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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7-08 00:38 조회 7,242회 댓글 0건본문
눈길을 끌만한 책이 많아 호사를 누렸던 지난달을 떠올리니, 이번 4월엔 조금 빈곤한 밥상을 받은 느낌이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잊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전통문화를 알려주는 책이 눈에 띄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삶이란 무엇일까요?』는 단순한 이미지의 그림과 짧은 글이 참신하여 깊게 읽기로 선정하였다. 삶에 대한 질문거리를 던지며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철학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사계절 역사일기 시리즈는 여러 차례 소개를 한지라 『백발백중 명중이, 무관을 꿈꾸다』(박상률, 사계절출판사)는 이번 선정에서 제외되었다. 예술 분야에서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박수현, 국민서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김선희, 주니어김영사)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인성교육 면에서 반가운 책이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억지스런 형식의 책을 굳이 권해야 할까? 이런 책을 본다고 갑자기 생활 태도가 바뀔까 하는 여러 고민 끝에 내려놓게 되었다. 학교도서관에서 속담, 수수께끼 관련 책을 아이들이 많이 찾지만 권해 줄 만한 책이 없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네』(이경은, 드림피그)는 그런 의도로 추천해 보고 싶었으나 조금 부족한 책이었다. 앞으로 이 분야의 괜찮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신선한 재료를 골라 음식을 차려 놓았을 때 먹는 이가 맛나게 먹으면 함께 행복하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고르는 일도 그와 같지 않을까 싶다. 책 맛을 보는 아이들이 맛나게 영양가 있게 볼 수 있는 책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영이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구석구석 지구촌 여행
베아트리스 베이용 글・그림|김주경 옮김|베틀북|52쪽|2012.01.10|11,000원|낮은학년|프랑스|세계문화
15년 전, 처음 만난 한 남자와 영화잡지에 실린 십자말풀이를 하며 설던 적이 있었다. 그가 지금의 남편이다. 나의 두 딸은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가 도착하면 곧바로 숨은그림찾기부터 찾는다. 나이 차이는 나지만, 전혀 상관없이 재미있단다. 독서의 오락적 기능이 발현되는 순간들이다. 이 책도 그렇다. 내용은 네 명의 가족이 히말라야와 아마존강, 사하라사막, 알프스산맥, 카리브해, 호주 아웃백, 세네갈 오지마을 등 열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담고 있다. 글은 많지 않다. 한 곳에 열 줄 정도. 대신 여행지마다 두 면에 걸쳐서 그림을 크게 펼쳐 놓았다. 그림 속 사물의 크기는 깨알 같다. 이 속에서 여행지를 대표하는 무언가를 대여섯 가지씩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다. 실제사진으로 이국적인 모습을 보아 온 어른들의 눈에는 이 그림들이 자칫 조잡해 보일 수 있지만, 세계문화를 처음 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숨은그림찾기라는 형식과 그림이 더 친근하고 재밌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옥 학부모
나는 달랄이야! 너는?
오소희 지음|김효은 그림|토토북|203쪽|2012.01.18|12,000원|가운데학년|한국|인권
여행 작가 오소희 씨가 여행을 통해 만났던 제3세계 친구들의 삶과 행복에 관한 얘기를 동화형식으로 쓴 책. 이야기 글 뒤에 필리핀, 라오스, 르완다, 시리아, 아마존의 현재 모습과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어 제3세계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를 가릴 때 사용하는 ‘히잡’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외모로 여성을 평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문화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오해가 부끄러워진다. 여러 나라의 아이를 만나보고 작가가 느낀 가장 ‘행복한 아이’는 ‘꿈꾸는 아이’라는 작가의 말에 우리 아이들이 생각난다. 공부는 당연히 해야 하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잣대 속에서 막연하게 공부만 하는 우리 사회의 아이들. 이들에게 부자 나라가 아닌 제3세계 친구들의 삶을 알려주고 행복과 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에는 많은 다양한 세계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신정임 서울 반포중 사서
남사당 놀이
이현숙 지음|장경혜 그림|웅진주니어|50쪽|2012.01.16|11,0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곰뱅이 텄다! 곰뱅이쇠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개갱 개갱 갱깨개갱, 길놀이가 시작된다. 오늘 하루 안 놀면 언제 놀아 볼까? 얼쑤! 마을 사람들 모두 달려 나와 풍물놀이에 동참한다. 빙글빙글 뱅글뱅글 돌아가는 접시 따라 눈도 함께 따라가고 잘하면 살 판, 못하면 죽을 판인 땅재주꾼의 번개곤두가 한바탕 벌어지면 어느새 아슬아슬 외줄 타는 어름산이를 보는 사람들 가슴은 벌렁벌렁. 연이은 탈놀이에 마당은 들썩들썩, 네 개의 기둥을 세운 무대에는 덜미잡이들의 인형극이 한창이다. 조선후기 장터와 마을을 다니며 춤과 노래, 곡예를 공연하며 우리나라의 전통 예술을 종합적으로 계승한 남사당패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재주꾼들의 여섯 놀이가 익살스럽고도 살아 움직이듯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눈길을 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남사당패를 따라나섰지만 그 안에서 꿈을 갖고 어름산이로 우뚝 선 주인공 봉우의 눈을 통해 2009년, 세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남사당 놀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보자. 김경란 서울 양재초 사서
동갑인데 세배를 왜 해?
안미연 지음|박정인 그림|웅진주니어|36쪽|2012.01.18|10,000원|모든학년|한국|역사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 풍경 속에서 동갑내기 두 아이가 항렬과 촌수를 따져 본다. ‘한 집안의 가족을 친척이라 부르지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이런 궁금증에도 답을 주고 있다. 친척의 호칭과 돌림자의 생성원리도 알려 준다. 핵가족화 되면서 점점 잊혀 가던 것들이라 반갑다. 섣달그믐이 가기 전에 빌린 것 돌려 주는 미풍양속과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는 이야기, 윷놀이, 야광귀에 곁들여 잊히는 중요한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기대가 된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서도, 그림 속에도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다. 세배를 하는 장면에도, 차례를 지내는 장면에도 할머니나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부엌에 있다. 현실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여성들을 분노케 할 것 같다. 가족들 사이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무시당한 느낌이다. 가벼운 만화풍의 삽화는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책의 내용을 희화하여 무게감을 약화시켰다. 신정화 서울 삼광초 사서
뚜벅뚜벅 우리 신
최재숙 지음|이광익 그림|보림|30쪽|2012.01.13|9,8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곰발바닥 모양에 발톱이 뾰족이 나온 털실내화가 유행한 적이 있다. 기발한 생각이라 여겼는데 옛날 북극 지방에 살았던 이누이트들은 죽은 북극곰의 발을 장화처럼 만들어 신기도 했단다. 그림을 살펴보니 이집트 벽화 속 그림이 담겨 있다. 그림 속에 신발을 신은 한 사람과 신지 않은 세 사람이 나온다. 신발을 신은 자와 신지 않은 자의 신분이 다르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책은 신발의 역사를 말하듯 들려 주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삼국시대를 시작으로 신는 사람의 계급에 따라 화대 재료를 달리한 고려. 방울 달린 신발은 개미 하나도 죽이지 않으려는 불교정신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성별, 신분, 날씨에 따라 신발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죽은 이에게 신발을 신기고 저승사자에게 짚신을 준비하는 조상의 마음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신었던 신발을 계속 이어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통해 신발의 흐름을 앎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허지연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역사가 살아있는 남산 이야기
최준식 지음|고정순 그림|마루벌|40쪽|2012.02.10|11,0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장충단 공원으로 이전된 수표교를 청계천으로 되돌린다고 떠들썩하다. 이 책은 장충단의 알려지지 않은 명성황후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애국가 2절에 등장하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하여 수난을 겪었다 한다. 나무가 그런 수모를 당했다면, 하물며 다른 건 어찌 했을까 짐작을 하고도 남으리라. 마루벌의 ‘자랑스러운 우리문화’ 여섯 번째로 나온 이 책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남산을 재발견하게 한다. 남산 탐방길을 따라가며 장충단에서 백범 김구 광장까지 13곳을 자세히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는 “남산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남산을 오르면 정말 즐거운 산책이 된답니다.”라고 끝맺음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복판에 살아 숨 쉬는 남산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려 한다면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임에 틀림없다. 혹여 직접 찾아가 보지 못하더라도 도서관에서 펼쳐본 책 속 여행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겠다. 변영이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삶이란 무엇일까요?』는 단순한 이미지의 그림과 짧은 글이 참신하여 깊게 읽기로 선정하였다. 삶에 대한 질문거리를 던지며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철학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사계절 역사일기 시리즈는 여러 차례 소개를 한지라 『백발백중 명중이, 무관을 꿈꾸다』(박상률, 사계절출판사)는 이번 선정에서 제외되었다. 예술 분야에서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박수현, 국민서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김선희, 주니어김영사)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인성교육 면에서 반가운 책이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억지스런 형식의 책을 굳이 권해야 할까? 이런 책을 본다고 갑자기 생활 태도가 바뀔까 하는 여러 고민 끝에 내려놓게 되었다. 학교도서관에서 속담, 수수께끼 관련 책을 아이들이 많이 찾지만 권해 줄 만한 책이 없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네』(이경은, 드림피그)는 그런 의도로 추천해 보고 싶었으나 조금 부족한 책이었다. 앞으로 이 분야의 괜찮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신선한 재료를 골라 음식을 차려 놓았을 때 먹는 이가 맛나게 먹으면 함께 행복하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고르는 일도 그와 같지 않을까 싶다. 책 맛을 보는 아이들이 맛나게 영양가 있게 볼 수 있는 책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영이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구석구석 지구촌 여행
베아트리스 베이용 글・그림|김주경 옮김|베틀북|52쪽|2012.01.10|11,000원|낮은학년|프랑스|세계문화
15년 전, 처음 만난 한 남자와 영화잡지에 실린 십자말풀이를 하며 설던 적이 있었다. 그가 지금의 남편이다. 나의 두 딸은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가 도착하면 곧바로 숨은그림찾기부터 찾는다. 나이 차이는 나지만, 전혀 상관없이 재미있단다. 독서의 오락적 기능이 발현되는 순간들이다. 이 책도 그렇다. 내용은 네 명의 가족이 히말라야와 아마존강, 사하라사막, 알프스산맥, 카리브해, 호주 아웃백, 세네갈 오지마을 등 열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담고 있다. 글은 많지 않다. 한 곳에 열 줄 정도. 대신 여행지마다 두 면에 걸쳐서 그림을 크게 펼쳐 놓았다. 그림 속 사물의 크기는 깨알 같다. 이 속에서 여행지를 대표하는 무언가를 대여섯 가지씩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다. 실제사진으로 이국적인 모습을 보아 온 어른들의 눈에는 이 그림들이 자칫 조잡해 보일 수 있지만, 세계문화를 처음 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숨은그림찾기라는 형식과 그림이 더 친근하고 재밌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옥 학부모
나는 달랄이야! 너는?
오소희 지음|김효은 그림|토토북|203쪽|2012.01.18|12,000원|가운데학년|한국|인권
여행 작가 오소희 씨가 여행을 통해 만났던 제3세계 친구들의 삶과 행복에 관한 얘기를 동화형식으로 쓴 책. 이야기 글 뒤에 필리핀, 라오스, 르완다, 시리아, 아마존의 현재 모습과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어 제3세계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를 가릴 때 사용하는 ‘히잡’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외모로 여성을 평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문화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오해가 부끄러워진다. 여러 나라의 아이를 만나보고 작가가 느낀 가장 ‘행복한 아이’는 ‘꿈꾸는 아이’라는 작가의 말에 우리 아이들이 생각난다. 공부는 당연히 해야 하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잣대 속에서 막연하게 공부만 하는 우리 사회의 아이들. 이들에게 부자 나라가 아닌 제3세계 친구들의 삶을 알려주고 행복과 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에는 많은 다양한 세계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신정임 서울 반포중 사서
남사당 놀이
이현숙 지음|장경혜 그림|웅진주니어|50쪽|2012.01.16|11,0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곰뱅이 텄다! 곰뱅이쇠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개갱 개갱 갱깨개갱, 길놀이가 시작된다. 오늘 하루 안 놀면 언제 놀아 볼까? 얼쑤! 마을 사람들 모두 달려 나와 풍물놀이에 동참한다. 빙글빙글 뱅글뱅글 돌아가는 접시 따라 눈도 함께 따라가고 잘하면 살 판, 못하면 죽을 판인 땅재주꾼의 번개곤두가 한바탕 벌어지면 어느새 아슬아슬 외줄 타는 어름산이를 보는 사람들 가슴은 벌렁벌렁. 연이은 탈놀이에 마당은 들썩들썩, 네 개의 기둥을 세운 무대에는 덜미잡이들의 인형극이 한창이다. 조선후기 장터와 마을을 다니며 춤과 노래, 곡예를 공연하며 우리나라의 전통 예술을 종합적으로 계승한 남사당패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재주꾼들의 여섯 놀이가 익살스럽고도 살아 움직이듯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눈길을 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남사당패를 따라나섰지만 그 안에서 꿈을 갖고 어름산이로 우뚝 선 주인공 봉우의 눈을 통해 2009년, 세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남사당 놀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보자. 김경란 서울 양재초 사서
동갑인데 세배를 왜 해?
안미연 지음|박정인 그림|웅진주니어|36쪽|2012.01.18|10,000원|모든학년|한국|역사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 풍경 속에서 동갑내기 두 아이가 항렬과 촌수를 따져 본다. ‘한 집안의 가족을 친척이라 부르지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이런 궁금증에도 답을 주고 있다. 친척의 호칭과 돌림자의 생성원리도 알려 준다. 핵가족화 되면서 점점 잊혀 가던 것들이라 반갑다. 섣달그믐이 가기 전에 빌린 것 돌려 주는 미풍양속과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는 이야기, 윷놀이, 야광귀에 곁들여 잊히는 중요한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기대가 된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서도, 그림 속에도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다. 세배를 하는 장면에도, 차례를 지내는 장면에도 할머니나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부엌에 있다. 현실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여성들을 분노케 할 것 같다. 가족들 사이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무시당한 느낌이다. 가벼운 만화풍의 삽화는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책의 내용을 희화하여 무게감을 약화시켰다. 신정화 서울 삼광초 사서
뚜벅뚜벅 우리 신
최재숙 지음|이광익 그림|보림|30쪽|2012.01.13|9,8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곰발바닥 모양에 발톱이 뾰족이 나온 털실내화가 유행한 적이 있다. 기발한 생각이라 여겼는데 옛날 북극 지방에 살았던 이누이트들은 죽은 북극곰의 발을 장화처럼 만들어 신기도 했단다. 그림을 살펴보니 이집트 벽화 속 그림이 담겨 있다. 그림 속에 신발을 신은 한 사람과 신지 않은 세 사람이 나온다. 신발을 신은 자와 신지 않은 자의 신분이 다르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책은 신발의 역사를 말하듯 들려 주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삼국시대를 시작으로 신는 사람의 계급에 따라 화대 재료를 달리한 고려. 방울 달린 신발은 개미 하나도 죽이지 않으려는 불교정신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성별, 신분, 날씨에 따라 신발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죽은 이에게 신발을 신기고 저승사자에게 짚신을 준비하는 조상의 마음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신었던 신발을 계속 이어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통해 신발의 흐름을 앎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허지연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
역사가 살아있는 남산 이야기
최준식 지음|고정순 그림|마루벌|40쪽|2012.02.10|11,000원|모든학년|한국|전통문화
장충단 공원으로 이전된 수표교를 청계천으로 되돌린다고 떠들썩하다. 이 책은 장충단의 알려지지 않은 명성황후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애국가 2절에 등장하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하여 수난을 겪었다 한다. 나무가 그런 수모를 당했다면, 하물며 다른 건 어찌 했을까 짐작을 하고도 남으리라. 마루벌의 ‘자랑스러운 우리문화’ 여섯 번째로 나온 이 책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남산을 재발견하게 한다. 남산 탐방길을 따라가며 장충단에서 백범 김구 광장까지 13곳을 자세히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는 “남산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남산을 오르면 정말 즐거운 산책이 된답니다.”라고 끝맺음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복판에 살아 숨 쉬는 남산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려 한다면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임에 틀림없다. 혹여 직접 찾아가 보지 못하더라도 도서관에서 펼쳐본 책 속 여행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겠다. 변영이 길꽃어린이도서관 책밭매기독서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