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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5-18 22:46 조회 6,56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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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아이 프라이데이
한정영 지음|사계절출판사|236쪽|2014.12.23|10,000원|중학생|소설
온몸을 이용해 높은 담과 건물을 타고 넘는 프리러닝을 할 줄 아는 주인공 루미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프리러닝을 지켜보는 것만큼이나 긴장되고 신기하다. 루미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양이와 대화를 나눌 줄 안다. 그런 능력 때문에 학교에서 힘 있는 친구들의 돈벌이로 고양이를 훔쳐 파는 일에 휘말리게 되고, 오드아이 고양이인 ‘프라이데이’를 만나게 되면서 신기한 일들을 경험한다. 푸른빛을 발산하는 생명의 나무를 자유자재로 타고 넘으면서 새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녀 수린, 수린이가 돌보는 고양이인 ‘프라이데이’ 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구한 그 고양이라는 사실. 조금은 동화적이고 우연적인 설정들이 소설을 관통하는 동물, 환경 보호라는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해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 문제들 속에 재미 요소가 충분하다. 읽는 동안 중학생들이 ‘나쁜’ 어른들을 상대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위해 두려움을 잊고 뛰어드는 모습에 마음을 다해 응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유진 의정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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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 만주 그리고 조선족 이야기
박영희 지음|삶창|288쪽|2014.11.26|14,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목단강 조선족시장 억척빼기’ 함정숙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책 표지를 장식한다. 중국정부의 차별과 가난에 힘겨웠던 조선족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저자는 척박한 땅 만주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조선족 열세 분을 찾아갔다. 도산 안창호를 떠올리게 하는 교육자 황해수, 여성의 몸으로 팔로군이 된 김금록,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조선의 음악을 지켜온 동희철,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을 학술로 승화시킨 주재관, 육도하자 걸립춤 계승자 김명환 등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에 중국과 한국의 근현대 역사가 모두 녹아 있다. 대약진 기간과 문화대혁명 등 굵직한 사건들은 조선족의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조국이 그들을 돌봐 줬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중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 내셨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얼과 문화를 지켜 내셨네요. 이제부턴 우리가 제대로 알아가겠습니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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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지음|창비|348쪽|2015.01.16|12,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이 책에 대해 잘 소개한다는 게 가당키나 할까. 추천이 무색할 정도로 이 책의 무게를 다룬다는 게……. 한국이 어떤 사회인지 새삼 놀라게 했던, 어이없는 세월호 참사를 보고 안타까워하기만 했을 뿐, 시간이 흘러 내가 하는 생각이라곤 또 다시 어리석은 망각과 배부른 고민들 아닌가. 이 책을 보니 메마른 가슴이 요동치고, 적당하게 사는 게 부끄럽고, 앞으로의 세월호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길과 마음가짐이 일어났다. 자신 없지만 굳이 추천을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인권활동가, 작가, 대학원생 등이 모여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고 직접 인터뷰해서 담은 육성 기록이다. 거기에 주로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만화가들이 동참해 삽화를 그렸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자신이 지닌 재능으로 몸소 나서 옆에서 손잡고 이야기 들어주고 함께 울기까지 한 이들을 보니 숙연하고 먹먹하다. 그들 덕분에 13명의 부모들이 진심을 다해 가슴으로 토한 사연은 마치 내 앞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생하다. 수학여행이 끝나면 금요일에 돌아온다던 약속은 지금도 간절한 염원을 담은 제목으로 남아책의 의미를 더한다.
각 이야기 순서와 흐름에서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는데 처음엔 사고를 맞닥뜨린 개인적인 충격과 흥분을 묘사하는 수준에서 점차 이를 사회 사건으로 인식하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나아간다.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움직임, 어떻게든 일상으로 돌아가 가정과 직장에서 평소처럼 살아보려는 안간힘, 그리고 거기서 비어져 나오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처가 명백하고 지당한 일로 다가온다. 이를 보고도 실종자 몇 명 더 찾는다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선체 인양을 꼭 해야겠느냐는 소리가 나올까?
벌써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온다. 이제는 유족에 대한 연민과 응원은커녕 철저한 무관심 일색이요, 온갖 루머와 음해가 난무한다. 한국이 이렇다는 게 또 한 번 너무나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묵묵히 계속 하던 일을 하는 유족들의 모습에서 깊은 강단을 느낀다. 세월호 진상 규명은 유족을 위한 게 아니다. 또 이런 일을 당할지 모르는 우리를 위한 운동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람 수를 단지 숫자로 치부하지 않는 감식안이 길러진다. 그거 하나로도 이 책이 주는 감명이 아프고 절절하다.
이찬미 인천 청천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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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
최양선 지음|창비|272쪽|2014.12.12|10,000원|중·고등학생|소설
엘리시온(Elysion)은 원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공간이다. 현실 너머에도 삶이 존재하길 바라는 인간이 상상한 세계로 천국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는 영웅이나 덕을 쌓았던 자들의 영혼이 머물고,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이 평온하고 아늑한 삶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의 배경인 엘리시온 행성은 ‘우주의 낙원’이 아니라, 계급이 철저하게 나뉜 사회다. 그곳에서는 화폐처럼 유통되는 물질을 소유한 자가권력을 휘두르고, 심지어 권력은 아이들 사이에도 작동한다. 그 권력의 정점에는 수장이 있다. 수장은 인간 유전 물질 소유자다. 엘리시온에 사는 종족인 엘리시안은 모두 수장으로부터 인간 유전 물질을 충전해야만 삶을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이 엘리시온에서 수장이 독재하는 이유다. 수장에게 저항하면 생존 구역 오르도에서 멀리 떨어진 공장 지대로 유배당해 노동자로 살아야 한다. 그러니 엘리시온은 천상의 낙원이 아니라 지상의 현실과판박이인 셈이다.
주인공 시오는 엘리시온에 사는 엘리시안이다. 그는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으므로 육체가 죽은 뒤에도 영혼은 남아 새로운 몸으로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래서 시오는 인간의 영혼 물질을 찾기 위해 지구로 떠난다. 알래스카 싯카 섬에 도착한 시오는 그곳에 이미 정착한 엘리시안 피아의 도움을 받아 탐사하던 중 타냐를 만난다. 타냐는 모든 생명체에 깃든 영혼을 만날 수 있는 샤먼이다. 시오는 타냐를 통해 엘리시온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영혼의 존재를 깨닫는다. 시오의 말처럼 “영혼은 여느 물질처럼 분자구조로 도식화할 수 없”으며 “물질이라는 말과 결합할 수 없는 무엇”이었다. 이런 영혼의 나눔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신화의 엘리시온과 소설 엘리시온의 차이는 바로 ‘사랑과 영혼’의 유무에서 기인한다. 엘리시온을 천상의 낙원으로 만드느냐 팍팍한 지구의 현실과 똑같은 공간으로 만드느냐는 사랑에서 비롯되는 영혼의 교감 여부에 달려 있다. 시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빙산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이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에 사는 나와 당신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다. 이 책은 시오와 타냐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이에 대해 묻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대답할 차례다.
이세주 서울 광성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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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문학동네|256쪽|2014.12.11|13,000원|고등학생|에세이
부모님의 죽음을 다룬 시 작품들은 짧고 굵게 마음을 찌르고 가곤 한다. 무심해 보였던 아버지의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아들의 탄식은 내 부모와 나를 다시 돌아보게한다.

사실 우리는 죽음 자체와 싸우는 게 아니다. (중략) 온갖 종류의 성가시고 고통스럽고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잡다한 것들과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41쪽)
 
시가 강렬하고 짧은 호흡으로 현재 관계를 돌아보거나 추억을 떠올리는 역할을 한다면, 이 에세이집은 그 존재와 부재 사이의 간극을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적나라하게 그려 내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노인들의 대다수는 운명하기 전 평균 7년간 병치레를 한다고 한다. 이른바 ‘노환’으로 통칭되는 수년간 삶을 정리하는 일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곁을 삼년 간 지킨 저자의 글에는 적나라한 경험과 느낌이 이어진다. 중견소설가인 작가의 날카로운 성찰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고 글속에 언뜻언뜻 비치는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마음은 담담해서 오히려 마음이 싸하다.

“한 가지 협조 사항이 있습니다. 아버님이 여기로 오시는 날부터 일주일간은 절대 면회 금지입니다.” (중략) 심신이 망가진 노인이 병원의 규율을 잘 따르도록 일주일 동안 맹렬하게 길을 들이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아버지가 ‘죽기도 참 힘들구나!’라고 했을 때, 설마 이런 경우까지는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184쪽)

범람하는 요양병원과 민간 장례업체 속에 죽음은 포장되어 나온 상품처럼 깨끗하게 ‘처리’된다. 포장을 벗겨 들여다보면 죽음 직전 노년의 삶은 기저귀, 소변통, 관장 그리고 섬망(정신과 질환의 하나) 등 적나라한 단어로 채워지는 지난한 시간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동안의 삶과 분리되어 병원이나 시설에서 외로움과 불안함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죽어가는 과정’은 들춰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삶’의 모습이다. 간병의 과정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과 병원 시스템과의 마찰, 의료 서비스 실태 등을 아들의 입장에서 솔직히 담아낸다. 거기에 세계의 여러 사례와 제도를 비교하며 다루고 있어 현대인의 죽음과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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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괴물이 산다
윤이나 지음|RHK|312쪽|2014.12.05|12,000원|중・고등학생|소설
조금 더 다듬어진 소설 그리고 학교와 관련된 생활 에세이. 이렇게 각기 다른 두 권의 책이 미완성 상태로 한 권으로 묶여 세상에 나온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이의 언어로 아이의 시각에서 학교란 어떤 곳이고,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초보 작가의 열정이 구성의 어설픔을 덮고,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 일어난 일에 대한 고민과 진정성이 미완의 글에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1부 소설은 정순이라는 아이가 화자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어느새 정순의 담임, 정순이 엄마, 정순이 아버지로 화자가 바뀐다. 정순이는 학교 다니는 것이 참 재미없고, 학교 선생들이 한심해 보이고, 부모님 모순된 점이 싫은 여고생이다. 정순이 담임은 정순이 같은 한심한 아이들이 걱정스럽고 그런 아이들과 싸우는 교사인 자신이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동료교사가 더 밉다. 정순이 엄마는 아이들 교육 잘 시키는 것이 세상의 모든 것인 양 여기는 대한민국 엄마이고 정순이 아빠는 그래도 정순이의 마음을 꽤 이해하는 대한민국에서 비교적 보기 드문 아빠다. 이처럼 소설은 각각의 화자들이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입장에 놓인 이야기지만, 모아놓으니 그들 각각의 마음이 읽힌다.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일상 그대로가 도리어 별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2부 논픽션은 저자 주변에 있는 학교생활과 관련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재구성하여 엮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만, 학교에 관한 그들의 내면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이 책은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학교란 무엇이고, 학교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하지만 논픽션 부분에 나타난 특정 교사의 생각이 많은 교사들의 보편적인 생각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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