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7월부터 8월에 걸쳐 있을 즐거운 여름 방학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재미있는 어린이 과학책을 선정하고자 하였다.
『놀면서 배우는 사계절 자연 빙고』(오창길 외, 뜨인돌어린이)는 자연에서 할 수 있는 빙고 놀이를 담은 책이다. 자연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빙고로 채워져 있는 내용구성은 조금 아쉬웠다.
『공룡대백과』(박지은 외, 웅진주니어)도 선정도서에 오를 만큼 좋은 책이지만 지난달에 공룡 관련 책을 소개했으므로 이번호에서는 내려놓았다.
『자연을 먹어요! 봄』(오진희, 내인생의책)과 『비행기 여행』(피에르 윈터스, 사파리) 또한 선정하고 싶었으나 과학보다 인문학적 내용이 더 많은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이번 달 추천도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통합이 중요시 되는 시대의 흐름에 어린이 책 또한 그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시 한번 어린이 과학 분야 책의 선정 기준을 고민하게 된다.
박영민 서울 신정초 사서교사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의 사회
안토니오 피셰티 지음｜클레오 제르맹 그림｜박상은 옮김｜다림｜95쪽｜2013.04.19｜9,500원｜가운데학년｜프랑스｜동물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라면 대개 개미와 꿀벌 정도만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동물의 사회생활의 범위를 더 넓게 본다. 단순히 함께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집단생활, 가장 많은 관계를 맺고 함께 사는 사회생활, 철저한 계급 사회, 다르지만 어울려 사는 기생 등이다. 동물이 함께 사는 이유를 먼저 제시하고 새끼 돌보기를 사회생활의 시작으로 규정한 다음 동물의 가족생활, 의사소통방법, 동물세계의 규칙, 동물들의 행동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의미와 이유를 설명한다. 본문은 비록 79쪽밖에 안 되지만 다루는 동물이 다양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가 많다. 코끼리는 가장 나이 많은 암컷이 우두머리이고 새들의 울음소리는 주위의 소리와 비슷하며 개는 조상 늑대와 달리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짖는다고 한다. 농장의 동물과 동물로서의 인간까지 읽고 나면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각 항목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동물을 의인화한 그림 및 말풍선에 들어있는 대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강은슬 대학강사. 문헌정보학


땅속에도 풀숲에도 곤충은 어디에나 있어!
마츠오카 다츠히데 지음｜이지현 옮김｜키즈엠｜40쪽｜2013.04.02｜11,000원｜낮은학년｜일본｜자연, 생태

곤충 잡는 방법을 아는가?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를 보여 주는 종류는 곤충이다. 색깔, 크기, 모양, 사는 장소와 먹이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주변에서 곤충이 없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곤충을 발견하고 관찰하기 위해서는 곤충이 어떤 먹이를 먹는지,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발견한 곤충을 온전하게 잡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곤충 잡는 방법이 궁금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다양한 종류의 곤충과 곤충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 그리고 곤충을 잡는 방법, 곤충 표본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기 쉬운 그림으로 잘 표현하였다. 하지만, 작가가 일본사람이라서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과 곤충을 그렸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생태 환경과 잘 맞지 않는 점이 아쉽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스틱 북 나뭇가지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 70가지
조 스코필드, 피오나 댕크스 지음｜서남희 옮김｜소년한길｜132쪽｜2013.05.10｜14,000원｜낮은학년｜영국｜자연놀이

자연미술과 자연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아이들과 창의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나뭇가지를 주재료로 하는 70가지의 놀이를 알려주고, 컬러사진으로 그 모습을 보여준다. 나뭇가지를 이용해 젖은 땅에 그림을 그리는 놀이부터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창의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우습게 볼 책은 아니다. 모험가, 마법사, 예술가의 나뭇가지라는 소제목으로 분류하여 나뭇가지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놀이들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서는 응용하여 놀 수 있는 것들을 알려준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이들과 다양한 나뭇가지 놀이를 하다보면 아이들의 톡톡 튀는 생각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 찾아보기를 두어 책을 다 읽지 않고도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놀 때 안전수칙을 알려주고 있어 활용하기도 용이하다. 배수진 서울 대림중 사서


안녕, 여긴 천문대야!
이지유 지음｜조원희 그림｜비룡소｜48쪽｜2013.03.15｜11,000원｜낮은학년｜한국｜천문

1년 365일 중 300일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세계에서 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하와이’다. 유명 여행지 하와이는 알고 보니 최첨단 천문시설과 지구에서 가장 큰 망원경들이 있는 세계 천문학 중심지였다. 이 책은 구름이 산 아래에 있을 만큼 높은 마우나케아 산 꼭대기의 천문대에서 일하는 천문학자 엄마를 따라온 가족이 견학하러 가는 내용을 담은 지식 그림책이다. 힘들게 마우나케아 산에 올라 천체 관측 방법과 천문학자들이 일하는 것을 살펴보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과정은 하와이에서 거주했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나 생생하게 현장을 전달하고 있다. 부록으로 마우나케아 산의 천문대와 천문대 가는 길, 천문학자의 하루, 우리나라의 천문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삽화는 견학하는 가족의 모습과 마우나케아 산의 광경을 재미있고 상세하게 그렸으며, 천문대 내부 모습과 망원경을 정교하게 나타내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 ‘별똥별 아줌마’로 유명한 이지유 작가의 책이다. 김순필 안동 송현초 사서교사


홀로 남은 호랑지빠귀
권오준 지음｜백남호 그림｜보리｜108쪽｜2013.05.06｜13,000원｜가운데학년｜한국｜생물, 생태

우리 새 생태동화 4편인 『홀로 남은 호랑지빠귀』는 책상 앞에 앉아 글로 써내려간 책이 아니라 저자가 4년간 숲에서 직접 새를 관찰한 기록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든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9분이 채 되지 않는 DVD를 통해 호랑지빠귀의 둥지, 갓 태어난 호랑지빠귀의 새끼, 지렁이를 물어와서 새끼들에게 먹이는 모습 등의 영상을 권오준 박사의 구수한 해설로 만날 수 있다. 며칠만 더 지나면 둥지를 떠날 새끼를 고양이의 습격으로 잃은 호랑지빠귀 부부 호비와 호라의 슬픔, 남쪽 나라로 떠나기 전날 다리를 다쳐 가족과 떨어져 홀로 겨울나기를 하는 호비의 이야기와 결국 이듬해 봄에 다시 돌아온 가족의 품에서 숨을 거둔 이야기 등을 읽고 있으면 우리 주변 흔한 새 둥지, 비온 뒤 늘상 만나는 지렁이, 일렬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들의 모습에서도 자연을 만날 수 있음을 배우게 된다. 이진욱 광명 하일초 학부모


회색 곰 워브
어니스트 톰슨 시튼 원작｜우상구 지음｜청어람주니어｜108쪽｜2013.03.25｜9,800원｜가운데학년｜한국｜생태, 동물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을 대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식물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고 또 소중히 여기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우리와 함께 있을 때의 모습만을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들의 생애 전반에 걸친 생사고락에 대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오랜 세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온 ‘시튼 동물기’를 한 편씩 따로 엮은 ‘두고두고 읽고 싶은 시튼 동물 이야기’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은 가족을 잃는 깊은 상처를 얻게 된 어린 시절,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강해져야만 했던 청년시절, 숲의 제왕으로 살았지만 고독할 수밖에 없었던 장년시절,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워브의 일대기를 엮었다. 상처받고, 경쟁 사회에서 싸워내고, 살아남았지만 고독할 수밖에 없었던 워브의 삶이 마치 우리네 인간의 삶과 너무나 비슷해서 더 아프다. 아프지만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따뜻하다.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생명에 대해 더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장미정 (사)환경교육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