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_ 청소년문학,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성장소설 | 독자_ 청소년, 중학생, 고등학생
『너도 하늘말나리야』 그 이후, 열다섯 살이 된 소희
자신의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찐팬 독자들의 요청으로 운명처럼 써내려 간
이금이 작가의 가슴 찌릿한 청소년 성장소설!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출간 이후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리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를 10년째 되던 해에 작가는 한 중학생에게 질문을 받았다.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됐어요?” 그동안도 종종 받은 질문이지만, 작가는 그날부터 소희에 대한 생각이 떨쳐지질 않았다. 그러자 어디선가 하늘말나리처럼 꿋꿋하게 살고 있다고 막연하게 믿고 있던 소희가 작가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희의 방』을 통해 소희는,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으로서 내면의 깊숙한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때론 그 욕망에 짓눌리는 모습을 보이며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품에 돌아왔다. 작가는 초판 출간 이후 11년 만에 개정판 작업을 하면서 ‘너도 하늘말나리야’ 시리즈 3부작 중 『소희의 방』에 많은 공을 들였다. 『소희의 방』은 지금의 여성 청소년에게 막연하게 희망 찬 미래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을 주는 작품으로 다가가게 되었다.
“너무 일찍 철들 필요 없어.”
『소희의 방』은 아직 어린 소희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가당치 않은 짐들을 내려 주고 싶어 쓴 작품이다. 그런데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로부터 소희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 뒤 1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이들은 결코 일찍 철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지고 있다. 아이들은 제 나이다운 모습으로 살 권리가 있고, 어른과 사회는 아이들이 그렇게 자랄 수 있게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다. 제 나이 아이들처럼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거나,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거나, 갖고 싶은 물건을 사 달라고 떼를 쓰지 않는다. 소희는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에 익숙지 않은 아이이다. 청소년들은 모두 제 나이다운 모습으로 살 권리가 있고 그것은 영원하지 않은 ‘약정 시간’ 같은 것이다. 누가 소희를 그렇게 일찍 철이 들어버리게 했을까? 바로 어른들이다. 현실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이 처한 상황 또는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에 세상을 일찍 깨닫고 스스로의 솔직한 모습을 감추어 버린다. 이는 한 개인의 권리를 빼앗는 일종의 사회적 폭력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이 많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소희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삶을 스스로의 노력,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점차 바꾸어 나간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의 소희는 어른스러운 아이였지만 『소희의 방』의 소희는 다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마음속에서 치는 파도를 직격으로 받아낸다. 욕망과 방황 사이, 열다섯 소희는 깨닫는다. 너무 일찍 철들 필요는 없을 것이라 말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스스로의 삶을 담대하게 선택하는 여성상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여성의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소희는 재혼한 친엄마와 재회하고 ‘정소희’에서 ‘윤소희’로 풍요로운 새 삶을 시작한다. 소희는 집도, 가족도, 학교도, 친구도 모두 바뀌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을 떠난 엄마에 대한 분노, 소희의 부모님이 부자임을 부러워하고 추켜세워 주는 친구들,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같은 반 남자아이의 속마음. 달밭마을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경험들이다.
달밭의 소희라면 겪을 수 없었던 감정과 경험을 통해 소희는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워진다. 자신의 욕망을 처음으로 마주한 소녀의 당황스러움은 이야기 내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당황스러움은 건강한 감정이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맞닥뜨렸을 때, 결정해야만 한다.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지 모른 체할 것인지 말이다. 소희의 방을 소희의 내면이라고 비유했을 때 그 방을 중심으로 독자들은 나의 모습을 투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청소년들
소희는 우연히 새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보기 전에는 몰랐다. 엄마는 늘 우아하게 행동해 왔으니 말이다. 소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지만 새아빠의 딸 리나는 맞서서 화를 내고, 이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소희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그래, 내가 몇 번 네 엄마한테 손을 대기는 했어. 하지만 따귀 몇 번 때린 정도야. 그런 걸로 이혼한다면 대한민국에 이혼 안 하는 부부, 한 사람도 없을 거다.”
아저씨의 목소리는 당당했다.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부르쥐었다.
“뭐? 아빠 지금, 따귀 몇 대 정도는 폭력이 아니라고 하는 거야? 어떻게 딸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부끄럽지도 않아?”
- 295쪽 중
가정 폭력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청소년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 자신이 저지른 폭력을 어쭙잖은 변명으로 정당화하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더욱 충격적이다. 소희와 리나는 아빠의 이런 모습에 크게 실망한다. 그리고 소희는 깨닫는다. 엄마가 아빠의 폭력에 맞서지 못했던 이유는 오로지 자신 때문이었다는 걸. 엄마는 오로지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 때문에 참고 또 참았던 것이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의 폭력은 청소년들의 가슴에 큰 멍울을 남기고야 만다.
::: 이금이 청소년문학 시리즈 소개
『유진과 유진』 개정판을 첫 책으로 출발한 이 시리즈는 작가가 그동안 출간해온 청소년문학 작품을 새로이 갈무리하고 개정해서 내는 것으로, “경계에 선 청소년의 ‘지금 여기’를 살피고, 꿈과 상처가 엉킨 마음과 공명하며, 밝아야 할 미래를 응원하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이다.
이 개정 및 시리즈화는 단순히 책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에 그치지 않고, 시대가 변할수록 개선되고 기준이 높아지는 인권의식과, 시대감각, 젠더 의식 등을 입히는 작업이다.
『소희의 방』 은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전작의 소희를 중심으로 여성 청소년의 세밀한 마음과 드러난 욕망을 솔직하고 용기 있게 다룬 작품이다.
::: 줄거리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세 청소년 중 가장 어른스러웠던 소희, 단둘이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소희는 달밭마을에서 함께 살자는 미르의 제안을 거절하고 서울 작은집으로 간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집에서의 소희의 삶은 빡빡하기만 한데, 어느 날 엄마에게 연락이 오고, 재혼한 엄마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정소희에서 윤소희로 살게 된 소희의 삶은 마치 신데렐라가 된 듯하다. 정원이 아름다운 멋진 이층집에, 명품 옷가지들, 해맑은 절친, 훈남 남친, 그토록 원하던 혼자만의 공간도 생겼지만, 정겨울 줄만 알았던 엄마와는 보이지 않는 벽과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남동생의 증오심 때문에 이중적 삶을 살게 된다. 결국 뜻하지 않은 일로 가출까지 하게 되 소희. 소희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너무 일찍 철들어 힘들다고 말도 못하고 살았던 소희의 진짜 속마음 이야기.
▪ 이금이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 1962년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4년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문학상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70만 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로, 열광적인 독자들의 요청으로 등장인물의 청소년기를 다룬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를 출간하여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을 완성했다.
작가는 이 시리즈와 함께 최근 뮤지컬 공연 중인 청소년소설 『유진과 유진』, 창작동화 ‘밤티 마을’ 3부작 등으로 어린이-청소년-어른 모두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최근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2007년 소천아동문학상, 2012년 윤석중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20년엔 국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한국 후보로 지명되었다.
* 작가 홈페이지 leegeumyi.com