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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30 21:10 조회 8,18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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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점점 무르익어가고 책을 펼치기보단 놀러 다니고 싶은 청소년들을 생각해 최대한 현학적이지 않고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도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미술 분야로 선정이 고려된 도서 중 『조선시대 초상화에 숨은 비밀 찾기』(최석조, 책과함께)가 있었으나 책의 내용이 청소년보다는 어린이에게 더 추천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어려운 도서가 많아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음악 분야에서 이번 달에는 반갑게도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읽을 만한 도서들을 많이 발견했다. 소개된 책 이외에도 『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전수연, 책세상)와 『피아노를 듣는 시간』(알프레드 브렌델, 한스미디어)이 검토되었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청소년에게 접근하기에 다소 어렵거나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선정하지 않았다. 그 외에 건담의 플라모델을 설명한 『MG 건프라이즘』(이시이 마코토, 한스미디어) 또한 논의하였으나, 플라모델에 흥미가 있는 청소년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아서 선정하지 않았다. 건축 도서를 한동안 선정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나는 건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더그 팻, 라이팅하우스)도 선정 후보 도서에 올랐지만, 과학 분과에서 선정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예술 분과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러나 이 책 또한 예술도서로도 흥미 있게 볼 만한 도서이다.
이선우 건국대 철학과


나의 다정한 그림
권린 지음|중앙북스|243쪽|2013.04.25|13,800원|중학생|한국|미술

책 읽고 난 소감뿐만 아니라 그림, 노래 등에 나만의 감상을 덧붙이면 하나의 진솔한 매체 에세이가 된다. 이 책은 그런 매력을 잘 보여주는 그림 에세이다. 저자는 도심 미술관에서 만난 현대 예술을 바라보며 작품 해석이 아닌 일기처럼 끼적일만한 감상을 풀어놓는다. 그 내용은 SBS 문화부 기자가 아닌 인간 권린으로 다가온다. 이를테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 고민, 추억, 희망을 차근차근 고백하는데 일하는 30대 여성의 삶이 드러난다. 누구나 적당히 털어놓을 만한 공감 가는 내용이랄까. 저자의 의도대로 나는 이 그림을 보고 무엇을 떠올리고 상대방은 무엇을 느끼는지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마다 달린 큼직한 그림과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는 간결한 문장 덕분에 작품과 설명이 눈에 잘 들어온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 가운데 부지런히 그림을 챙겨보며 힘을 얻고 살아가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한테도 발길을 돌려보라며 책 말미에 미술관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이찬미 인천 삼산도서관 사서


남동공단
마영신 지음|새만화책|220쪽|2013.03.20|16,000원|고등학생|한국|만화

한 권의 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이라고 한다면 『남동공단』은 그 답에 가깝다. 이 책은 한 노동자의 3년 반의 일기다. 사람들은 기계 소음이 심하고 불꽃 튀는 위험한 노동 현장을 피하지만 어떤 이에게 그곳은 삶의 터전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병역특례자로서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 출근한 ‘종민’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살며시 풀어놓았다.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람 간 의견 충돌과 갈림길에서의 선택 기준 등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일상을 담담하게 그렸다. 긴장감만 돌고 인정 없어 보이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챙기며 그리워하는 동료들의 마음도 잔잔히 흐른다. 삶의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사는 듯 왠지 모를 씁쓸함도 밀려온다. 칸칸에 가끔 등장하는 ‘웃음 유인’ 컷은 작가의 매력이다. 길윤웅 자유기고가


제7구단 (상), (하)
허영만 지음|예담|각권 292쪽|각권 12,800원|2013.05.29|중・고등학생|한국|만화

김용화 감독이 <미스터 고>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면서 1984년에 보물섬에 연재되었던 허영만 화백의 원작 야구만화가 복간되었다. 발표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일곱 번째 프로야구팀이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영입한 새로운 용병선수가 서커스 출신의 고릴라라는 코믹스런 설정으로, 만화 주인공이 먹는 과자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유행까지 이끌었다. 손그림과 스크린톤, 그리고 붓선으로 재현된 주인공 미스터 고는 거칠고 포악해 보이지만 과자를 사랑하며 자신의 동족이 보고 싶어 외로워하는 반전 캐릭터의 매력을 지녔다. 어릴 때는 주인공만 눈에 들어왔지만, 다시 만난 이 만화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노 감독과 허 코치, 그리고 실력 부족한 샥스팀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이다. 그 뒤로 우승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단주들의 어이없는 조치들이 흥미롭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무비스토커
최광희 지음|마카롱|246쪽|2013.04.16|13,000원|고등학생|한국|영화

영화 한 편을 볼 때 최대한 좋은 영화를 보고 싶어서 영화평들을 검색해 보게 된다. 하지만, 영화평인지 줄거리 나열인지, 홍보인지 알 수 없는 글들만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의 경우, 작가가 영화광이라고 해서 제목을 ‘무비스토커’라고 다소 무섭게(?) 정했나 생각했었는데, 다시 보니 ‘무비스 토커 Movie’s Talker’였다. 영화 저널리스트인 작가의 글을 통하여 그동안 단면적으로 본 영화들의 이면을 볼 수 있었고, 또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에 대해서는 보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거리도 제시해 주었다. 이 책은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영화를 통한 사고의 전환점도 마련해 주어 인문학적 통찰도 가능하게 한다. 가끔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나 너무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여느 영화비평과는 다르게 속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인문학이나 교육적으로 조금 더 깊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이보라 전남 담양고 사서교사


베토벤 바이러스 1, 2
홍진아, 홍자람 지음|MBC씨앤아이|각권 488쪽, 436쪽|2013.04.26|각권 15,000원|고등학생|한국|예술

꿈을 꿀 수 있기에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대본집으로 출간됐다. 총천연색 화면으로 가득한 드라마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감상할 때 우리의 역할은 일방적인 수신자로 한정된다. 이에 반해 대본은 상상력의 제한이 없는 능동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낯선 형식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서두에 시나리오 용어풀이가 자세히 나와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대본은 영상으로 구현되기 위해 쓰인 글이기 때문에 모든 표현은 묘사를 기초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본 읽기는 소설과는 또 다른 독서의 묘미를 선사한다. 작가는 작중 인물들을 통해 사람들이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기를 바랐다고 한다. 일상에 묻혀 살았던 사람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오던 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은 읽는 이에게도 희망 바이러스를 전해준다. 오합지졸 오케스트라의 성장담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도 그만큼 커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재희 실로암점자도서관 사서


아버지의 일기장
박일호 일기|박재동 엮음|돌베개|352쪽|2013.05.01|15,000원|고등학생|한국|수필

영원히 곁을 두실 것 같지 않은 아버지를 그의 사후 남기신 일기장 속에서 발견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남 박재동의 각주와 삽화, 어머니의 회고담이 엮인 책이다. 스무 해 가깝게 쓴 일기의 전반부는 부산 전포동에서 만화방 ‘문예당’을 꾸린 이야기다. 자신의 병간호와 생계유지를 위해 헌신하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장남 재동, 차남 수동, 막내 명희에게 거는 기대 사이로 얼룩진 선거풍토와 불량만화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분위기에 맞서는 간결한 분노에는 그 시절 아버지의 보편적 모습이 드러난다. 허나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와 문방구와 분식집을 꾸린 후반부는 스무 해가 넘게 맞서오던 병마에 시달리며 때론 지쳐가고, 자식들의 혼사와 손자들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인간적인 투병기가 짙어진다. 알고 있던 아버지와 실제 일기장 속 아버지의 거리는 사별이 던져주는 막막함을 먹먹함으로 바꾸어준다. 부모님 생전에 이런 일기장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필독을 권한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안녕?! 오케스트라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한 1년의 기적
이보영 지음|이담북스|328쪽|2013.05.15|13,000원|고등학생|한국|음악

작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4부작으로 연재되었던 MBC 다큐 ‘안녕?!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를 이보영 PD가 책으로 엮어 냈다. 다큐 자체도 4부작으로 나름 방송 분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과 참여한 용재 오닐의 못 다한 이야기가 책까지 나온 것은 이 프로젝트가 그만큼 그들에게 정신적 힐링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보이게 하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 사회에서 한국 국적이 아닌 어머니를 가지게 되어 크고 작은 상처로 얼룩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25명은 생전 처음 악기를 만지게 되고 4개월 뒤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게 되는 기적 같은 신화를 이룬다. 아이들을 치유하러 왔던 용재가 이 과정에서 힘을 얻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친아버지를 찾을 용기를 내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치유를 받게 된다. 기획 의도는 다문화 아이들이 받았던 상처를 음악으로 치유하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어른들이 받은 감동이 더욱 인상적이다. 오유미 광명 운산고 국어교사


조선의 오케스트라, 우주의 선율을 연주하다
처음으로 읽는 궁중음악 이야기
송지원 지음|추수밭|288쪽|2013.05.15|14,000원|고등학생|한국|전통음악

삶도 음악만 같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음악 중에서도 고전 음악을 닮아 우아한 선율로 진행되다가 장엄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면야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이 책은 ‘우주의 선율’을 연주하는 장악원 음악가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장악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음악기관이다. 남다른 재능을 지닌 이들의 특별한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평범한, 어떻게 보면 구차하기까지 한 옛 음악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 달 월급이 고작 베 한 필이었으니 누가 음악가가 되려고 했겠는가. 일단, 이 책은 삽화가 많다. 여러 가지 사진과 그림들이 글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흥미롭게 책을 볼 수 있도록 시선을 끈다. 음악은 곧 사람들의 삶으로 이어지고 옛 사람들이 추구했던 질서와 가치를 담아낸다. 궁중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첫 장을 넘기기 시작했지만 만나는 것은 음악뿐이 아닐 것이다. 글쓴이는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궁중음악에 관한 다양하고 충실한 이야기를 준비해 놓았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며, 악기 열전에 관심이 있다면 뒷부분부터 책장을 넘겨도 좋다. 고화정 서울 영등포고 국어교사


창백한 말 2 season1
추혜연 지음|재미주의|344쪽|2013.03.04|12,000원|고등학생|한국|만화

제목인 ‘창백한 말’은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죽음의 은유로, 러시아의 작가 롭신이나 애거서 크리스티가 동명의 소설 제목으로도 발표한 염세적이고 불길한 상징어다. 183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마녀의 딸로 불리던 소녀 로즈 뒤프레와 그녀가 사랑하는 소꿉친구 페터 그랑, 그리고 마녀 사냥꾼에 쫓기면서도 옛 마을로 찾아온, 기묘한 표정과 눈동자의 소유자 기네스가 20년 만에 돌아온 핏빛 전설을 처절하게 완성한다. 섬세한 순정만화체의 필치와 풍부한 색감, 긴장감과 반전을 불러오는 에피소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제작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공포스러운 설정이 몰고 오는 잔혹함의 수위가 높아져, 독자에 따라서는 이 만화가 보여주는 장르소설적 답습과 오락성의 매몰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작가의 영리한 이야기 전개와 높은 수준의 그림체가 만들어 낼 완결의 아우라에 거는 기대도 함께 높아지는 문제작이다. 현재 연재중인 시즌2가 끝날 무렵, 정제된 단행본과 의미 깊은 질문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CRAZY DENTIST
김민희 지음|서울문화사|220쪽|2013.04.18|11,500원|중학생|한국|만화

힙합 음악이 흐르고 스킨헤드 선생님이 진료하는 이상하고 특별한 병원 ‘미소 치과’. 진료비를 만둣국 960그릇, 꽃 120만 원어치 등 환자의 사정에 맞춰 물건으로 받는 인정 많은(?) 치과에서 위생사 조진아의 좌충우돌 생활기가 시작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어 공감할 수 있고, 작가 특유의 무덤덤한 유머는 잔잔한 웃음을 던져준다.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가 다소 간결하게 마무리되어 있어 좀 더 깊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윙~” 소리의 낯선 기계음과 입안의 물을 흡입하는 장비, 그리고 너무 아팠던 치료 과정 등 두려움의 대상으로 기억되는 치과, 뿐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치아의 모형이나 엑스레이를 보고 지금 상태가 어떠한지 알려주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어려운 설명만 가득한 치과! 이 책에서는 치과에서 하는 전반적인 치료방법을 쉽게 만화로 보여주기 때문에 멀게만 느껴지던 치과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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