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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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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8-09 11:36 조회 8,2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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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그림책
 
 
 
나 때문에
박현주 지음|이야기꽃|34쪽|2014.02.24|10,000원|낮은학년|한국|가족
표지에 나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울고 있는 고양이가 있다. 자기가 화분을 깨서 아빠 가 다쳤고, 화가 난 아빠가 자신을 내쫓았기 때문이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의 원인 을 찾아 가는 역순 구조이다. 역순 구조는 어떤 일의 결과 보다는 원인에 초점을 맞추 게 하는 힘을 가진다. 화분을 깬 결과보다는 원인을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쉽고 설득 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큰’일을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 어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의 ‘작은’일을 함께 하기에 삶이 너무 바쁘다. 엄마 아빠의 피곤한 일상과 무미건조한 표정, 큰 소리를 치며 싸우는 장면은 실제로 아이 키우는 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엿본 것 같다. 뒤에서 시작하여 다시 한 번 읽어 보자. 이야기 의 흐름은 더욱 명확해진다. 독자들은 결과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해 볼 기회를 가진 다. 진짜 무엇 때문에 고양이가 쫓겨 났을까? 마지막에 다시 만나게 되는 표지 속 고양 이는 쫓겨난 고양이가 아니라 우리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 우리 집 아이로 보인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난 노란 옷이 좋아!
이상희 지음|이경석 그림|시공주니어|36쪽|2014.02.25|10,000원|낮은학년|한국|우애
다섯 쌍둥이네 집 창문 너머로 썰매 아저씨가 나타났다. 이제 집 밖으로 뛰쳐나가 신 나게 썰매를 타겠구나 싶은데 네 명의 쌍둥이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서서 발을 동동 구른다. 막내가 아직 준비를 못했기 때문이다. 언니들의 마음도 모르고 막내는 방에서 노란 옷, 노란 양말, 노란 장갑, 노란 모자를 찾고 있다. 방은 점점 엉망이 되고, 막내를 기다리는 언니들의 마음은 까맣게 탄다. 노란색으로 완벽하게 갖춰 입은 막내 는 언니들의 형형색색 모자까지 챙기고 나서야 방문을 열고 나온다. 우당탕탕! 썰매 를 타기 위해 달려 나가는 발소리가 우렁차다. 드디어 책장마다 언니들과 막내 사이를 가로 막고 있던 노란 장벽이 무너지고 확 트인 설원이 펼쳐진다. 이제야 썰매를 타는 구나하고 안도하지만 막내는 곧 눈 위에서 넘어지고 노란 모자까지 잃어버린다. 언니 들의 기다림은 계속된다. 익살스러운 그림과 알록달록한 채색은 설렘, 기다림, 실망, 미움, 기쁨 등 변화무쌍한 다섯 쌍둥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다. 글씨도 쌍둥이들의 마 음과 함께 요동친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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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도서관
모니카 브라운 지음|존 파라 그림|이향순 옮김|북뱅크|32쪽|2014.03.20|12,000원|가운데학년|미국|성장
돌이켜 보면, 책을 읽고 싶어도 없어서 못 읽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여전히 세상에는 책을 읽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많다. 책을 기다리는 산골의 어린 독자들에게 책을 전해 주던 당나귀 이동도서관에 대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콜롬비아의 실존 인물 루이스 소리아노 보르케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모니카 브라운과 존 파라가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 작가는 열악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책을 가져다주는 세상의 모든 선생님과 사서들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 아나가 사서아저씨께 빌린 책을 읽을 때마다 환상적인 그림이 펼쳐진다. 책 읽어 주는 사서아저씨가 어린이들에게 알파벳을 익힐 수 있게 도와주는 장면에서는 오랜 전쟁과 가난에 절망하지 않고 어린이들의 읽기 능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꿈꾸는 진정한 사랑도 느껴진다.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 본문 가운데 몇몇 스페인어를 괄호 안에 넣은 것이 이채롭다. 책을 다 읽고 실제 루이스에 관한 웹사이트를 찾아본다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아무도 듣지 않는 바이올린
캐시 스틴슨 지음|듀산 페트릭 그림|천미나 옮김|책과콩나무|32쪽|2014.02.25|11,000원|낮은학년|미국|주변의아름다움
딜런은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눈여겨본다. 신문에 실린 사진, 사탕이 든 병, 아이의 짝 안 맞는 장화, 단추를 잘못 끼운 양복, 뼈다귀를 물고 있는 고양이, 라디오 옆 좌우가 바뀐 숫자 5, 아저씨 손에 든 핑크색 전화기까지. 하지만 엄마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 없이 싸악 지우며 지나갈 뿐이다. 소리도 마찬가지다. 역을 가득 채운 소음 사이로 흐르는 완벽한 선율의 바이올린 연주가 딜런 귀에 꽂힌다. 아무도 듣지 않는 음악과 바이올린 연주자에게서 딜런만은 귀와 눈을 떼지 못한다. 무채색 그림에 딜런과 딜런의 관심사에만 색을 칠했다. 소음은 거칠고 파행적이며 날카로운 선으로 그리고, 바이올린 선율은 부드러운 곡선에 화려한 색채로 표현했다. 엄마 손에 붙들린 채 온몸으로 선율을 따라가는 딜런의 표정은 진지하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그런 ‘사소한 호기심’을 일축해버리기 일쑤다. 생각해 보면 아이였던 시절 우리 모두가 그랬다. 아이여서 가질 수 있었던 주변에 대한 여유로운 관심을 잃기 시작한 건 언제였을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놓쳐 버린 건 무엇일까?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고래가 보고 싶거든
줄리 폴리아노 지음|에린 E. 스테드 그림|김경연 옮김|문학동네|40쪽|2014.02.24|11,000원|모든학년
미국|꿈, 기다림, 느림
고래가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일단 두 가지의 해답을 마련한다. 삶의 두 가지 방식은 대립적으로 투명하게 드러났고, 둘 중 하나의 방식은 훨씬 더 설득력 있고 아름답게 보였다.
화면의 왼쪽에는 시종일관 고래를 보기 위한 방법이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 로 제시된다. 글에는 작품 밖에 존재하는 화자의 단호한 목소리만 울려 퍼진다. 문장 은 표면적으로 시적인데 내용은 ‘~해야 해.’라는 당위와 ‘~하면 안돼.’라는 부정명령 으로 일관한다. 화자의 가르침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래를 보기 위해선 창문 과 바다, 시간, 너무 편하지 않은 의자와 담요가 필요하며, 장미와 작은 배, 큰 배, 펠리 컨, 애벌레, 구름, 태양 따위에는 눈길도 마음도 주지 말 것이다. 바다에서 눈을 떼지 말 것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할 것이다.’
글만큼이나 절제된 그림은 오른쪽 화면과 양 화면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그림 속 소년은 화자의 조언, 요컨대 지배적이고 강압적인 질서로의 편입을 천연덕스럽지만 집요하게 위반한다. 소년은 ‘창문’ 앞의 ‘의자’에 앉아 바다를 쉼 없이 ‘응시’하라는 제 안을 거부한다. 그는 불편한 의자 대신 소파를 선택했으며, 이것을 타고 바다 위를 둥 둥 떠다닌다. 소년은 금지된 것들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빼앗기며, 그러다 문득문득 고래를 상상한다.
시간이 흐른 후 소년은 마침내 고래를 만났을까? 고래가 소년의 배 바로 아래에 나 타났으나 그는 엉뚱한 곳을 응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고 래 입의 아주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소년이 그걸 고래로 생각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고래를 마주한 장면을 오랜 기다림의 보상으로 주어진 경이로운 광경으 로 처리하고 싶었다면 작가는 양쪽 화면 전체를 활용하여 물 위로 솟구친 고래를 압 도적 형상으로 그려냈을 것이다. 고래를 마주한 소년의 표정은 경이로움보다는 ‘이게 뭐지’하는 표정에 가깝다. 차라리 새와 구름에서 상상한 고래가 더 온전하게 고래다 웠으며, 그래서 그때가 더 행복했을 수도 있겠다. 이 책이 지지한 삶의 방식은 “앞만 보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커다란 행복을 쟁취할 수 있어요.”보다는 “막상 끝까지 가 봐야 별 거 없어요. 한눈팔며 쉬엄쉬엄 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진실로 아름답지 않나 요”이다. 그림 안의 소년처럼 살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고 우리를 다 독인다.
박사문 대학강사
 

 
 
브라운 아저씨의 신기한 모자
아야노 이마이 지음|이은주 옮김|느림보|28쪽|2014.02.10|12,000원|모든학년|일본|관계, 우정
앞표지를 보자. 연둣빛 잎사귀를 막 피워내기 시작한 나무에 올라앉아 브라운 아저씨(곰)가 베개와 담요까지 갖춘 채 낮잠을 즐기고 있다. 찻잔의 차와 책마저 갖춰져 있으니 꽤나 자족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저씨는 친구도 없는데다 속으론 엄청 심심했지만 굳이 친구를 갖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걸 보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엔 영 미숙해 보인다. 그러고 보니 표지에 드러난 아저씨의 낮잠도 좁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다리 한 쪽은 밑으로 떨어져 있는 걸로 보아 자족적 풍경에 위태로움이 깃들어 있다.
어느 날 그의 모자에 딱따구리가 둥지를 튼다. 이후 둥지는 계속 늘어나고, 아저씨는 높아진 모자를 뽐내며 돌아다닌다. 아저씨와 새들은 함께하는 시간이 늘수록 관계는 점점 친밀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폐쇄적이고 배타적 관계일 수밖에 없다. 아저씨는 모자를 내려놓지 않고 늘 이고 다니는 꼴이 되어 그들은 각각 독립적이지 못했고, 새들은 다른 사람의 모자에는 가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가을이 되어 새들은 홀연히 떠났고, 겨울의 세상은 하얀 침묵이다. 아저씨는 슬픔을 참으며 겨울잠에 들었지만 그리움은 깊어진다.
대개 그림책의 왼쪽 상단엔 글, 그 아래엔 하얀 바탕에 분위기와 내용을 압축하는 이미지가 제시되어 있으며, 오른쪽의 프레임 안에는 섬세하되 간결하고 단아한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 글과 그림의 규칙적 배열은 세로로 긴 판형과 더불어 우리에게 인물의 내면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림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는 단 두 장면이 있다. 양쪽을 가득 채워 그려진 눈 내리는 겨울풍경과, 두 명의 소녀와 강아지, 아저씨가 새들의 둥지를 가득 품은 채 우뚝 선 나무를 우러르는 봄의 풍경이 그것이다. 겨울은 상처와 단절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기다림과 희망, 성숙의 시간이기도 하다. 어느 봄날 모자는 드디어 아저씨로부터 떨어져 나가 스스로 깊게 뿌리 내린 나무가 된 것이다. 홀로 섰으니, 나무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며, 새들과 아저씨는 독립적이되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터이다. 관계의 소중함을 넘어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관계 자체에 대한 성찰을 그림책답게 보여준 『브라운 아저씨의 신기한 모자』를 기쁘게 추천한다.
박사문 대학강사
 
 

 
위를 봐요!
정진호 지음|은나팔|40쪽|2014.02.25|12,000원|낮은학년|한국|시각, 더불어 살기
그림책을 읽을 때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시선과 방향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다. 이야 기는 시간 순서에 따라 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책에서는 당연히 책장을 넘기는 방향 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니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수평으로 풀려나가는 실타래를 책 건 너편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갖게 될 수 있다. 실제로 그림책을 휘리릭 넘기다 보면 일정 한 수평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변화를 주는 것이 바로 책에 등장하는 캐 릭터들의 시선이나 움직임인데 그것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따라가며 읽는 것 역시 그림책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캐릭터의 시선은 캐릭터 자신은 물론 주변과 독자의 위 치를 정해 주기도 한다. 시선이 가리키는 방향이 이야기의 순서를 틀기도 하고 결정적 암시나 경고를 주기도 한다. 때론 책 속 캐릭터와 책 밖 독자의 시선이 딱 마주치는 결 정적 순간도 있다.
『위를 봐요!』는 제목에서 확실한 방향(위)과 시선(봐요)을 강조한다. 표지에는 주변 과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인물이 제목이 담긴 말풍선을 ‘올려다보고’ 있다. 단 하나의 시선이 말풍선과 독자의 위치를 결정한다. 그 시선과 마주친 독자는 늘 아래 를 내려다볼 수밖에 없는 주인공 수지와 자연스럽게 같은 위치가 된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수지는 베란다 창가에 앉아 바깥을 내다보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바쁘게 길을 걷는 사람들은 늘 앞만 보며 가느라 다른 곳을 보지 않는다. 가 끔 하늘을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들만도 하건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내가 여기에 있어요. 아무라도 좋으니…… 위를 봐요!’
수지의 마음 속 외침이 길을 걷는 한 아이에게 가닿았다. 한 사람이 고개를 들자 주 변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고개를 든다. 아줌마도 아저씨도 강아지도 아예 길바닥에 누워 수지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건다. “모두 위를 봐요!”
어느 새 수지는 휠체어에 의지해 아래로 내려가 함께 하늘을 본다. 이제껏 흑백이 던 화면에 는 나무 가득 꽃이 피어나고 수지가 기대있던 베란다의 화분에도 새싹이 돋는다.
각박하고 바쁜 사람들의 한 방향으로 고정된 시선은 움직일 수 없는 몸을 가진 수 지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시선을 돌리고 몸을 움직여 다른 자리, 다른 시선에서 세상 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 책을 권한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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