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언제나 잃지 않은 어린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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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30 17:51 조회 5,599회 댓글 0건본문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다. 부르면 아련한 그리움이 일어나고 싱그러운 바람이 이는 듯하다. 단발머리 나풀거리며 고무줄놀이 할 때 부르던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마을 아저씨 댁에 금나와라와라 뚝딱~”, “퐁당퐁당~”처럼 손뼉치기로 즐거웠던 노래들 “날아라 새들아~”로 시작하는 어린이날 노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졸업식 노래 등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900여 곡에 이르는 윤석중 선생님의 노래들이 놀이와 추억 속에 스며들어 우리들 가슴에 살아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수난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노랫말을 발표하며 어린이문화운동을 해오던 선생님이 1960, 70년대 주로 발표했던 동화들이 『짝짝이 신』으로 우리 곁에 왔다.
선생님은 1978년 막사이사이상 언론문학부문 상을 받았다. 그 수상 소감으로 “정말로 국경이 없는 것은 동심인 줄 압니다. 동심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의 본심입니다. 인간의 양심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동물이나 목성하고도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 곧 동심입니다.”라고 말한다. 어린이를 향한 사랑과 믿음, 문학적 신념이 그대로 이야기들 속에 녹아있다.
1부 단편동화 10편은 세상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성찰을, 2부 ‘명철이와 인석이’라는 두 아이가 주인공인 연작동화 6편에는 멍청하리만큼 착하고 반듯한 명철이와 말썽꾸러기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아이 인석이 이야기가 따뜻하다. 모두 시대를 뛰어넘어 아이들이 겪을 법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천진한 동심과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다.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들과 때 묻지 않은 말투만 봐도 수십 년 전 우리 생활, 우리 어린이들 모습이다. 그 동심 본연의 모습은 요즘 우리 아이들 삶으로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찌들지 않은 순박하고 맑은 아이들이다. ‘새총’, ‘빗속의 아이들’, ‘겨울 가는 소리’, ‘잃어버린 돈’ 이야기에는 아이들의 심리묘사가 섬세하다. 새총을 잘못 쏘아 남의 집 유리창을 깬 수돌, 친구 뒤통수를 맞춰버린 창식이의 마음졸임, 남의 허물도 감싸안는 수돌이의 마음씀에는 두려움 없는 당당함이 엿보인다. 착하고 반듯한 명철이도 실수를 한다. 크레파스 3개를 가져다 쓰고 돌려주지 못해 마음이 한겨울 같던 명철이가 크레파스 한 통을 졸업선물로 돌려주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겨울문을 나서는 ‘겨울 가는 소리’를 보면서 우리도 누구나 마음 한켠에 두고 풀어내고 싶을 한겨울 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들이어서 볼 수 있는 기발한 세상이야기도 재미있다. 첫눈이 되고 싶은 물방울들의 소망을 그린 ‘첫눈’, 장애를 갖고 있어 몸이 자유롭지 않은 ‘하늘 그림 바다 글씨’에 나오는 윤미는 하늘의 구름에게서 그림공부를 하고 물새들과 글공부를 하고 밤하늘 별로 상을 받는다. 동화들 그 자체가 동시이고 노래다.
‘두고 온 꽃밭’은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 생명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순이와 남이는 애지중지 정을 주던 꽃밭의 꽃들을 두고 가기 슬프다. 곧 공사로 집이 헐리고 꽃밭을 밀어 버릴테니 안타깝다. 아파트로 데려가기 힘든 강아지 복실이도 떼어놓기 애달프다. 하지만 아이들 마음에 귀 기울여 주는 어른들이 있어 강아지도 새식구로 들이고 꽃을 제 집으로 옮겨 심어 다시 살게 하는 이웃 인심이 푸근하고 고맙다. 작은 생명들을 편의에 따라 가벼이 여기기만 하는 우리 마음에 일침을 놓으니 역시 동심은 인간의 본성인가보다.
‘병아리와 개나리’에서는 태어나는 것은 스스로 사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면서도 세상 존재하는 것들 모두는 어우러져 힘이 되어준다는 세상 사는 이치를 깨닫게도 한다. 태어날 때를 기다려주고 스스로 사는 힘을 갖게 하려는 어미닭의 마음, 숨바꼭질에서도 숨을 곳을 못 찾는 노란병아리를 활짝 핀 꽃 숲에 숨겨주고 싶지만 아직 피지 못한 개나리꽃망울의 안타까움을 햇님이 밝은 빛으로 돕고 아이들은 노래로 돕고 생명 하나 지키는 데 세상이 다 나서서 돕는다. 아 맞다. 오늘 우리가 스스로 사는 듯하지만 바람도 나무도 꽃들도 사실은 서로 응원하며 산다니 정말 그렇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져가는 요즘 우리가 함께 읽고 함께 공감해야 할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사이사이 영롱한 노래들이 들어있어 좋았는데 ‘버선 한 짝 이야기’며 ‘군모이야기’처럼 주인공이 들었던 이야기들이 이야기 안에 은근히 끼어들은 어색함과 동화 끝에 발표년도를 넣어두었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다. 부르면 아련한 그리움이 일어나고 싱그러운 바람이 이는 듯하다. 단발머리 나풀거리며 고무줄놀이 할 때 부르던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마을 아저씨 댁에 금나와라와라 뚝딱~”, “퐁당퐁당~”처럼 손뼉치기로 즐거웠던 노래들 “날아라 새들아~”로 시작하는 어린이날 노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졸업식 노래 등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900여 곡에 이르는 윤석중 선생님의 노래들이 놀이와 추억 속에 스며들어 우리들 가슴에 살아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수난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노랫말을 발표하며 어린이문화운동을 해오던 선생님이 1960, 70년대 주로 발표했던 동화들이 『짝짝이 신』으로 우리 곁에 왔다.
선생님은 1978년 막사이사이상 언론문학부문 상을 받았다. 그 수상 소감으로 “정말로 국경이 없는 것은 동심인 줄 압니다. 동심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의 본심입니다. 인간의 양심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동물이나 목성하고도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 곧 동심입니다.”라고 말한다. 어린이를 향한 사랑과 믿음, 문학적 신념이 그대로 이야기들 속에 녹아있다.
1부 단편동화 10편은 세상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성찰을, 2부 ‘명철이와 인석이’라는 두 아이가 주인공인 연작동화 6편에는 멍청하리만큼 착하고 반듯한 명철이와 말썽꾸러기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아이 인석이 이야기가 따뜻하다. 모두 시대를 뛰어넘어 아이들이 겪을 법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천진한 동심과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다.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들과 때 묻지 않은 말투만 봐도 수십 년 전 우리 생활, 우리 어린이들 모습이다. 그 동심 본연의 모습은 요즘 우리 아이들 삶으로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찌들지 않은 순박하고 맑은 아이들이다. ‘새총’, ‘빗속의 아이들’, ‘겨울 가는 소리’, ‘잃어버린 돈’ 이야기에는 아이들의 심리묘사가 섬세하다. 새총을 잘못 쏘아 남의 집 유리창을 깬 수돌, 친구 뒤통수를 맞춰버린 창식이의 마음졸임, 남의 허물도 감싸안는 수돌이의 마음씀에는 두려움 없는 당당함이 엿보인다. 착하고 반듯한 명철이도 실수를 한다. 크레파스 3개를 가져다 쓰고 돌려주지 못해 마음이 한겨울 같던 명철이가 크레파스 한 통을 졸업선물로 돌려주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겨울문을 나서는 ‘겨울 가는 소리’를 보면서 우리도 누구나 마음 한켠에 두고 풀어내고 싶을 한겨울 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들이어서 볼 수 있는 기발한 세상이야기도 재미있다. 첫눈이 되고 싶은 물방울들의 소망을 그린 ‘첫눈’, 장애를 갖고 있어 몸이 자유롭지 않은 ‘하늘 그림 바다 글씨’에 나오는 윤미는 하늘의 구름에게서 그림공부를 하고 물새들과 글공부를 하고 밤하늘 별로 상을 받는다. 동화들 그 자체가 동시이고 노래다.
‘두고 온 꽃밭’은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 생명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순이와 남이는 애지중지 정을 주던 꽃밭의 꽃들을 두고 가기 슬프다. 곧 공사로 집이 헐리고 꽃밭을 밀어 버릴테니 안타깝다. 아파트로 데려가기 힘든 강아지 복실이도 떼어놓기 애달프다. 하지만 아이들 마음에 귀 기울여 주는 어른들이 있어 강아지도 새식구로 들이고 꽃을 제 집으로 옮겨 심어 다시 살게 하는 이웃 인심이 푸근하고 고맙다. 작은 생명들을 편의에 따라 가벼이 여기기만 하는 우리 마음에 일침을 놓으니 역시 동심은 인간의 본성인가보다.
‘병아리와 개나리’에서는 태어나는 것은 스스로 사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면서도 세상 존재하는 것들 모두는 어우러져 힘이 되어준다는 세상 사는 이치를 깨닫게도 한다. 태어날 때를 기다려주고 스스로 사는 힘을 갖게 하려는 어미닭의 마음, 숨바꼭질에서도 숨을 곳을 못 찾는 노란병아리를 활짝 핀 꽃 숲에 숨겨주고 싶지만 아직 피지 못한 개나리꽃망울의 안타까움을 햇님이 밝은 빛으로 돕고 아이들은 노래로 돕고 생명 하나 지키는 데 세상이 다 나서서 돕는다. 아 맞다. 오늘 우리가 스스로 사는 듯하지만 바람도 나무도 꽃들도 사실은 서로 응원하며 산다니 정말 그렇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져가는 요즘 우리가 함께 읽고 함께 공감해야 할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사이사이 영롱한 노래들이 들어있어 좋았는데 ‘버선 한 짝 이야기’며 ‘군모이야기’처럼 주인공이 들었던 이야기들이 이야기 안에 은근히 끼어들은 어색함과 동화 끝에 발표년도를 넣어두었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