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신간> 어젯밤에 누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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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아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9-21 00:39 조회 14,562회 댓글 0건본문
누나를 잃은 한 소년이 불러낸 가슴 뭉클한 판타지 세계
어젯밤에 누나하고
원제: GROTER DAN EEN DROOM (Bigger than a Dream)
예프 애르츠 지음 / 마리트 퇴른크 비스트 그림 / 강이경 옮김
44쪽 / 195*250mm / 2015년 10월1일 / 값 12,000원 / 양장
ISBN 978-89-855-12-81-7 77850
대상 : 초등 / 주제어 : 꿈, 죽음, 상실, 슬픔, 위로, 극복
스토리텔링의 거장으로 찬사 받는 예프 애르츠의 시적인 글과,
수많은 상을 수상한 마리트 퇴른크비스트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이 빚어 낸
보석 같은 책이다.
수상 내역
☆2014 벨기에 어린이, 청소년 책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에 주는
'부컨레이우 상‘ 수상
☆2014 네덜란드에서 어린이, 청소년 책에 주는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질베런 흐리펄 상’ 수상
☆2014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어린이, 청소년 책을 선정하는
‘화이트 레이븐’ 독일 카탈로그 수록작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20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후보작가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2016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후보작가
책 줄거리
주인공 소년에게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누나가 있다. 어린 누나는 빛바랜 사진 속에만 있고, 가족을 둘러싼 모든 것에는 아련한 슬픔과 그리움이 드리워 있다.
소년은 궁금해 한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나는 그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리움이 커서일까, 마침내 소년은 누나를 만나 함께 자전거를 타고 꿈같은 모험을 떠난다.
작가 소개
글을 쓴 예프 애르츠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루뱅 근처 숲과 마을을 쏘다니며 자랐습니다. 문학과 연극을 공부한 뒤 극작가와 기자로 일했습니다. 소설과 시를 쓰기도 했습니다. 처음 쓴 어린이책 《작은 천국》으로 ‘현대의 고전’이라는 칭찬과 더불어 ‘스토리텔링의 거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로, 작은 농장에서 많은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마리트 퇴른크비스트는 스웨덴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리트펠트 아카데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어머니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네덜란드 말로 옮긴 것이 인연이 되어 아기 때부터 린드그렌과 아주 친하게 지냈습니다. 린드그렌의 테마파크를 만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글을 옮긴 강이경은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오래 했습니다. 지금은 파주 산속 작은 마을에서 그림책 글과 어린이책을 쓰고, 외국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성자가 된 옥탑방 의사》,《조금 특별한 아이》,《착한 어린이 이도영》,《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들을 쓰고,《마법학》,《넌 작은 우주야》,《나무》들을 옮겼습니다.
출판사 서평
간절함이 불러 낸 판타지 세계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누나를 그리워하는 주인공. 누나가 없다는 사실과, 누나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간절함, 소년의 외로움을 상징하는 듯, 소년이 마주하고 있는 식탁에는 동물 모양의 과자 마지팬 반 개가 놓인 접시뿐. 누나는 오래된 슬픔이 덮여 있는 벽에 빛바랜 사진으로만 남아 있고, 식탁 의자도 세 개뿐이다.
‘이 맛있는 마지팬을 누나하고 같이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팬을 한 입 먹으면서 소년은 생각했으리라. 그리고 한 입 더 먹으려던 순간, 소년은 “야!” 하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아주, 아주 작고도 큰 외침. 소년은 누나 목소리라는 걸 안다.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누나는 보이지 않는다. 누나는 같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면서 밤에 데리러 오겠다고 이야기하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마지팬 챙기는 거 잊지 마!”
마침내 밤이 오고, 소년은 잠옷 속에 마지팬을 숨겨 둔 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누나를 기다린다. 어느새 와 있었는지, 누나가 이불을 잡아당기며 말한다. “일어나!” 마침내 소년은 설레는 마음으로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판타지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해맑음과, 꿈과, 판타지-아이들이 가진 힘
아이들은 해맑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 어른보다 예리하고, 어른보다 지혜롭다. 어른이 느끼는 것 이상을 느끼고, 어른이 넘지 못하는 벽도 너끈히 넘는다. 지혜롭게도 판타지 세계를 창조해 내고, 그 세계를 통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 낸다. 해맑은 마음은 아주 힘이 세기 때문이다. 건강하기 때문이다.
잔잔한 위로―다시 아이들처럼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잠겨 있다면, 죽음을 어둡고 두려운 것으로만 여긴다면, 이제 소년을 따라 저 문을 나서 보자. 시적인 글과 소년의 심리 변화를 보여 주는 세심하고도 환상적인 그림을 감상하면서 소년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때로는 가슴 먹먹하고, 콧등이 시큰하겠지만, 어느덧 새로운 시각으로 삶과 죽음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본문 내용에서
알아요. 죽으면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요.
이야기를 하다가 울먹이게 하고, 엉엉 울게도 해요.
그 이름을 말할 때는 고개를 푹 숙이게 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기만 해도 서로 부둥켜안게 해요.
그런데 자전거도 타게 만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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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아주 많았어요.
죽어서도 딸꾹질을 해?
땅속에서 혼자 말하고 그래?
땅속은 정말로 조용해? 아니면, 가끔 음악도 들어?
만약에 살아날 수만 있다면, 다시 살아날 거야?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요.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었어요.
맨발로 자전거를 타면 발에 물집이 생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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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자라는 걸 느꼈어요.
그건 그저 그런 슬픔이 아니었어요.
늘 있는 슬픔.
오래되어 말라 버린 슬픔.
우리 집 벽을 벽지처럼 덮고 있는 슬픔.
엄마가 만든 수프에도 있고,
아빠가 집 주위를 오가며 하는 일들에도 있고,
추운 날 털모자에도 있는 그런 슬픔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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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참 이상하네.” 무릎을 꿇으며, 누나가 말했어요.
“내가 내 무덤 앞에 무릎을 꿇다니 말이야.”
“이 돌들 아래엔 뭐가 있어?” 내가 물었어요.
“아, 관이 있지, 저 아래. 내 뼈가 들어 있는 관.”
“죽으면 뼈가 없어도 돼?”
누나는 나를 바라보았어요. 누나들이 철부지 동생을 바라보듯 그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