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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마어마한 정보가 담긴 그림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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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2 22:51 조회 6,58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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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장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이 말은 그림에 담겨 있는 철학적인 인생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에 나온 그림책 <한눈에 보는 크로스 섹션>을 보고 하는 말이다. 이 책을 다 보고 난 느낌은 바로 앞에서 말한 그림 한 장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담을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었다. 보기를 든다면 3,000여 명이 타는 크루즈선(해양 여객선)에서 정지된 1초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림 한 장에 담아내고 있다. 이 내용을 글로 표현한다고 생각해 보면 적어도 300쪽 분량의 책이 될 것이다. 그 긴 글을 읽는 사람은 얼마나 지루할까? 하지만 이 책은 그림 한 장에 많은 양을 다 담고도 재미있게 읽힌다. 아니 보인다. 처음 책을 들며 느낀 점은 책이 무척이나 크다는 것이다. 한쪽이 B4용지 크기이니 책을 펴면 B3 용지 크기가 된다. 학교 교실 아이들 책상에 올려놓으니 책상을 모두 덮을 정도다. 그만큼 그림이 크고 담을 내용이 많으니 책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제목은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이고 부제목은 ‘18가지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본다’이다. '크로스 섹션'은 우리말로 '단면도'이다. 유럽 중세 시대 성, 천문대, 크루즈선에서 지하철, 우주왕복선까지 과거에서 현재로 오며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나 교통기관의 내부를 자세히 그린 그림책이다. 마치 설계도 같아 건물이나 교통기관의 내부 구조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단면 속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그림의 작은 한 부분에서라도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어쩌면 이 점이 내부 구조를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 또 그림마다 붙어 있는 설명은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과 정보를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릴 때 『월리를 찾아라』(마틴 핸드포드 그림) 라는 책을 본 느낌과 비슷하다. 그 그림책은 마을이나 해수욕장, 스키장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수백 명의 사람을 그려놓고 빨간 줄과 흰줄이 섞여 있는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지팡이를 든월리라는 아이를 찾는 그림책이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은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 책을 보며 월리를 찾는 재미도 있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래서 월리를 찾았더라도 그림책을 자꾸 봤다. 보고 또 봐도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는 웃음을 짓곤 했다. 최근 내가 본 『을지로 순환선』(최호철 그림)도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한눈에 보는 크로스 섹션』도 같은 재미가 느껴지는 책이다. 인터넷에 살펴보니 ‘스티븐 비스티’라는 그림 작가가 꽤 유명한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도 여럿 나왔다. 『금의 역사』, 『로마』, 『이집트』, 『그리스』모두 네 권이다. 그림책 모두 ‘크로스 섹션(단면도)’로 그렸으며 또 역사 그림책이다. 역사를 이렇게 본다면 재미있게 잘 볼수 있을 듯한데 나도 한번 사서 꼭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책이나 그림을 잘 볼 줄 모르는 내게 보이는 이 책의 아쉬운 점을 쓴다면 이렇다. 외국작가 그린 책이다 보니 내용이 유럽과 미국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나라 문화권에 있는 아이라면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은 미국과 유럽의 문물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3,000명이나 타는 아주 큰 배와 큰 성당 같이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건물과 교통수단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몇몇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국의 앞선 과학 기술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수탈의 역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림책 하나로 그렇게 까지 생각할 것이 있나?’ 하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는 여기까지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아이들이 이 책에 나오는 대단한 유럽, 미국 문물을 본다면 ‘우와! 이렇게 대단해요. 그런데 우리 역사는 왜 이렇게 초라했죠?’ 하며 외국을 마냥 부러워할 것 같을 걱정이 자꾸 든다. 어쩌면 내가 그랬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앞서는 것 같기도 하다. 앞선 기술을 배우되 마음까지 내어 주어서는 안 되는데 그렇게 될까 걱정이 된다. 물론 우리나라 과거 문물도 이렇게 자세히 뜯어보면 좋은 내용이 많이 있다. 이 책처럼 그림으로 자세히 그려놓으면 글보다 더 재미있게 많이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부담 없이 배울 이런 그림책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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