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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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22:57 조회 7,539회 댓글 0건본문
11살 유산
김정문 지음|초록호랑이|192쪽|2012.12.26|11,000원|중・고등학생|한국|소설
‘천진난만하다’거나 ‘순진하다’ 또는 ‘순수하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북한산 국립공원은 70년대 후반엔 산동네였다. 이 책은 그곳에서 살았던 11살 주인공 ‘정훈’의 이야기이다. 산동네에 ‘광석’이란 동자승이 등장하면서 ‘정훈’과 여러 일들이 얽히게 된다. 둘 사이 우정을 축으로 사건이 전개되지만 산동네 아이들과 어른들의 삶도 마음을 울린다. 작가는 처음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야기를 펼치지만 소설을 읽어가면서 여러 의문들이 조금씩 풀려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그래서 이 소설은 한 번에 쭉 읽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 소설에는 그 시절 성장통을 겪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어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경험과 정서가 녹아 있다. 청소년들도 이 책을 읽고 어릴 적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순진했던 자신의 모습에서 감동의 물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순수, 그것은 이제 우리들에게 유산인 걸까?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너를 잊지 못할 거야
바바라 애버크롬비 엮음|이상구 옮김|오픈하우스|2012.11.30|248쪽|12,800원|중학생|미국|에세이
21명의 미국 작가들이 사랑하고 떠나보낸 개, 고양이, 말, 돼지 등의 동물들을 추억하며 쓴 이야기를 엮었다. 앤 라모트는 아픔을 극복하고자 새디라는 개를 키우며 10년의 세월을 함께 한 후 알게 된 깨달음을 이렇게 말한다. “좋은 개와 함께 하는 삶이란 어머니의 사랑이나 신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과정과 같다.”(187쪽) 삶의 많은 부분을 함께 하고 늘 한결같은 사랑을 주며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 준 동물을 애완동물이라는 호칭 대신 짝, 동반자 의미인 ‘반려동물’로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겠다. 사람에게 받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반려동물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엄청난 상실감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친구로, 딸이나 아들로서, 심지어 엄마의 역할까지 했던 동물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그들의 사랑으로 충만한 인생이 더욱 성숙해지는 경험도 하게 된다. 삶과 죽음의 자연스런 순환, 그들이 남겨준 이별의 선물이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넌 아직 몰라도 돼 청소년을 위한 아주 특별한 시집
신지영 지음|박건웅 그림|북멘토|192쪽|2012.11.26|12,000원|중학생|한국|시
‘청소년을 위한 아주 특별한 시집’이라는 부제가 눈길을 끈다. 매달 발간되는 시집이 많지 않고, 그중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집은 더욱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제와 달리 시를 읽다 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시집 같다. 그만큼 표현이 쉽고 간결하며 솔직하다. 그래서 시라면 응당 어렵고 은유적인 표현에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다. 게다가 각 시마다 자신의 생각과 소재에 대한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여 놓아서, 난해한 시를 해석하는 재미에 길들여진 독자라면 더욱 그렇다. 대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자신의 아이가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길 원하는 부모라면 추천해 주고 싶다. 교사라면 각 시에 등장하는 여러 문제를 수업 소재로 삼아 이야기할 수 있고, 부모라면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 그림도 눈여겨보자. 때로는 시보다 더 간결한, 시보다 더 은유적인 그림이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현아 광양 중마고 사서교사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
유진 옐친 지음|김영선 옮김|푸른숲주니어|172쪽|2012.11.20|9,000원|중학교|미국|소설
스탈린 통치 아래 소련에 사는 열 살 사샤는 공산주의자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소년단에 입단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다. 소년단 입대를 앞두고 아버지가 케이지비에 끌려가고 방을 빼앗기고 홀로 남게 된다. 고모조차 그를 외면한다. 그리고 가장 완벽하다고 믿었던 교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짜 범인을 만들고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다. 루비얀카 교도소에서는 누구나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한다는 사실을 안 순간 공포가 그를 억누르지만 절대적 믿음에 대한 의심과 아닌 것에 대한 확신이 그 공포를 맞서게 한다. 지은이가 그린 흑백의 다소 과장된 일러스트는 스산한 그 사회의 분위기를 나타내 주면서도, 아이의 시각에서 모순된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공산주의는 무너졌지만 그들이 통치하기 위해 저지른 공포의 그림자는 아직도 여기저기 스며 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암시와 함께.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와일드우드 연대기, BOOKⅠ
콜린 멜로이 지음|카슨 엘리스 그림|이은정 옮김|황소자리|520쪽|2012.12.31|15,800원|중학생|미국|소설
프루는 『시블리 조류 백과사전』을 좋아한다. 새를 스케치하고 새 이름을 읊조릴 때면 저절로 고요한 평원이나 나무 위 새 둥지가 떠오를 만큼이나. 석 달이나 갖고 있던 책을 반납하러 간 날, 동생 맥이 까마귀 떼에게 납치당하자 프루의 모험이 시작된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제목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연상하며 ‘판타지’라는 걸 짐작했겠다. ‘지날 수 없는 숲’으로 동생을 찾으러 간 프루는 친구 커티스와 와일드 우드, 사우드 우드, 노스 우드를 누비며 맹활약을 펼친다. 그들 이야기는 숲처럼 두툼하다. 숲에 사는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욕심이 많은 이도 있고 평화를 사랑하는 이도 있다. 참새와 쥐가 말을 하고 프루가 독수리를 타고 날아다녀도 우리네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현실과 판타지가 잘 어우러져 있는 덕분이다. 일주일간 모험을 마친 프루처럼 독자에게도 큰 소득이 있을 거다. 두꺼운 책을 읽은 흐뭇함과 Ⅱ편을 기다리는 일은 덤이다. 일러스트로 꾸민 표지와 책 속 그림들은 상상을 부추긴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Mr. 박을 찾아주세요
박현숙 지음|자음과모음|232쪽|2012.11.23|10,000원|고등학생|한국|한국소설
이 작품은 가족이 해체된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표지에는 까만 피부의 소년이 망원경을 든 채 하늘을 올려보며 미소 짓고 있다. 그의 이름은 리바이, 한국에 사는 코피노다. 리바이의 엄마는 리바이의 아버지 Mr. 박을 찾기 위해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여 한국에 왔다. 아픈 새아버지에 정신지체아 동생까지 돌봐야 하지만 리바이는 묵묵히 견디며 때때로 치미는 친부에 대한 호기심과 애착도 억누르며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강파랑의 친부 찾기를 돕게 되면서 Mr.박에 대한 궁금증과 그리움은 점점 커진다. 마침내 Mr. 박과 만날 기회가 주어진 순간, 정신지체아 동생이 자신만 찾고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과연 리바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달려가는 리바이를 볼 때쯤 독자는 가슴이 먹먹함을 느낄 것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고, 그게 바로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림을 전하는 책이다. 이재희 실로암점자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