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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2-10 21:03 조회 6,8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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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의 최종 목적은 평생 독자를 기르는 일이 아닐까 한다. 생활과 독서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독서교육은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책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문학과 문학이 아닌 것, 즉 정보를 주는 글을 실은 책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을 읽을 때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느낌을 음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며, 정보글을 읽을 때는 어떤 사실이 나에게 새로운가를 주의 깊게 살피며 읽고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독서 과정들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종류의 독서, 즉 문학과 정보글의 독서는 그림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최근의 그림책들을 살펴보면 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그림책들은 많이 출판되고 있으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인 지식정보그림책의 수는 좀 적다. 출판이 되더라도 내용이 부실하거나 그림의 예술성이 부족하다. 그래서 추천하기도 어렵다. 좋은 지식정보그림책을 만나고 싶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나무들의 밤
바주 샴, 두르가 바이, 람 싱 우르베티 지음|보림|46쪽|2012.07.30|41,000원|높은학년|인도|민담
곤드족은 지표상에서 가장 오래된 육지인 데칸고원을 기반으로 인도의 삼림에 뿌리내린 민족이다. 그들은 풍성하고 독특한 문화를 함께 만들고 즐긴다. 곤드족 예술가 바주 샴Bhajju Singh Shyam의 전통 미술을 책으로 옮긴 것은 바로 ‘기타울프’가 설립한 ‘타라 북스’다. 장르를 초월한 작가 선택, 인쇄나 무역의 공정성을 지향하며 노동자가 공동 소유자인 세계 유일의 출판사다. 『나무들의 밤』은 그렇게 탄생했다. 열네 명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책을 받아든 순간 옅은 한숨이 배어 나왔다. 재생지에서 나는 흙냄새와 함께, 만져보면 도드라진 잉크의 결을 따라 오래된 이야기가 울려 나온다. 힘 있는 선과 색채가 강한 흡인력을 가지며, 신비로운 나무를 둘러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숨결이 깃든 책이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세탁소 아저씨의 꿈
엄혜숙 지음|이광익 그림|웅진주니어|36쪽|2012.07.30|11,000원|낮은학년|한국|꿈, 용기, 재일조선인 역사
일본에서 태어나 조선학교를 다녔고 국적은 한국인인 콧수염 아저씨, 일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동물 전문 논픽션 작가 김황 아저씨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부터 사육사가 꿈이었지만 재일조선인이란 이유로 온갖 차별 속에 살아온 콧수염 아저씨의 삶은 매번 자신의 꿈 앞에서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좌절의 고통이 함께합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꿈과 지극한 우정은 주변 상황에 굴하지 않고 늘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세상을 온통 밝게 비춰주죠. 이제 콧수염 아저씨는 일본과 한국, 북조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 세 곳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되고자 꿈꿉니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일제강점기에 이어 분단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겪어온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줍니다. 또 김황 아저씨가 쓴 『코끼리 사쿠라』, 『황새』 등의 책은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재일조선인 문제와 남북분단 현실에 대한 답을 찾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동물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온통 노랗고 알록달록한 옷가지들을 뒤로한 채 오늘도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을 콧수염 아저씨처럼 여러분도 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이란 씨앗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울산에 없는 울산바위
김춘옥 지음|김태현 그림|봄봄|40쪽|2012.07.25|12,000원|낮은학년|한국|옛이야기
각 지방과 유명한 산, 강 등에는 신비로운 전설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이 그림책은 바로 설악산에 있는 울산바위와 속초의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큰 덩치 때문에 미움을 받던 울산바위는 금강산 산신령님이 일만 이천 봉을 모은다는 소문을 듣고 금강산으로 간다. 그러나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대신 설악산의 바위가 된다. 울산바위가 유명해지자 울산고을의 원님은 설악산의 신흥사에 터무니없이 많은 바윗세를 내라고 하지만 지혜로운 동자승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긴다. 속초束草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이유는 바로 동자승이 원님을 이기기 위해 풀을 뽑아 새끼줄을 꼰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설악산에 올랐을 때 울산바위를 본다면 그림책에서 본 순진한 울산바위의 표정이 떠오를 것 같다. 산봉우리와 바위들이 화선지에 그린 수묵화처럼 번져 있어 동양화스럽고 포근하다. 광택이 없는 종이를 사용했더라면 산과 들판, 바다가 만들어지던 먼 옛날이야기라는 느낌이 더 살았을 것 같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우리 아빠는 멋진 악당
이타바시 마사히로 지음|요시다 히사노리 그림|내인생의 책|32쪽|2012.07.18|11,000원|낮은학년|일본|성장
학교에서 여러 학생을 지도하다보면 유난히 창의적이고 무슨 일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학생들을 아주 가끔 만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의 공통점은 백발백중 아빠와 친한 아들이거나 딸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아빠와 친해지기에 딱 좋은 책이다. 책에 나온 것처럼 사실 아이들은 아빠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어느 날 아빠의 직업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해결하려고 아빠 차를 몰래 타고 아빠의 일터로 간 아들은 아빠가 하는 일이 바퀴벌레 마스크를 쓴 악당이란 걸 알게 된다. 복면을 쓰고 악당 짓을 하는 아빠가 싫었지만 “악당이 없으면 정의의 사도는 할 일이 없잖아? 아빠는 모두를 위해 열심히 악당 역할을 한 것뿐이야. 알겠니?”란 말에 “모르겠어! 그렇지만 안다고 해줄게.”라는 아들의 대답에 가슴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 직업의 귀하고 천함에 상관없이 아빠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은 아빠처럼 멋진 악당이 되고 싶은 꿈을 갖게 된다. 가톨릭병원장 김영훈 교수가 말하는 ‘아빠효과’를 기대하며, 아빠의 무릎에서,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면 딱 좋은 책이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피리 부는 거북이 자부치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서남희 옮김|열린어린이|32쪽|2012.07.12|9,800원|낮은학년|미국|신화
제럴드 맥더멋은 아프리카 민담에서부터 인디언 설화까지 세계 각지의 신화와 설화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그중 『피리 부는 거북이 자부치』는 아마존의 열대우림 부족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자부치는 신화 속의 다른 거북이처럼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부치의 등딱지는 반짝반짝 매끄럽고 피리 소리는 맑고 고왔다. 그러나 피리 소리가 달갑지 않은 동물들도 있었다. 피리 소리에 속아 재규어는 꼬리잡기를 하며 빙빙 돌았고 도마뱀은 자부치의 말 노릇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들은 자부치의 연주를 좋아해서 초로롱 노래했다. 단지 노래할 줄 모르는 독수리는 자부치를 잡아먹을 궁리를 했다. 어느 날, 하늘의 왕이 모든 새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했다. 자부치도 함께 가고 싶었다. 독수리는 이때다 싶어 말했다. “좋아, 꼬마 친구. 내 등에 타.” 독수리의 등을 타고 하늘을 난 자부치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책이 독자를 사로잡는 또 다른 특징은 색이다. 녹색, 노랑, 빨강 등 형형색색의 색들이 분홍색 바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열대밀림의 대표적인 새인 큰부리새, 마코앵무새 등의 화려한 색들이 책에 채색되어 열대밀림의 생명력과 열정을 전달하고 있다. 조대근 창원 용호초 교사


호랑이 배에서 덩 딱기 덩 딱!
박현숙 지음|구소리 그림|신동흔 기획|한솔수북|34쪽|2012.07.25|10,000원|낮은학년|한국|옛이야기
우리의 옛이야기 중에서 이렇게 위풍당당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풍물을 좋아하는 형제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신나게 놀다가 금강산을 마지막으로 흐드러지게 한판을 벌인다. 그런데 무지막지한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하지만 노는 데 정신이 팔려 호랑이 뱃속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 날을 기다리며 또 한바탕 별달거리 장단을 치며 흥겹게 놀아버린다. 여덟 형제와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동물들이 신명나게 놀다보니 호랑이는 배가 아프고 똥구멍이 벌름벌름… 그리고 똥구멍 앞에서 벌름거리는 호랑이 꼬리를 발견하고 모두가 힘껏 잡아당겨버리자 호랑이는 홀라당 뒤집혀버리고 호랑이 뱃속에 있던 팔형제와 산짐승들은 모두 다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와 잘 먹고 잘 살았다고 이야기는 끝난다. 많이 알려져 있는 ‘호랑이 뱃속잔치’보다 더 거침없고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다. 풍물 소리를 입으로 내다보면 어느새 귓속에서는 풍물판이 벌어지고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가 들썩여진다. 악기의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점도 독특하다. 어렵고 힘든 삶을 해학과 풍자로 이겨낸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참 자랑스럽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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