게 회상했다고 한다. 눈으로 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웃어버린 어른들과 확실히 실험을 해서 스스로 알게 된 꼬마 중에 누가 더 옳았는지 과학자가 된 다음에 분명히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곤충 이야기인 『파브르 곤충기』를 쓴 앙리 파브르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 곤충과 관찰을 강조하지 않고 과학을 좋아하는 ‘너희’들이 본받아야 할 생각이나 행동을 알려주려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줄곧 ‘너희’를 대상으로 이야기를 해 주시고 있는 이 분은 누구신지, 또 누구시기에 이런 척척박사님이신지 궁금해지긴 한다. 만물박사님인화자의 시점이 간혹 헷갈리는 것만 빼고는 꽤 친근감 있게 술술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과학 전공 저자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의미를 잘 전달하면서도 멋진동화 속 풍경 같은 그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머리는 절대 감지도 빗지도 않고 방도 치우지 않으며, 천재두뇌를 가졌으며, 늘 지하실이나 비밀창고에서 실험만 하는 사람이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적어도 과학자는 뉴턴 급이어야 하고 노벨상 정도는 받아야 하며 교과서에 자기 이름이 달린 이론이나 법칙이 나와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살아 있는 진짜 과학자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과학의 이야기이다. 한세상 살아가며 공부하거니 놀다가 어떤 진리나 법칙을 발견하게 된 수많은 과학자에 대한 이
야기이다. 모래처럼 맛이 없고 벽돌처럼 단단한 과학 공부가 아닌 신나는 공부를 위하여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현대의 교과서처럼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이야기를 가르쳐 주는데 처음도 중간도 건너뛰고 ‘엄마 염소는 늑대의 배를 가르고 아기 염소들과 행복하게 살았단다’처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살았던 또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생각하고 실험하고 성공하고 실패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너’ 또는 ‘너희’로 불리는 주된 독자 대상은 학원과 학교와 도시에 갇혀 겨우 12년쯤 살았을 뿐인초등학생이다. 작가들이 재미있게 지어낸 거짓말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로 있는 진짜 이야기, 우리 가까이에 먼 옛날부터 있었고, 지금도 있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정말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야기로 풀어내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에는 그다지 우스꽝스런 이야기도 없고 눈길을 끌 만한 요란한 그림도 없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이 이야기를 모두 읽어냈다면‘너’는 아주아주 생각을 많이 하는 아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고, 과학을 정말로 좋아하는 친구이다.
‘한 권으로 읽는 기초과학’이라는 부제와 ‘행복한 과학 초등학교’라는 원제목을 가진 이 책은 ‘과학은 공식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책 제목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끝까지 잘 지켜갔다.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인 프랭클린의 번개실험은 전기의 비밀을 다룬 「세상 만물 속에 전기가 숨어 있다」에 탈레스, 갈바니와 함께 등장하고, 푸코의 진자 이야기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다룬 「계절이 생기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에서 풀어나갔다. 과학을 꽤 좋아하는 아이들만이 알고 있을 라부아지에는 불꽃의 비밀을 다룬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어느 크리스마스 날 호기심 많은 아이와 귀부인, 신사숙녀들 앞에 나타난 조용하고 친절하고 마음씨 따뜻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리고 과학을 전공한 이에게도 생소할 수 있는 셸레는 기체의 발견을 다룬 「보이지 않는 기체를 어떻게 발견했을까」에 수줍음 많고 사람들과 잘 사귀지 못한 캐번디시와 함께 나와서 주인공이 된다.
이러한 이야기와 이야기들, 과학자와 사람들, 옛날과 현재가엉킨 이야기는 34개의 이야기로 만들어져 한 권의 결코 얇지 않은 과학책이 되었다. 마치 소장용 안데르센 동화모음집처럼. 이와 같이 워낙 중요한 그리고 이미 상당 부분이 알려져 굵직은 개념인 관성, 중력, 원자, 기압, 소리와 파동, 전자기, 빛, 에너지, 화학과 원소, 지층과 화석, 자전과 공전, 인체와 세포 등을 다루다 보니 현실의 과학자, 살아 숨 쉬는 현대 과학과의 연관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날 꼬마는 언덕에 서서 뒷짐을 지고 햇빛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햇빛이 내게 보일까? 꼬마는 눈을 꼭 감고 입을 크게 벌려 보았다. 그랬더니 온 세상이 깜깜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꼬마는 펄떡펄떡 집으로 뛰어가서 온 식구에게 소리쳤다. “빛은 입으로 보는 게 아니라눈으로 보는 거예요!”
꼬마는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그때의 일을 흐뭇하게 회상했다고 한다. 눈으로 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웃어버린 어른들과 확실히 실험을 해서 스스로 알게 된 꼬마 중에 누가 더 옳았는지 과학자가 된 다음에 분명히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곤충 이야기인 『파브르 곤충기』를 쓴 앙리 파브르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 곤충과 관찰을 강조하지 않고 과학을 좋아하는 ‘너희’들이 본받아야 할 생각이나 행동을 알려주려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줄곧 ‘너희’를 대상으로 이야기를 해 주시고 있는 이 분은 누구신지, 또 누구시기에 이런 척척박사님이신지 궁금해지긴 한다. 만물박사님인화자의 시점이 간혹 헷갈리는 것만 빼고는 꽤 친근감 있게 술술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과학 전공 저자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의미를 잘 전달하면서도 멋진동화 속 풍경 같은 그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