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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2-14 00:38 조회 7,644회 댓글 0건본문
옷은 사람이다 옷이 말하는 문화와 역사 읽기
송명견 지음|이담북스|254쪽|15,000원|2014.06.23|중・고등학생|한국|패션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요소인 의식주 중 첫 번째인 의(衣). 이 책은 그 의와 삶에 관하여 저자가 <패션 인 사이트>에 썼던 칼럼 중 첫 저서에 실리지 못한 글과 <아시아경제신문>에 발표했던 칼럼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칼럼 형식의 글이라 짧은 글 안에 내용이 요약되어 쉽게 읽히고 익숙한 사회현상을 예로 들어 이해가 쉽지만 다소 짧은 설명에 대한 아쉬움이 남고 의복에 관한 전문용어 설명도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인류의 역사에서 옷의 탄생 이유는 자연의 적응, 장식 기능,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함으로 요약되는데, 이러한 기능 외에도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관계를 살펴보면 옷 안에 과학과 인간의 애환, 지혜가 담겨 있고 그 흐름이 의복의 변화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옷을 보면 시대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옷은 한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책을 읽은 뒤에 옷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송명견 지음|이담북스|254쪽|15,000원|2014.06.23|중・고등학생|한국|패션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요소인 의식주 중 첫 번째인 의(衣). 이 책은 그 의와 삶에 관하여 저자가 <패션 인 사이트>에 썼던 칼럼 중 첫 저서에 실리지 못한 글과 <아시아경제신문>에 발표했던 칼럼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칼럼 형식의 글이라 짧은 글 안에 내용이 요약되어 쉽게 읽히고 익숙한 사회현상을 예로 들어 이해가 쉽지만 다소 짧은 설명에 대한 아쉬움이 남고 의복에 관한 전문용어 설명도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인류의 역사에서 옷의 탄생 이유는 자연의 적응, 장식 기능,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함으로 요약되는데, 이러한 기능 외에도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관계를 살펴보면 옷 안에 과학과 인간의 애환, 지혜가 담겨 있고 그 흐름이 의복의 변화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옷을 보면 시대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옷은 한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책을 읽은 뒤에 옷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컬 22
김형중 지음|다음생각|398쪽|2014.07.17|17,000원|중・고등학생|한국|뮤지컬
언제부터인가 뮤지컬은 공연문화계를 이끌며 국내 문화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뮤지컬 장르는 1980년대부터 서서히 관심받기 시작하여 1990년대 성장기를 거쳐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 이후 급팽창한다. 저자는 10년간 공연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작품을 관람한 뒤 시대와 소통한 뮤지컬 22개를 선별하고, 작품의 성격과 오리지널 초연의 막이 오른 시점을 기준 삼아 시대별로 구분하여 책 속에 담았다. 선별된 뮤지컬은 롱런된 작품들로 이 작품들이 성공한 이유는 뚜렷한 주제와 음악, 춤, 볼거리 등이 가득한 것과 배우와 스텝진의 화합을 통한 높은 완성도에 있다.
뮤지컬은 음악극으로, 관람 후 귀에 맴도는 음악들이 있는데, 작품과 함께 알려진 음악들을 가사와 함께 소개하여 해당 곡을 찾아 들으며 읽다 보면 생생한 장면이 상상된다. 단순한 줄거리 소개 이상으로 작품의 원작 설명이나 관련된 시대 상황이 적절한 공연 사진과 함께 제시되었다. 책을 읽으며 느낀 두근거림으로 관심 공연의 티켓을 예매해 보자.
김형중 지음|다음생각|398쪽|2014.07.17|17,000원|중・고등학생|한국|뮤지컬
언제부터인가 뮤지컬은 공연문화계를 이끌며 국내 문화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뮤지컬 장르는 1980년대부터 서서히 관심받기 시작하여 1990년대 성장기를 거쳐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 이후 급팽창한다. 저자는 10년간 공연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작품을 관람한 뒤 시대와 소통한 뮤지컬 22개를 선별하고, 작품의 성격과 오리지널 초연의 막이 오른 시점을 기준 삼아 시대별로 구분하여 책 속에 담았다. 선별된 뮤지컬은 롱런된 작품들로 이 작품들이 성공한 이유는 뚜렷한 주제와 음악, 춤, 볼거리 등이 가득한 것과 배우와 스텝진의 화합을 통한 높은 완성도에 있다.
뮤지컬은 음악극으로, 관람 후 귀에 맴도는 음악들이 있는데, 작품과 함께 알려진 음악들을 가사와 함께 소개하여 해당 곡을 찾아 들으며 읽다 보면 생생한 장면이 상상된다. 단순한 줄거리 소개 이상으로 작품의 원작 설명이나 관련된 시대 상황이 적절한 공연 사진과 함께 제시되었다. 책을 읽으며 느낀 두근거림으로 관심 공연의 티켓을 예매해 보자.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그림 소담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
탁현규 지음|디자인하우스|240쪽|2014.06.24|13,0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
글을 읽다 말고 꽃을 감상하는 선비, 동해바다와 남산에서 바라보는 해돋이, 달빛 아래에서 자연과 함께 노니는 즐거움, 나룻배 위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노인. 이처럼 우리 선조들의 삶과 생활, 풍류와 멋을 담아낸 그림들이 미술관 밖으로 나와,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정취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책에는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옛 그림 30여 점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통해 하나의 전시회처럼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작가는 선조들의 정서와 문화가 느껴지는 7가지 테마 ‘꽃, 보름달, 해돋이, 봄바람, 푸른 솔, 독락, 풍류’에 맞춰 옛 그림과 독자들의 깊이 있는 만남을 이어 준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그림들이기에 작가는 더욱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감상하기 편한 설명으로 독자들을 배려한다.
1장 ‘꽃’에서는 가야금 소리를 들으며 연꽃을 감상하는 선비, 눈 속에 핀 매화를 바라보고 있는 사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2장 ‘보름달’에서는 솔과 강물이 달빛과 강바람에 녹아든 청풍명월의 순간, 빨래터와 우물가 여인들의 하소연을 감싸주는 보름달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3장 ‘해돋이’에서는 둥근 해를 바라보고 있는 바다 매의 강렬한 기운, 파도 속에서 몸통을 퍼덕이며 뜨는 해를 향해 솟구치려 하는 잉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4장 ‘봄바람’에서는 관복을 입은 젊은이가 말을 타고 돌다리를 건너가는 모습, 꽃구경을 나온 앳된 얼굴의 새서방이 시녀의 팔뚝을 잡는 순간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5장 ‘푸른 솔’에서는 남산 아래 임금이 농사짓던 경덕전과 언덕 위의 소나무 숲, 우뚝 솟은 봉우리 아래 아담한 정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선비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6장 ‘독락’에서는 대나무 숲속에 있는 정자에 앉아 홀로 거문고를 타고 있는 선비, 눈으로 뒤덮인 절벽 아래 뱃머리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7장 ‘풍류’에서는 단풍놀이를 즐기고 있는 선비와 기생들, 통행금지를 무릅쓰고 달빛이 그윽한 골목길을 가고 있는 선비와 기생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신윤복, 정선, 김홍도 등이 그린 옛 그림 속 인물과 자연, 그에 얽힌 사연들을 읽다 보면, 선인들의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와 감성에 한층 가까워져 있다.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옛 그림들이 건네는 선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한 발짝 다가가는 시간을 가져 보자.
탁현규 지음|디자인하우스|240쪽|2014.06.24|13,0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
글을 읽다 말고 꽃을 감상하는 선비, 동해바다와 남산에서 바라보는 해돋이, 달빛 아래에서 자연과 함께 노니는 즐거움, 나룻배 위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노인. 이처럼 우리 선조들의 삶과 생활, 풍류와 멋을 담아낸 그림들이 미술관 밖으로 나와,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정취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책에는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옛 그림 30여 점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통해 하나의 전시회처럼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작가는 선조들의 정서와 문화가 느껴지는 7가지 테마 ‘꽃, 보름달, 해돋이, 봄바람, 푸른 솔, 독락, 풍류’에 맞춰 옛 그림과 독자들의 깊이 있는 만남을 이어 준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그림들이기에 작가는 더욱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감상하기 편한 설명으로 독자들을 배려한다.
1장 ‘꽃’에서는 가야금 소리를 들으며 연꽃을 감상하는 선비, 눈 속에 핀 매화를 바라보고 있는 사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2장 ‘보름달’에서는 솔과 강물이 달빛과 강바람에 녹아든 청풍명월의 순간, 빨래터와 우물가 여인들의 하소연을 감싸주는 보름달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3장 ‘해돋이’에서는 둥근 해를 바라보고 있는 바다 매의 강렬한 기운, 파도 속에서 몸통을 퍼덕이며 뜨는 해를 향해 솟구치려 하는 잉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4장 ‘봄바람’에서는 관복을 입은 젊은이가 말을 타고 돌다리를 건너가는 모습, 꽃구경을 나온 앳된 얼굴의 새서방이 시녀의 팔뚝을 잡는 순간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5장 ‘푸른 솔’에서는 남산 아래 임금이 농사짓던 경덕전과 언덕 위의 소나무 숲, 우뚝 솟은 봉우리 아래 아담한 정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선비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6장 ‘독락’에서는 대나무 숲속에 있는 정자에 앉아 홀로 거문고를 타고 있는 선비, 눈으로 뒤덮인 절벽 아래 뱃머리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내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7장 ‘풍류’에서는 단풍놀이를 즐기고 있는 선비와 기생들, 통행금지를 무릅쓰고 달빛이 그윽한 골목길을 가고 있는 선비와 기생 등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신윤복, 정선, 김홍도 등이 그린 옛 그림 속 인물과 자연, 그에 얽힌 사연들을 읽다 보면, 선인들의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와 감성에 한층 가까워져 있다.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옛 그림들이 건네는 선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한 발짝 다가가는 시간을 가져 보자.
이옥성 화성 석우중 국어교사
섬과 섬을 잇다 여전히 싸우고 있는 우리 이웃 이야기
이경석 외 지음|한겨레출판|280쪽|2014.05.26|15,000원|고등학생|한국|사회문제, 만화
‘섬섬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 갈등의 현장을 르포 형식의 글과 칸 만화 형식의 그림으로 기록하여 섬처럼 고립되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과 이어주려는 여러 작가들의 공동 작업이다. 쌍용자동차, 밀양 송전탑 반대 현장, 재능교육, 콜트・콜텍,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코오롱 이렇게 일곱 현장을 담아낸 이 책은 프로젝트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 개별적인 사건들을 우리는 종종 결과만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미 끝났다고 결정 내린 사건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현재진행형의 고통을 안겨 주며, 끔찍할 정도로 조용한 세상으로 인해 절망하고 있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된다. 하락한 땅의 가치, 주민들의 건강, 파괴된 환경은 누군가 보상할 수 있는 수준이 것이 아니었으며, 세상은 보상과 절차가 아닌 ‘힘’을 선택한 자들을 옹호했고, 어떤 이들은 그것을 패배라는 굴레를 씌워 망각시키고자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증언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세상의 균열과 갈등을 보여 주는 것이 조급하다고 여길 수도 있고, 이책이 보여 주는 공정함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무능하면 짤리는 게 당연하죠.”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고 약자와 연대를 가로막는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친구조차 경쟁자라 가르치며 오직 제 성공에만 집중하라고 강요하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괴물”이 될 수 있음을 나 역시 우려한다. 조 사코는 그의 책 『저널리즘』의 서문에서 미국 언론이 신성시하는 ‘객관성’이나 ‘맹목적인 균형의 고수’를 비판한 바 있다. 균형은 나태함을 가리려는 연막이 되어서는 안 되며, 권력자들의 발언을 진실과 비교해 평가하기 위해 보도해야지, 진실을 흐리게 하기 위해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공동 작업이라고 했지만, 그림과 글의 독립성이 강해 일목요연하게 사건의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기획의 진정성과 울림 있는 사회적 메시지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많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이경석 외 지음|한겨레출판|280쪽|2014.05.26|15,000원|고등학생|한국|사회문제, 만화
‘섬섬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 갈등의 현장을 르포 형식의 글과 칸 만화 형식의 그림으로 기록하여 섬처럼 고립되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과 이어주려는 여러 작가들의 공동 작업이다. 쌍용자동차, 밀양 송전탑 반대 현장, 재능교육, 콜트・콜텍, 제주 강정마을, 현대차 비정규직, 코오롱 이렇게 일곱 현장을 담아낸 이 책은 프로젝트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 개별적인 사건들을 우리는 종종 결과만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미 끝났다고 결정 내린 사건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현재진행형의 고통을 안겨 주며, 끔찍할 정도로 조용한 세상으로 인해 절망하고 있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된다. 하락한 땅의 가치, 주민들의 건강, 파괴된 환경은 누군가 보상할 수 있는 수준이 것이 아니었으며, 세상은 보상과 절차가 아닌 ‘힘’을 선택한 자들을 옹호했고, 어떤 이들은 그것을 패배라는 굴레를 씌워 망각시키고자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증언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세상의 균열과 갈등을 보여 주는 것이 조급하다고 여길 수도 있고, 이책이 보여 주는 공정함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무능하면 짤리는 게 당연하죠.”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고 약자와 연대를 가로막는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친구조차 경쟁자라 가르치며 오직 제 성공에만 집중하라고 강요하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괴물”이 될 수 있음을 나 역시 우려한다. 조 사코는 그의 책 『저널리즘』의 서문에서 미국 언론이 신성시하는 ‘객관성’이나 ‘맹목적인 균형의 고수’를 비판한 바 있다. 균형은 나태함을 가리려는 연막이 되어서는 안 되며, 권력자들의 발언을 진실과 비교해 평가하기 위해 보도해야지, 진실을 흐리게 하기 위해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공동 작업이라고 했지만, 그림과 글의 독립성이 강해 일목요연하게 사건의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기획의 진정성과 울림 있는 사회적 메시지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많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
주성철 지음|소울메이트|596쪽|2014.05.20|19,500원|고등학생|한국|영화
시네필에게 주성철은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는 한국 영화잡지 시장과 영화비평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적 기표다. 그는 99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영화전문지 <키노>의 기자 출신으로 일찍이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역시 폐간의 운명을 맞은 주간지 <필름 2.0>을 거치며 영화비평계의 불안한 현실을 몸소 증언한다. 그러고는 현재 창간 20주년에 이른 국내 유일의 영화주간지 <씨네21>의 취재팀장으로 글을 쓰고 있다.
영화에 대한 온갖 정보가 인터넷 공간에 넘쳐 나는 상황에서도 그가 영화 전문기자로 외길 인생을 지켜 왔다는 사실은 영화에 대한 그의 사랑을 반증한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소재와 대상이 된 영화에 대한 그의 무한한 애정이 묻어난다. 더 나아가 자신의 글을 찾아서 읽는 시네필에 대한 배려와 대화의 자세가 동시에 읽힌다.
그간 영화비평을 모은 책들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이 가능했다. 먼저, 대중을 위해 비교적 최근작들을 단순 소개하는 리뷰 모음이 있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진문적인 분석을 전제하는 본격비평문을 모은 영화평론서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구분법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일단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들이 어렵지 않은 수준의 어휘와 문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분량도 그리 길지 않아서 한 꼭지의 글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성철의 글은 문제의식 면에서 가볍지않고, 글에 실린 영화 안팎의 정보들이 표피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상당수의 글에서 지적인 통찰도 돋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평범한 영화 애호가에서부터 까다로운 시네필 모두에게 다른 쾌감으로 읽힐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9장으로 구성된 글들은 다음의 관심으로 구분된다. 먼저 영화 현장의 분위기와 한국영화에 대한 전망을 드러내는 글이 있다. 장르사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거나 영화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첫 퍼즐로 영화배우에 주목한다. 최근 작고한 감독과 배우를 진정성 있게 회고하는가 하면, 시네필의 우상이 된 국내외 감독들의 작가론을 간명하게 기술한다. 영화사의 명작들을 소개하며 특징적인 영화 취향을 드러낸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선명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논지의 집중성을 내보이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각기 다른 관심을 드러내는 글들이 일정한 하위 카테고리에 잘 정돈되어 일정한 체계 안에 다양성을 갖춘 책이라고 할 만하다. 이 책 마지막 장에 실린 마지막 글의 제목은 ‘그 많던 영화잡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이다. 부디 주성철의 글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 하나를 지킬 수 있길 기대한다.
안숭범 영화평론가, 시인
주성철 지음|소울메이트|596쪽|2014.05.20|19,500원|고등학생|한국|영화
시네필에게 주성철은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는 한국 영화잡지 시장과 영화비평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적 기표다. 그는 99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영화전문지 <키노>의 기자 출신으로 일찍이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역시 폐간의 운명을 맞은 주간지 <필름 2.0>을 거치며 영화비평계의 불안한 현실을 몸소 증언한다. 그러고는 현재 창간 20주년에 이른 국내 유일의 영화주간지 <씨네21>의 취재팀장으로 글을 쓰고 있다.
영화에 대한 온갖 정보가 인터넷 공간에 넘쳐 나는 상황에서도 그가 영화 전문기자로 외길 인생을 지켜 왔다는 사실은 영화에 대한 그의 사랑을 반증한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소재와 대상이 된 영화에 대한 그의 무한한 애정이 묻어난다. 더 나아가 자신의 글을 찾아서 읽는 시네필에 대한 배려와 대화의 자세가 동시에 읽힌다.
그간 영화비평을 모은 책들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이 가능했다. 먼저, 대중을 위해 비교적 최근작들을 단순 소개하는 리뷰 모음이 있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진문적인 분석을 전제하는 본격비평문을 모은 영화평론서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구분법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일단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들이 어렵지 않은 수준의 어휘와 문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분량도 그리 길지 않아서 한 꼭지의 글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성철의 글은 문제의식 면에서 가볍지않고, 글에 실린 영화 안팎의 정보들이 표피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상당수의 글에서 지적인 통찰도 돋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평범한 영화 애호가에서부터 까다로운 시네필 모두에게 다른 쾌감으로 읽힐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9장으로 구성된 글들은 다음의 관심으로 구분된다. 먼저 영화 현장의 분위기와 한국영화에 대한 전망을 드러내는 글이 있다. 장르사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거나 영화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첫 퍼즐로 영화배우에 주목한다. 최근 작고한 감독과 배우를 진정성 있게 회고하는가 하면, 시네필의 우상이 된 국내외 감독들의 작가론을 간명하게 기술한다. 영화사의 명작들을 소개하며 특징적인 영화 취향을 드러낸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선명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논지의 집중성을 내보이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각기 다른 관심을 드러내는 글들이 일정한 하위 카테고리에 잘 정돈되어 일정한 체계 안에 다양성을 갖춘 책이라고 할 만하다. 이 책 마지막 장에 실린 마지막 글의 제목은 ‘그 많던 영화잡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이다. 부디 주성철의 글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 하나를 지킬 수 있길 기대한다.
안숭범 영화평론가, 시인
정원 일기 마음으로 그린 열두 달 꽃 살림
이귀란 지음|스윙밴드|232쪽|2014.06.09|16,0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
대형서점 한 귀퉁이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지만 잔잔하고 귀여운 꽃이 그려진 책의 표지가 지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다 퇴직한 저자는 정원에 심어진 매화나무에 매료돼(나중에 알고 보니 살구나무!) 지금 살고있는 집으로 이사한다. 그 후 8년 동안 정원을 가꾸며 새록새록 꽃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
작은 뜰에는 봄부터 겨울까지 늘 새롭고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추위를 이기고 피어난 수선화, 앵초, 히아신스를 시작으로 제비꽃, 벚꽃도 환하게 피어난다. 익히 들어 본 꽃들도 있지만 스페니시 블루벨, 스노우플레이크처럼 처음 들어 보는 꽃들도 덩달아 핀다. 여름에는 ‘땅이 꽃을 통해 웃는다.’는 말처럼 짙푸른 녹음과 다채로운 꽃들이 앞다투어 정원을 장식한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짙은 향을 내뿜는 장미도 여름꽃이다. 산책길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면 가을의 문턱이다. 벌개미취와 국화가 가을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빨갛게 물든 단풍잎과 열매는 꽃보다 아름답다. 겨울엔 실내에 들여놓은 작은 화분의 시클라멘을 보며 추위 속에서 이파리와 꽃망울을 몽글몽글 품고 있을 풀과 나무들을 응원한다.
이렇듯 귀엽고 사랑스러운 꽃의 한 순간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저자는 부지런히 꽃을 그린다. 꽃을 그리려니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니 더 많이 알게 되고, 알게 되니 더 사랑하게 된 것인가 보다. 그 어떤 그림이 자연 그대로의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마는, 삶의 한 순간을 영원으로 붙드는 방법에 그림만 한 것이 없을 듯하다. 본래 꽃을 좋아했지만 꽃을 가꾸고 그리면서 “정말이지 꽃이 좋아죽겠다.”고 할 정도가 되었고 꽃뿐 아니라 잎도, 열매도, 열매를 따 먹으려 날아드는 새들마저 사랑하게 되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사는 청소년들이지만 보도블록을 뚫고 핀 민들레나 제비꽃에 한 번쯤 눈길을 돌려 보고, 서툰 솜씨나마 그려 본다면 꽃들이 전하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이귀란 지음|스윙밴드|232쪽|2014.06.09|16,000원|중・고등학생|한국|미술
대형서점 한 귀퉁이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지만 잔잔하고 귀여운 꽃이 그려진 책의 표지가 지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다 퇴직한 저자는 정원에 심어진 매화나무에 매료돼(나중에 알고 보니 살구나무!) 지금 살고있는 집으로 이사한다. 그 후 8년 동안 정원을 가꾸며 새록새록 꽃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
작은 뜰에는 봄부터 겨울까지 늘 새롭고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추위를 이기고 피어난 수선화, 앵초, 히아신스를 시작으로 제비꽃, 벚꽃도 환하게 피어난다. 익히 들어 본 꽃들도 있지만 스페니시 블루벨, 스노우플레이크처럼 처음 들어 보는 꽃들도 덩달아 핀다. 여름에는 ‘땅이 꽃을 통해 웃는다.’는 말처럼 짙푸른 녹음과 다채로운 꽃들이 앞다투어 정원을 장식한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짙은 향을 내뿜는 장미도 여름꽃이다. 산책길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면 가을의 문턱이다. 벌개미취와 국화가 가을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빨갛게 물든 단풍잎과 열매는 꽃보다 아름답다. 겨울엔 실내에 들여놓은 작은 화분의 시클라멘을 보며 추위 속에서 이파리와 꽃망울을 몽글몽글 품고 있을 풀과 나무들을 응원한다.
이렇듯 귀엽고 사랑스러운 꽃의 한 순간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저자는 부지런히 꽃을 그린다. 꽃을 그리려니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니 더 많이 알게 되고, 알게 되니 더 사랑하게 된 것인가 보다. 그 어떤 그림이 자연 그대로의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마는, 삶의 한 순간을 영원으로 붙드는 방법에 그림만 한 것이 없을 듯하다. 본래 꽃을 좋아했지만 꽃을 가꾸고 그리면서 “정말이지 꽃이 좋아죽겠다.”고 할 정도가 되었고 꽃뿐 아니라 잎도, 열매도, 열매를 따 먹으려 날아드는 새들마저 사랑하게 되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사는 청소년들이지만 보도블록을 뚫고 핀 민들레나 제비꽃에 한 번쯤 눈길을 돌려 보고, 서툰 솜씨나마 그려 본다면 꽃들이 전하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