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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1-24 18:14 조회 8,530회 댓글 0건본문
데스크 프로젝트
김종민 지음|스윙밴드|296쪽|2014.08.11|16,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세련된 소품들을 수집하여 뽐내는 책상, 작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만 넣어 두는 책상, 늘 애완동물을 곁에 두고 있는 책상, 앉은 자리가 곧 작업 공간이 되는 책상 등 이 책은 전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크리에이터 100명의 책상을 한곳에 모아 보여 준다. 그들에게 책상은 작업의 흔적이자 아내에 대한 기억이고, 인생의 가장 좋았던 시간들을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연결고리이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공간이다. 어제가 차곡차곡 담겨 있고 오늘이 놓여 있으며, 내일을 만들어 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가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 책상 곳곳에 크리에이터들의 표정과 마음이 담겨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지만, 책상 풍경은 닮은 구석이 많다. 크리에이터들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책상은 어떤 공간인가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도록 그 열정을 북돋아주는 크리에이터들의 책상, 그 구석구석에 얽힌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우리도 내 책상을 ‘나’다운 공간으로 바꿔 보자.
이옥성 화성 석우중 국어교사
메이드 인 공장
김중혁 지음|한겨레출판|248쪽|2014.09.19|13,000원|고등학생|에세이
소설가 김중혁이 1년 동안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었다. 종이, 간장,가방, 도자기, 맥주, 라면, 화장품 등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사물들의 제작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사연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종이로 가득 찬, 나무로 만든 바다이며 우리가 버린 바다인 제지 공장, 내 것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내 것을 만드는 가방 공장, 소리를 만들고 소리를 파는 악기 공장, 사랑을 만들어 내는 초콜릿 공장 등 각양각색의 공장 산책기를 읽다 보면, 그동안 흔하게 여겨 왔던 물건들에 애착심을 갖게 된다. 특히 인공 눈물, 안경, 보온병, 시간표 등 작가의 신선한 발상과 예리한 시선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는 사물의 뒷면에 담긴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내 소설은 어떤 물건이고 어떤 제품일까. 종이나 가방처럼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직접 누군가에게 줄 수는 없을까. 이러한 고민들을 이야기 속에 잘 담아낸 김중혁의 글 공장으로 가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정성을 다하고 있는 공장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김중혁 지음|한겨레출판|248쪽|2014.09.19|13,000원|고등학생|에세이
소설가 김중혁이 1년 동안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었다. 종이, 간장,가방, 도자기, 맥주, 라면, 화장품 등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사물들의 제작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사연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종이로 가득 찬, 나무로 만든 바다이며 우리가 버린 바다인 제지 공장, 내 것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내 것을 만드는 가방 공장, 소리를 만들고 소리를 파는 악기 공장, 사랑을 만들어 내는 초콜릿 공장 등 각양각색의 공장 산책기를 읽다 보면, 그동안 흔하게 여겨 왔던 물건들에 애착심을 갖게 된다. 특히 인공 눈물, 안경, 보온병, 시간표 등 작가의 신선한 발상과 예리한 시선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는 사물의 뒷면에 담긴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내 소설은 어떤 물건이고 어떤 제품일까. 종이나 가방처럼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직접 누군가에게 줄 수는 없을까. 이러한 고민들을 이야기 속에 잘 담아낸 김중혁의 글 공장으로 가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정성을 다하고 있는 공장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이옥성 화성 석우중 국어교사
나는 3D다
배상민 지음|시공사|260쪽|2014.08.29|15,000원|중·고등학생|디자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 졸업 작품 1등, IDSA 학생 디자인 대회 우승,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 특채 입사, 파슨스 디자인 스쿨 최연소 교수 발탁,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수기업들의 제품 디자이너 등. 저자의 외적인 이력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긴다. 뉴욕에서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얼마 후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왜일까?
이 책은 나눔 디자이너이자 카이스트 산업 디자인학과 교수인 배상민의 삶의 궤적을 솔직하게 담았다. 미술학원 문턱도 밟아 보지 않은 그는 세계가 열광하는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기회를 현실로 만들었고, 가슴이 시키는 일을 좇았다. 그를 성장시킨 것은 3D, 즉 꿈(Dream), 디자인(Design), 나눔(Donate)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책의 전체 내용 역시 이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배상민 지음|시공사|260쪽|2014.08.29|15,000원|중·고등학생|디자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 졸업 작품 1등, IDSA 학생 디자인 대회 우승,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 특채 입사, 파슨스 디자인 스쿨 최연소 교수 발탁,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수기업들의 제품 디자이너 등. 저자의 외적인 이력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긴다. 뉴욕에서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얼마 후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왜일까?
이 책은 나눔 디자이너이자 카이스트 산업 디자인학과 교수인 배상민의 삶의 궤적을 솔직하게 담았다. 미술학원 문턱도 밟아 보지 않은 그는 세계가 열광하는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기회를 현실로 만들었고, 가슴이 시키는 일을 좇았다. 그를 성장시킨 것은 3D, 즉 꿈(Dream), 디자인(Design), 나눔(Donate)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책의 전체 내용 역시 이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입학하여 ‘꿈’과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언어 소통의 장벽과 살인적인 과제 속에서 교수의 의도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겨우겨우 하루를 모면하던 그는 결국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야 함을 깨닫는다. ‘나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온몸으로 배우고 느끼며 마침내 까마득히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꿈과 조우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그가 디자이너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무모했던 가짜 인턴사원 체험기, 치열한 프로페셔널 디자이너의 세계, 잔혹했던 창업 입문기,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고민과 생생한 경험이 녹아 있다. 세 번째 장은 그가 90퍼센트를 위한 나눔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내용이 들어있다. 소비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회와 사람을 돕는 가치 있는 디자인은 큰 감동을 준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뿐만 아니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저자의 3D는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이 책을 읽으며 세 가지 해답을 찾아보자. “지금 이 순간 당신은 무엇을 꿈꾸고, 어떻게 삶을 디자인하며, 어떤 마음으로 세상과 타자를 마주하고 있는가.”
조선혜 서울 대신고 사서교사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뿐만 아니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저자의 3D는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이 책을 읽으며 세 가지 해답을 찾아보자. “지금 이 순간 당신은 무엇을 꿈꾸고, 어떻게 삶을 디자인하며, 어떤 마음으로 세상과 타자를 마주하고 있는가.”
조선혜 서울 대신고 사서교사
단숨에 읽는 에피소드 음악사
크리스티아네 테빙켈 지음|함수옥 옮김|열대림|304쪽|2014.09.30|16,000원|중・고등학생|음악
쉽게 읽히는 책은 정보량이 적거나 깊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좋은 대중서로 오래 기억되는 책들은 대개 수월한 문체, 충분한 정보량, 본격적인 통찰을 특징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대중서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미덕을 갖췄다.
이 책은 음악을 통해 다시 보는 ‘인류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지구가 탄생하고, 인간이 출현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동행해 왔는지를 흥미롭게 약술한다. 이러한 주제는, 천재적인 음악 전문가가 평생을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객관화하기 힘든 논점에 해당한다. 그래서 빼어난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학술적 목적을 배제하고, 인류사의 보편적인 흐름을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상기시키면서 당대 음악의 형태와 개성을 이해시키는 데 주력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음악이 또래 문화의 일부로, 유행 상품의 하나로만 인식되게 된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한 인식의 기저엔, 청소년들의 감각과 내면을 장악한 K–POP 스타들의 슬픈 운명도 담겨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는 음악이 암기과목이 아니고, 값싼 소비문화의 한 영역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음악은 인간의 근본적인 삶을 가로지르는 심미적 가치를 지녀왔기 때문이다.
이 책에 산재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모두 신선한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비밀스런 법칙에 집착하던 피타고라스가 망치 소리를 들으며 ‘음고 비율’을 발견한 이야기, 르네상스 이후 생겨난 새로운 화성 규칙에 따라 그레고리안 성가의 작곡자들이 감각과 멜로디를 바꾼 이야기, 모차르트에겐 없었던 직업적 자유를 활용해 개성 있는 음악을 만든 베토벤의 이야기,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분노했던 이야기 등.
등교하는 청소년들이 듣는 요즘 음악도 그 기원을 찾다보면 다 족보가 있다. 평소 궁금해 하지 않았던 그 족보에 관한 이야기(?)들이 때론 식상한 음악보다 더 큰 영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숭범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악당 열전
애플 준 지음|화약고|288쪽|2014.09.01|12,000원|중・고등학생|대중문화
영화나 소설, 애니메이션에서 1인자 주인공이 있다면 꼭 그에 대적하는 악당이 2인자로 존재한다. 악당들은 왕성한 활동으로 주인공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면서, 영웅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항상 2인자에 머무르며 공공의 적이었던 악당들이 이책에서는 1인자이자 주인공이다.
수많은 악당 중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악당을 1위부터 12위까지(다스베이더, 조커, 드라큘라, 괴수(무토), 카이저 소제, 뱀파이어 레스타, 연금술사 가가멜,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한 괴물, 클로박사, 직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안토니오 살리에르) 순위를 매겨보았다. 악당 종류는 주인공을 괴롭히며 대결구도를 만드는 악당부터 도시 전체를 공포에 빠뜨리는 괴물과 범죄를 저지르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악당까지 다양하다.
1부에는 악당들의 다양한 취미와 각자 스케일에 맞춰 우주, 지구, 도시, 런던, 마을,클래식 음악계, 돈다발 등을 정복하려는 욕망을 설명하고 그들의 패션까지 소개한다.
2부에는 악당들의 특징과 출연했던 작품을 하나하나 더 심도 있게 파헤치며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소개되는 악당들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힘들기 때문에 2부를 먼저 읽어 보길 추천한다.
저자는 악당의 모든 부분을 지금의 시점으로 실생활에 대입시켜 평가한다. 모르는 게 없는 악당이 인건비와 통신비는 어떻게 감당하는지, 부하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을 지키는지 분석한다. 또, 바쁜 와중에 언제 씻고 연애는 언제 하는지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너무 깊숙이 연구하다 보니 가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상세한 분석과 설명으로 인해 너무 자세히 읽는다면 보지 못한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악당들이 주인공인 책을 읽다 보니 계속 실패하고 결국 주인공에게 패하는 악당들이 불쌍하다. 어떻게 하면 악당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 본다. 완독 후 악당들의 출연작을 다시 보면서 그들의 매력에 빠져보자.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애플 준 지음|화약고|288쪽|2014.09.01|12,000원|중・고등학생|대중문화
영화나 소설, 애니메이션에서 1인자 주인공이 있다면 꼭 그에 대적하는 악당이 2인자로 존재한다. 악당들은 왕성한 활동으로 주인공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면서, 영웅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항상 2인자에 머무르며 공공의 적이었던 악당들이 이책에서는 1인자이자 주인공이다.
수많은 악당 중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악당을 1위부터 12위까지(다스베이더, 조커, 드라큘라, 괴수(무토), 카이저 소제, 뱀파이어 레스타, 연금술사 가가멜,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한 괴물, 클로박사, 직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안토니오 살리에르) 순위를 매겨보았다. 악당 종류는 주인공을 괴롭히며 대결구도를 만드는 악당부터 도시 전체를 공포에 빠뜨리는 괴물과 범죄를 저지르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악당까지 다양하다.
1부에는 악당들의 다양한 취미와 각자 스케일에 맞춰 우주, 지구, 도시, 런던, 마을,클래식 음악계, 돈다발 등을 정복하려는 욕망을 설명하고 그들의 패션까지 소개한다.
2부에는 악당들의 특징과 출연했던 작품을 하나하나 더 심도 있게 파헤치며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소개되는 악당들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힘들기 때문에 2부를 먼저 읽어 보길 추천한다.
저자는 악당의 모든 부분을 지금의 시점으로 실생활에 대입시켜 평가한다. 모르는 게 없는 악당이 인건비와 통신비는 어떻게 감당하는지, 부하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을 지키는지 분석한다. 또, 바쁜 와중에 언제 씻고 연애는 언제 하는지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너무 깊숙이 연구하다 보니 가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상세한 분석과 설명으로 인해 너무 자세히 읽는다면 보지 못한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악당들이 주인공인 책을 읽다 보니 계속 실패하고 결국 주인공에게 패하는 악당들이 불쌍하다. 어떻게 하면 악당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 본다. 완독 후 악당들의 출연작을 다시 보면서 그들의 매력에 빠져보자.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엄마 냄새 참 좋다
유승하 지음|창비|232쪽|2014.08.25|13,000원|중・고등학생|만화
엄마의 등에 머리를 기대고 평화롭게 자고 있는 아이가 그려진 표지 그림이나, ‘엄마 냄새 참 좋다’라는 제목만 보았을 땐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연상하기 쉽다. 여덟 편의 단편 만화를 엮어 만든 이 책의 첫 번째 작품 「새 봄나비」를 읽으면서 그 예상은 쉽게 빗나간다. 이혼 후 두고 온 아들과 함께 살고 싶어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면서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던 고 최옥란 님의 삶을 담은 이 만화는 시사인권만화집 『십시일反(2003년)』에 실렸던 작품이다.
『사이시옷』, 『어깨동무』 등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한 만화집에 참여하며 세상의 아픈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지 않고 활동해 왔던 작가 유승하는 이 책에서 시대의 현실을 가장 아프게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을 모았다. 「새 봄 나비」 외에도 축복 받아야 할 임신이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힐난 받는 아픔을 그린 「축복」, 있는 자들을 위한 개발 때문에 행복하고 단란했던 터전을 잃고 떠나야 하는 철거민의 저항을 그린 「도둑맞은 고향」과 「지 편한 세상」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의 삶은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기는커녕 처절하고 끔직하다. 차라리 외면하고 싶어지는 불편한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는 작가 자신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여성이기 때문이다. 남자 노동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임금 삭감에 항의해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서 농성을 했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 이야기나, 재능을 가지고도 여자이기 때문에 눈물로 살아야 했던 ‘허난설헌’의 이야기는 일제 식민지 시대나, 조선시대의 일이 아니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현실이다. 작가는 가난하고 약한 여성을 통해 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가난하고 약한 엄마가 생기와 희망 속에서 온전히 포근하고 따뜻한 품을 내어줄 수 있는 사회여야 비로소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공감할 것이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유승하 지음|창비|232쪽|2014.08.25|13,000원|중・고등학생|만화
엄마의 등에 머리를 기대고 평화롭게 자고 있는 아이가 그려진 표지 그림이나, ‘엄마 냄새 참 좋다’라는 제목만 보았을 땐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연상하기 쉽다. 여덟 편의 단편 만화를 엮어 만든 이 책의 첫 번째 작품 「새 봄나비」를 읽으면서 그 예상은 쉽게 빗나간다. 이혼 후 두고 온 아들과 함께 살고 싶어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면서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던 고 최옥란 님의 삶을 담은 이 만화는 시사인권만화집 『십시일反(2003년)』에 실렸던 작품이다.
『사이시옷』, 『어깨동무』 등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한 만화집에 참여하며 세상의 아픈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지 않고 활동해 왔던 작가 유승하는 이 책에서 시대의 현실을 가장 아프게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을 모았다. 「새 봄 나비」 외에도 축복 받아야 할 임신이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힐난 받는 아픔을 그린 「축복」, 있는 자들을 위한 개발 때문에 행복하고 단란했던 터전을 잃고 떠나야 하는 철거민의 저항을 그린 「도둑맞은 고향」과 「지 편한 세상」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의 삶은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기는커녕 처절하고 끔직하다. 차라리 외면하고 싶어지는 불편한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는 작가 자신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여성이기 때문이다. 남자 노동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임금 삭감에 항의해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서 농성을 했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 이야기나, 재능을 가지고도 여자이기 때문에 눈물로 살아야 했던 ‘허난설헌’의 이야기는 일제 식민지 시대나, 조선시대의 일이 아니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현실이다. 작가는 가난하고 약한 여성을 통해 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가난하고 약한 엄마가 생기와 희망 속에서 온전히 포근하고 따뜻한 품을 내어줄 수 있는 사회여야 비로소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공감할 것이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