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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6-04 14:52 조회 12,353회 댓글 47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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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맛
강경수 김혜진 문부일 박영란 이송현 정은숙 지음|마음이음 펴냄|2019년 4월 30일 출간
정가 12,000원|대상 : 청소년|주제어 : 인생의 맛, 음식, 첫사랑, 가족, 성장통, 문제아
■ 저자 소개
강경수 1974년 서울 태생이고, 20세에 만화를 시작해 10년 간 만화가로 활동했다. 30대에 어린이 책에 매력을 느껴 여러 권의 그림책을 냈고, 현재 어린이 책과 단편 소설, 동시 등을 작업 중에 있다.
김혜진 환상과 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관심이 많고, 질문으로 시작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청소년 소설『프루스트 클럽』『오늘의 할 일 작업실』『밤을 들려줘』『가방에 담아요, 마음』『귀를 기울이는 집』과 아동 판타지 시리즈인『아로와 완전한 세계』『지팡이 경주』『아무도 모르는 색깔』『열두째 나라』를 썼다.
문부일 제주에서 태어났고,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다.『불량과 모범 사이』『welcome, 나의 불량파출소』『굿바이 내비』『사투리 회화의 달인』등을 썼다.
박영란 장편소설『편의점 가는 기분』과 『다정한 마음으로』『못된 정신의 확산』외에 여러 장편을 펴냈고, 단편집『라구나 이야기』가 있다. 동화 『옥상정원의 비밀』을 썼다.
이송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명랑하고 씩씩하게 자랐다. TV시트콤 작업을 했고, 지금은 아동청소년문학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내 청춘, 시속 370km』『드림 셰프』『라인』『나쁜 연애, 썸』『슈퍼 아이돌 오두리』『똥 싸기 힘든 날』『호주머니 속 알사탕』등이 있다.
정은숙 이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래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댕기머리 탐정 김영서』『어쩌면 나도 명탐정』『정범기 추락 사건』『정글북 사건의 재구성』『용기 없는 일주일』등이 있다.
■ 도서 소개
희미하고 잘 모르겠는 나의 인생,
여러 주인공과 다양한 음식이 인생의 맛들을 선보인다
주어진 환경에 습관처럼 사는 우리는 ‘오늘의 결’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날이 허다하다. 그래서 종종 자신을 잃어버리거나, 자기 삶이 어떤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이처럼 의식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겠는 내 인생이『오늘은 무슨 맛』이라는 소설집에서는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맛을 테마로 십대의 삶을 그린『오늘은 무슨 맛』은 싸한 맥주, 달콤한 달고나, 쓴 커피 등 정확한 맛을 내는 음식들이 복잡다단한 삶과 어우러져 다양한 인생을 맛보인다.
규율에서 좀 벗어났다는 이유로 문제아 취급하는 사회를 비판하며, 미숙했던 삶을 쌉싸래하게 표현한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 시험 점수 하나에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갑갑한 삶을 쓴맛과 밋밋함으로 표현한 <수호천사와 인생의 맛>, 베이킹소다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달고나를 통해 첫사랑의 달콤함과 아픔을 드러낸 <오후 4시, 달고나>,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초현실적인 공포와 쓰디쓴 커피로 표현한 <노스탤지어>, 좌절한 형제가 따뜻한 고기국수로 삶을 달래고 노동을 하며 삶의 활력을 찾는 <맨도롱 또똣>, 비릿한 바다 내음을 풍기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생선 장수, 샘지 아줌마와 이야기를 기다리는 산속 소녀의 모습이 담긴 <상어를 기다리며>까지. 작품들에 나오는 쌉싸래한 맥주, 쓰디쓴 커피, 짭조름한 고등어 같은 음식에는 주인공 삶과 심리가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슬픔, 기쁨, 무서움, 달콤함, 희망, 좌절 같은 인생의 감정들이 더욱더 진하게 드러난다. 음식처럼 냄새와 느낌을 풍기는 감정의 만찬 앞에서 독자는 자신을 이끄는 진솔한 감정을 보고, 느끼고, 맛본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맛본 순간, 희미했던 인생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내 인생의 해결사는 바로 나,
인생의 여러 재료와 조리법에서 내 인생을 요리할 방법을 찾는다
십대의 인생을 맛깔스럽게 차린 여섯 편의 소설은, 입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처럼 행복을 주고 기운을 북돋운다. 무기력이 빠져나간 몸과 마음에 밝은 에너지가 채워지고, 인생을 좀 더 맛있게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인생이 맛있어질까? 다행히도 여섯 편의 작품에는 인생의 조리법이 하나하나 담겨 있다. 독자들은『오늘은 무슨 맛』을 보면서 자기 인생에 필요한 재료와 조리법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의 순진은 실연의 아픔, 젊은 부모의 고단한 삶, 문제아 취급하는 시선들, 자신의 약점을 노리는 세상의 비겁함에 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춤거렸지만 ‘약점 많고 어설펐던 누군가도 나쁘지 않은 어른이 됐을 테지……. 한 발이라도 떼어야 사건이 일어나고 역사가 시작되는데 나는 뭐가 무서워서 제자리를 맴돌았을까.’하며 눈물을 닦는다. <오후 4시, 달고나>에서 치매 앓는 할아버지에게 첫사랑의 아픔을 위로 받은 서율은 울고 싶으면 울고,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던 자기 마음을 존중하고, 두렵지만 실패를 똑바로 보기로 한다. 그리고 아주 좋은 애라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좋은 아이로 살기로 다짐한다. <노스탤지어>의 나는 ‘앞으로 나가는 건 두려운 일이다. 정글 속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하지만 우리는 이런 두려움을 이겨 내야만 다음 단계의 문을 열 자격이 주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부모와의 대립에서도 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저항해야 할 때는 저항하며 정글 같은 삶을 헤쳐 나간다. <맨도롱 또똣>의 형제들은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 정직한 삶을 배운다. 막노동 하는 아빠,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새벽부터 감귤을 따는 할머니들은 하루하루 정직하고 치열하게 살면서, 쉬운 길만 가려하고 요행을 바라는 독자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한다. <상어를 기다리며>는 누구나 이야기 속에서 자라는 사람의 모습을
담았다. 어두운 이야기, 기쁜 이야기, 슬픈 이야기 등 사람은 사는 내내 이야기를 만들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들으며 설레는 삶을 살아가고 미지의 세계를 꿈꾼다.
이처럼 받아들임, 정직함, 용기, 기다림 같은 좋은 재료들도 자기 인생을 요리하려는 주인공처럼 독자들도 책과 세상 속에서 인생에 좋은 맛을 낼 재료와 조리법을 찾기를 바란다. 예측불허인 인생 앞에서 만난『오늘은 무슨 맛』은 인생을 음미하면서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는 보호막 같은 시간을 제공한다.
■ 내용 소개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_정은숙
젊은 부모의 순탄치 않은 삶을 본 순진은 작은 스킨십에도 임신을 떠올리며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남자 친구에게 차인 순진을 위로하기 위해 달려온 친구들은 실수로 불을 내고, 순진이 경찰서로 가는데……. 문제아 취급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싸우는 순진 앞에 종기 삼촌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고 순진에게 작은 용기를 전한다.
수호천사와 인생의 맛_김혜진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수호천사는 인생에 필요 없는 것 같은 쓴맛을 빼려다 인생을 망쳐버린다. 인생의 주인에게 사과하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수호천사는 낙담한 표정의 여고생을 만나 자신이 망친 인생(돌)을 주인에게 보여 준다. 숫자 하나, 글자 하나, 스펠링 하나에 인생을 망칠 것 같은 나는 도리어 수호천사와 내 인생이라는 돌을 보면서 생기를 되찾는다.
오후 4시, 달고나_이송현
여러 감정들로 삶의 추억을 쌓는 서율과 달리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는 서율의 아빠, 이태한만 남기고 삶의 추억들을 모두 잊어버렸다. 첫사랑에게 줄 달고나를 만들며 행복해하거나, 첫사랑의 실패에 삶이 다한 것처럼 슬퍼하는 서율에게 기억을 잃어 가는 할아버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율을 위로 한다.
노스탤지어_강경수
수험생인 나는 독서실에서 밤늦도록 공부한다. 공부하다가 그냥 본, 맞은편 건물에서 벌어지는 또래 아이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다. 곧 살인자와 눈이 마주치는데……. 어른이 된 주이공이 청소년기를 회상하며 성장통의 공포와 모호하지만 아름다웠던 청소년기를 그리워하는 이야기이다.
맨도롱 또똣_문부일
명문대에 간 형은 친구들과 환경 차이를 느끼고 큰돈을 벌기 위해 주식을 한다. 결국 삶도 피폐해지고 돈도 날린 형을 데리고 나는 도망치듯 제주도로 여행 온다. 제주도에서도 불운은 이어지고 형제는 추운 새벽에 동네 할머니들과 감귤을 따는데……. 땀 흘리며 일하는 정직한 삶에서 형제는 삶의 활력을 찾아간다.
상어를 기다리며_박영란
산골 마을에 사는 나는 포구에서부터 생선을 가져오는 샘지 아줌마에게서 듣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린 상어 새끼를 구해주기 위해서 바다의 폭풍이 부는 날 상어가 있는 장독대를 깨뜨리고 피신하러 간 샘지 아줌마. 바닷가에서 자란 상어를 봤다는 샘지 아줌마. 어느 순간 오지 않는 샘지 아줌마를 기다리며 나는 상어를 생각한다.
■ 차례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_정은숙
수호천사와 인생의 맛_김혜진
오후 4시, 달고나_이송현
노스탤지어_강경수
맨도롱 또똣_문부일
상어를 기다리며_박영란
■ 본문 들여다보기
“순진아, 네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만둬야 해. 무슨 말인지 알지?” 왕년에 놀아 본 선배의 말에는 꼼짝 못 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건 공부 안 하고 놀았더니 이 나이에도 빌빌거리는 거 안 보여 하는 경고가 아니었다. 필요하면 한 번쯤 들여다보라고 휙 던져 준 나침반 같았다.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
오지선다 말고 칠지선다 십지선다, 아니면 아주 많은 선택지의 문제를 본 기분이었다. 선택지가 그렇게 많다면, 그래서 오답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정답 따위는 까마득하게 멀어져 버릴 것이다. 모두가 오답인 세상이라면, 결국 모두가 정답이 되는 게 아닐까? -수호천사와 인생의 맛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내 사랑이 실패라는 것을 똑바로 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야 포기가 빠를 테니까. 눈물이 나올까 봐 겁이 났다.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눈에 힘을 줬다. 미간이 종잇조각처럼 구겨졌다. 그래 봤자 또 눈이 스마일로 안 처지면 다행이지. “아프면 울어도 돼요. 이태한이, 우리 아들이 아프면 참지 말고 울어도 된대요.” -오후 4시, 달고나
차가웠던 속이 금세 따스해졌다. 형도 국물과 국수를 더 달라고 해서 배를 채웠고, 방전되었던 사람이 충전된 것처럼 눈이 반짝거렸다. 국수를 다 먹었다. 아줌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동차 열쇠를 흔들었다. “국수값은 안 받을 테니까 운전 좀 해 줄 수 있어? 물건 사로 한림항에 가야 하는데 아저씨는 운전을 못 해. 나는 음주운전을 했고…….” 암울한 인생들끼리 통했는지 형이 열쇠를 받아 쥐더니 낡은 트럭에 올랐다. -맨도롱 또똣
아울러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 또한 염치없지만, 실수라는 건 아직 발전할 수 있다는 기회를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 겪는 모호한 유년 시절처럼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오류입니다. 오류. -노스탤지어
“어째서 어떤 상어는 소금에 절여져 제사상에 오르고, 또 어떤 상어는 바다로 돌아가는 건데요.” “상어는 다 같은 상어지.” “어째서 같아요?” “바다로 돌아갔던 상어는 다시 되돌아오는 모든 상어란다.” 샘지 아줌마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깊은 잠으로 빠져드는 아줌마 숨소리를 들으면서 나 역시 잠에 빠져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샘지 아줌마는 마을에 오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간혹 샘지 아줌마를 기다렸다. -상어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