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죽을 여러분, 이리 모여 봐요!”
죽으면 우리 신체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장례 지도사가 직접 들려주는 죽음, 시체, 부패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죽음은 과학이자 역사이면서, 미술이자 문학이야.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단다. 아무도 피하지 못해.
그러니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는 편이 더 나아.
약속할게. 그리 나쁘지는 않아.
사실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웃겨서 의자에서 굴러떨어질 뻔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시체가 실룩실룩 움직인다거나, 소름 끼치는 좀비가 걸어 다니는 상상력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저자는 상쾌한 일침을 가한다. 시체는 절대 깨어나지 않는다고. 다만 우리 몸속 장기를 먹어 치우며 신바람이 난 세균들이 방귀를 뀌는 것뿐이라고. 과연 죽음은 유쾌하지 않지만, 죽음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유쾌할 수 있다. ― 정여울 작가
장례식장 뒤편으로 사라진 시체들에 대한
별나고 기이하고 환상적인 물음에
정확하고 성실하게 답해드립니다!
☆ 우리는 죽을 때 정말 똥을 쌀까요?
☆ 시체는 언제부터 썩기 시작하나요?
☆ 치킨은 먹는데, 왜 죽은 사람은 안 먹죠?
☆ 키가 너무 큰데 관에 안 들어가면 어쩌죠?
☆ 좀비는 얼굴과 몸 색깔이 왜 그렇게 칙칙하죠?
☆ 땅에 묻히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 비행기에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죠?
미래만 생각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죽음’에 관해 알려 주는 것은 가능한/필요한 일일까.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서 누군가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 문화는 죽음을 터부시해왔기 때문에 제대로 애도할 수도, 뭘 느껴야 할지조차 몰랐던 것 아닐까. 성인도 이해하기 힘든 죽음을 어린아이들에겐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할까. “좋은 곳으로 가셨다”, “먼 길 떠나셨다”,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하는 데서 그쳐도 괜찮은 걸까?
이 책은 20대부터 화장터에서 일하며 숱하게 시신을 접한 장례 지도사인 저자가 어린 친구들에게 받았던 죽음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들 ― “죽을 때 똥을 쌀까?” “부모님이 죽으면 머리뼈를 보관해도 될까?” “왜 죽은 사람은 먹으면 안 되지?” “우주에서 죽으면 어떻게 될까?” ― 등에 대해 과학·역사·문화·사회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솔직하고 유쾌하게 답하는 책이다. 그동안 죽음에 관해 문학적 장치 없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그것도 ‘시체’와 ‘부패’에 관해 소상히 알려 주는 책은 없었다.
1) 장례 지도사가 직접 알려 줍니다: 죽으면 우리 신체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저자 케이틀린 도티의 직업은 장례 지도사다. 장례식장 뒤편에 있어서 뭘 하는 사람인지, 이런 직업이 있었다는 것 자체도 모를 수 있다. 저자가 세계 곳곳에서 강연하며 질문을 받을 때, 대개 장례식 이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제일 많이 궁금해한다고 한다. 직접적으로는 시체의 ‘상태 변화’에 관한 질문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 깜짝 놀랄, 독창적이고도 투명한 질문들을 많이 한다. ‘화장하면 실제로 우리 엄마의 몸은 어떻게 되는 걸까?’ ‘방부 처리액은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성분으로 되어 있을까?’ ‘우리 아빠가 무덤에 묻히고 나면 1년 뒤 그 시신은 어떤 모습일까?’ 등등이다.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웰다잉’을 위시한 죽어 가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일련의 흐름을 타고 유행하고 있지만,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해 ‘시체’에 관해 가감 없이 말하는 독특한 책이다. 또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장례 지도사뿐 아니라 방부 처리사, 검시관 등 죽음과 시체를 둘러싼 각기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또한 상세하게 알게 된다.
2) 기발한 질문, 유쾌한 답, 진지한 사고: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글쓰기 방식
케이틀린 도티는 시체를 묘사할 때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죽으면 시체에서 어떤 것들이 흘러나오는지, 눈이 뿌예진다거나 피부가 창백해지는 이유들, 화장로의 구조, 타고 남은 뼈는 어떻게 되는지? 등 성인도 미처 몰랐던 것들에 대해 수천 구의 시신을 맞닥뜨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대답한다.
게다가 아이들의 엉뚱하고 특이한 질문에도 그럴싸하게 꾸미거나 에두르는 법 없이,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답하며 해결 방안을 찾아 주려 노력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신이 만난 아이들은, 무시무시하거나 섬뜩한 것에도 눈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럴 필요나 당위성을 못 느꼈던 것은 아닐까. 문화적 양식에 길들여지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아주 몽상적이거나 상상 이상의 것으로 치부할 질문을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의 차례에 담긴 질문만 읽더라도 만질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에 관한 아이들의 직관이 도드라진다.
저자는 자신을 ‘이모’라 지칭하며, 편하게 반말을 하면서 답을 해 나가는데, 그 속에는 뛰어난 유머 감각과 세부 사항을 관찰하는 예리한 눈, 시체에 대한 애도와 연민도 담겨 있다. 죽음을 이토록 편안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의 직접적 지식과 연구 및 뛰어난 이야기의 탁월한 균형이 돋보인다.
3) 언젠가는 죽을 여러분께: 우리는 다 죽는다, 그러니 더 많이 죽음을 이야기하자
이 책은 “언젠가 시체가 될 모든 이들에게” 바쳐졌다. 저자는 시체를 마주하면서 즉각적으로 더 자주 웃고, 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점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도, 배짱도 나오는지 모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아이나 성인이나 모두에게 공통된 문제다. 저자는 더 많이 자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함으로써, “혼자 조용히 두려움을 끌어안고 살지 않도록, 서로를 도와줍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죽음을 즐거운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죽음이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은 즐거운 일로 만들 수 있어. 죽음은 과학이자 역사이면서, 미술이자 문학이야. 모든 문화를 연결하고 인류 전체를 하나로 묶는 것이기도 해!”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은 분명히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리고 모두가 죽는다는 점에서, 오늘을 더 잘 살아낼 수 있는 것 아닐까? 두려울 게 뭐람!
지은이 케이틀린 도티 Caitlin Doughty
‘죽음의 긍정성 운동’을 주도하는 장례 지도사. 어린 시절 추락사한 아이를 목격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제대로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중세사를 전공한 뒤, 화장터 운영자, 장례식 감독, 시신 운구 기사로 일하며 수천 구의 시체를 마주했다. 장례 학교에서 시신 방부 처리법을 배우고, 세계를 돌며 장례 풍습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죽음을 터부시하는 문화를 바꾸고 죽음의 ‘경이로움’을 알리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다.
대안적 죽음 문화를 탐구하는 집단 ‘좋은 죽음 교단(The Order of the Good Death)’을 설립하여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고 있으며, 누적 조회 수 1억 6천만(2021년 2월 기준)을 기록한 유튜브 채널 ‘장례 지도사에게 물어보세요(Ask A Mortician)’를 통해 죽음 이후의 모든 것에 관한 지식을 안내한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전 세계 곳곳에서 대중 강연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대형 스테디셀러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를 썼다. 언젠가 죽으면 방부 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옮긴이 이한음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과학 전문 번역가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에릭 캔델, 리처드 포티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생명의 비밀을 밝힌 기록 이중 나선』 등을 썼으며, 옮긴 책으로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간 본성에 대하여』 , 『바디: 우리 몸 안내서』, 『노화의 종말』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