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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7 15:56 조회 7,62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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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을 살펴보니...
4월에서 5월 사이에 출간된 국내외 그림책 수십여 권을 검토하였다. 5월은 가족의 달이니만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또 봄이라는 시기에 맞추어 동물을 비롯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도 많았다.

‘깊게 읽기’ 책으로는 오랜만에 지식정보 그림책인 『코딱지야 고마워』를 택했다. 국내 그림책으로 우리 몸의 온갖 지저분한 것들로 묘사되는 비듬, 각질 등이 사실은 신비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유쾌한 느낌의 책이다. 다른 국내 그림책으로는 혐오스러운 이미지의 뱀이 귀여운 모습으로 깜짝 변신한 『뱀이 좋아』와 악어가 가죽 가방이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밀림으로 돌아간 악어가죽 가방』, 1970년대를 배경으로 기차에 대한 향수와 탄생의 기쁨을 잔잔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으로 묘사한 『기찬 딸』을 골랐다.
국외 그림책으로는 아픈 나무를 돌보며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나무가 아파요』,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을 색과 시로 표현한 인상적인 그림책 『빨강이 나무에서 노래해요』, 한중일 삼국이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는 ‘평화그림책’ 시리즈 셋째 권인 『평화란 어떤 걸까?』, 그리고 아이들을 은근하게 책 읽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책 속에 사는 곰 오토』를 골랐다.
그 밖에 중일전쟁의 아픔을 다룬 ‘평화그림책’ 시리즈 넷째 권인 『경극이 사라진 날』도 읽어보면 좋겠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쓴 『아빠는 너희를 응원한단다』도 눈에 띄었으나, 그림책답지 않게 표지와 뒷부분에 영어를 강조한 점 등이 아쉬워 선정에서 제외됐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아이들을 위한 멋진 글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염광미 오산 가수초 사서교사


기찬 딸
김진완 지음|김효은 그림|시공주니어|44쪽|2011.04.25.|10,000원|낮은학년|한국|가족, 생명작가 김진완의 판소리풍 시를 그림책으로 옮긴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림책이다. 기차가 터널을 통과하는 모습의 표지며, 중간 중간 필름을 연상시키는 구성들, 그리고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인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오랜 시간의 이야기들을 회상하듯 펼쳐냈기 때문이다. 주로 누런색으로 채색된 기차 안 장면이나, 소복소복 눈 내리는 밤에 기차가 내달리는 풍경은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첫 장에 엄마와 딸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순간 역사 안으로 쌩하니 기차가 달려오고 시간은 엄마가 태어나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의 탄생은 기막히다. 기차를 타고 있던 외할머니가 갑자기 진통을 하는 바람에 달리는 기차까지 세워가며 태어났던 것이다. 기차를 타고 있던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난데없는 아기의 탄생에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도우며 기뻐한다. 얼라, 시방, 아따 등의 여러 지역 사투리들은 1970년대 완행열차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어른도 아이도 기차에 대한 설레고 아련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다. 염광미 오산 가수초 사서교사


밀림으로 돌아간 악어가죽 가방
김진경 지음|윤봉선 그림|길벗어린이|36쪽|2011.04.10|10.000원|낮은학년|한국|자연, 상상
무엇인가 희망하는 눈빛이다. 무엇일까, 그 눈이 바라는 것은? 사실 그림 속의 악어들은 밤이면 마법에서 풀려나는 가죽 가방들이다. 뽐내는 걸 좋아하던 욕심 많은 악어들은 잘난 체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자손대대 악어가죽 가방으로 살아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후회막심의 악어는 드디어 결심하고 백화점 진열대를 탈출하기로 한다. 단단한 꼬리로 쇼윈도를 깨뜨리고 하수구 속으로! 그리하여 쇼윈도 악어들의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았다. 혹시라도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중 악어가죽 가방 두 개를 본 사람이 있는지 묻는 마지막 질문이 의미 있다. 그것은 아직 마법에서 풀려나지 못한, 언젠가는 밀림으로 돌아갈 악어 모습이란다. 이야기는 단순히 두 마리 악어의 대화로 이어지지만 끝까지 읽은 어린이들은 악어의 고향을 빼앗은 것은 악어의 욕심 탓이 아니라 사람들의 허황된 욕심 때문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다. 악어가 바라보는 표지 속 희망의 장소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나의 몫임도 부디 깨달을 수 있기를!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빨강이 나무에서 노래해요
조이스 시드먼 지음|패밀라 자가렌스키 그림|이상희 옮김|살림어린이|32쪽|2011.04.25|10,000원|모든학년|미국|자연
계절마다 빨강, 파랑, 초록, 삼원색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 오감을 살린 쉽고 간결한 시어를 통해 절묘하게 사계절을 노래하는 책. 때론 화려하게 때로는 은은한 빛으로 늘 우리 주변에 함께하는 자연의 숨은 빛깔을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며 느낀 감정들로 쉽게 표현한 비유는 무심히 놓칠 수 있는 자연이 주는 작은 변화를 자세히 관찰하는 힘을 길러준다. 나무의 정령인 듯 사계절 나무 사이를 노니는 빨강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어와 장마다 펼쳐지는 그림의 묘미를 만끽하려면 꼭 소리 내어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색깔만으로 계절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뭉게뭉게 떠오를 것이다. 또한 봄을 노래하는 “초록은 나뭇잎에서 강아지 콧등으로 떨어져요”란 멋진 표현은 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에서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생동하는 봄을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 시인의 감수성과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표현법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평화란 어떤 걸까?
하마다 게이코 글・그림|박종진 옮김|사계절|50쪽|2011.04.25|9,800원|낮은학년부터|일본|평화, 인권
한・중・일 공동기획 평화그림책 시리즈 세 번째로 출판된 그림책이다. 일본 작가의 작품으로 평화를 아주 쉽고 간결하게 말하고 있다. 평화란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단호한 말투로 소개한다. 아이의 입을 통해 평화를 말하는 그림책이다. 모든 독자를 향해 어떻게 평화를 실천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타인이 되어 평화를 생각하게 한다. “평화란 배가 고프면 누구든 밥을 먹을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인간에게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고 일상이지만, 평화가 깨어지면 모든 사람들이 어려워지게 됨을 말하고 있다. 또한 아이는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반성과 존중이 평화라고 말한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사과하는 것, 어떤 신을 믿더라도 신을 믿지 않더라도 서로서로 화를 내지 않는 것.” 그림책 곳곳에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아이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그림책에서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나무가 아파요
나탈리 슬로세 지음|로치오 델 모랄 그림|해밀뜰 옮김|꿈터|40쪽|2011.05.01|10,000원|낮은학년|벨기에|생명
마치 미이라처럼 몸 전체에 붕대를 친친 감고 영양주사를 10개쯤 꽂고 있는 나무를 본 적이 있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끙끙 앓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주인공 스나우터는 사랑하는 나무가 아프다는 나무의사 선생님의 말에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하지만 나무를 응원하며 오랜 치료 과정을 꿋꿋하게 이겨낸다. 유방암에 걸렸던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을 알려주기 위해 썼다고 한다. 주인공의 표정 변화가 다채로운, 맑은 수채화 그림책이다. 염광미 오산 가수초 사서교사


뱀이 좋아
황숙경 글・그림|보림|44쪽|2011.04.12|9,800원|낮은학년부터|한국|동물사랑
자연의 마음과 닮은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을 기르고 싶어 한다. 작고 귀여운 동물을 선호할 것 같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여자 아이는 뱀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어른들의 설득에도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하며, 뱀의 특징을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어른들의 편견을 깨뜨리고 있다. 아이와 어른의 대립 관계가 팽팽히 맞서는 이야기가 책장을 넘길수록 호기심을 끌어당기고 제법 긴장하게 만든다.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림책이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책 속에 사는 곰 오토
케이티 클레민손 글・그림|신수경 옮김|밝은미래|40쪽|2011.05.10|10,000원|낮은학년|영국|책읽기
책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한 권, 두 권 새록새록 쌓이는 재미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히기도 쉬운 책. 사람들이 두고 간 책 속에 보란 듯이 책 밖으로 걸어 나온 꼬마 곰이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그 답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가끔은 이사할 때 빼놓고 갈 만큼 소홀이 대하기 쉬운 책이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행복한 여유로움을 손쉽게 선물하는 것으로 책만 한 것이 없지 싶다. 책과의 행복한 만남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책이 주는 선물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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