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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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1-24 17:32 조회 7,738회 댓글 0건본문
레드셔츠
존 스칼지 지음|이원경 옮김|폴라북스|444쪽|2014.08.22|14,000원|중・고등학생|소설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과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 연결되어 전개되는 공상 과학(SF)소설이다. 단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읽는다면 오산이다. 상상 속에 숨겨진 무거운 내용이 독자에게 진지한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레드셔츠’로 대변되는 일반직 승무원들이 인트레피드호에 승선하여 탐사 임무를 맡는다. 그런데 고위직 승무원들과 함께 탐사를 나가면 꼭 일반직 승무원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달 소위와 동료들은 이기이한 일의 이유와 해결책을 젠킨스를 통해 알아가고 결국 지구로 시간 여행을 한다. 그들은 우주의 삶이 지구의 한 작가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선택에 의해 삶의 방향이 변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엘리너와 서맨사의 대화를 주의 깊게 읽어 보기 바란다. 이 부분은 짧지만 꽤나 오래 읽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의 선택의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른 행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자유로운 상상의 그림을 경험하면서, 작가의 유쾌한 필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안녕, 아이비
캐시 스틴슨 지음|박은정 옮김|라임|168쪽|2014.09.01|9,000원|중학생|소설
중증 뇌성마비 동생을 둔 데이비드의 솔직한 투덜거림은 장애아를 둔 가족의 무겁고 힘든 아픔을 친근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지만 사랑한다는 것, 가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동생 아이비에게 온통 정신이 빼앗겨 있는 부모님이 문득문득 서운한 사춘기 소년 데이비드, 천 갈래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비 부모님, 이런 가족을 이웃으로 만나 데이비드를 사랑하는 한나 등 등장인물 모두 아픈 아이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기에, 아이비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보다 그들의 솔직함에 주목하게 된다. 사랑해도 힘든 건 힘들고, 이해해도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느끼게 한다. 이 글은 섬세하고 따뜻하며 감정의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인물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짧은 글, 절제된 표현, 편안한 문장이지만 복합적이고 중요한 인간의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 이 작품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나의 딸의 딸
최인호 지음|최다혜 그림|여백|336쪽|2014.09.25|14,8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최인호 작가의 작고 1주기에 맞추어 출간된 책. 약 40년간 틈틈이 딸에 대해 쓴 글,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책의 제목을 정하고 손녀에 대해 꾸준히 쓴 글이다. 총 2부로 나누어 1부는 결혼하고 낳은 첫째 딸 다혜, 2부는 그 딸이 낳은 첫째 손녀 정원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로서 심정이 각각 다른 매력과 애정으로 펼쳐진다. 단란한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작가의 특색이 묻어난다. 시험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고 힘들어하는 아이의 운명에 안쓰러움을 느끼고, 외모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는 사춘기 때는 티격태격 하기도 하며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변한 딸에게서 빠르게 흐르는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한다. 딸을 통해 덤덤한 듯 자신의 인생도 떠올리며 살아왔다면 손녀를 얻고 나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자주 못 봐 그리움에 사무치고 난생 처음으로 지갑에 사진도 집어넣고 딸의 눈치를 보면서 손녀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모습이 재밌고 귀엽기까지 하다. 특히 손녀를 보면서 아이라는 존재가 어른 사회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연신 찬탄한다.
표지와 삽화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가인 딸이 그린 것이다. 아빠의 원고와 책 위에 해님과 구름, 빗물, 동식물을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수채 콜라주에서 천진난만한 동심이랄까, 부녀간에 흐르는 따뜻한 애정이 느껴진다.
최인호 지음|최다혜 그림|여백|336쪽|2014.09.25|14,8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최인호 작가의 작고 1주기에 맞추어 출간된 책. 약 40년간 틈틈이 딸에 대해 쓴 글,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책의 제목을 정하고 손녀에 대해 꾸준히 쓴 글이다. 총 2부로 나누어 1부는 결혼하고 낳은 첫째 딸 다혜, 2부는 그 딸이 낳은 첫째 손녀 정원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로서 심정이 각각 다른 매력과 애정으로 펼쳐진다. 단란한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작가의 특색이 묻어난다. 시험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고 힘들어하는 아이의 운명에 안쓰러움을 느끼고, 외모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는 사춘기 때는 티격태격 하기도 하며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변한 딸에게서 빠르게 흐르는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한다. 딸을 통해 덤덤한 듯 자신의 인생도 떠올리며 살아왔다면 손녀를 얻고 나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자주 못 봐 그리움에 사무치고 난생 처음으로 지갑에 사진도 집어넣고 딸의 눈치를 보면서 손녀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모습이 재밌고 귀엽기까지 하다. 특히 손녀를 보면서 아이라는 존재가 어른 사회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연신 찬탄한다.
표지와 삽화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가인 딸이 그린 것이다. 아빠의 원고와 책 위에 해님과 구름, 빗물, 동식물을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수채 콜라주에서 천진난만한 동심이랄까, 부녀간에 흐르는 따뜻한 애정이 느껴진다.
“아아, 아버지에게 딸은 누구인가. 그 딸은 어디서부터 내게 따님이 되어서 오신 것일까. 그리고 그 딸에게 있어 아버지인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신기하고 신기하구나.”
“나의 딸 다혜가 자신을 닮은 딸을 낳았다. 아아, 도대체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들은 누구이길래 이렇게 서로 가족을 이루고 한때 만났다 헤어져 어디로 돌아가는가. 참으로 알 수가 없구나.”
작가는 딸의 딸, 혹은 엄마의 엄마로 이어지는 가족이라는 신비하고도 놀라운 인연에 대해 감탄하고 일종의 신의 섭리를 발견한다. 청소년에겐 고루한 감성이나 설교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인생을 예찬하는 글을 보노라면 ‘딸바보’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이만큼 따뜻하고 적확한 글이 있나 싶을 정도로 뭉클한 감동을 준다. 누구에게나 권하는 수필로 손색이 없으며 비록 지금은 몰라도 반드시 느끼고, 느껴야 하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소중한 감정이다.
이찬미 인천 부개어린이도서관 사서
델 문도
최상희 지음|사계절출판사|260쪽|2014.08.29|10,000원|중학생|소설
다양한 나라를 배경으로 나름의 ‘세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아홉 편의 단편에 담아낸 단편집이다. 호주, 인도,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다양한 국가와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이국적인 문화와 각기 다른 삶의 모습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작품의 역량은 더 큰 것에 있다.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같다는 것. 바로 청소년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라는 뜻을 의미하는 책의 이름 ‘델 문도’가 그 핵심의 결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청소년들이 처한 세상은 마치 기나긴 여행길과 같으며, 뿌연 안개와 같은 감정들 속의 혼란과 갈피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부딪치는 모습은 어느 국가나 사회를 딛고 살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할 격동이다. 나무가 자신을 둘러싼 온기를 들이고 한기를 이기며 끝내 땅을 밀어내어 성장하듯, 청소년들도 삶이 가진 기쁨과 아직은 여린 존재가 감당하기 벅찬 아픔과 좌절, 설렘과 용기 등의 감정들을 통해 성장한다. 세상 어느 곳이든 존재할 그 장면을 작가는 세심한 시선으로 오롯이 담아냈다.
「노 프라블럼」에서 릭샤꾼 아룬은 자신에겐 거액인 300루피를 선뜻 쓰는 한국인 유진의 모습에서 사회적 차이를 상기하며 비참해지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설렘 사이에서 기뻐하기도 한다. 그러나 천민인 친구가 크샤트리아 계급 여자친구를 만나다 살해당하게 되고, 다음날 자신에게 말을 거는 유진을 아룬은 ‘노 프라블럼, 마담’이라는 말만으로 대한다. 화난 유진이 던지고 간 돈을 말없이 줍는 아룬의 뒷모습에 비치는 사회의 커다란 벽 앞의 좌절과 결단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내기가 이어지는 제주도 여행길을 다룬 「내기」는 찌릿한 반전으로 가족을 바라보게 하며, 수도원 학교에 얹혀사는 고아 에밀의 이야기인 「시튀스테쿰」은 현실을 박차며 자신을 향한 길을 떠나는 용기를 보여 준다.
나이테가 짙고 옅은 굴곡으로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 듯이 아홉 단편은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나름의 무게와 질곡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플롯의 참신한 구성과 유연한 스토리텔링, 문체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깊은 마음의 울림을 준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노 프라블럼」에서 릭샤꾼 아룬은 자신에겐 거액인 300루피를 선뜻 쓰는 한국인 유진의 모습에서 사회적 차이를 상기하며 비참해지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설렘 사이에서 기뻐하기도 한다. 그러나 천민인 친구가 크샤트리아 계급 여자친구를 만나다 살해당하게 되고, 다음날 자신에게 말을 거는 유진을 아룬은 ‘노 프라블럼, 마담’이라는 말만으로 대한다. 화난 유진이 던지고 간 돈을 말없이 줍는 아룬의 뒷모습에 비치는 사회의 커다란 벽 앞의 좌절과 결단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내기가 이어지는 제주도 여행길을 다룬 「내기」는 찌릿한 반전으로 가족을 바라보게 하며, 수도원 학교에 얹혀사는 고아 에밀의 이야기인 「시튀스테쿰」은 현실을 박차며 자신을 향한 길을 떠나는 용기를 보여 준다.
나이테가 짙고 옅은 굴곡으로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 듯이 아홉 단편은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나름의 무게와 질곡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플롯의 참신한 구성과 유연한 스토리텔링, 문체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깊은 마음의 울림을 준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다산책방|456쪽|2014.06.09|18,000원|고등학생|인물이야기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백석 시인의 대표 시 「흰 바람벽이 있어」 중의 일부분이다. 시인을 그린 자화상 같다. 섬세한 감수성으로 엄혹한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냈던 시인의 고뇌와 좌절과 슬픔, 그럼에도 꺾이지 않던 도도한 자존심이 느껴진다.
안도현 시인은 30년 동안 짝사랑해 왔던 백석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생애를 오롯이 살려냈다. 맹목적인 사랑으로 문학사를 기술하는 데 혼란을 보탰던 기존 저작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분히 시인을 기술하였다.
저자가 되살려 낸 백석은 이렇다. “녹두빛 ‘더블부레스트’를 젖히고 한 대의 바다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검은 머리의 ‘웨이브’를 휘날리면서 광화문통 네거리를 건너” 가던 ‘모던보이’ 백석은 외모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1912년 평북 정주 출신으로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의 사장 방응모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그곳에서 접한 서양과 일본의 근대 문학을 자양분으로 시인의 역량을 닦았으나, 누구의 흉내도 내지 않고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고민한 시인이었다.
그의 작품은 논란의 중심이 되었는데, 1936년 100부 한정판으로 출판한 시집 『사슴』은 그야말로 문단에 던진 포탄으로 많은 시인이 칭찬과 비판을 쏟아냈다. 윤동주 시인이 시집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는 일화에서 시의 영향력을 가늠해본다. 분단 이후 북에 있던 그는 신념대로 작품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문학을 번역하고 동화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다. 그러나 1957년 북에서 낸 동화시집『집게네 네 형제』로 강경파 주류의 비판을 받는 ‘학령 전 아동문학 논쟁’에 휩싸인다. 그것으로 백석 시인은 북한 문학계에서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생존의 기로에서 끝까지 문학의 자율성과 미학주의를 주장한 마지막 시인이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북에 남아 잃어버렸던 백석 시인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한참 모자란다. 당대의 많은 시인들이 등장인물로 여기저기 나타나고, 혼란한 시대에 문학과 생존의 문제가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백석 시인은 여러 여인과 연애도 한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역사적, 문학적으로 읽을 만한 가치와 재미가 충분하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안도현 시인은 30년 동안 짝사랑해 왔던 백석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생애를 오롯이 살려냈다. 맹목적인 사랑으로 문학사를 기술하는 데 혼란을 보탰던 기존 저작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분히 시인을 기술하였다.
저자가 되살려 낸 백석은 이렇다. “녹두빛 ‘더블부레스트’를 젖히고 한 대의 바다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검은 머리의 ‘웨이브’를 휘날리면서 광화문통 네거리를 건너” 가던 ‘모던보이’ 백석은 외모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1912년 평북 정주 출신으로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의 사장 방응모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그곳에서 접한 서양과 일본의 근대 문학을 자양분으로 시인의 역량을 닦았으나, 누구의 흉내도 내지 않고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고민한 시인이었다.
그의 작품은 논란의 중심이 되었는데, 1936년 100부 한정판으로 출판한 시집 『사슴』은 그야말로 문단에 던진 포탄으로 많은 시인이 칭찬과 비판을 쏟아냈다. 윤동주 시인이 시집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는 일화에서 시의 영향력을 가늠해본다. 분단 이후 북에 있던 그는 신념대로 작품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문학을 번역하고 동화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다. 그러나 1957년 북에서 낸 동화시집『집게네 네 형제』로 강경파 주류의 비판을 받는 ‘학령 전 아동문학 논쟁’에 휩싸인다. 그것으로 백석 시인은 북한 문학계에서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생존의 기로에서 끝까지 문학의 자율성과 미학주의를 주장한 마지막 시인이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북에 남아 잃어버렸던 백석 시인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한참 모자란다. 당대의 많은 시인들이 등장인물로 여기저기 나타나고, 혼란한 시대에 문학과 생존의 문제가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백석 시인은 여러 여인과 연애도 한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역사적, 문학적으로 읽을 만한 가치와 재미가 충분하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어서 오세요! 수학가게입니다 십대를 위한 수학소설
무카이 쇼고 지음|고향옥 옮김|탐|336쪽|2014.08.11|12,000원|중학생|소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흥미로울 때가 있다. 이 책과 영화 <굿 윌 헌팅>은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일상생활은 서툰 주인공이 수학을 통해 마음을 열어 친구를 사귀고 세상살이를 배운다는 점이 비슷하다. 또한 이 책과 『휴먼』(매트 헤이그)은 수학을 소재로 한 점이 닮아 셋은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는 수학과 관련 없는 건 존재하지 않아.”라는 소라의 말을 증명한다.
소라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5월에 전학을 와서도 겨울에 입는 교복을 입고, 커다랗고 동그란 안경을 썼고, 동글동글한 글씨체에 눈을 감고 생각하는 걸 즐기며, 종일 수학과 관련 있는 책을 읽는다. 특기는 수학!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수학가게를 열었다. 이 수학가게는 수학의 힘으로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상담소로 월요일 방과 후에 열고 무료다. 점원은 소라의 짝인 여학생 하루카. 소라가 하루카의 고민 ‘새 글러브를 위한 용돈 모으기 전략’을 완성해서 수학이 생활에 도움되는 걸 증명하자 두말없이 점원이 되고 친구가 된다. 소라는 ‘소프트볼팀과 야구팀의 점심시간 운동장 쟁탈전’과 ‘수학 공부 잘하는 방법’ 등에는 척척박사였지만, 어떤여학생에게 자꾸 마음이 쓰이는 게 사랑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흑기사로 나선다. 책은 여기서부터 ‘수학소설’이란 별칭을 잊게 한다. 중학생 다섯이 모여 ‘사랑이란 뭘까? 고백할 때와 안 할 때의 차이. 사귈 때의 행복도’ 등등 수치를 모아 연애 부등식을 만드는 일이 무척 신선하다. 이렇게 완성된 연애 부등식의 주인공이 밝혀지면서 책 읽기는 날개를 달게 된다.
1989년생 이십 대 작가 역시 수학 영재다. 자신이 잘하는 걸 소설로 쓰면서 소라를 통해 메시지도 전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재능이 아냐. 포기하지 않고 엉덩이 붙이고 꾹 눌러앉아서 계속 생각하는 것. 그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인 거지.”라고 말이다. 소라는 이제 수학 이외의 책도 읽고 옥수수 생김새도 궁금해 하고 애틋함도 안다. 친구들은 함께, 즐겁게 수학 공부를 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