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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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8-09 12:19 조회 6,836회 댓글 0건본문
공부해서 너 가져
김범 지음|웅진지식하우스|308쪽|2014.03.07|13,000원|중·고등학생|한국|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로 호평을 받은 작가가 이번엔 감동적인 성장 소설로 돌아왔다. 이 책은 청소년의 삶 주위에 보이지 않게 형성된 입시의 폭력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S 침으로 유명한 ‘천국’을 만나 겪는 여러 사건들을 그리면서, 흔히 말하는 '일류대'에 진학하기 위해 그 어떤 폭력도 감수해야 하는 청소년들의 슬픈 삶을 폭로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입시를 위해서는 타인을 속이고 육체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조차 허용 되는 야만적인 사회다. 주인공은 대학 입시를 위해 형성된 가정, 학교, 사회의 폭력 속 에서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를 성찰하며 성장한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입시 의 폭력 구조, 그래서 폭력으로 인식되지도 않는 그 구조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주인 공을 돕는 구세주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사건의 줄기를 형성해 끊임없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내면에서 꿈틀대는 울렁거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 면 주인공 김별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독자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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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과 파울라
울프 슈타르크 지음|이미옥 옮김|궁리|229쪽|2014.02.20|11,000원|중학생|스웨덴|소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스웨덴은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높은 양성평등이 자리 잡은 나 라다. 이 글의 주인공 파울라는 여자아이로 평범하지 못한 엄마 덕에 우여곡절을 겪 으면 성장한다. 엄마의 남자친구 집에 살게 되고, 가장 아끼던 강아지를 놓고 오고, 전 학 간 학교에서는 남자아이로 오인 받아 남자아이 ‘파울’로 생활한다. 청소년기는 자 아가 성장하느라 여러모로 힘이 든다. 사회가 정해 놓은 여러 가지의 틀이 그 힘듦을 가중 시킬 수 있다면? 이 책은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성장하도록 사회가 고정관 념을 줄여 간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한다. 파울라는 남자 파울로 살아가면서 여러 사 건을 겪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자아를 발견한다.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도 이 해하게 되고 끔찍하게 싫었던 엄마의 남자 친구와도 마음을 튼다. 외할아버지와의 만 남과 헤어짐을 통해 죽음도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성을 향하는 성 정체성도 정립하면 서 건강하게 성장한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고3의 완벽한 휴가
A. J. 베츠 지음│서소울 옮김┃뜨인돌┃256쪽┃2014.02.25┃11,000원┃중・고등학생┃호주┃소설
우리나라에서 휴가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휴가가 없는 사람, 그중에서도 고3들일 것이다. ‘고3’과 ‘완벽한 휴가’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모인 제목에 끌렸다. 소설은 수능시험에 인생을 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도 주었다. 올리버의 간절함이 독자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올리버가 치러야 하는 수능시험이 일주일 남았다. 그가 바라는 건 푹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서 오전에 3시간, 오후에 2시간씩 공부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엄마의 오른팔인 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집에서 오도독 머핀 제과를 운영하는 엄마는 새벽부터 머핀을 굽고 배달하느라 눈코 뜰 사이가 없으니 두 동생 치다꺼리는 그의 차지다. 연봉 9만 달러로 안정적인 광산회사의 취업을 위해 응용지질학과에 가려면 화학 시험을 잘 봐야 하지만, 버겁기만 하다. 과외도 하고 부모님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친구들을 보면 두려움은 하늘을 치솟는다. 게다가 오븐 교체로 집에는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니 설상가상이다.
올리버는 엄마의 제안으로 300km나 떨어진 ‘서니 헤이븐 수영장 및 레저센터’의 아빠 집으로 갔지만, 기차에서 휴대폰, 옷, 책이 든 가방 전부를 잃어버려 최악이다. 수영 챔피언 제조기로 한때 영웅이었던 아빠는 허름한 티셔츠에 수영장 청소를 하고, 아빠의 룸메이트 해미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숭배하며 저녁 낚시를 즐기고, 수영장 매점에서 일하는 에마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레저센터 할머니들은 늘 활기차고, 다들 올리버 이름을 알고 공부는 잘되느냐고 묻는다. 요컨대 올리버를 뺀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 심지어 데이브 박사는 열정과 탐구가 없는 공부라며 행복해지는 걸 하라고 한다.
소설에 감동은 없다. 대신 질문이 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스스로 묻게 한다. ‘운이 좋으면 인생은 길다’고 말한다. 또, ‘인생에서 실수와 상처를 극복하는 법’도 생각하게 한다. 완벽한 휴가를 끝낸 올리버가 아빠에게 비스킷을 구워 보낸다는 약속이 사랑스럽다. ‘깨어 있는 삶’이란 뜻의 ‘VivoVivo’ 시리즈에 맞춤한 책이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침묵의 거리에서 1, 2
오쿠다 히데오 지음|최고은 옮김|민음사|각권 376쪽, 344쪽|2014.02.25|각권 12,000원|중·고등학생|일본|소설
이 책은 저마다 말풍선을 머리에 단 표지처럼 중학교에서 일어난 사고를 중심으로 다 양한 사람의 입장과 처지를 보여 준다. 옥상에서 추락사한 학생이 그동안 집단 따돌 림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 교사, 언론, 학부모 등 책임을 추궁하는 밀고 당기기 싸움이 계속된다. 사건 당일 마지막 목격자로 지목받은 학생들은 하나같이 침묵하는 가운데 그날의 진상이 벌어지기까지 그동안의 추이가 조금씩 드러난다.
어딘가 엉뚱하고 이상한 현대인의 모습을 유쾌한 필치로 그려낸 『공중그네』, 『남쪽 으로 튀어』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번 작품에서 일본 소설 특유의 가벼운 필치를 유지하며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로 중학생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한다. 한편, 같은 소 재를 다룬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이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는 학생들에 대 한 믿음을 보여 준다면 이 책은 집과 또 다른 학교에서 드러나는 맨얼굴, 그 알다가도 모를 이중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중학생은 잔인하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잔인한 시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잔 인함은 혼자 서는 과정에서 터지는 고름 같은 것이다. 다들 더는 어른들에게 울면서 매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들끼리 생존 게임을 시작한다.”(70쪽)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충분히 수긍이 가면서도 자기 자신만 알거나 빈 약하다. 특히 학부모의 불안과 과잉보호는 사건의 본질을 호도한다. 우리는 그때 그 시절을 살았으면서도 과연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른의 분석과 따로 노는 학생의 목소리는 비록 아슬아슬하고 애처로워도 뜻밖에 모두 못 미덥진 않다. 그럼에도 분명하지 않은 열린 결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이들의 가능성은 걱정된다.
이 책을 추천하면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면 추락사한 왕따 나구라에 대한 묘사 다.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남학생의 세계를 관찰한 여학생 안도의 말처럼 나구라 는 왕따 당할 만한 일을 자처한다. 나구라에 대한 성격, 행동, 아이들의 세계를 보노 라면 왠지 통쾌하면서도 찜찜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다른 아이들처럼 왕따 탓으로 돌리고 싶은 점이 우리들의 잔인성일까. 정작 나구라야말로 침묵함으로써 의문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이찬미 인천 부개어린이도서관 사서
특별한 너라서 고마워
김혜원 지음┃오마이북┃240쪽┃2014.02.14┃14,000원┃중·고등학생┃한국┃에세이
전작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를 통해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의 삶을 다루었던 김혜원 시민기자의 새 책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지나치고 마는 ‘주변’ 사람들을 향한 저자의 시선이 이번엔 장애아 가족들에게 와 닿았다.
흰 바탕 위에 조그마한 손 위로, 수채 물감으로 칠한 다양한 빛깔의 하트 문양들이 펑펑 샘솟는 표지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닮아 있다. 서번트증후군, 무뇌수두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연골 무형성증 등등 생소한 이름의 장애를 안고 사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품고 사는 가족들의 슬픔과 기쁨은 제각기 고유한 얼룩과 무늬로 드러나고 본질적으로 이들을 묶는 것은 사랑이라는 한 단어이다.
작가는 이 사랑이라는 말을 단순히 당연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표현으로 채우지 않는다. 피상적 이해와 당위론적인 서술을 넘은 현장의 솔직한 목소리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소박한 마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바라지만 이들이 사는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가계의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되는 치료 바우처를 얻고자 위장 이혼을 했다가 갈등 속에 결국 파탄이 나는 가정이 많고, 빈곤층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정부 지원이 끊길 것을 두려워한 저소득층의 구직 포기를 유도하여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만다. 통합교육을 지향하는 일반학교에 만들어진 특수학급에 보낸 자식이 오히려 구분의 대상이 되어 일반 교육을 포기하고 말았다는 어버이의 안타까운 목소리도 들린다. 이처럼 피부에 와 닿은 사회・정책적인 한계 속에 최소한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 중 하나이다.
경기를 일으키는 어린 장애아 아들을 업고 죽음을 결심한 엄마의 손을 잡아당기는 일곱 살짜리 딸의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결국에 기적을 바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장애아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품은 가족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서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된다. 중간중간 붉은 글씨와 분홍색 페이지 속에 담겨진 가족들의 사진은 그간 알 수 없었고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담담히 풀어간다. 담담해서 오히려 더 따뜻하고 뜨거운 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꼭 들어보길 권한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파라나
이옥수 지음|비룡소|312쪽|2014.03.15|11,000원|중·고등학생|한국|소설
‘잔 근육이 발달된 작가, 영혼의 울림이 있는 글’을 쓰는 우리시대 대표적인 청소년 문 학 작가인 이옥수 작가의 이번 신작은 어른들이 덧씌운 굴레에 상처받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밝고 따뜻하게 쓰다듬는다.
소설은 주인공 정호가 수업 시간에 엎어져 있다 걸려서 부모님 호출까지 받는 장면 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과 새롭게 시작하려고 일부러 집에서 먼 고등 학교에 지원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은 것이다. 무슨 사연으로 정호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야기는 점점 정호의 주변과 내면을 파고든다.
장애인 부모와 함께 사는 평범한 열일곱 살 정호는 착한 학생, 착한 아들로 불린다. 본의 아니게 불리는 착하다는 칭찬이 정호는 너무 부담스럽다. 나의 행동이 아닌 다 른 이유로 어른들이 부르는 ‘착한’ 꼬리표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발버둥 치는 청소 년들에게 얼마나 큰 굴레가 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이 작품은 오로지 나로서 인정받 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좋은 토론 거리를 제공해 준다. 본인의 의지와는 반대로 효행 대상 본상까지 수상하게 된 정호의 심정은 참담하다.
정호는 상을 받을 때마다 양심이 찔렸고, 친구들에게 창피했고, 초라해서 미칠 것 같았 다. 그것은 어떤 모멸감 같은 것이었다. 차라리 상 받을 때 관중석에 앉아서 박수를 보내 는 아이들이 부러웠다.(164쪽)
어린 시절 창피했던 경험을 모티브 삼아 글을 썼다는 작가는 전작들처럼 섬세하지 못한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어른들이라면 선생님, 부모님, 동네 어른들 모두 하나 같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끔할 것이 다. 청소년들을 이해한다는 오만한 생각에 작가는 일침을 놓는다. 자신을 지키기 위 해 선택한 정호의 결연한 의지가 너무 비장해 보여 웃음이 픽 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한 정호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어두운 곳으로 숨지 않고 당당히 세상과 만나는 자신이 되길 응원한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