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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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22:33 조회 6,894회 댓글 0건본문
검은 점
왈리드 따히르 지음|공지현 옮김|여유당|54쪽|2012.12.15|12,000원|낮은학년|이집트|상상
해님도 방긋, 동동 떠다니는 구름마저도 싱긋 웃고 있는 넓고 푸른 들판은 아이들마다 온갖 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터다. 어느 날 아침 놀이터에 커다랗고 둥근 검은 덩어리가 나타난다. 갑자기 나타난 물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신기한 검은 점은 다양한 추측 놀이 대상일 따름이다. 그러나 처음에 나타날 때처럼 막연히 그냥 사라질 줄 알았던 검은 점이 계속해서 놀이터 한가운데를 가로막자 아이들은 어떻게 없앨까를 고민한다. 없애는 방법이 잘 안되자 이번엔 어떻게 쓸까를 고민한다. 모두가 포기하고 불편한 놀이터에 적응하려고 할 때 한 친구는 계속해서 해결방법을 고민하고 마침내 모두의 도움을 받아 예상 밖의 해결방법으로 독특한 결말을 맺는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이집트 작가의 그림동화인 검은 점은 우리가 늘 보았던 동화와 같은듯하면서도 아랍 민족 고유의 정서가 느껴지는 동화이다. 또한 만화작가이기도 한 작가의 특징만 살린 단순한 그림은 얼핏 졸라맨이 연상되기도 하고 곳곳에 재치 있는 만화스런 삽화가 눈에 띈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비밀
허은미 지음|박현주 그림|문학동네 |40쪽|2012.12.28|11,000원|낮은학년부터|한국|성폭력
성폭력 예방 교육은 유아기부터 시작하여 연령대별로 지속적으로, 꽤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그림책이 이러한 교육에 실질적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지난 달 소개했던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다 말할 거예요』에 이어 한 권을 더 소개한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서 일어난 고통스러웠던 경험은 일인칭 화자인 어린 ‘나’의 고백을 통해 드러난다. 주변에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하여, 행복한 비밀과 우리를 아프게 하는 비밀을 에피소드를 통해 대칭적으로 제시한 형식이 주제에 대한 설득력을 높인다. ‘나’를 뒤에서 껴안고 있는 시커먼 그림자는 불쾌하고 위험한 상황을 재현하며, 눈은 제외된 채 손가락을 입에 대고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협박하는 수염투성이 얼굴은 화면을 꽉 채워 위압감과 공포스러움을 조성한다. 화면 구석에 작게 표현된, 얼굴을 가린 채 베개를 껴안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는 불안과 슬픔이 느껴진다. 인물에 대한 원근조절, 화면상의 배치 등을 통한 심리 및 분위기 묘사가 돋보인다. 더 문학적이되 직접적인 교육을 원한다면 『슬픈 란돌린』(문학동네)을 더불어 추천한다. 박사문 대학강사
신기한 붓
권사우 지음 |홍쉰타오 원작|사계절출판사|36쪽|2012.11.23|11,500원|낮은학년|중국|옛이야기, 권선징악
이 책은 중국 아동문학의 거장 홍쉰타오의 대표작 『신필마량(神筆馬良)』이 원작으로, 권사우 작가의 10년 동안의 노력의 결과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이 책은 그리는 그림이 살아나는 신기한 붓을 가지게 된 마량이 살아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사건의 과정과 선한 마음과 탐욕스러운 마음이 가져오는 다른 결과는 삶의 교훈을 단순하지만 재미있고 부담스럽지 않게 잘 전달한다.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책장을 천천히 넘기게 되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표정 하나, 옷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수묵담채화 풍의 그림에 시선이 사로잡히며 감탄하게 된다. 이 그림은 그림을 읽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내용과 잘 어우러지며, 그림만큼 아름다운 책의 내용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글자 역시 크기와 위치 등을 절절히 배치하여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초등 저학년에게 적절하나 보다 낮은 유아도 함께 읽고 보기 좋으며, 순수한 동심과 상상력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권혜선 성남 성남동초 교사
으랏차차 들돌 들어라!
신정민 지음|이경석 그림|웅진주니어|36쪽|2012.12.24|10,000원|낮은학년|한국|전통
역사는 주로 왕조나 인물 중심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왕이나 위인은 수적으로 보면 지극히 소수일 뿐, 대부분의 일반 백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 그림책은 그동안 왕권 계승과 전쟁, 그리고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에 가려져 있었던 서민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양반들이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성인식으로 관례를 치렀다면 일반 서민들은 들돌 들기라는 의례를 통해 어른으로서 힘과 정신력을 확인하는 풍습이 있었다. 들돌 들기는 보통 쌀 한가마니(80kg) 정도의 돌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들어 올리는 것인데, 성공하면 정식 농사꾼으로 인정받고 장가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리고 힘도 약하던 주인공 돌쇠의 좌충우돌 들돌 들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들돌 들기를 통해 옛사람들에게 힘이 가장 큰 재산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농사로 바쁜 중에도 술과 음식을 차리고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기는 삶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넉넉한 농촌풍경 속 사시사철 농사짓는 모습과 시시각각 변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지루할 새 없이 재미있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지금이 가장 좋습니다
우순교 글|조은영 그림|웅진주니어|34쪽|2012.12.20|10,000원|낮은학년부터|한국|인물
웅진 인물그림책 제 12권 『지금이 가장 좋습니다. : 가야금 음악가 황병기이야기』가 나왔다. 겉표지부터 힘찬 가야금 소리가 들리는 듯 역동적이다. 전쟁 중이던 1951년 15살의 중학생 황병기선생이 친구의 권유로 찾아간 허름한 무용교습소에서 울리던 ‘둥, 당, 당, 슬기둥, 당, 당’ 맑고 투명한 가야금 소리에 반해 전쟁과 폭격의 무서움도 까맣게 잊고 자신을 설레게 하는 소리 공부를 시작한 이야기부터 책에서는 가야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 책을 맨 처음 만났을 때, 책의 그림은 노동운동 판화 같기도 하고 거칠고 무서운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러 번 읽으면 읽을 수 록 황병기선생의 음악이 궁금해지고, 음악을 찾아 듣고 나서 다시 읽으면 책의 내용과 그림이 더 실감난다. 서양음악에는 익숙한 우리 귀에 선생의 곡인 침향무와 미궁이 아직 낯설긴 하지만, 모차르트와 베토벤 말고도 세계가 알아주는 우리나라 가야금 음악가 황병기선생이 있다는 것과 선생의 음악을 더불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다. 글 밥이 조금 많고, 선생의 음악을 글로 표현한 부분에는 철학적인 부분도 있어 책의 맨 뒷부분에 소개된 음반들을 찾아들으며 읽으면 좋을 듯하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성석제 지음|김세현 그림|비룡소|20쪽|2012.12.21|12,000원|낮은학년|한국|옛이야기, 역사
이 그림책은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 중 이름난 장수들의 삶을 다룬 「열전」편에 실린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평강공주의 어린 시절부터 온달과 결혼하는 과정, 온달이 전쟁에 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원전의 딱딱한 문체가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운율 있는 문체로 재탄생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기로는 온달은 바보 중에서도 바보이다. 그러나 온달은 본래 바보가 아니라 하급 귀족 출신의 뛰어난 무사였는데, 왕실의 사위가 된 것을 시기하여 역사서에 바보로 만들어 기록했다는 해석이 있다. 이는 『삼국사기』가 상류 계급인 김부식의 관점에서 서술되었음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문제는 책을 읽은 후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사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6세기 고구려의 모습을 고구려 벽화를 본 뜬 그림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표현하였다. 선명한 색상과 한지를 오려 붙여 선이 뚜렷한 등장인물들은 그림에서 곧 튀어나올 듯 생동감이 있다. 또 검은 물감을 점점이 찍어 오래된 역사이야기라는 느낌을 잘 살렸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