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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새삼 깨달았네, 생명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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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7 16:18 조회 6,44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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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도서관 창가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창문을 열면 가지 끝에서 초록 잎들이 무성하게 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지난 겨울 바짝 말라 혹시 죽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했던 녀석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렇게 때가 되면 싹을 틔우는 자연을 보며 자연의 힘과 경이로움을 다시 느끼게 된다. 서점에서 새책을 둘러보던 중 흥미로운 책들을 발견했다. 알과 씨앗에 관한 책이 비슷한 시기에 발행된 것이다. 이 책이 나올 쯤은 한여름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식물들은 푸르름을 자랑하고 사람마저 햇살 아래 싱그러워지는 아주 화창한 계절! 자연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때에 맞춰 자연이 자손을 번성하게 만드는 수단인 동물의 알과, 식물의 씨앗에 관한 생명 이야기가 들어 있는 두 권의 책을, 이번 호 어린이과학 분과의 깊게 읽기 책들로 삼았다.

먼저 『새 생명이 색색 숨쉬는 알 이야기』를 살펴보자. 국외서로 미국의 어린이책 작가가 글을 쓰고 영국인 작가가 그림을 맡았다. 원작자는 과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옮긴이 이지윤은 과학 교양서를 꾸준히 번역해 왔고, 생물학 전공 대학교수가 감수를 담당해 책 내용의 정확도를 추구했다. 첫 장을 넘기면 커다란 새들이 어딘가를 향해 힘차게 날갯짓하는 그림이 눈에 들어오고 아래 작가의 글이 있다. 알은 아기의 첫 번째 보금자리야. 알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와 같아. 알은 창문 없는 방과 같아. 그리고 알은 언젠가는 꼭 깨뜨려야 할 벽이기도 해. 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지. (2쪽)

생명의 시작점에 서 있고, 생명을 시작하기 위해 자신이 뚫고 나와야 하는 공간이며, 다른 생명에게 또 다른 생명을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로서의 알을 생각하고 있는 듯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 내용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과학용어가 어려운 탓에 저자는 내용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관련 용어도 함께 등장시킨다. 예를 들면 “알을 만들기 위해 암컷은 난자를, 수컷은 정자를 만들어요. 이렇게 암컷과 수컷이 만든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것을 수정이라고 하지요.” 이런 식이다.

저자는 저학년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는지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알을 주제로 하는 탓에 새와 알을 낳는 포유류 또한 하나의 주제로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은 사진의 생생함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내용을 충분히 보충하고 있으며 때로는 저자의 서정적 표현에 맞춘 그림으로 단순 과학책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산대장 솔뫼 아저씨의 자연학교: 씨앗 속 생명 이야기』는 3대째 약초와 식물, 자연생태를 연구하는 약초 전문가가 썼다. 저자는 우람한 나무가 처음에는 작은 씨앗이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씨앗들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씨앗이 생기고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인 꽃, 씨앗의 여러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열매, 마지막은 씨앗의 다양한 이동 방법 등 이렇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부분이 끝나고 나면 과학적 지식(꽃의 분류, 열매의 종류)을 설명하거나, 식물을 가까이할 수 있는 가지꽂이, 잎꽂이 등의 설명도 실었다.

글쓴이가 과학 전공자가 아닌, 실제 식물을 관찰하고 약초를 키우고 있어 가까운 산에 독자들과 함께 가서 조근조근 설명하듯 입말체로 풀어내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중간 중간에 자신의 경험이나 관찰 내용을 함께 이야기해 더욱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식물들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 자연의 경이로운 힘을 함께 들려줘 관찰 대상이기보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또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아주고 도와준 자연에 보답하기 위해 열매도 아주 많이 맺는단다. 수많은 이삭이 나와 꽃을 피운 뒤 쌀알을 맺는 벼처럼 말이야. 꽃이 예쁜 식물들이 꿀을 많이 만들어 내서 곤충들을 먹여 살린다면, 못난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열매를 많이 맺어서 동물과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셈이지. (27쪽)

생명의 이야기가 담긴 책 두 권을 읽고 나니, 내 안에 생명 에너지가 가득 담긴 기분이다. 하나의 생명이 커다란 완성체가 되며 다시 또 하나의 생명을 이어가는 일이 바로 자연에 태어나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권 모두 과학 지식책으로 단어 설명과 색인 등 보충자료를 수록해 독자들이 기초지식을 쌓는 데 별 무리가 없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한 소득은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일, 세상에 태어나 자라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는 것,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막연한 궁금증에 대한 해답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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