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 <소크라테스가 가르쳐준 프러포즈>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10-23 10:03 조회 15,023회 댓글 20건본문
[신청]
- 학교도서관저널 홈페이지 '출판사 책소개' 코너의 해당 이벤트 페이지에 “이벤트 신청합니다.” 댓글을 쓰신 다음,
[당첨]
- 댓글 신청 후 개인정보를 이메일로 보낸 회원 가운데 10명 추첨
- 개똥이도 철학하게 하는 청소년시집 -
김미희 지음 | 112쪽 | 9,000원 | 2015년 10월 12일 | 휴머니스트 펴냄
폼 잡지 않고 무게 잡지 않는 일상의 언어로 유쾌하고 재밌게 써내려간 시들. 시인이 바라는 것처럼, ‘재미있다.’ ‘시, 별거 아니잖아.’ ‘철학, 별거 아니네.’라는 반응을 기대해 본다.
콩나물국에 / 콩나물들이 / x, y로 엉켜 있다 // 후루룩 쩝쩝 / x, y 들이 속으로 들어가 / 식을 만들고 부수고
문제 풀이 중이다 // 아침 속풀이 대신 / 문제 풀이
내 이름은 박지민 / 내 여자 친구 이름도 박지민 // 이다음에 우리 애는 / 이름 같은 애랑만 / 결혼해야 되는 줄 알까봐 / 그게 아주 걱정되기 때문이야 // 내 사랑이 / 식은 게 절대 아니라니까
문제 풀이 중이다 // 아침 속풀이 대신 / 문제 풀이
장터 작고 동그란 바다 / 작은 바다로 이사 오면 / 내 이름은 삼만원이 된다 // 내가 도망가자 / 삼만원이 도망간다고 잡으려고 난리다 / 내가 있어야 할 곳은 / 작은 바다가 아니다 / 내 이름을 찾으러 / 나는 가리라 // 다리는 그러라고 / 여덟 개나 달렸을 테니 / 빨빨빨빨빨빨빨빨
하우스 귤이 말했어 // 비타민D 결핍 증상인가 봐 / 탈출하고 싶어 // 실은 나도 그래
학교, 가족, 사회, 사물, 세상과 소통하며 일상의 모습, 갖가지 감정, 기발한 생각 등을 풀어낸 시인은, ‘5부. 심오한 혹은 일상적인’에서 드디어 ‘철학’과의 만남을 보여준다. 시 제목처럼, ‘개똥이도 철학하는 시간’이다. 예수를 비롯해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파스칼, 몽테스키외, 한비자까지…… 누구나 알 만한 위대한 철학가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논리나 사변이나 철학적 이론 같은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담은 것은 아니다. 그들이 몸으로 실천했던 가치나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이끌어 냈던 사상과 가르침(누구나 알 수 있을 만한)을 시적 모티프로 삼아, 그것들을 우리네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미래를 생각해야지, 훌륭한 삶을 준비하는 시기니까 / 학생으로서 일탈 행위는 절대 용서치 않겠다 / 학생주임 말씀에 손을 들고 친구가 말했다 // 일탈은 한 번 집 나가는 거고 / 이탈은 두 번 집 나가는 거죠? // 아! 그거 좋은 비유구나, 이것만 명심해라 / 일탈을 일삼다가 루저 대열로 이탈하게 된다는 거
나랑 사귀자 / 나랑 결혼도 하자 / 너를 역사에 길이 남을 / 철학자로 만들어줄게 // 바가지 긁는 거라면 / 자신 있어
시인이 되기로 한 내 진로에 확신을 얻고자 두 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이번 시를 쓰며 나는 ‘5부. 심오한 혹은 일상적인’ 이야기에 무던히 애를 썼다. 몇 행 되지 않는 시였지만 한 편 한 편 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딱딱한 걸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모자란 내 심장과 뇌에 큰 타격을 입혔다. 좌절감 때문에 머리카락이 우수수 낙하를 감행했다. ‘뭐, 철학 아무것도 아니네.’ ‘뭐, 시라는 게 시시하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성공이란 생각으로 썼다.
몇 편 되지 않는 그 이야기들에 수없이 메모를 거듭했다. 폼 잡지 않기 위해, 내 몸속까지 스며들게 하기 위해 용을 썼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 시집의 목표는 아주 단순하고 또 외람되게 거창하다. ‘재밌다.’가 그 하나요, ‘철학자, 그거 나도 할 수 있겠네.’가 또 하나다. 부디 숨겨진 노력들을 읽으며 각자의 해석을 하나씩 낳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그렇게 시험과 관계없는 쓸데없는(?) 일들에도 귀와 마음을 기울여보면 좋겠다. 우리의 뇌는, 마음은 쓸데없는 데서 더 즐거워하니까 말이다. - 머리말에서
▪ 지은이 소개
제주 본섬에서 다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우도에서 태어났다. 본섬으로 나가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대학을 다녔다. 결혼해서 고래 도시 울산에서 10여 년을 살다가 지금은 서울과 천안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200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달리기 시합>이 당선되면서 글쟁이로 살고 있다. 푸른문학상 동시와 동화 부문에 각각 당선되었고, <동시는 똑똑해>로 제6회 서덕출문학상을, <하늘을 나는 고래>로 장생포고래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 울산동여자중학교 사서 교사를 지냈으며, 5년째 서울 봉원중학교 학부모독서회 ‘시나브로’를 이끌고 있다.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기도 하고, 가끔은 개똥철학을 한답시고 멍 때리며 지낸다. 동시집 <달님도 인터넷해요?>, <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시는 똑똑해>, 동화 <얼큰 쌤의 비밀저금통>, <하늘을 나는 고래>, <엄마 고발 카페>, 청소년시집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