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춤을 잃고 사는 이들에게 딴스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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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30 21:14 조회 7,390회 댓글 0건본문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어린 아기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덩실덩실 작은 엉덩이를 앙증맞게 흔들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몹시 복잡하고 바쁜 댄스도 한두 가지 정도는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다. 얼마 전 고민 사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등장한 20대의 젊은이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클럽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데 6개월 동안 매일 같은 춤을 추는 데도 춤이 좋아 클럽을 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게 되면 춤을 추는 일은 ‘점잖지 못한 일’이 되고 만다. 관광버스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도로교통법 위반을 무릅쓰고 버스 바닥이 꺼져라 흔들어 대는 것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고 혀를 차며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분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춤이 좋으면 무아지경이 되어 남들이 어떻게 보든 말든 흔들어댈까 싶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춤을 추는 것은 남보다 끼가 있어서거나 바람이 나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든 잠재해 있는 인간의 본능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춤에 대한 욕구를 잠재우고 춤을 잃고 살아간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는가다.” –파블로 피카소(78쪽)
삶의 매 순간을 감동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긴다면 우리 삶은 한 폭의 그림이 될 수도 있고 한 편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음악이 없어도, 그럴 듯한 춤사위를 몰라도 승리를 만끽할 때, 팔짝팔짝 뛰어오르며 친구와 부둥켜안는 순간의 몸짓은 어떤 춤보다 아름답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은 제목처럼 가장 일상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삶의 단면을 춤으로 표현하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책의 표지에는 비오는 거리에서 빨간 레인코트에 빨간 우산을 들고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경쾌하게 날고 있다. 우중충하고 우울해지는 날씨에 이 사진을 본다면 비오는 날에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듯하다. 사진작가인 조던 매터는 삶의 열정을 몸으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용수들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일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삶에서 우러나는 행복과 진실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동서고금의 명언들을 사진 중간에 삽입해 삶에 대한 성찰을 돕고 있다
“나는 동사動詞다” -율리시스 S. 그랜트(54쪽)
이 책의 제목과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결혼식 날 속옷차림에 기쁨에 들뜬 마음으로 한껏 날아오른 신부(34쪽, ‘결혼하는 날’) 사랑의 도피를 하는 두 남녀(55쪽, ‘도주’), 광장에 치솟아 오른 분수에 몸을 맡기고 즐거워하는 여자(75쪽, ‘물놀이에는 연령 제한이 없다’)들은 역동적이고 행복한 삶의 순간을 포착했다.
“춤추는 것은 수평적 욕망의 수직적 표현이다.” -조지 버나드 쇼(63쪽)
사랑과 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춤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더 가까워지기도 하니까. 빗속 우산 속에서 로맨틱한 키스를 나누고(43쪽, ‘촉촉한 키스’), 일렁이는 물살 가운데서 고난도의 요가와도 같은 자세로도 키스하는 두 남녀(49쪽, ‘사랑은 어떤 환경도 이긴다’)의 사랑을 춤으로 표현했다.
“우리는 길을 잃고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128쪽)
플랫폼에 몸을 누이고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여자(131쪽, ‘슬픈 소식’)와 비석위에 몸을 맡기고 비통에 빠진 여자(136쪽, ‘사람은 죽어서 그리움이 된다’)의 모습을 통해 슬픔 역시 우리 삶의 일부이며 슬픔의 극복을 통해 삶이 더 깊어짐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작업 가운데는 와이어나 CG작업을 의심할 정도로 무중력 상태인 양 공중에 떠 있는 무용수들의 사진이 많다. 그러나 배경의 불필요한 요소나 색 보정 외에는 따로 후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라 하니 악천후에서도 예술적 성취를 위해 수십, 수백 번의 점프를 기꺼이 감수한 그들의 열정이 놀랍다.
대중적인 무용 서적이 매우 부족한 가운데 사진과 무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책이 나와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지만 어느 순간 춤을 잊고, 춤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삶의 환희를 덩실덩실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화가 아직은 아쉽다. 아울러 우리 사진가 중에도 한여름에도 땀 흘리며 연습실에서 춤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수많은 무용수들과 함께 우리 사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어린 아기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덩실덩실 작은 엉덩이를 앙증맞게 흔들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몹시 복잡하고 바쁜 댄스도 한두 가지 정도는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다. 얼마 전 고민 사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등장한 20대의 젊은이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클럽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데 6개월 동안 매일 같은 춤을 추는 데도 춤이 좋아 클럽을 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게 되면 춤을 추는 일은 ‘점잖지 못한 일’이 되고 만다. 관광버스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도로교통법 위반을 무릅쓰고 버스 바닥이 꺼져라 흔들어 대는 것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고 혀를 차며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분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춤이 좋으면 무아지경이 되어 남들이 어떻게 보든 말든 흔들어댈까 싶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춤을 추는 것은 남보다 끼가 있어서거나 바람이 나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든 잠재해 있는 인간의 본능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춤에 대한 욕구를 잠재우고 춤을 잃고 살아간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는가다.” –파블로 피카소(78쪽)
삶의 매 순간을 감동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긴다면 우리 삶은 한 폭의 그림이 될 수도 있고 한 편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음악이 없어도, 그럴 듯한 춤사위를 몰라도 승리를 만끽할 때, 팔짝팔짝 뛰어오르며 친구와 부둥켜안는 순간의 몸짓은 어떤 춤보다 아름답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은 제목처럼 가장 일상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삶의 단면을 춤으로 표현하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책의 표지에는 비오는 거리에서 빨간 레인코트에 빨간 우산을 들고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경쾌하게 날고 있다. 우중충하고 우울해지는 날씨에 이 사진을 본다면 비오는 날에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듯하다. 사진작가인 조던 매터는 삶의 열정을 몸으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용수들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일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삶에서 우러나는 행복과 진실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동서고금의 명언들을 사진 중간에 삽입해 삶에 대한 성찰을 돕고 있다
“나는 동사動詞다” -율리시스 S. 그랜트(54쪽)
이 책의 제목과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결혼식 날 속옷차림에 기쁨에 들뜬 마음으로 한껏 날아오른 신부(34쪽, ‘결혼하는 날’) 사랑의 도피를 하는 두 남녀(55쪽, ‘도주’), 광장에 치솟아 오른 분수에 몸을 맡기고 즐거워하는 여자(75쪽, ‘물놀이에는 연령 제한이 없다’)들은 역동적이고 행복한 삶의 순간을 포착했다.
“춤추는 것은 수평적 욕망의 수직적 표현이다.” -조지 버나드 쇼(63쪽)
사랑과 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춤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더 가까워지기도 하니까. 빗속 우산 속에서 로맨틱한 키스를 나누고(43쪽, ‘촉촉한 키스’), 일렁이는 물살 가운데서 고난도의 요가와도 같은 자세로도 키스하는 두 남녀(49쪽, ‘사랑은 어떤 환경도 이긴다’)의 사랑을 춤으로 표현했다.
“우리는 길을 잃고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128쪽)
플랫폼에 몸을 누이고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여자(131쪽, ‘슬픈 소식’)와 비석위에 몸을 맡기고 비통에 빠진 여자(136쪽, ‘사람은 죽어서 그리움이 된다’)의 모습을 통해 슬픔 역시 우리 삶의 일부이며 슬픔의 극복을 통해 삶이 더 깊어짐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작업 가운데는 와이어나 CG작업을 의심할 정도로 무중력 상태인 양 공중에 떠 있는 무용수들의 사진이 많다. 그러나 배경의 불필요한 요소나 색 보정 외에는 따로 후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라 하니 악천후에서도 예술적 성취를 위해 수십, 수백 번의 점프를 기꺼이 감수한 그들의 열정이 놀랍다.
대중적인 무용 서적이 매우 부족한 가운데 사진과 무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책이 나와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지만 어느 순간 춤을 잊고, 춤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삶의 환희를 덩실덩실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화가 아직은 아쉽다. 아울러 우리 사진가 중에도 한여름에도 땀 흘리며 연습실에서 춤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수많은 무용수들과 함께 우리 사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