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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04 20:45 조회 7,404회 댓글 0건본문
노래풍경 장유정의 음악 산문집
장유정 지음|알마|344쪽|2013.12.30|19,800원|중·고등학생|한국|음악
저자는 네이버 뮤직 ‘이주의 발견’에서 조심스럽게 대중가요에 대한 평론을 시작하였다. 저자는 대중음악 평론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쉽게 글을 쓰지 않았다. 그 까닭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책 속에 동봉된 음반을 제작하며 하나의 음반이 탄생하는 어려움을 함께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는 평론 외에도 음악 관련 잡지 등 5년간 썼던 음악 관련 글들도 실려 있다. 한국 대중음악의 풍경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인디음악부터 주류음악까지 당시 신보가 소개된 글, 가수와 관련된 글, 대중가요 속의 도시, 근대의 풍경도 서술되어 있으며, 마지막 장은 대중가요가 현주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소개되는 음악, 설명되는 가사로 인해 그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대중가요 속에 담긴 사연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반면, 음악 관련 전문 용어의 사용으로 설명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든다.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미술관 옆 사회교실
이두현 외 6인 지음|살림Friends|240쪽|2013.11.10|12,000원|고등학생|한국|예술
‘예술+사회과학 융합교육’이 부제목인 이 책은 동・서양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탄생할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함께 설명해 준다. 고흐의 초기 그림인 <감자 먹는 사람 들>이 어두운 배경을 주로 드러낸다면, 왜 후기의 작품들은 빛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을까? 이를 고흐가 태어난 네덜란드와 작품 활동을 한 남프랑스의 환경적 차이를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미술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그 차이를 인식할 수 있 다. 또 유럽의 축구 명가 스페인이 사실은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문화적 색깔을 지니고 있음을 유명한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을 통해 설명한다. 그의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도 알게 되고, 지역의 특성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창문을 통해 예술의 세계를 바라봄으로써 이제까지 미술만, 또는 사회 만을 따로따로 배워왔던 청소년들이 더 큰 이해의 폭을 갖게 할 것이다. 장주희 고양 서 정고 국어교사
조선희의 영감
조선희 지음|민음인|300쪽|2013.12.12|16,500원|고등학생|한국|사진
연예인 전문 사진작가, 근래에는 영화 <써니>, <건축학개론>, <관상>의 포스터 작가로 더 유명한 조선희의 예술적 영감에 관한 수필이다. 상업적 작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서인지 페이지를 넘기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느낌의 예술 사진들은 의외의 느낌으 로 다가오면서 신선하기도 하여 시선을 머물게 한다. 우리가 그간 보아 왔던 이미지는 마치 빙산의 일각이라는 듯이 그녀는 바다 밑에 가려 두었던 거대한 자신의 실체를 보 여 주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자신에게 창조적 영감을 주는 ‘시각, 여행, 행동, 관계, 나 들여다보기, 새벽 그리고 시간, 배우다’의 7개 테마로 구성했지만, 읽어 보면 결국 그 녀, 그리고 그녀와 관계한 모든 것들의 이야기이다. 아마 어느 정도 정상의 반열에 올 라선 그녀의 사진 인생을 살펴보고 엮어 보여 주고 싶은 때가 온 것이리라. 그 안에서 우리는 상업적인 사진이라도 그녀만의 독특한 관찰력과 자신이 받은 영감을 작품으 로 구현하는 남다른 능력을 확인하게 된다. 오유미 광명 운산고 국어교사
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공주형 지음|탐|240쪽|2013.12.05|15,0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
이 책은 미술을 우리의 삶 속으로 끌어들인다. ‘미술이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구나!’, ‘그림은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는데 미처 눈치 채지 못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한다.
저자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학 독서평설>에 연재했던 글과 신문, 잡지에 실었던 글을 수정 보완하여 묶었다. 많은 미술 관련 책들이 그림과 설명을 나열한 작품 소개집의 느낌이라면 이 책은 미술 에세이에 가깝다. 각 주제는 생활 속 이야기 혹은 관심을 끌 만한 내용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각기 다른 그림들은 ‘정체성’, ‘소통’, ‘성장’, ‘가치관’ 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청소년들에게 미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리가 세상을 만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물음의 답은 화가의 작품과 인생을 통해 찾을 수 있다. 발라동의 <자화상>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때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다음은 타인과 만날 차례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이들 사이에는 다양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관계와 소통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책의 끝부분에 오게 되면 그림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는 느낌이 든다. 예술가들이 담아낸 세계를 통해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어야 할까’ 고민하고 그리게 되니까.
이 책은 스쳐 지나가는 그림 한 편에도 의미가 있고,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가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해 준다.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마음도 조금씩 자라날 것이다.
조선혜 서울 대신고 사서교사
서양미술사를 보다 1, 2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미술 여행
양민영 지음|리베르스쿨|각권 288쪽, 320쪽|2013.12.26|각권 19,8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사
지난 수 세기 동안 세상의 중심이었던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여행지마다 세계 역사의 조각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석구석 서려 있는 역사적 사실 들은 모두 제각각이어서 도무지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세계사와 미술 작 품들의 조각난 퍼즐들을 하나로 맞춰 정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역사의 흐름에 따라 미술사를 정리한 이 책을 권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보다’ 시리즈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읽기 쉽다는 것이다. 친절한 선생님의 설명을 그대로 옮긴 듯 한 구어체 문장은 미술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읽어도 무리가 없다.
각 장마다 세계사의 주요 사건을 정리해 놓아 세계사의 흐름과 연관하여 미술이 어 떻게 생겨나고 발전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제한된 지면 안에 그 시대에 대표작 을 되도록 빠짐없이 소개하려고 노력했고 풍부하고 큼직한 도판과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왔다.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유럽 국가들은 앞다투어 식민지를 건설했 다. 17~18세기가 되면서 식민지에서 이룩한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절대군주들은 화 려하고 웅장한 궁전과 예술 작품으로 자신의 힘과 위엄을 자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바 로크 미술이다. 태양왕이라 불렸던 루이14세가 건설한 찬란한 베르사유 궁전과 터질 듯 풍만한 여체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루벤스의 그림이 이 시대의 대표적 작품이다. 스페인 역사상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했던 필리페4세 때 왕실 가족을 그린 벨라스케 스의 <시녀들> 역시 바로크 예술작품 중 하나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역동적인 낭만주 의 미술을 만들어 냈고, 과학의 발전은 튜브 물감의 발명으로 이어지고, 화가들이 야 외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인상주의 작품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제한된 지면 안에 미술사의 주요 작품과 사조를 빼곡히 채워 넣느라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다소 부족하지만 청소년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나 흥미로운 사실로 부터 작품과 미술 사조에 접근하는 ‘생각해 보세요’ 코너가 참신하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아이콘의 탄생 만화로 보는 패션 아이콘 히스토리
강민지 지음┃루비박스┃404쪽┃2013.12.15┃23,000원┃중・고등학생┃한국┃패션, 복식사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전성기 때는 마를레네 디트리히,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과 같은 스크린 스타가 주목받았다면, 30년을 주기로 TV가 대중화되면서 영 패션이 자리 잡았고, 오늘날은 뉴미디어와 신드롬 등 다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패션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앞당긴 제안을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이템으로 바꾼 패션리더이자 트렌드 셰터인 이들을 저자는 패션아이콘이라 칭하며, 영문 부제에 ‘ETERNAL’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일러스트와 광고 작업을 겸해 온 저자는 명랑만화풍의 삼등신 캐릭터와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지는 초상화들을 교차, 대비시키며 그림체의 강약을 조절해 나간다. 전작인 『패션의 탄생』(2011)에서 보여주었던 꼼꼼한 자료조사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압축・요약하는 전달력과 구성력이 여전한데, 문헌은 물론 웹사이트에서 관련된 최신 정보를 담아내는 패션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인물들의 열전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사의 세밀한 고찰은 인기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돌아보게 한다. 많은 돈을 거머쥐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을 듯한 그들에게 치명적이며 암울한 그늘이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여배우의 맨다리가 포스터에 나온 것은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최초인데, 영화 촬영을 위해 금색 메탈릭 페인트를 다리 전체에 발랐다가 모공이 전부 막히는 바람에 기절한 일이 있었다. 정신마저 불안정한 어머니에게 키워지다가 고아원과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남자들에게도 상처 입은 마릴린 먼로의 불우한 결혼과 죽음은 익히 알려져 있다.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 미셸 오바마와 케이트 미들턴, 트위기와 케이트 모스 등 짝을 이루어 비교하며 읽어 가는 독법도 흥미로울 것이다. 화려한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인물들의 열전인 만큼 이 책의 기본적인 태도는 예찬과 경탄으로 점철되어 있다. 명품 브랜드에 입힌 감성적 스토리가 무분별한 소비욕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 의도적으로 비판적 거리를 둘 필요가 있겠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
이동진 지음|예담|652쪽|2014.01.10|28,000원|고등학생|한국|영화
영화는 현실이 꾸는 꿈이다. 수많은 영화가 현실보다 매혹적인 사랑을 보여주거나, 좀처럼 이룰 수 없는 성공을 익숙하게 그려낸다. 또 영화 속 숱한 인물들이 절망스러 운 현실을 단번에 역전시킬 기회 앞에서 우리의 공감과 응원을 끌어낸다.
이처럼 영화가 펼쳐 보인 ‘다른 세상’은 우리 각자의 간절한 열망을 새롭게 마주하 게 한다. 그리고 그 배후에 ‘다른 세상’의 창조자, 감독들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건, 세 명의 감독이 ‘다른 세상’을 창조하는 상이한 방식들이다. 바꿔 말하면, 영화로 ‘다른 세상’을 꿈꾸는 세 가지 관점이 이 책 안에 있다.
박찬욱은 <달은… 해가 꾸는 꿈>,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 씨> 그리고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를 연출했다. 그의 영화들은 독기를 품은 인 물, 벗어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한 인물들을 통해 우리 안에 감춰진 괴물을 보여주곤 했다. 최동훈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거쳐 최근에 <도둑들>을 내놓 았다. 그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가 주는 쾌감을 우리 입맛에 맞게 전해 온 이야기꾼이 다. 배신과 경쟁으로 점철된 그의 영화 속 세계는, 우리가 사는 비정한 현실을 거울처 럼 비춰 왔다. 마지막으로 이명세는 <개그맨>을 시작으로 <첫사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를 거쳐 <M>을 만든 감독이다. 그는 개성적인 비주얼리스트답게 한 편 의 수채화 같은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첫사랑’에 관한 장 면들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순수’의 행방을 묻곤 했다.
이동진은 이 책에서 영화감독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영화 안에 감춰진 표정들을 세심하게 다시 들춘다. 자기 영화를 대하는 감독들의 자세를 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제몫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굳이 덧붙이자면, 영화 장인들의 남다른 열정을 매만지면서 우리 각자의 ‘다른 세상’을 향한 꿈을 점검할 수 있길 기대한다.
안승범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