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담론 관련 키워드 쉽게 풀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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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3-06 13:16 조회 51,546회 댓글 0건본문
30개의 인문학 담론으로 읽은 우리 시대 |
조곤조곤 엄마의 인문학 수업
김지나 저 | (주)학교도서관저널 | 1만5000원 인문학 담론 관련 키워드 쉽게 풀어 설명 |
입력시간 : 2017. 02.22.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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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놉티콘'은 감옥 건축의 한 유형인 원형 감옥이다. 이 감옥의 간수는 모든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수감자는 간수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다. 18세기의 벤담은 파놉티콘을 실현하기 위해 전 생애를 바쳤고, 20세기 푸코는 벤담의 파놉티콘에 다시 주목했다.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파놉티콘은 인문학 담론의 단골 손님이다. 감옥 건축의 한 유형인 파놉티콘이 오랜 시간 인문학 담론에 오르는 이유는 뭘까.
'조곤조곤 엄마의 인문학 수업'을 보면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모더니즘, 파놉티콘, 부조리, 하이퍼텍스트, 가이아 등 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인문학 키워드와 관련 담론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한 책이다.
청소년 인문교양 잡지의 편집장이자 고교생의 엄마인 저자 김지나씨가 청소년이 알아야 할 인문학 키워드 30개를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자본주의 폐해가 드러나며 자본주의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요즘, '자본주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 처음으로 인문서를 펼쳤지만 파놉티콘, 부조리, 포드주의 등 생소한 용어가 너무 많아 책 한페이지 넘기기도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저자가 '조곤조곤 엄마의 인문학 수업'을 펴낸 이유다.
인문서를 읽으며 인문학 담론에 대한 정리의 필요성을 느낀 저자는 관심 키워드와 관련 담론을 찾아 읽고 이를 이해하기 쉬운 말로 정리해 청소년 인문교양 잡지 '유레카'에 연재한 후, 책으로 엮었다.
근대, 모더니즘, 포스트 포드주의, 소외, 가이아 등등…. '조곤조곤 엄마의 인문학 수업'에서 이야기하는 키워드들은 요즘 인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이 키워드들이 인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인문학계와 우리 사회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담론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인간적인 노동은 가능할까', '지식인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최대 다수가 최대로 행복하면 그만일까', '지구는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춘 유기체일까' 등 이 책에 등장하는 키워드와 관련된 담론들은 자본주의 시대를 지나 그 이후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과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고민하는 방법을 넌지시 일러준다. 위기의 시대, 답이 없는 시대에 용감하게 맞서고 있는 독자들에게 책에 있는 인문학 키워드들이 시대의 답을 찾는 작은 불빛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는 인문학 담론 관련 키워드를 정리하며 근대에서 자본주의 시대로 넘어갈 당시와 자본주의 초기에 가장 왕성한 담론들이 등장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1부. 근대를 열다'와 '2부. 자본주의를 열다'에서는 그 내용들을 모았다. '3부. 사상을 열다'에서는 여전히 빈번하게 다뤄지고 있는 사상이 무엇인지 살펴봤고, '4부. 개념을 열다'에서는 개념이 모호한 용어를 정리했다. '5부. 세계를 열다'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왕성하게 논의 중인 키워드들을 모았다.
'시작하며'에서는 각 키워드에서 다루고자 하는 문제 제기 같은 역할을 하는 부제와 도입 글을 눈여겨보길 당부했다. 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 꼭지 말미에 있는 '생각 더하기'와 '함께 읽으면 좋은 글'을 참고해 자신만의 인문학 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듯 싶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난이도 높은 인문학 담론을 읽을 때 우리가 알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용어가 많다. 그 용어에 대해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았는데도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울 만큼 설명도 불친절하다"며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거나 하게 될 사람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