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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9:07 조회 6,040회 댓글 0건본문
더위가 한창이다. 서해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농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서점을 찾았다. 마음에 비를 내려 모두를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책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와이즈베리)이 돈이 없어도 꿈을 꿀 수 있는 우리들에게 돈이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줄 수 없는 마음의 시원함을 주고 있다. 한편, 중학교 시절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실명한 후, 이어 모친과 누나를 잃고 맹인 고아가 되었지만, 대학 졸업과 유학의 길에 올라 한국 최초 시각 장애인 박사가 된 강영우 박사의 유고작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두란노)가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강영우 박사는 2012년 2월 췌장암으로 타계하기까지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힘쓰며 살았으며, 자신의 피할 수 없는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하여, 아름답고 멋진 삶을 살았다. 참 마음이 시원하고 따뜻하다.
오덕성 서울영상고 사서교사
공정무역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존 보우스 외 지음|한국공정무역연합 옮김|수이북스|288쪽|2012.05.12|13,500원|고등학생|영국|경제
공정무역이라는 용어는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네팔의 커피생산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공정무역 커피와 초콜릿을 판매하는 상점과 사이트도 생겨났다. 이 책은 아직 우리에게는 윤리적 소비를 호소하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은 이 새로운 형태의 무역이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 모두에게 이익을 창출해 줄 수 있으며, 우리에게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공정무역의 긍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작용들과 그것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써 놓고 있어 독자들이 균형 잡힌 시선으로 공정무역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공정무역이 경제적인 효과뿐 아니라 지구촌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환경까지 개선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그렇다면 적용의 범위는 남반구의 일부 지역에서 벗어나 어디까지 확대되어야 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이호은 의정부 경민여중 한문교사
내 식탁 위의 책들
정은지 지음|앨리스|267쪽|2012.04.27|13,000원|고등학생|한국|독서
깜빡깜빡. 머리의 기억단자가 자주 꺼진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풍겨오는 냄새에 대한 코끝의 기억이나, 언젠가 한 번 먹어봤던 맛에 대한 혀끝의 기억은 기막히게 정확하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이 전부는 아닌 듯. 자신을 ‘푸드 포르노 중독자’라 말하는 저자는 읽어 온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에 주목한다.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레 등장했다가 물 흐르듯 사라지기에 누구도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책 속 음식. 그러나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리 앞에 차려진 이 음식들에는 놀라운 추억과 역사가 담겨 있다. 음식의 유래도 들려주고, 식재료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먹어본 음식에 대해서는 맛을 추억하게 해 주며, 처음 보는 생소한 음식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개인적으로는 『초원의 집』(로라 잉걸스 와일더)을 비롯하여, 저자가 음식 이야기를 위해 꼽은 여러 권의 책들이 향수를 불러일으켜 더욱 흥미롭다. 아쉬운 점은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책들이 많다는 것. 이럴 땐 공공도서관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 정움 서울 경희고 사서교사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가네코 후미코 지음|정애영 옮김|이학사|366쪽|2012.04.10|18,000원|중・고등학생|일본|역사인물
가네코 후미코는 어릴 적부터 이중적인 부모의 삶과 가치관으로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했고, 조선으로 가서도 무적자였던 자신을 식모처럼 부리는 할머니 밑에서 식민지 백성 못지않은 억압과 학대를 받으며 처절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과거와 가족과 운명 속에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그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배울 수 없었던 환경에서도 책을 읽고, 책을 통해 사유하고, 책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훌륭한 인간은 타인의 노예로서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과 자유를 위해 자신만의 일을 찾는 인간임을 깨닫고 그 길을 발견하면 곧 행동으로 옮긴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천황제에 저항했던 아나키스트로서, 박열의 아내로서의 삶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굴절된 과거와 고통스러운 성장과정에서도 자신의 삶을 역사적인 삶으로 만들어갔다는 점에서 진정한 자유주의자였고 혁명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현숙 의정부 효자고 사회교사
박물관에서 꺼내 온 철학 이야기
이현구, 김범춘, 우기동 지음|우리교육|303쪽|2012.04.12|10,000원|중학생|한국|철학
왜 사과는 위에서 밑으로 떨어질까? 생각의 출발점은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된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 책은 동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을 통해 사고력과 상상력을 기르는 방법을 보다 자세히 안내한다. 사고력과 상상력으로 인류에 영향을 미친 동양과 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는 어떻게 의문을 가지고 해답을 찾아 갔을까?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 플라톤은 현재는 위대한 사상가이지만 당시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의문을 갖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조금 골치 아픈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생각하는 힘’ 때문이다. 왜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 그 답을 찾기 위해 모든 의문점을 꼼꼼하게 따져 보고, 자신의 생각의 깊이와 폭을 자유롭게 넓혀 상상력을 길러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우리도 동서고금의 훌륭한 사상가들의 사고력과 상상력의 모양새를 흉내 내 보는 건 어떨까? 모든 것은 모방에서 시작되니까. 박선미 목포여고 사서교사
심리의 함정
웨샤오둥 지음|박영인 옮김|에쎄|284쪽|2012.04.02|13,000원|중・고등학생|중국|심리학
다른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사람은 처세술에도 능하고, 어떤 사람이나 일을 만나도 대처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자기 자신의 심리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의 심리를 알고 있다면 사람들과의 갈등 요소들이 줄어들 것이다. 인간 사이의 갈등이 줄어든다면 조금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고금을 망라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각 인물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였는데, 다양한 인물에 대하여 알 수 있어 흥미롭다. 인격장애, 인지장애, 인격결함, 자아인지, 인격완성의 다섯 단계별로 인물들을 역사적인 사건과 업적을 중심으로 분석하였고, 그 사건과 업적들 속에 드러난 심리를 역사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입장에서 동시 비교하였다. 또한 주제별 인물들의 상대적인 인물이나 사실들을 비교표를 만들어 이해를 도왔고, 심리학과 관련된 상식을 별도로 서술하여 심리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심리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하여 가볍게 읽기에는 좋지만 너무 다양한 인물과 역사적 사건들을 함축적으로 다루다 보니 심리학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무현 의정부 경민여중 역사교사
세계가 감탄한 한국의 신기
최준식 지음|소나무|360쪽|2012.04.09|15,000원|고등학생・학부모|한국|민속학
최근에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며, 정말 우리 조국인 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세계인들을 열광하게 만드는지에 대하여 누구나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학생들이 읽기에는 쉽지는 않겠지만, 한류열풍의 뿌리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한국의 신기』는 이 책의 저자 최준식의 2007년 저작인 『한국의 문기』와 짝을 이룬다. 책을 읽게 된다면,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을 알기 위해 지난 저작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내용이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 한국 문화를 ‘문기文氣’와 ‘신기神氣’라는 측면에서 설명하며, 문기는 주로 인문人文과 관련되는 것으로 수준 높은 문화 의식으로 상층문화의 원리이며, 신기는 기층(하층)문화를 담당하는 기운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거칠고 역동적이며 야성적인 에너지인 “신기”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한국문화를 바라보면서, 이러한 신기가 한국문화를 넘어 한국문명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멋지고 신나는 스토리텔링을 경험해보자. 오덕성 서울영상고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