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우리 한복의 대중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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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18:57 조회 8,083회 댓글 0건본문
박은하 서울사대부설초 사서교사
내가 어릴 때는 명절엔 당연히 한복을 입었다. 그러나 요즘은 한복 입은 사람을 보기 힘들다. 오죽하면 명절에 한복을 입고 고궁에 가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을까? 이러다가는 마치 원시시대의 의복처럼 우리 한복을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옷이 될까 두렵다.
『빛깔 고운 우리 옷 이야기』에는 성별, 신분별, 춘하추동, 예식 등으로 구분하여 한복을 다룬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한복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알려 준다. 그리고 이 책에는 전에는 몰랐던 재미있는 예화들이 많이 있다. 섹션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이야기를 하고 그 당시 입었던 의복의 사진이나 그림으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양반들은 여름에 아무리 더워도 겉옷을 벗을 수 없었다. 웃통을 훌훌 벗고 논일을 하는 평민들이 오히려 부러웠을 것이다. 나도 소매가 넓고 기장이 긴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양반들의 옷을 보면서 항상 답답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양반들이 그렇게 입었던 이유가 방정맞게 굴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였다. 우리 어린이들도 예절 교육시간에 한복을 입히면 시키지 않아도 점잖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한복은 그렇게 행동까지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극에서 양반들이 넓은 소맷부리가 마치 가방인 양 많은 것을 집어넣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빠지지 않을까? 무겁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여름에는 그 넓은 소맷부리에 종이로 만든 세숫대야를 가지고 다녔다는 재미있는 예화가 나온다. 신분과 직업에 따라 옷과 모자까지 다른 것으로 갖추어 입었다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여인들의 옷을 살펴보면 일단 여인들은 마치 이슬람 국가의 여자들이 히잡을 쓰고 외출을 하듯 머리쓰개를 쓰고 외출을 하였다. 머리쓰개 역시 신분에 따라 그 모양과 이름이 달랐다. 그러나 기생들은 쓰개치마를 입지 않고 자신의 미모를 뽐내며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 그 당시 여자로서 평범한 행복을 포기한 기생들에게 주는 위로의 특권이 아니었나 싶다.
평민집의 아낙들은 옷감을 짜서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하루 종일 밭일이며 집안일을 모두 마치고 가족들이 모두 잠든 후에 졸린 눈을 비비며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의 성실함이 엿보였다. 명주, 삼베, 모시 등을 졸면서도 한 올이라도 더 짜기 위한 아낙네들의 수고가 느껴졌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염색기술이 발전하여 식물의 꽃은 물론 열매, 뿌리, 풀 등에서 뽑은 염료를 이용하여 천연염색을 하였는데 기본적인 색만 9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염색은 색뿐 아니라 여름에 벌레를 쫓아내는 효과를 지닌 것도 있었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슬기는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만들기도 힘들지만 옷감 손질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세탁기에 넣고 빨고 말리는 수준에서 보면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었다. 냇가에서 빨고 푸새를 하고 널고 걷고 다림질하고 다듬이질하는 과정은 여인들에게 정말 힘겨운 노동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리미의 역할을 하는 기구에 낭자라는 이름을 붙여 여자들이 하는 일인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또한 더울 땐 시원하게, 추울 땐 따뜻하게 입을 수 있었다. 여름엔 여자들이 속에 입던 속옷에 구멍을 내어 시원하게 만든 살창고쟁이, 팔에 끼우는 토시를 여름에는 등나무로 만들어 팔에 끼우기도 하였다. 겨울에는 솜옷과 누비옷으로 추위를 막았으며 털토시로 겨울바람을 막기도 하고 풍차와 아얌으로 머리로 들어오는 한기를 막았다고 한다.
배냇저고리, 돌빔, 관례복, 상복 등 특별한 날에 입는 옷도 있었으며 과거에 급제했을 때 입고 쓰는 앵삼과 어사화가 있었으며 환갑을 맞는 어르신의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색동저고리를 입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책의 끝에는 한복학 박사 원혜은 선생님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녀는 한복을 외국에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사극에 나오는 한복을 디자인하였다. 그리고 옷은 입어야 그 옷의 생명이 연장된다고 하면서 개량한복이나 퓨전한복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양장과 함께 단품으로 입을 수도 있어야 된다고 한다. 이것이 현대의 한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생각에 나도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한복을 입었을 때의 느낌을 물으니 대부분 거추장스럽고 옷감이 까실까실하여 별로 느낌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복을 입으면 부모님이 뭐 묻히지 않게 조심하라고 강조하여 자주 입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현재 우리가 입는 한복의 디자인은 조선시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조선부터 수차례 아니 수백차례 그 시대에 맞게 디자인이 바뀌었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 맞게 한복의 디자인과 옷감을 수정하면서 한복을 입으면 어떨까? 까실까실한 옷감이 아닌 부드러운 옷감으로, 거추장스럽게 넓은 통과 긴 기장이 아닌 좁고 짧은 기장의 디자인으로 바뀐다면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의 교복도 현대화된 한복으로 하는 학교가 생긴다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일본의 교복만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복으로 된 교복을 입는다면 한복을 입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졸업 후 자유복을 입을 때 한복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한복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아 거리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내가 어릴 때는 명절엔 당연히 한복을 입었다. 그러나 요즘은 한복 입은 사람을 보기 힘들다. 오죽하면 명절에 한복을 입고 고궁에 가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을까? 이러다가는 마치 원시시대의 의복처럼 우리 한복을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옷이 될까 두렵다.
『빛깔 고운 우리 옷 이야기』에는 성별, 신분별, 춘하추동, 예식 등으로 구분하여 한복을 다룬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한복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알려 준다. 그리고 이 책에는 전에는 몰랐던 재미있는 예화들이 많이 있다. 섹션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이야기를 하고 그 당시 입었던 의복의 사진이나 그림으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양반들은 여름에 아무리 더워도 겉옷을 벗을 수 없었다. 웃통을 훌훌 벗고 논일을 하는 평민들이 오히려 부러웠을 것이다. 나도 소매가 넓고 기장이 긴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양반들의 옷을 보면서 항상 답답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양반들이 그렇게 입었던 이유가 방정맞게 굴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였다. 우리 어린이들도 예절 교육시간에 한복을 입히면 시키지 않아도 점잖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한복은 그렇게 행동까지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극에서 양반들이 넓은 소맷부리가 마치 가방인 양 많은 것을 집어넣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빠지지 않을까? 무겁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여름에는 그 넓은 소맷부리에 종이로 만든 세숫대야를 가지고 다녔다는 재미있는 예화가 나온다. 신분과 직업에 따라 옷과 모자까지 다른 것으로 갖추어 입었다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여인들의 옷을 살펴보면 일단 여인들은 마치 이슬람 국가의 여자들이 히잡을 쓰고 외출을 하듯 머리쓰개를 쓰고 외출을 하였다. 머리쓰개 역시 신분에 따라 그 모양과 이름이 달랐다. 그러나 기생들은 쓰개치마를 입지 않고 자신의 미모를 뽐내며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 그 당시 여자로서 평범한 행복을 포기한 기생들에게 주는 위로의 특권이 아니었나 싶다.
평민집의 아낙들은 옷감을 짜서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하루 종일 밭일이며 집안일을 모두 마치고 가족들이 모두 잠든 후에 졸린 눈을 비비며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의 성실함이 엿보였다. 명주, 삼베, 모시 등을 졸면서도 한 올이라도 더 짜기 위한 아낙네들의 수고가 느껴졌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염색기술이 발전하여 식물의 꽃은 물론 열매, 뿌리, 풀 등에서 뽑은 염료를 이용하여 천연염색을 하였는데 기본적인 색만 9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염색은 색뿐 아니라 여름에 벌레를 쫓아내는 효과를 지닌 것도 있었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슬기는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만들기도 힘들지만 옷감 손질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세탁기에 넣고 빨고 말리는 수준에서 보면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었다. 냇가에서 빨고 푸새를 하고 널고 걷고 다림질하고 다듬이질하는 과정은 여인들에게 정말 힘겨운 노동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리미의 역할을 하는 기구에 낭자라는 이름을 붙여 여자들이 하는 일인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또한 더울 땐 시원하게, 추울 땐 따뜻하게 입을 수 있었다. 여름엔 여자들이 속에 입던 속옷에 구멍을 내어 시원하게 만든 살창고쟁이, 팔에 끼우는 토시를 여름에는 등나무로 만들어 팔에 끼우기도 하였다. 겨울에는 솜옷과 누비옷으로 추위를 막았으며 털토시로 겨울바람을 막기도 하고 풍차와 아얌으로 머리로 들어오는 한기를 막았다고 한다.
배냇저고리, 돌빔, 관례복, 상복 등 특별한 날에 입는 옷도 있었으며 과거에 급제했을 때 입고 쓰는 앵삼과 어사화가 있었으며 환갑을 맞는 어르신의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색동저고리를 입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책의 끝에는 한복학 박사 원혜은 선생님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녀는 한복을 외국에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사극에 나오는 한복을 디자인하였다. 그리고 옷은 입어야 그 옷의 생명이 연장된다고 하면서 개량한복이나 퓨전한복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양장과 함께 단품으로 입을 수도 있어야 된다고 한다. 이것이 현대의 한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생각에 나도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한복을 입었을 때의 느낌을 물으니 대부분 거추장스럽고 옷감이 까실까실하여 별로 느낌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복을 입으면 부모님이 뭐 묻히지 않게 조심하라고 강조하여 자주 입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현재 우리가 입는 한복의 디자인은 조선시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조선부터 수차례 아니 수백차례 그 시대에 맞게 디자인이 바뀌었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 맞게 한복의 디자인과 옷감을 수정하면서 한복을 입으면 어떨까? 까실까실한 옷감이 아닌 부드러운 옷감으로, 거추장스럽게 넓은 통과 긴 기장이 아닌 좁고 짧은 기장의 디자인으로 바뀐다면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의 교복도 현대화된 한복으로 하는 학교가 생긴다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일본의 교복만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복으로 된 교복을 입는다면 한복을 입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졸업 후 자유복을 입을 때 한복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한복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아 거리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