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왜 읽는지를 생각하며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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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7 02:42 조회 5,684회 댓글 0건본문
이인문 서울관광고 사서교사
이 책은 제목 한 줄만으로 책의 내용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명제는 책을 좋아하고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나 앎의 즐거움, 이야기가 가진 흥미로움을 쫓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보다 정확히, 충분히 잘 하고 싶은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 인문학, 역사 등의 책들의 텍스트가 알려주는 지식에 집중하여 읽기보다 그 텍스트를 둘러싼 상황과 여건을 함께 생각하며 읽는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가능해진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철학이 아닐까 한다. 철학교사 권희정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대한 생각을 바나나 맛 우유에 비교한다. 알고 있다시피 바나나 맛 우유에는 바나나가 없다.
올해로 17년째, 어김없이 던지는 첫 질문. “철학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학생들은 투명하다. 그들의 답변을 듣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소크라테스요!”
17년째 같은 대답이다. 1반부터 10반까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외가 없다. 혹시 소크라테스의 성이 철학이었던가? 마치 버튼만 누르면 커피가 나오는 자동판매기 같다. 신기하다. 누가 가르쳐 주었을까? 학교는 철학을 안 가르쳤으니 혐의를 두자면 사회일 터. 철학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철학=소크라테스’가 성립하는 것, 신기하다가 심각해진다. 목청 좋게 외쳤던 학생들의 대답에는 그 다음이 없다. 그가 어느 시대 사람인지, 무엇을 주장했는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2~3쪽)
저자 권희정은 상명대부속여고에서 철학교사로 아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며 언론과 교육 매체에 철학, 독서, 논술과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작가는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자문하며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바나나 맛 우유에 바나나가 없다는 것은 바나나의 영양가도 없다는 뜻이다. 이름과 개념만 외우는 철학은 철학 맛 지식 음료인 셈이다. 작가는 사랑에 눈을 뜬 연인은 로맨스 영화를 즐겨 보고, 자녀를 기르는 부모는 교육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동네 마실을 다니듯, 누구나 자신이 당면한 삶의 처지에 맞게 고민하고 반응하며 하루를 살아간다고 한다. 이 책은 고전과 명저의 저자들이 자신의 시대와 상황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발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과 생각을 쫓아간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질문, 인류와 문명에 관한 질문, 역사를 만드는 코드에 관한 생각, 정치와 사회에 관한 질문, 올바르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생각, 문명과 발전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로 6가지 장을 나누어 장마다 좋은 발문을 가진 질문을 하고 있다. 명저를 통해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과 함께 시대적, 상황적 배경을 설명하며 생각을 이끌어가는 서술은 철학자들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꼭 자문하길 권한다. 남의 생각을 빌려 나를 키우는 고생을 굳이 하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자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책을 읽고 처세법을 갖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세상을 읽는 나만의 눈을 갖는 데 있다. 중국 명대의 사상가 이탁오는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따라 짖고, 왜 짖냐고 물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며 스스로를 비판했다. 앞의 개를 보고 따라 짖은 행위를 스스로 깨닫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철학자다. 그런 줄 모르고 계속하는 자는 반성하지 않는다. 질문 하나 꾸준히 던지는 일이 철학자가 되느냐 통속인이 되느냐의 갈림길이라니, 경제성을 따져 보아도 이보다 남는 장사가 또 있겠는가.”(7쪽)
쉽게 읽히지 않고, 읽다가 지쳐버릴 수 있는 인문–철학자들의 책들을 잘 소개하면서도 책의 핵심과 작가의 의도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있어 독자가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낸다면, 분명 깊이 있는 책읽기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36권의 훌륭한 책 중에 관심 가는 책 몇 권만 직접 찾아 읽어도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다. 소개된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일 것이다. 내가 왜 이 책을 읽는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독서 습관을 잡아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눈이 생길 수 있다. 멋있는 말로 표현하자면 자신만의 세계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남의 것을 나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삶으로 드러내는 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독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제목 한 줄만으로 책의 내용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명제는 책을 좋아하고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나 앎의 즐거움, 이야기가 가진 흥미로움을 쫓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보다 정확히, 충분히 잘 하고 싶은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 인문학, 역사 등의 책들의 텍스트가 알려주는 지식에 집중하여 읽기보다 그 텍스트를 둘러싼 상황과 여건을 함께 생각하며 읽는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가능해진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철학이 아닐까 한다. 철학교사 권희정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대한 생각을 바나나 맛 우유에 비교한다. 알고 있다시피 바나나 맛 우유에는 바나나가 없다.
올해로 17년째, 어김없이 던지는 첫 질문. “철학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학생들은 투명하다. 그들의 답변을 듣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소크라테스요!”
17년째 같은 대답이다. 1반부터 10반까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외가 없다. 혹시 소크라테스의 성이 철학이었던가? 마치 버튼만 누르면 커피가 나오는 자동판매기 같다. 신기하다. 누가 가르쳐 주었을까? 학교는 철학을 안 가르쳤으니 혐의를 두자면 사회일 터. 철학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철학=소크라테스’가 성립하는 것, 신기하다가 심각해진다. 목청 좋게 외쳤던 학생들의 대답에는 그 다음이 없다. 그가 어느 시대 사람인지, 무엇을 주장했는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2~3쪽)
저자 권희정은 상명대부속여고에서 철학교사로 아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며 언론과 교육 매체에 철학, 독서, 논술과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작가는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자문하며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바나나 맛 우유에 바나나가 없다는 것은 바나나의 영양가도 없다는 뜻이다. 이름과 개념만 외우는 철학은 철학 맛 지식 음료인 셈이다. 작가는 사랑에 눈을 뜬 연인은 로맨스 영화를 즐겨 보고, 자녀를 기르는 부모는 교육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동네 마실을 다니듯, 누구나 자신이 당면한 삶의 처지에 맞게 고민하고 반응하며 하루를 살아간다고 한다. 이 책은 고전과 명저의 저자들이 자신의 시대와 상황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발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과 생각을 쫓아간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질문, 인류와 문명에 관한 질문, 역사를 만드는 코드에 관한 생각, 정치와 사회에 관한 질문, 올바르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생각, 문명과 발전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로 6가지 장을 나누어 장마다 좋은 발문을 가진 질문을 하고 있다. 명저를 통해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과 함께 시대적, 상황적 배경을 설명하며 생각을 이끌어가는 서술은 철학자들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꼭 자문하길 권한다. 남의 생각을 빌려 나를 키우는 고생을 굳이 하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자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책을 읽고 처세법을 갖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세상을 읽는 나만의 눈을 갖는 데 있다. 중국 명대의 사상가 이탁오는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따라 짖고, 왜 짖냐고 물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며 스스로를 비판했다. 앞의 개를 보고 따라 짖은 행위를 스스로 깨닫고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철학자다. 그런 줄 모르고 계속하는 자는 반성하지 않는다. 질문 하나 꾸준히 던지는 일이 철학자가 되느냐 통속인이 되느냐의 갈림길이라니, 경제성을 따져 보아도 이보다 남는 장사가 또 있겠는가.”(7쪽)
쉽게 읽히지 않고, 읽다가 지쳐버릴 수 있는 인문–철학자들의 책들을 잘 소개하면서도 책의 핵심과 작가의 의도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있어 독자가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낸다면, 분명 깊이 있는 책읽기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36권의 훌륭한 책 중에 관심 가는 책 몇 권만 직접 찾아 읽어도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다. 소개된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일 것이다. 내가 왜 이 책을 읽는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독서 습관을 잡아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눈이 생길 수 있다. 멋있는 말로 표현하자면 자신만의 세계관이 생긴다는 것이다. 남의 것을 나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삶으로 드러내는 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독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