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6-11 09:59 조회 7,554회 댓글 0건본문
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롭 부예 지음|김선희 옮김|다른|326쪽|2011.10.30|11,000원|높은학년|미국|동화
신학기가 되면 아이들은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는 한편 낯선 이들과 관계 맺기에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담임선생님과의 관계는 학교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책은 새 학기에 한 아이가 전학 오는 것을 시작으로 1년을 함께 생활하며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반에 꼭 있을 법한 개구쟁이, 왕따 시키는 아이, 왕따 당하는 아이, 존재감이 거의 없는 아이, 뚱뚱하다고 놀림받는 아이, 부모의 이혼, 형제의 상실로 아픔을 겪는 아이 등이 등장한다. 담임선생님은 색다른 방식으로 수업에 흥미를 이끌고, 문제 행동에 재치 있게 응대함으로써 아이들 마음을 움직여 반 아이들의 갈등도 차츰 해소되어간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으로 인해 학교 생활이 즐거워지는 아이들. 여러 가지 사건들을 각각의 아이 입장에서 서술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각 개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되 한 아이의 특정 이야기가 아닌 반 전체가 주인공이 되는 학급 이야기다. 김선영 서울 신계초 사서
옹주의 결혼식
최나미 지음|홍선주 그림|푸른숲주니어|176쪽|2011.12.12|9,800원|가운데학년|한국|동화
조선시대 왕의 딸로 태어나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제약이 많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한 옹주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숙신옹주는 그런 제약을 당연한 숙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한다. 발랄하고 당찬 숙신옹주 덕에 이야기 전개가 경쾌하고 속도감 있다. 보통의 역사동화들이 작품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데 매몰되어 등장인물이 생생하게 살아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주인공이 선명하게 부각되어서 역사적인 사건보다 그 시대를 살아온 한 인물의 삶과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우리 역사동화의 새로운 경향으로 볼 수 있다. 작가의 이런 앞선 생각에 비해 ‘사회교과모임 감수’라든지 ‘실록의 기록을 되살린다’는 식의 출판사 마케팅은 이 책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데 한몫을 한다. 역사동화를 문학의 일부로 보기보다 사회교과의 보조 수단으로 보는 사회적인 편견의 일부분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우고의 대단한 심부름
이소 미유키 지음|쓰치다 요시하루 그림|류화선 옮김|천개의바람|84쪽|2012.01.02|8,500원|낮은학년|일본|동화
큰아이 첫 심부름은 두부를 사오는 것이었다. 돈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찻길은 잘 건널까? 불안한 맘에 심부름을 보낸 뒤 몰래 쫓아갔었다. 계산하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모른 척 아이를 맞아주었다. 한 손엔 잔돈, 한 손엔 두부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이 책의 주인공 우고는 어른 고릴라가 되는 첫 연습으로 할머니 댁에 심부름을 간다.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만 독특한 외모로 인해 다른 동물들에게 외면당하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고슴도치 따콩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할머니 댁에 도착한다. 우고를 믿어주는 엄마, 친구 따콩이와의 우정,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우고를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얼까?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을 『이슬이의 첫 심부름』(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한림출판사)의 동물 버전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고는 혼자서 잘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게 더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윤성옥 양천도서관 해피북 독서클럽
우리 사이는
이수경 시|허수 그림|사계절출판사|95쪽|2011.12.16|7,800원|가운데학년|한국|동시
이 동시집은 4학년짜리 시골 소녀 ‘우리’의 눈으로 본 엄마와 가족에 대한 믿음과 사랑, 집에 대한 단상, 학교 친구와 선생님, 동네 할아버지, 친구들을 따뜻한 이야기로 엮어내고 있다. 우리 엄마,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성상 나누기는 했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어 ‘우리’의 일상을 한눈에 보는 듯하다. 마치 시로 쓴 동화라고나 할까? 가슴 따뜻한 동화 한 편을 감상하고 난 기분이다. 시 속에는 고단한 일상을 사랑으로 감싸는 포근함이 집과 학교와 갯벌과 산을 감싸고 있다. 가슴 뭉클하고 아릿하게 가슴 저며오는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시어들은 미사여구로 과장하지 않은 담백한 필치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허구의 그림은 시 속의 이야기들을 잘 표현하고 있어 시화전를 보는 듯하다.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동시를 즐겨 읽지 않아 강제로 읽히기도 하는데 그런 아이들도 스스로 찾아 읽는 동시집이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다. 박영옥 서울 연지초 사서
위험한 갈매기
김남중 지음|조승연 그림|해와나무|70쪽|2011.11.15|8,800원|낮은학년|한국|동화
여행 중 배를 타고 가다가 갈매기들에게 무심코 과자를 던져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동화는 그렇게 과자를 먹기 위해 달려들다 눈을 잃은 외눈박이 갈매기 흰둥이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던 중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갯벌을 찾아 행복감을 느끼지만 행복도 잠시, 갯벌을 파괴하는 사람들 때문에 갯벌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흰둥이는 죽어가는 갯벌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으며 사람들에게 맞서는 ‘위험한 갈매기’가 되려고 한다. 갯벌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이 숨을 쉴 수 있는 바다를 찾기 위해 애를 쓰며,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을 돕기 위해 애쓰는 흰둥이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그려진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지만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고, 흑백 일색인 그림이 주는 느낌 또한 슬픔이 묻어난다. 작가는 인간이 살아남는 길은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자연 그리고 다른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임을 인간이 아닌 갈매기의 눈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진짜 거짓말
임지형 지음|박영란 그림|청개구리|154쪽|2011.12.31|9,500원|가운데학년|한국|동화
요즘 아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학교 내의 왕따’가 생긴 원인을 어느 한 분야에서만 찾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이들이 겪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아이들이 매일같이 노출되어 있는 외모지상주의, 부의 불평등,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지나친 교육열과 학업 스트레스, 그리고 가정폭력 등이 빚은 총체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작가 임지형은 그녀의 첫 번째 동화집을 통해 사회적 약자로서의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고민과 고통 들을 모두 열한 개의 단편동화를 통해 생생하게 그렸다. 아이들은 자기의 이야기 같은 동화를 읽으며 공감하고 격려를 받을 것이고, 어른들은 더 이상 ‘예쁘고 돈 잘 버는 연예인이 제일 부럽다’는 아이들에게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런다’고 가볍게 넘길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에 진심 어린 공감과 격려를 구하는 어린이에게 권한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