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 인문 깊게 읽기]조선 왕비, 화려하고도 어려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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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2-11 17:18 조회 8,062회 댓글 0건본문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심재우 외 지음|돌베개|339쪽
2012.09.30|25,000원|중・고등학생|한국|역사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하여 신라 시대에 선덕여왕이 지존으로 등극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도 남녀 불평등의 사회적인 요소 많기에 여전히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우리 역사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의 마지막 왕국인 조선. 조선왕조는 1392년에 건국되어 1926년에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승하할 때까지 총 25명의 왕과 2명의 황제가 있었다. 약 500여 년 간의 왕조가 이어져 오는 동안 왕들의 수많은 업적과 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복잡한 과정 등의 사건들은 많이 연구되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왕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왕비들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활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왕비들은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로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행한 이 책은 약간은 소외된 왕비들의 전반적인 삶을 기록하였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조선 왕비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왕비의 간택과 책봉, 왕비의 출산과 양육, 수렴첨정을 통한 정치 참여, 독서와 글쓰기, 외척관계, 왕비 외에 궁중에서 지낸 여성들의 삶까지 조선시대의 문헌들을 인용하여 자세히 풀어 설명하며 이해를 돕고 있다.
왕비는 한 왕국의 지존과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자이자 나라의 국모이며, 왕실의 살림을 책임지고, 왕실의 대를 이어가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에 간택부터 국혼까지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왕은 대개 원자 시절에 가례를 올리고, 왕위에 올라서는 세자빈을 왕비로 책봉하였다. ……먼저 길일을 정하여 종묘와 사직에 이 사실을 고유하고 나서 전국에 금혼령을 내렸다.(59쪽)
금혼 대상은 보통 15~20세의 처녀들이었다. 이 연령의 상하한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었다.(61쪽)
왕비는 겉으로 보기에 가장 화려한 여성이다. 하지만 화려한 만큼 그 책임이 무거운 위치이기도 하다. 왕비는 내명부의 수장으로 왕실의 살림을 책임지는 존재이다. 특히 왕비의 가장 중요한 의무 중의 하나가 출산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에게 출산이란 생명을 담보하는 힘든 과정이다. 왕통을 이어갈 왕자만큼 중요한 것이 그 어머니인 왕비이다. 현대의 어머니들은 자식 사랑이 극진하다. 특히 한국의 어머니들은 학업과 자식의 성공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그 열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선의 왕실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책에는 태교부터 육아, 유모의 선정, 원자가 아플 때 대처했던 방법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왕실에서 육아 문제는 왕비의 출산과 함께 가장 신경 쓰이는 일 중 하나였다. 일반 양반가에서도 집안의 계승 등의 문제로 출산에 신경 쓰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왕실은 확실히 양반가보다 그 의미가 컸다.(149쪽)
자녀에게 있어 부모의 역할은 모두 중요하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는 각각 특권과 의무, 책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양육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는 것은 가문과 국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역할도 학습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저자는 조선의 왕실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교육을 꾸준히 하였음을 설명하면서 현대의 부모들에게 적지 않은 도전과 과제를 주고 있다.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하게 있지 않았다. 그러나 왕실의 여성은 달랐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누구나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왕실의 여성은 공적으로 조선시대 여성의 상징적 존재였고, 따라서 지녀야 할 품성과 인격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왕실 여성의 교육에는 여사(女師)를 두어 교육을 담당하게 하였다. (198쪽)
현대에는 여권이 많이 신장이 되어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구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에서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화려한 위치에 맞는 책임과 의무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것을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하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음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왕비라는 자리는 영광스럽고도 화려한 자리이지만 결코 쉬운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있어 쉽지는 않지만 조선왕조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