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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4-16 22:04 조회 8,29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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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읽기로 선정된 『1913년 세기의 여름』은 대개 인문학도서로 분류되고 있는 책이다. 저자의 전공에서 드러나듯 역사적인 재구성이 이 책의 기본 전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문화 영역을 총망라하고 인물들 대부분이 문화예술가라는 점에서 예술 문화도서로 선정하였다.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름이나 작품이 언급되었을 때는 책의 간략하고 제한된 주석 대신 인터넷을 검색하여 읽어나가는 번거로운 방법을 택한 덕분에, 언급되지 않은 뒷이야기나 사건에 얽힌 숨은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백 년 전 유럽에서 일어난 일들이 지금 우리와 무슨 상관이며, 독서를 버거워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이유로 권할 것인지 좀 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맘에 걸렸다. 책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들을 독자로 하여금 채울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여백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구사하는 독특한 재구성 방식은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1913년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3월, 배화학당 여학생들이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세검정에 소풍을 간 사실이 그해 5월 조중환이 ‘장한몽’을 <매일신보>에 연재한 것이나 안창호가 샌프란시스코 국민회관에서 흥사단을 창립한 것보다 사소한 일일까.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떤 세기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지, 문득 속 앓는 질문이 이어진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결혼식 전날
호즈미 지음|조은하 옮김|애니북스|196쪽|2013.11.08|7,000원|중・고등학생|일본|만화
일본에서 주목받는 신인 만화가 호즈미가 펴낸 첫 단행본으로, 제목만으로는 내용과 매력을 짐작할 수 없는 독특한 단편만화집이다.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 「결혼식 전날」은 산뜻한 반전으로 작가의 성향과 저력을 인상 깊게 보여주고, 「아즈사 2호로 재회」는 순수한 동심을 서정성 있게 펼쳐 나가는 감성적인 시선이 돋보인다. 사람들의 관계를 담아내며 펼쳐지는 그림은 읽는 내내 큰 감정의 기복 없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며 인상적인 결말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만화책을 읽으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면에 눈길을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보던 그 때가 언제였던가? 한참 사춘기였던 여고생 시절에 한국 순정 만화를 탐독하던 그 때 느꼈던 섬세한 감성의 코드를 떠올리게 해준 이 작품들이 신인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단 한 권의 단행본으로 저명한 여러 상을 수상하였다니 아날로그적 감성이 담긴 앞으로의 작품도 기다려진다. 오유미 광명 운산고 국어교사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지음|폴 뮤즈 사진|현대문학|272쪽|2013.10.14|12,000원|고등학생|한국|에세이
프랑스에 살면서 겪은 일화를 모았다. 작가는 거리의 댄서를 보며, 이웃의 무심한 한마디를 들으며 낯설고 섬세하게 바라보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글은 군더더기도 가르치려는 것도 없어서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스며든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상 속에서 추상적인 개념들을 건드리는 저자의 감각과 사색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사진과 짧은 문장의 적절한 배치는 각 글과 어우러져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살다보면 책의 제목처럼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릴 수도 있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꼭 실패만은 아니고 오히려 진짜 삶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 만날 수 있다. 이선우 건국대 철학과
 

베를린을 그리다
에드워드 B. 고든 지음|노지양 옮김|북노마드|236쪽|2013.11.20|15,000원|고등학생|한국|미술
현대인은 바쁘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다음에’ 혹은 ‘여유 있을 때’로 미루어지기 일쑤다. 이런 사람들 사이로 미술이 들어왔다.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B. 고든은 일명 ‘하루에 하나의 그림’ 프로젝트라 명명한 실험을 생각해 내고 매일 한 장씩 베를린을 그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로 한다. 작가는 작업에 영감을 줄 만한 내용을 찾아 거리를 걷다가 마주치는 것을 캔버스에 담고 저녁에 블로그에 올려 전 세계의 사람들과 그림으로 소통하였다. 이 책에서는 블로그의 다양한 내용을 ‘방황, 계절, 만남, 작지만 완벽한 것들’ 등 9개의 챕터로 나누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의 인상주의적 화풍을 감상하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다. 그림을 감상하는 법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블로그 사용 인구가 1,000만 명을 육박하는 이 시대에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현대의 새로운 미술 소통법이 아닐까? 장주희 고양 서정고 국어교사
 
 


사람 보는 눈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음|현암사|284쪽|2013.10.30|15,000원|고등학생|한국|미술
그림 이해를 돕는 책들 중에서도 유독 이 책이 재밌고 쉽게 느껴지는 까닭은 미술평론가인 저자의 남다른 문장력에 있다. 간결하고도 힘 있는 문장이 화가가 숨겨놓은 그림 속 이야기들을 재발견하도록 이끈다. 가령, 김홍도의 <낮잠>에서 그림 속 인물이 베고 있는 것이 명확히 무엇인지 단정하기 힘든데, 저자의 해설을 따라가노라면 서책이라는 해석에 이른다. 이는 독자를 즐겁게 하고 다시 그림 앞으로 오도록 한다. 신분차별이 있었던 조선시대 초상화 속 인물이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를 통해 신분과 생활과 심정을 유추하면서 시대 배경에 대한 지식은 덤으로 따라온다. 저자는 그림 보는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알려주고, 인물과 자연 풍경이 담긴 옛 그림은 빠르게 가야만 할 것 같은 세상에 느린 걸음으로 마음을 읽고 표현하길 요구한다. 쉽게 복사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정성을 다한 옛 그림을 보며 사람 보는 눈을 키우고 시대를 읽는 힘을 지니게 될 것이다. 길윤웅 자유기고가
 

시네마 테라피 심리학, 영화 속에서 치유의 길을 찾다
최명기 지음|좋은책만들기|320쪽|2013.12.10|15,000원|중·고등학생|한국|예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몸보다 마음과 정신의 병을 얻는 사람이 많아졌고, ‘◦◦ 테라피’란 다양한 치료법이 생겨났다. 이 책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처한 상황을 통해 비슷한 감정을 교류하고 스스로 자신을 분석하며 감동으로 이끄는 자기치유의 ‘시네마 테라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국과 지옥, 나와 너, 선과 악,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의 5개 주제로 소개된 문제적 영화들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자는 36개의 생각해볼 문제와 더불어 쉬운 설명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 작품의 상황 설명을 위해 대부분의 줄거리가 소개되어 있고 몇 개는 결말까지 적혀있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저자의 진단과 해설을 읽노라면 결말을 알지라도 영화가 궁금해진다. 책에서 소개한 영화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유사해 비슷한 아픔을 겪고 상처 받은 사람들의 ‘테라피’가 될 것이다. 저자는 ‘저마다 자기 인생의 제작자’가 되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보기를 통해 타인의 삶을 보며 내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깨달음을 얻고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 보자.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포트레이트 인 재즈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와다 마코토 그림|김난주 옮김|문학사상사|356쪽|2013.11.21|17,500원|고등학생
일본|대중음악
재즈는 소수의 마니아 만이 즐기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가가기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재즈 뮤지션을 익살스럽고 유쾌하게 묘사하고 재즈 마니아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개인적인 에세이를 곁들여 재즈에 무지한 사람들도 과감하게 입문할 수 있게 했다. ‘책에 소개된 뮤지션의 음악을 찾아 이어폰을 꽂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트럼펫과 피아노, 전설적인 여가수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들으며’ 이 책을 읽는다면 선입견과는 달리 친숙한 음악들을 꽤 발견하게 될 것이다. 리메이크 되어 대중음악 속에 살아 있거나, 광고 음악에 사용된 곡들이 있기 때문이다. ‘앨범을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편안히 몸을 묻고 음악에 귀 기울인 후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알맞게 정리’하며 글을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과 함께라면 재즈에 입문하는 것이 전혀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한 번 발을 들이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재즈 음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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