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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31 20:29 조회 6,234회 댓글 0건본문
바람으로 남은 엄마
박상률 지음│허구 그림│휴먼어린이│118쪽│2013.12.23│9,800원│가운데학년│한국│가족
2000년에 같은 이름으로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제목과 표지 그림이 잘 어울려, 읽는 이의 시선을 끈다. 먼 곳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궁금하다. 아이는 무엇을 보고 싶은 걸까. 작가는 머리말에서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아쉬움을 말한다. 여기 실린 동화는 그런 마음이 담긴 단편 여섯 편이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삶은 쓸쓸하다. 공통적으로 부모가 없고, 같이 사는 어른은 기운 빠진 할머니뿐이다. 아이들은 어떤 보호막도 없이 삶의 전면에 놓여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기대려 하는 것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엄마’다. 이런 암울한 상황은 작가의 의도적 연출로 보인다. 엄마의 부재를 통해, 공동체적인 삶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느끼는 쓸쓸함을 보여 주고 있다. 책이 처음 출간된 10여 년 전에 비해 지금의 아이들을 보면, 당시의 쓸쓸함이 지금은 도리어 사치처럼 느껴지니 씁쓸하다. 단편 중 「허수아비와 허수아들」은 넌센스 퀴즈의 고민 없는 차용 같아, 내용의 진지함이 제목에 가려졌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엄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김혜리 지음|방현일 그림|스콜라|128쪽|2013.11.27|9,800원|가운데학년|한국|성장동화
이 책은 자식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조바심 내는 부모에 대한 경고이자 믿음과 기다림을 권하는 조언이다. 상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한 학년 아래로 복학한다. 예전에 사귄 친구들은 선배가 되었고, 1년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에 한국 학교의 공부는 어렵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엄마의 다그침은 상우의 마음을 닫게 한다. 하지만 자신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진영을 만나면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얻는다. 작가는 조기 유학, 학업 스트레스, 왕따 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를 쉬운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야기 속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두 번 등장한다. 어린왕자와 여우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듯이 상우와 진영이 서로 길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쓰인다. 생텍쥐페리가 철부지 어린아이 같은 어린왕자에게 일관된 태도를 보였던 것처럼 이제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배수임 전 서울 중현초 사서
엄마는 나한테만 코브라
서석영 지음|한주형 그림|바우솔|72쪽|2014.01.17|8,500원|가운데학년|한국|감정, 심리
어린 시절, 엄마는 우리에게 ‘인내’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참지 않고 분노하기도, 오빠와 싸우지 말라고 하면서도 아빠와 치열하게 말다툼을 하곤 했다. 어린 눈에 비친 우리 엄마는 참 이상했다. 누구나 엄마에 대해 이런 기억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니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이 동화는 엄마와 나 사이에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와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남의 아이’에게는 관대하지만 ‘나의 아이’에게는 코브라처럼 무서워지는 엄마. 작가는 이런 어른들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또, 그로 인해 혼란스럽고 답답한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엄마를 코브라나 교도관으로 표현한 삽화에서는 통쾌함과 재미가 함께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들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동화는 아니다.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미를 느낄 수 있고,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다. 어른, 아이가 서로 마주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동화다.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기를 권한다. 양지선 서울 난곡초 사서
열두 살의 모나리자
임지형 지음|정진희 그림|아이앤북|184쪽|2013.11.30|9,500원|높은학년|한국|자신감
우리는 쉽게 외모가 아닌 내면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이 책은 뚱뚱하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고 상처를 받던 열두 살 유리가 씨름부에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바뀌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뚱뚱한 자신의 모습이 싫은 유리는 새 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상황이 달라지길 기대하지만, 몸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절망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씨름부에 들어가면서 씨름을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얻게 되고, 외모에 대한 차별과 상처로 인한 얼룩진 마음을 치유해 간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요즘 아이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에피소드들이 생동감 있게 펼쳐지고 있어 독자들이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실력을 쌓으면서 자신감을 얻는 주인공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로잡아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또한, 자신의 삶에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란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작가의 건강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임욱이 선생 승천 대작전
김영주 지음|이경석 그림|사계절출판사|192쪽|2013.11.27|9,800원|가운데학년|한국|관계
임욱이 선생은 치과의사다. 아니 사실은 천 년이 다 되어도 용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방에 화를 내며 남 탓을 하는 까칠하고 찌질한 허당 이무기다. 반면 꽝순이는 이미 여의주를 얻고 용이 되었지만 자신의 의지로 승천하지 않고 똑 부러지는 아홉 살 꼬마로 산다. 꽝순이는 투덜거리는 임욱이 선생이 승천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며 낙천동으로 보낸다. 임욱이 선생은 가난한 동네인 낙천동에 치과를 차리게 되고, 재기발랄하고 대담한 꼬마 진철이의 도움으로 이무기가 되기 위해 젖니 모으기에 나선다. 좌충우돌 치과환자 모으기 작전은 허술하지만 경쾌하다. 동네 할머니들이 임욱이 선생 치과에 모여 벌이는 티격태격 사는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용 되기에만 몰입해 자신만 생각하던 임욱이 선생은 낙천동에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들이 지난 천 년보다 훨씬 의미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꽝순이에게 더 마음이 끌리는 건 왜일까? 꽝순이와 진철이가 펼칠 다음 이야기가 은근히 기대된다.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정의를 위하여
로리 세이전 지음|오승민 그림|김희숙 옮김|아름다운사람들|204쪽|2014.01.27.|11,000원|높은학년|캐나다|학교폭력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치 않겠다!’는 외침은 과연 정의로운 것이었을까? 악에 대한 복수는 진정한 정의의 실천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주인공 저스티스는 트레이라는 아이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주인공은 나쁜 행동을 한 트레이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정의가 무엇이며, 그 정의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는다. 작가는 학교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 냈다. 이 동화는 권선징악의 결말이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항하고 복수하는 것 만이 정의의 실천이 아니라는 것과,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지혜로운 행동으로도 유연하게 정의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불어, 힘든 상황 속에는 항상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다양한 논제를 찾아 토론 수업을 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양지선 서울 난곡초 사서
진짜 선비 나가신다
한정영 지음|강영지 그림|샘터|196쪽|2013.12.10|11,500원|높은학년|한국|역사동화
‘선비’라 하면 글공부를 열심히 해서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에 나가거나 평생 책을 읽으며 학문을 연구하는 양반의 모습이 떠오른다. 글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집에 양식이나 땔감이 떨어져도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는 선비들. 이 책의 주인공 서유구는 선비가 하면 안 되는 일이라 여겼던 농사를 짓고, 농사를 지으며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공책에 적어 연구하고, 그것을 농민들에게 알려 준다. 농사뿐 아니라 아이 잘 키우는 법, 전복 고르는 법, 고기 잡는 법, 의술, 상업 등등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 조선 최대의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를 만들게 된다.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백성에게 전하여 모두가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선비의 길이라고 믿고 있었던 서유구.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모두가 등한시한 일을 실천한 선비가 있었다는 사실이 독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