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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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18:42 조회 6,050회 댓글 0건본문
‘불황은 책도 쇼하게 한다’는 기사 제목에 깊이 고개를 주억거렸던 달이다. 너도나도 어렵다는 그림책 출판 시장. 정작 내용에 무게를 싣기보다 어린이의 시선을 끄는 수명 짧은 책 만들기에 기를 쓴 티가 났다. 인형이나 학용품, 반짝이는 스티커 몇 장씩 덤으로 달고 비닐에 꽁꽁 싸 판매대에 올려놓고 미리 보지 못하게 하여 어린이들을 감질나게 만드는 수준이 동네 문방구 앞에 진열된 불량식품을 보는 느낌이었다. 더구나 학교에서 배부한 가정 통신문을 손에 든 채 재빠르게 마련된 ‘특별 부스’ 앞에서 넋을 잃고 ‘쇼’를 즐기는 모습들이란. 그래도 한쪽에서는 가정의 달에 걸맞는 값진 선물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으니 그래서 책은 희망이 있다.
넘치게 출간된 그림책 중 ‘이거다’ 싶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르르 빠져들 맛깔난 우리 문화 그림책이 드문 대신 가정의 달에 초점을 맞춘 창작 이야기가 다른 달보다 많았다. 과학의 원리를 쉽게 풀었다는 그림책도 보였는데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그림의 작품성이 떨어지는 책이 대다수였고 그 중 낫다 싶은 몇몇 책마저 고학년도 읽기 힘든 어려운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 제외하였다.
책도 사람도 그 가치는 진득한 기다림 속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슬슬 조급증이 일더라도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심으로 기다려주면 장담컨대 ‘책 읽는 문화’는 학교도서관에서부터 저절로 꽃피리라 믿는다.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꼬리 하나 생쥐 열마리
첸무청 지음 | 차오쥔옌 그림 | 유엔제이 옮김 | 거북이북스 | 36쪽 | 2013.03.25 | 9,800원 | 낮은학년 | 대만 | 수학
표지에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우리를 쳐다본다. 이 책은 호기심 많은 아기 고양이의 숫자놀이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숫자의 개념을 심어주고자 한다. 풀 속에 숨어있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망고에 깜짝 놀란 아기 고양이는 아빠에게로 뛰어간다. 동굴과 개울을 건너고 산을 넘어 아빠에게 간 아기 고양이는 그곳에 살고 있는 생쥐들과 숫자 놀이를 통해 친구가 된다. 그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숫자가 나열된다. 포스터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깔끔한 색채의 그림은 흰 바탕과 어우러져 장면 장면이 눈에 확 들어온다. 또한 ‘살랑살랑’, ‘툭 툭 툭’ 등과 같은 표현을 통하여 읽을 때 정말 고양이가 앞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른이 함께 앉아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게 숫자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조수연 수원 영통도서관 사서
레온이 으르렁
리스케 레멘스 지음 | 최진영 옮김 | 아지북스 | 26쪽 | 2013.03.25 | 11,000원 | 낮은학년 | 벨기에 | 감정표현
인간의 감정에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있는데 모두 다 인간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자라게 하고 슬픔과 불행은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나쁘게만 취급하고 있으며, 또한 감정 조절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은 ‘화’라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감정격분행동’을 함으로써 어른들을 몹시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레온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를 폭발시키는 아이다. 생일 파티에서, 학교 수업시간에 으르렁거리면 아무도 막을 수가 없는데 오로지 엄마만이 레온의 분노를 달래기도 하고 억누르기도 하면서 조정한다. 터져 나오는 분노를 상상놀이처럼 부드럽게 혹은 강하게 균형을 잡아가는 사람은 위대한 영웅 엄마이다. 아이들 내면의 어두운 감정을 역동적인 표현과 실감나는 색채를 사용해 묘사하였으며, 판타지와 현실세계를 적절하게 균형 잡아 주고 있다. 아이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사랑을 어른들이 보여줘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사뿐사뿐 따삐르
김한민 지음 | 비룡소 | 36쪽 | 2013.03.06 | 10,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동물, 평화
앞표지를 보면 앞발은 들고 뒷발은 까치발을 하고 걸어가는 독특한 동물 뒤로 누구한테 들킬세라 바짝 긴장한 표범 한 마리가 뒤따른다. 뒤표지에는 앞에서 까치발을 하고 서 있던 동물이 아예 꽃밭 사이에서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은 이 설정은 무엇일까? 표지부터 호기심과 신비감을 통째로 안겨준다. 이 독특한 동물은 주로 남미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포유류로 영어로는 ‘테이퍼’, 현지어 발음으로는 ‘따삐르’라고 한다. 작가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사뿐사뿐 걷는 야생 따삐르의 모습에 반해 그 설렌 감동을 그림책에 담아내었는데, 느리고 여유로운 따삐르가 작가의 상상 속에서 평화주의자로 변신했다. 무시무시하고 시끌벅적한 정글에서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표범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긴 코에 뚱뚱한 몸집으로 꽃 한 송이 밟을까봐, 개미 한 마리 밟을까봐 살금살금 행동하는 모습이 아주 우습다. 따라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단순한 글과 최소한의 채색, 생략된 배경들은 정글에 대해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안녕, 또 봐!
바오동니 지음 | 황제 그림 |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36쪽 | 2013.03.20 | 10,000원 | 낮은학년 | 중국 | 작별, 성장
이제 막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부모님보다 선생님과 또래를 중요시하고, 비슷한 또래 집단과 동질화를 통해 집단에서 안정감을 찾는 발달단계적 특성을 지닌다. 갑자기 친구 시시와 작별을 하게 된 주인공의 혼란은 시시를 찾아 나선 길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빨간 옷을 입은 토끼인형을 데리고 시시를 찾아 나선 거리는 온통 시시를 닮은 빨간 신발, 빨간 원피스, 빨간 풍선만 보일 뿐 주인공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작별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늘 익숙하지 못한 감정이기에 주인공의 마음을 읽어주고 해결해나가는 이야기 구성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켜 안녕 뒤에 숨어 있는 두 글자가 새삼 크게 다가온다. 낯설고 이국적인 골목길 곳곳에 보이는 전통적인 중국 문양은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의 색채와 함께 친근하게 다가오며, 살아있는 듯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토끼인형의 표정과 검은고양이를 비롯해 소소하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둥글둥글한 글씨체가 또박또박 정성껏 쓴 일기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엄마 꿈속에서
유준재 지음 | 문학동네 | 40쪽 | 2013.03.25 | 12,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가족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마다 겪는 일이다. 아이는 잠에 들려 하지 않고 엄마는 재우려 하고. 책에는 매일 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낮은학년 또래 아이들이 겪는 일이 그려져 있다. “노래 그만! 장난 그만! 또 눈 뜨면 혼난다!” 첫 장부터 책을 읽는 아이와 읽어 주는 엄마가 공감할 수 있는 페이지가 펼쳐진다. 말똥말똥 시간이 갈수록 눈이 또록또록해지는 지수와 잠이 재우다 지쳐 먼저 자는 지수 어머니의 모습이 어린아이의 자유분방한 선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다운 상상력이 뿜어져 나오는 알록달록한 색과 편안하고 화사한 색으로 만들어져 잠 못 드는 우리아이에게도 편안함을 안겨 주어 스르르 책을 읽다 잠이 들게 만들 것만 같다. 엄마의 분주한 일상 또한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으로 풀어져 있다. 원래 자신이 공감하는 내용은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법, 잠자리에 머리맡에 늘 놓고 읽어 주면 아이들도 반길 좋은 잠자리 글벗이 될 만하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옆집 아이는 로봇
한주형 지음 | 책과콩나무 | 40쪽 | 2013.03.20 | 11,000원 | 모든학년 | 한국 | 아동심리
아이들에게 “어떤 아이가 밥도 잘 먹고 정리 정돈도 잘하고 공부까지 잘 한대. 혹시 누군지 아니?”하고 물으면 “우리 엄마 친구 아들이요!”라고 한다. 여기 옆집에 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줄임말)가 살아서 불쌍한 아이가 있다. 엄마가 완벽한 옆집 아이와 비교할 때마다 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결국, 아이는 옆집 아이가 로봇일거라고 확신하고, 자신도 로봇 흉내를 내보지만 이내 지친다. 아이는 우연히 자신과 비교당하고 있는 옆집 아이를 마주하면서, 자신도 비교 대상이 되는 누군가의 옆집 아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들은 옆집 아이를 이용해 내 아이가 가짜 로봇 옷을 입고, 곧 지치더라도 로봇을 닮으려고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옆집 아이와 자주 비교를 하는 엄마에게 추천해주면 좋겠다. 그 엄마는 책의 첫 장면에서 로봇과 힘겨운 한줄 당기기를 하고 있는 외로운 아이를 떠올리며 ‘비교하는 말’을 한번 참을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귀를 유독 크게 그려 ‘아이들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박신옥 대구 대산초 초등교사
넘치게 출간된 그림책 중 ‘이거다’ 싶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르르 빠져들 맛깔난 우리 문화 그림책이 드문 대신 가정의 달에 초점을 맞춘 창작 이야기가 다른 달보다 많았다. 과학의 원리를 쉽게 풀었다는 그림책도 보였는데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그림의 작품성이 떨어지는 책이 대다수였고 그 중 낫다 싶은 몇몇 책마저 고학년도 읽기 힘든 어려운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 제외하였다.
책도 사람도 그 가치는 진득한 기다림 속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슬슬 조급증이 일더라도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심으로 기다려주면 장담컨대 ‘책 읽는 문화’는 학교도서관에서부터 저절로 꽃피리라 믿는다.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꼬리 하나 생쥐 열마리
첸무청 지음 | 차오쥔옌 그림 | 유엔제이 옮김 | 거북이북스 | 36쪽 | 2013.03.25 | 9,800원 | 낮은학년 | 대만 | 수학
표지에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우리를 쳐다본다. 이 책은 호기심 많은 아기 고양이의 숫자놀이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숫자의 개념을 심어주고자 한다. 풀 속에 숨어있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망고에 깜짝 놀란 아기 고양이는 아빠에게로 뛰어간다. 동굴과 개울을 건너고 산을 넘어 아빠에게 간 아기 고양이는 그곳에 살고 있는 생쥐들과 숫자 놀이를 통해 친구가 된다. 그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숫자가 나열된다. 포스터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깔끔한 색채의 그림은 흰 바탕과 어우러져 장면 장면이 눈에 확 들어온다. 또한 ‘살랑살랑’, ‘툭 툭 툭’ 등과 같은 표현을 통하여 읽을 때 정말 고양이가 앞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른이 함께 앉아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게 숫자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조수연 수원 영통도서관 사서
레온이 으르렁
리스케 레멘스 지음 | 최진영 옮김 | 아지북스 | 26쪽 | 2013.03.25 | 11,000원 | 낮은학년 | 벨기에 | 감정표현
인간의 감정에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있는데 모두 다 인간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자라게 하고 슬픔과 불행은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나쁘게만 취급하고 있으며, 또한 감정 조절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은 ‘화’라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감정격분행동’을 함으로써 어른들을 몹시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레온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를 폭발시키는 아이다. 생일 파티에서, 학교 수업시간에 으르렁거리면 아무도 막을 수가 없는데 오로지 엄마만이 레온의 분노를 달래기도 하고 억누르기도 하면서 조정한다. 터져 나오는 분노를 상상놀이처럼 부드럽게 혹은 강하게 균형을 잡아가는 사람은 위대한 영웅 엄마이다. 아이들 내면의 어두운 감정을 역동적인 표현과 실감나는 색채를 사용해 묘사하였으며, 판타지와 현실세계를 적절하게 균형 잡아 주고 있다. 아이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사랑을 어른들이 보여줘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사뿐사뿐 따삐르
김한민 지음 | 비룡소 | 36쪽 | 2013.03.06 | 10,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동물, 평화
앞표지를 보면 앞발은 들고 뒷발은 까치발을 하고 걸어가는 독특한 동물 뒤로 누구한테 들킬세라 바짝 긴장한 표범 한 마리가 뒤따른다. 뒤표지에는 앞에서 까치발을 하고 서 있던 동물이 아예 꽃밭 사이에서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은 이 설정은 무엇일까? 표지부터 호기심과 신비감을 통째로 안겨준다. 이 독특한 동물은 주로 남미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포유류로 영어로는 ‘테이퍼’, 현지어 발음으로는 ‘따삐르’라고 한다. 작가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사뿐사뿐 걷는 야생 따삐르의 모습에 반해 그 설렌 감동을 그림책에 담아내었는데, 느리고 여유로운 따삐르가 작가의 상상 속에서 평화주의자로 변신했다. 무시무시하고 시끌벅적한 정글에서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표범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긴 코에 뚱뚱한 몸집으로 꽃 한 송이 밟을까봐, 개미 한 마리 밟을까봐 살금살금 행동하는 모습이 아주 우습다. 따라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단순한 글과 최소한의 채색, 생략된 배경들은 정글에 대해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안녕, 또 봐!
바오동니 지음 | 황제 그림 | 박영인 옮김 | 단비어린이 | 36쪽 | 2013.03.20 | 10,000원 | 낮은학년 | 중국 | 작별, 성장
이제 막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부모님보다 선생님과 또래를 중요시하고, 비슷한 또래 집단과 동질화를 통해 집단에서 안정감을 찾는 발달단계적 특성을 지닌다. 갑자기 친구 시시와 작별을 하게 된 주인공의 혼란은 시시를 찾아 나선 길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빨간 옷을 입은 토끼인형을 데리고 시시를 찾아 나선 거리는 온통 시시를 닮은 빨간 신발, 빨간 원피스, 빨간 풍선만 보일 뿐 주인공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작별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늘 익숙하지 못한 감정이기에 주인공의 마음을 읽어주고 해결해나가는 이야기 구성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켜 안녕 뒤에 숨어 있는 두 글자가 새삼 크게 다가온다. 낯설고 이국적인 골목길 곳곳에 보이는 전통적인 중국 문양은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의 색채와 함께 친근하게 다가오며, 살아있는 듯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토끼인형의 표정과 검은고양이를 비롯해 소소하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둥글둥글한 글씨체가 또박또박 정성껏 쓴 일기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엄마 꿈속에서
유준재 지음 | 문학동네 | 40쪽 | 2013.03.25 | 12,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가족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마다 겪는 일이다. 아이는 잠에 들려 하지 않고 엄마는 재우려 하고. 책에는 매일 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낮은학년 또래 아이들이 겪는 일이 그려져 있다. “노래 그만! 장난 그만! 또 눈 뜨면 혼난다!” 첫 장부터 책을 읽는 아이와 읽어 주는 엄마가 공감할 수 있는 페이지가 펼쳐진다. 말똥말똥 시간이 갈수록 눈이 또록또록해지는 지수와 잠이 재우다 지쳐 먼저 자는 지수 어머니의 모습이 어린아이의 자유분방한 선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다운 상상력이 뿜어져 나오는 알록달록한 색과 편안하고 화사한 색으로 만들어져 잠 못 드는 우리아이에게도 편안함을 안겨 주어 스르르 책을 읽다 잠이 들게 만들 것만 같다. 엄마의 분주한 일상 또한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으로 풀어져 있다. 원래 자신이 공감하는 내용은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법, 잠자리에 머리맡에 늘 놓고 읽어 주면 아이들도 반길 좋은 잠자리 글벗이 될 만하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옆집 아이는 로봇
한주형 지음 | 책과콩나무 | 40쪽 | 2013.03.20 | 11,000원 | 모든학년 | 한국 | 아동심리
아이들에게 “어떤 아이가 밥도 잘 먹고 정리 정돈도 잘하고 공부까지 잘 한대. 혹시 누군지 아니?”하고 물으면 “우리 엄마 친구 아들이요!”라고 한다. 여기 옆집에 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줄임말)가 살아서 불쌍한 아이가 있다. 엄마가 완벽한 옆집 아이와 비교할 때마다 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결국, 아이는 옆집 아이가 로봇일거라고 확신하고, 자신도 로봇 흉내를 내보지만 이내 지친다. 아이는 우연히 자신과 비교당하고 있는 옆집 아이를 마주하면서, 자신도 비교 대상이 되는 누군가의 옆집 아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들은 옆집 아이를 이용해 내 아이가 가짜 로봇 옷을 입고, 곧 지치더라도 로봇을 닮으려고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옆집 아이와 자주 비교를 하는 엄마에게 추천해주면 좋겠다. 그 엄마는 책의 첫 장면에서 로봇과 힘겨운 한줄 당기기를 하고 있는 외로운 아이를 떠올리며 ‘비교하는 말’을 한번 참을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귀를 유독 크게 그려 ‘아이들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박신옥 대구 대산초 초등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