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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19:18 조회 8,1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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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는 다양한 시점과 상황의 청소년 자살을 다룬 단편집인 『조용한 식탁』(이병승, 삶창)이 눈에 띄었으나 추천하기에는 돋보이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중학생주의보』(야즈키 미치코, 탐)는 제목이 흥미로웠지만 37개의 소제목과 많은 등장인물들이 산만한 느낌이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비슷한 복고적인 감각을 기대했던 『비바, 천하최강』의 경우, 90년대 영화와 음악이 오히려 요즘 청소년들에게 공감이 안 될 것 같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공선옥의 신작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창비)는 전작들에 비해 흡인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었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이금이 작가의 내공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작품임이 분명했고, 작년 추천위원 올해의 책으로 거론되었던 『덴동어미전』의 박정애 작가의 신작 『괴물 선이』는 빨려 들어갈 듯 흡입력 있는 이야기에 읽자마자 선정했다. 중국 청소년 문학의 대가인 창신강의 『하늘 언덕』은 전작들이 워낙 톡톡 튀는 소재와 유머를 자랑해서 비교가 되었지만 청소년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문체는 여전히 수준급이었다. 재일동포의 가족이야기인 『가족의 나라』는 청소년들에게 분단된 나라의 현실을 느끼게 해줄 책으로 선정에 망설임이 없었다. 깊게 읽기는 남상순 작가의 『인간 합격 데드라인』으로 선정했다. 작가의 어느 작품이나 청소년들의 인간성을 믿는 태도와 문체가 배어 있어 기대가 되는 작가이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가족의 나라
양영희 지음 | 씨네21북스 | 292쪽 | 2013.03.07 | 12,000원 | 중학생 | 일본 | 소설

재일교포 2세의 자전 소설로 동명의 영화도 작가가 직접 연출했다. 1970년대 귀국사업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많은 조선인이 북으로 건너갔다. 불안한 이방인으로 사느니 지상낙원이 탄생하리라 믿고 오빠 3명도 떠났다. 조총련 간부의 아들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북한이 그렇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11년 후 미치도록 보고 싶은 오빠를 드디어 만났다. 내색하지 않지만 그 속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각자 성격대로 어떻게든 북한에서 살아남는다. 일본에서 부치는 식량 조달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오빠들. 저자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북으로 건너가 모순 덩어리인 그곳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목도한다. ‘그때 북한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원망과 후회를 짊어진 채.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국가의 지도자는 알고나 있을까. 다신 못 만날 것을 각오하고 만든 영화로 인해 저자는 북한 입국 금지를 당한다. 이들이 겪는 어이없는 운명에 눈물과 한숨이 나온다. 가족을 통해 시대와 개인이 처한 현실을 눈 부릅뜨고 쳐다보는 책이다. 이찬미 인천 삼산도서관 사서


괴물 선이
박정애 지음 | 한겨레틴틴 | 200쪽 | 2013.03.22 | 10,000원 | 중・고등학생 | 한국 | 소설

우리는 자신을 얽어매는 문제를 하나쯤 간직하고 산다. 문제는 그것이 사랑이든, 성적이든, 가정 문제든 우리를 결코 비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괴물이 아닌 괴물 ‘선이’는 여성이면서도 남성의 외모를 지니고 있고 거기에 몸에 구슬을 달고 산다. 언니 ‘정이’와는 다르다. 하지만 ‘선이’는 ‘용이’와 만나면서 자신을 서서히 찾아간다. 물론 ‘용이’도 ‘선이’의 도움으로 이무기에서 용으로 승천한다. 이 소설은 구한말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여 강원도 정선 처자 ‘선이’의 성장통을 스릴 넘치는 모험으로 그려냈다. 자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선이’에게 찬사를 보낸다. ‘용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이 보통이고 무엇이 기준인지, 누가 보통 인간이고 누가 괴물일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자신만 갇힌 세계를 벗어나 좀 더 넓은 세계로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덧붙여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세밀한 언어 사용도 돋보인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뽀이들이 온다
윤혜숙 지음 | 사계절출판사 | 216쪽 | 2013.03.30 | 9,000원 | 중학생 | 한국 | 소설

한양 도성 안 청계천변과 광통교를 주무대로 책을 읽어주는 직업인 전기수의 꿈을 키워가는 세 소년의 이야기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새로운 문물이 밀려 들어와 전통을 위협하는 혼란한 시대와 맞물려 소년들의 꿈과 신념도 혼란을 거듭한다. 빼어난 입담으로 사람들을 울고 웃기는 이야기꾼 전기수가 무성영화의 유입과 함께 변사에게 설 자리를 위협당하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관객을 웃기는 변사의 모습들은 의문을 품게 한다.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지, 눈이나 귀를 홀리는 게 아니라는 스승 도출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인물들의 삶은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어디에 중심을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되묻는다. 이야기꾼의 이야기라 입말과 재담이 풍부하다. 서울의 옛 지명과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라도 하나 넣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고등학생 이상에겐 이 책보다 30년 정도 앞선 민족 근대화 운동 시기의 전기수 이야기인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도 함께 추천한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시인의 가슴을 물들인 만남
고광석 지음 | 북카라반 | 280쪽 | 2013.03.15 | 13,000원 | 고등학생 | 한국 | 시, 에세이

시어에 마음을 빼앗겨 본 사람은 그 표현을 쓴 시인이 궁금해지고, 그 시인을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만큼 시를 통해 시인을 만나서 깊이 사랑할 수 있기는 어려울 듯싶다. 현대시와 고전시를 넘나들면서 아름다운 시어가 탄생하기까지 시인의 영화 같은 삶을 재현해 낸 노력에, 그 마음에 숙연해진다. 각 시대의 아픔과 개인적 고뇌와 세상에 대한 열정이 흘러 넘쳐 쓰인 시가, 달라진 세상에서도 울림이 있는 것은 시인의 삶에 대한 공감 때문이리라. 그 공감을 또 다른 애정과 고민과 사랑으로 표현한 글에 마음이 먹먹해 시를 읽을 때처럼 한동안 허공을 응시해야 했다. 시와 시인들을 사랑하는 저자의 애정 어린 시각이 이야기가 있는 시로 재탄생되어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시어의 의미가 덜 와 닿아 시가 늘 멀뚱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그 시어에 마음을 빼앗겼던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지음 |푸른책들 |312쪽 |2013.04.25 |12,500원 |중학생 |한국 |소설

작가의 전작 『유진과 유진』과 언뜻 닮은 책이다. 사회적 이슈나 문제를 전반에 다루고 있고, 두 인물의 교차서술로 조금씩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는 서술구조나 단 하루만의 자유(여행)가 변화의 계기가 된다는 설정도 유사하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을 읽었던 독자들처럼 주인공들도 그들과 같이 자랐다. 10대를 벗어나 20대 청년들이 가지고 있을 혼란과 자립을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되는 석주의 서술과 대학생이 된 지오의 서술이 교차되는 이야기는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꿈보다는 부모의 욕망대로 살아가는 청소년들, 부모의 이혼과 가정불화,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사춘기의 고민 등 다양한 문제를 녹여냈다. 이러한 내용들이 『유진과 유진』에 비해 잔잔한 인상이다. 어쩌면 ‘성폭력’이라는 이슈보다 식상하다고 여겨질 만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전하는 메시지는 변화의 순간에 내던져진 독자들의 생생한 고민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공감의 폭과 깊이는 오히려 넓고 깊을 것이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하늘언덕
창신강 지음 | 최지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32쪽 | 2013.03.07 | 12,000원 | 중・고등학생 | 한국 | 소설

힐링의 홍수 속에서 거부감 없이 힐링에 대하여 들려주는 책이 등장했다. 다소 진부해 보이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의 이야기는 ‘차오포’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마을로부터 시작된다. 특별할 것도 없는 자연 속에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것이 유일하게 특별한 이 마을에는 마음이 병든 아이들을 치료하는 심리치료소가 있다.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아이들로부터 친구로 불리길 원한다. 비만, 폭력, 집착, 거식증 등 다양한 유형의 아픔을 가진 아이들은 이곳에서 좌충우돌하면서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간다. 이처럼 단순한 이야기는 의외로 큰 울림을 전해 준다. 그것은 아이들이 어떠한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완전한 자유 공간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스스로 깨닫고 치유하기 때문이다. 도덕책에 갇혀 있던 ‘무위자연’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는 큰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주입하려고만 열중했던 모두를 일깨워줄 수 있는 상쾌한 ‘소나기’ 같은 책이다. 박병배 전 한겨레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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